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준, 과연 미순 엄마의 손에 든 독초병을 막을 것인가, 말 것인가! .... ▲ 쓰러진 김탁구. 감기에 걸린 줄 알고 미순 엄마가 탁구에게 마준이 숨겨둔 독초를 먹이게 된다.
아, 김탁구가 마침내 독초를 먹었습니다. 다행한 것은 마준이가 직접 먹이진 않았다는 것입니다. 독초병을 들고 서있는 마준에게 그게 뭐냐고 팔봉빵집 식구들이 물어보자 엉겁결에 감기약이라고 둘러댔는데, 그걸 양미순의 어머니가 쓰러져 고열로 힘들어하고 있는 탁구에게 먹인 것인입니다.
다행히 아직 한 숟갈밖에 먹진 않았습니다. 문제는 다음 주입니다. 마준이 미순이 엄마를 제지하기만 한다면 당장 미각과 후각이 마비는 되겠지만, 영원히 미각과 후각을 잃는 불행은 피할 수 있겠지요. 마준에게 독초를 판 가게 주인이 말했었지요. "이거 한 병을 다 먹게 되면 영원히 미각과 후각을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마준에게 남아있는 인간성이 최후의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만약 마준이 미순 엄마를 향해 "그거 독초니까 더 이상 먹이면 안 된다"고 제지한다면, 마준의 인간성은 다시 살아날 기회를 얻는 겁니다. 비록 이미 먹은 독초로 인해 탁구가 당분간 미각과 후각이 마비되는 것은 피할 수 없겠지만, 영원한 불행은 막을 수 있습니다.
탁구, 결국 냄새와 맛을 잃겠지만 마준의 양심엔 마지막 기회
더불어 구마준은 팔봉빵집 식구들에게 약간의 핀잔은 듣겠지만, 악당으로 매도당할 위기로부터 탈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구마준이 이 결정적 순간에 미순 엄마를 제지하지 못하거나 혹은 안 한다면 탁구는 몇 모금의 독초를 더 마시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리 되면 마준은 팔봉빵집 식구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불신을 안겨줄 겁니다. 특히 진구는 미리부터 마준의 행동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혹시 마준이가 물병에 뭔가를 타지 않았을까 의심을 품고 살펴보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물병의 물을 모두 씽크대에 쏟아 버렸습니다.
비록 다른 팔봉빵집 식구들은 탁구가 독초병 속의 설빙초를 먹고 미각과 후각을 잃더라도 그것이 마준이 보관하고 있던 독초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탁구는 미순 엄마로부터 약을 받아먹고 잠이 들었고, 한참 후에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미각과 후각을 잃고 힘들어 하겠지만, 그것이 독초 때문인지는 탁구 자신을 포함해 아무도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실은 진구와 더불어 또 한명의 날카롭고 예리한 눈매를 지닌 사람, 다름 아닌 팔봉선생에 의해 밝혀지고야 말 것입니다. 팔봉선생은 마치 모든 것을 다 안다는 투로 보입니다.
.... ▲ 구마준과 신유경은 포옹으로 그들의 거래를 확인하고, 김탁구는 슬픔의 눈물을 흘린다.
게다가 그는 마준이 팔봉빵집 식구들 앞에서 독초병을 뒤로 감출 때 손에 쥔 예의 그 병을 보았습니다. 그것도 아주 유심히. 마치 "마준아, 네가 그걸 정녕 쓸 셈이냐?" 이렇게 속으로 말하면서 말입니다. 아마 마준이 미순 엄마를 제지하지 않는다면 마준은 팔봉선생으로부터 영원히 신뢰를 잃게 될지도 모릅니다.
마준, 너는 이제 어찌 할 테냐?
어쩌면 팔봉선생은 마준의 본성과 정체를 알면서도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팔봉선생이 14년 전 탁구에게 했던 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너는 착한 아이가 아닐지도 모르겠구나. 착한 사람은 누구를 미워하거나 해서는 안 되는 거란다." 팔봉선생은 사람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사람만이 좋은 빵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마준. 절체절명의 기로에 섰습니다. 그에겐 아직 양심이 남아있습니다. 그의 속에선 끊임없이 양심의 소리가 나쁜 짓을 해선 안 된다고 소리치고 있습니다. 한편에선 욕망과 분노, 좌절감이 그를 몰아세웁니다. 거성가를 가져야겠다는 욕망, 출생의 비밀에 대한 분노, 탁구를 향한 질투심과 좌절이 그의 양심을 마비시킬 듯이 덤벼듭니다.
과연 어떻게 될까요? 미순 엄마가 탁구에게 더 독초를 먹이지 못하도록 제지하게 되면 마준은 탁구가 내민 손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탁구는 마음이 매우 넓은 친구입니다. 그는 비록 마준이 신유경을 빼앗았더라도 마준을 버리지는 못할 것입니다. 마준의 비아냥거림처럼 형으로서 사랑하는 여자를 포기할 수 도 있는 것이 탁구의 본성입니다.
또는 사랑하는 신유경을 위해 깨끗이 물러설 수도 있을 겁니다. 눈물을 머금고. 마준이 미순 엄마를 제지하는 순간, 마준과 탁구에겐 아직 기회가 남아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마준이 미순 엄마를 제지하지 않거나 못하게 되면, 그때는, 누구 때문도 아니고 바로 마준 스스로 악마의 길로 거침없이 달려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겁니다.
.... ▲ 시험대에 선 구마준. 어떻게 할 것인가? "마준아, 이제 넌 어찌 할 테냐?"
결국 어떤 선택이든 결정이든 마준이 하게 되어 있습니다. 모든 것은 마준에게 달렸습니다. 마준은 순간의 이 작은 선택으로 인해 마침내 인생에 중대한 결단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게 되겠지요. 과연 마준은 이 시험대를 어떻게 통과할까요?
마준, 과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것인가?
마준. 미순 엄마를 제지하고 그녀의 손에서 독초병을 빼앗아 탁구를 구할 것인지, 아니면 그냥 모른 척 넘어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모두들 마준이 탁구가 내민 손을 잡길 원하고 있을 테지만, 결국 모든 것은 마준의 손에 달렸습니다. 마준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현재로선 작가 외에는 아무도 없을 성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준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군요. 사실은 팔봉선생이 은밀히 마준을 지켜보며 속으로 뇌까린 말입니다.
"마준아, 이제 너는 어찌 할 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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