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번 버스 안. 전화가 왔다.
“농협캐피탈입니다. 고객님 연 5.7퍼센트에서 7.5퍼센트 저리로 5천만원 한도 대출해드리세요. 고객님. 혹시 필요한 자금 없으세요?”
“10억 필요한데요.”
“10억은 안되시고요. 5천만 원 한도 되세요.”
“5천만 원은 필요 없고 10억 해주세요.”
“그럼 담보대출 있으세요?”
“없습니다.”
“그럼 안 되세요. 고객님. 끊습니다.”
끊는다는 소리는 대개 단호하고 야멸차다. 그런데 이 아줌마, 내가 담보대출 없다고 했는데 왜 “그럼 안 되세요” 하고 끊었을까? 담보대출 없다는 말은 담보여력 있다는 말인데... 서로 쓰는 국어가 다른 모양이다.
캐피탈님. 저 담보여력 있으세요. 왜 그러세요? 앞으로는 그러지 마실께요. ㅋㅋ
ps; 그러고 보니 요즘 서비스 업종들의 국어가 이상하다. 주유소에 기름 넣으러 가도 "고객님, 앞으로 조금 이동하실게요" "좀 당겨주실게요" 그런다. 당겨주겠다는 건지 당겨달라는 건지... 언제부터 우리나라 말이 이렇게 됐는지... 원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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