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초한지, 드디어 막판 결말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제목처럼 유방과 항우의 대결을 그리기보다는 유방과 항우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려는 시점에 여운을 남기며 드라마는 끝날 듯싶습니다.
즉, 진시황을 암살(!)한 모가비가 파멸이 눈앞에 다가왔단 말씀이지요. 모가비. 참 이름처럼 독특한 여잡니다. 아니 어쩌면 욕망이라는 이름의 궤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평범한 이름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모두의 내면에 숨겨진 모습일 수도 있겠고.
그런데 이 모가비란 여자, 보면 볼수록 추하다는 생각밖에 들지를 않습니다. 이 여자의 최대 무기는 성입니다. 모가비가 진시황 곁에서 비서실장으로 신임을 받으며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도 모르긴 몰라도 능력보다는 이 성 때문입니다.
▲ 부사장 항우에게 도와달라며 안기는 모가비 회장님. 아니 회장님이 매번 부하에게 일 시킬 때마다 이렇게 안겨주면 그거 좋은 건가, 나쁜 건가? 내보기엔 성희롱 같기도 하고. 회장실에 들어오던 또다른 안길남 범증에게 딱 들켰네. ^^
모가비는 틈만 나면 진 회장에게 찰싹 붙어서 요염한 짓거리인지 요상한 짓거리인지를 해대며 진 회장의 혼을 빼놓습니다. 하여간 남자들이란. 저는 처음에 진시황이 모가비의 속내를 다 알면서 그냥 모르는 척 넘어가는 줄로 알았습니다. 계략으로.
그런데 이 얼빠진 남자, 진짜로 홀딱 넘어갔더군요. 사실 여자들의 화장품 냄새에는 남자들의 성욕을 자극하는 묘한 향이 들어있다고 들었습니다. 저도 가끔 이 여자들의 분 냄새를 맡으면 참기 어려운 자극이 전해져 옴을 느낍니다. 물론 역한 냄새도 있습니다만.
결국 진시황은 모가비에게 죽고 말았습니다. 모가비가 당뇨 때문에 쓰러진 진 회장에게 초콜릿을 주는 대신 인슐린 주사를 찔렀는데 간단하게 말해 암살당한 거죠. 불쌍한 진시황. 다 자업자득입니다. 여자인 모가비를 비서실장에 앉힌 그 음흉한 남자의 본능이 죄죠.
모가비는 진시황만 유혹한 것이 아닙니다. 박범증. 전략사업본부장으로 사실상 회사의 기획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컨트롤 타워입니다. 모가비는 수시로 범증과 술집에서 또는 은밀한 모처에서 밀회를 즐깁니다. 영악한 범증도 남자이긴 마찬가집니다. 홀까닥.
어라, 그런데 박범증은 진짜인가 봅니다. 정말 사랑에 빠진 듯이 보입니다. 역시 불쌍한 범증. 범증은 모가비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지 할 기셉니다. 비자금도 만들고 회사공금을 빼내 모가비의 사치와 향락, 허영심에 뒷돈을 댑니다. 이런 걸 공금횡령이고 하나?
아무튼, 범증도 참 불쌍한 인간입니다. 모가비는 항우에게도 유혹의 손길을 뻗칩니다. 당근 항우를 이용하기 위해서죠. 당장 닥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항우의 인맥과 재능이 필요하거든요. 항우의 사촌형 항량을 사랑했노라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접근했는데….
그게 통했군요. 모가비에게 사표 내고 미국으로 떠나려던 항우를 붙잡는데 일단 성공했습니다. 그리곤 슬슬 항우에게 은근한 육탄공세를 시작하는데 아 눈뜨고는 못 볼 지경. 정말 낮 뜨거워서. 이건 뭐 완전 창녀 수준입니다.
어제 20회에서는 마침내 검찰에 조사받으러 가서는 샤론 스톤이 원초적 욕망에서 보여준 다리 꼬고 담배 피다 다시 다리를 바꿔 꼬는… 말하자면 말초신경을 건드리는 섹시장면을 패러디했는데, 글쎄요 남들은 다 이게 섹시하다 뭐 그러는데 저는 왜 그리 추해보이던지.
그러나 이제 곧 오로지 알몸 하나로 천하그룹을 집어삼킨 모가비의 운명도 끝장이 나게 생겼습니다. 그녀는 아마도 평생 자신의 알몸을 철창 속에 가두어놓아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 뻔합니다. 또 그게 정의기도 하고요.
알몸으로 흥한 인생, 알몸으로 망한다?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모가비 대단한 여잡니다. 샤론 스톤이 보여준 뇌쇄적인 관능미보다는 그저 추한 창녀 같다는 생각밖에 안 들지만.
어쨌든 그조차도 모가비 역을 맡은 김서형이 연기를 아주 잘했다는 의미겠지요. 모가비가 추해지면 추해질수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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