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남긴 유산 40여일이 지나도 헤어나지 못하는 꼴을 보고 이상하다 이해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하지만 우리 형제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신다면 그런 말씀 못하실 것이다. 중2 중퇴에 시멘트공장으로, 채탄장으로, 후끼야마로, 사끼야마로, 그러다 잠시 세신실업 노동자로 있던 형이 마지막으로 30년 정착한 곳은 전라도 목포의 바다였다. 그리고 결국 바다에서 죽었다. 어린 형과 빗물 떨어지는 처마 밑에 서서 오들오들 떨며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나도 원래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대구에 있는 염색공단으로 갈 참이었다. 그걸 형이 막았고 중학교만이 아니라 운 좋게 기계공고까지 나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형은 결국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먼 바다에서 바라보기만 하다가 떠났다. 형은 자신의.. 더보기 이전 1 ··· 124 125 126 127 128 129 130 ··· 10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