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의료원 근처 식당에 늦은 아침 겸 점심을 먹으러 갔다. 들어가니 아니나 다를까 TV조선이 틀어져 있다. 신통방통인지 지랄방통인지가 한참 쇼를 하고 있었다. 늘 그렇듯이 나는 자리에 앉자마자 큰소리로 말했다.
“사장님, 채널 좀 돌리 주이소. 정신이 하나도 없다. 와 저리 정신병자들 나와서 하는 방송을 보는교? 같이 정신병 걸립니데이.”
“아, 손님 맘대로 하이소. 여기 리모콘 있심더.”
6천 원짜리 돼지뼈다구우거지탕을 시켰다. 음식은 맛있다. 반찬도 정갈하고 특히 고추를 찍어먹는 된장이 맛있었다. 마음속으로 ‘음, 당분간 이집에 와서 식사를 해결해야겠군’ 하면서 고개를 들어 벽을 보는데, 헉, 거기에 박근혜 사진이 떡하니 걸려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젠장. 밥맛 다 떨어졌다. 밥을 다 먹고 나오면서 꾸깃꾸깃 구겨진 천 원짜리 여섯 장을 꺼내 주면서 내가 말했다.
“사장님. 음식이 정말 맛있는데예. 그래서 이집을 앞으로 단골식당 삼고 싶었는데예. 그런데 마 저기 박근혜 사진 걸려 있는 거 보고는 김이 팍 새삤음미더. 고마 밥맛이 절반으로 뚝 해삐네요. 단골 할라켔드마느 안 되겠네요.”
“야?”
‘이노무 손님이 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거여?’ 하는 표정으로 멀뚱하니 쳐다보는 주인아주머니를 뒤로 하고 성큼성큼 보무도 당당하게 아무 미련도 없다는 듯이 나는 큰 걸음으로 그 가게를 벗어났다.
물론 나는 싫어하지만, 박근혜를 영웅처럼 흠모하는 분이 있다면 이 밥집에 가시면 되겠다. ^^
'시사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여성재단 ○○할 타이밍, 그게 뭘까요? (1) | 2014.10.01 |
---|---|
2030, 한국여성재단과 함께 ○○할 타이밍! (0) | 2014.10.01 |
아이스 버킷과 세월호, 스쳐가는 유행을 경계한다 (0) | 2014.08.25 |
축구국대, 온갖 특혜에 군대도 빼주는데 욕도 좀 못하냐 (0) | 2014.07.10 |
노동을 도둑놈 심보라 하고 자본을 생산성이라 부른다 (1) | 2014.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