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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야기

식당에 걸린 박근혜

마산의료원 근처 식당에 늦은 아침 겸 점심을 먹으러 갔다. 들어가니 아니나 다를까 TV조선이 틀어져 있다. 신통방통인지 지랄방통인지가 한참 쇼를 하고 있었다. 늘 그렇듯이 나는 자리에 앉자마자 큰소리로 말했다.

 

사장님, 채널 좀 돌리 주이소. 정신이 하나도 없다. 와 저리 정신병자들 나와서 하는 방송을 보는교? 같이 정신병 걸립니데이.”

, 손님 맘대로 하이소. 여기 리모콘 있심더.”

 

6천 원짜리 돼지뼈다구우거지탕을 시켰다. 음식은 맛있다. 반찬도 정갈하고 특히 고추를 찍어먹는 된장이 맛있었다. 마음속으로 , 당분간 이집에 와서 식사를 해결해야겠군하면서 고개를 들어 벽을 보는데, , 거기에 박근혜 사진이 떡하니 걸려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젠장. 밥맛 다 떨어졌다. 밥을 다 먹고 나오면서 꾸깃꾸깃 구겨진 천 원짜리 여섯 장을 꺼내 주면서 내가 말했다.

 

사장님. 음식이 정말 맛있는데예. 그래서 이집을 앞으로 단골식당 삼고 싶었는데예. 그런데 마 저기 박근혜 사진 걸려 있는 거 보고는 김이 팍 새삤음미더. 고마 밥맛이 절반으로 뚝 해삐네요. 단골 할라켔드마느 안 되겠네요.”

?”

 

이노무 손님이 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거여?’ 하는 표정으로 멀뚱하니 쳐다보는 주인아주머니를 뒤로 하고 성큼성큼 보무도 당당하게 아무 미련도 없다는 듯이 나는 큰 걸음으로 그 가게를 벗어났다.

 

물론 나는 싫어하지만, 박근혜를 영웅처럼 흠모하는 분이 있다면 이 밥집에 가시면 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