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세 황강수중마라톤 선수, "아, 쥐가 나지만…" 합천 황강에서 수중마라톤이란 것을 한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쨍쨍 내리쬐는 햇볕에 드러난 팔뚝이 금세라도 익을 것처럼 이글거렸지만 나는 마라톤 행렬을 카메라에 담는 데 정신이 팔려 있었다. 덕분에 다음날 벌겋게 화상을 입은 살갗이 욱신거리고 아파 고생했지만 그때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여름. 흔히 사람들은 봄을 생명의 계절이라고 얘기하지만, 황강에서 만난 여름이야말로 진정한 생명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뜨겁게 달아오른 모래밭을 뛰어다니는 젊은 육체들의 팽팽한 피부는 가득 공기를 채운 튜브처럼 탄력이 넘쳤다. 살짝 건드리면 찢어질 것만 같은 윤기가 흐르는 매끄러운 몸체에선 시원한 물줄기가 솟아오를 것만 같은 환상이 느껴졌다. 아, 이런 이야기를 해도 좋을까. 나는 사실 중학생이 된 이후로 물에 들.. 더보기 이전 1 ··· 86 87 88 89 90 91 92 ··· 10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