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 형, 바다, 이런 소재로 소설 한번 써볼까 하는데 장대와 바다 1 목포에서 전화가 걸려왔을 때 나는 직감적으로 형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걸 알았다. 형은 선장이었다. 30여 년을 어선에서 잔뼈가 굵어 검푸르게 그을린 그의 얼굴은 언제나 “나야말로 진정한 바다사나이야!” 하고 말하고 있는 듯했다. 그에게 바다는 삶 자체였다. 그는 바다에 있을 때가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먹는 것조차도 바다에서 난 것이 아니면 좋아하지 않았다. 육지에서 나는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진짜 맛있는 것은 바다에서 나오는 법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이른바 바다에서 난 것 중에서도 장대라는 물고기였다. 암갈색 몸빛을 지닌 장대는 하얗고 펀펀한 배로 근해의 얕은 모래진흙 바닥을 기어 다닌다고 했다. 몹시 못생긴 대가리 아래 가슴.. 더보기 이전 1 ··· 103 104 105 106 107 108 109 ··· 10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