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김탁구가 퇴장하고 청년 김탁구가 등장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린 김탁구에게 반했던 저로서는 매우 아쉬운 일입니다. 그러나 새로 등장한, 아니 본격적으로 등장한 윤시윤이 진짜 김탁구이니 뭐 그리 불평할 일은 아닙니다. 게다가 생긴 것도 늘씬하니 시원하게 잘 생긴 것이 기분 좋게 생겼습니다.

<김탁구>에는 전광렬, 전인화, 정성모, 정혜선, 장항선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베테랑 연기자들이 출연했습니다. 우선 배우들의 연기력만으로 놓고 보자면 하등 손색없는 드라맙니다. 그런데 거기에다 어디서 구해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처음 카메라 앞에 선다는 어린 김탁구의 연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새로, 아니 본격 등장한 윤시윤의 연기도 물론 장난이 아닙니다. 어린 김탁구와 큰 김탁구의 연기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웃기는 것이겠지만, 어린 김탁구의 연기가 워낙 능청스러웠던지라…. 윤시윤의 연기는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오열하며 비통해 할 땐 비통한 대로, 코믹스러울 땐 또 그때대로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모습이 참 마음에 듭니다.

드라마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저 녀석은 울기도 잘 하고, 웃기도 잘 하고, 놀리기도 잘 하고, 참 못하는 것이 없네. 앞으로 장래가 기대되는 친구야." 그런데 말입니다. 다 좋은데 딱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습니다. 어린 김탁구는 분명히 경상도 사투리를 썼는데 왜 큰 김탁구는 서울말을 쓸까요?


서울에서 오래 살아서 서울말을 배워서 그렇게 된 것일까요? 그렇지만 제가 알기로 김탁구 정도의 나이면 아무리 서울말을 배우려고 해도 그게 그렇게 잘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김탁구는 유달리 적응력이 뛰어난 특별한 사람이라서 그게 가능했던 것인지. 아무튼 저로서는 잘 이해가 안 가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저는 어린 김탁구의 사투리가 대단히 마음에 들었거든요. 드라마를 보면 늘 주인공들은 반듯한 서울말을 쓰는 것이 당연한 일처럼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주인공이 경상도 사투리를 쓰니 뭐랄까 신선하다고나 할까, 식상한 서울말보다 훨씬 정감이 가더군요. 사실 전인화가 연기는 잘 하지만 그 딱딱하고 또렷한 서울말은 좀 질리잖아요?

어찌 되었거나 어린 김탁구가 느닷없이 고향 사투리를 버리고 서울말을 쓰는 것이(아무리 12녀의 세월이 흘렀다고 하더라도) 저로서는 이해도 안 되고 기분도 떨떠름하고 그렇습니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erhfh 2010.07.02 21: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경상도사람인데 서울 온지 일년이 안되어도 서울말을 잘 씁니다~ 주위사람들이 서울말을하면 서울말을 하고 혼자있을때나 고향사람 만나면 사투리를 씁니다. 탁구도 엄마에게 혼잣말로 되뇌이듯 말할때는 사투리를쓰더군요~ 사투리를 고치기 어렵다는 님의 생각은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 Favicon of https://go.idomin.com BlogIcon 파비 정부권 2010.07.03 01: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하, 글쎄요. 제 주변 분들은 거의(사실은 아무도) 안 되던데... 님은 특별히 적응력이 뛰어나신가 봅니다.

    • ^^ 저도 경상도사람 2010.07.07 11:35  댓글주소  수정/삭제

      ^^ 저도 경상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살다가 20살부터 서울에 살았는데, 그 때도 제가 특별히 고향이 어디다 말하지 않는 이상 아무도 경상도 사람인지 모릅니다.(특별히 고향 밝힐 일이 많지는 않죠) 서울 분들은 억양도 전혀 남아있지 않다고 신기해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제 고향 친구들은 거의 다 억양도 남아 있지 않아요.(경상도 억양이 남은 서울말 쓰는 친구들도 몇몇 있지만) 파비님 주변에도 굳이 밝히지 않아 모르는 거 아닐까요?(물론 저는 사투리나 지방 억양이 나쁘다고 생각 안하고, 고쳐야 된다고는 더더욱 생각 안하지만...서울에서만 사셨던 분 중에는 지방살면 다 시골이다 생각하고 우습게 아는 몇몇 분 때문에 일부러 특별한 이유 아니면 고향 안 밝히거든요.)

    • Favicon of https://go.idomin.com BlogIcon 파비 정부권 2010.07.07 19: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보고도 서울 사람들이 경상도 사투리 심하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경상도 떠나 본 적이 없습니다.
      노회찬도 토론 들어보면 경상도 사람인지 잘 모르겠죠. 유시민도 그렇고, 왕종근 기타 등등... 그러나 그분들 실은 다 경상도 억양입니다. 이경규, 강호동은 경상도 사투리가 심한 편이고... 제 경험으론 10살 전후에 익힌 억양, 사투리는 거의 안 변하는 걸로 압니다만... 아마 님도 서울말처럼 할 뿐이지 억양은 경상도 억양 아닐까 싶은데... 반대로 초등학교 때 강원도 원주에서 경남 진해로 이사온 제겐 누님 뻘 되는 분이 있는데, 40대 후반으로 가는 지금도 그대로 그쪽말 쓰더군요. 거의 40년 가까이 경상도에서 살았는데도 말이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죠. 아무튼 제 지인 중엔 서울 살면서도 서울말 제대로 쓰는 사람은 한명도 없습니다. 유일하게 우리 처형이 서울말 쓰는데 매우 잘 쓰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아주 어색하더군요. 그러나 그래도 강호동이나 유시민보다는 훨 낫습니다. 하하~ 아참, 경상도 사람이 서울말 쓰는 전형이 송강호 아닐까 싶네요. 송강호, 김해 사람이죠.

  2. 예외로 2010.07.03 06: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쓴님 나이가 꽤 되시나 봅니다. 제가 24인데 어려서 같이 부산 살다가 대학간다고 서울로 간 친구들 죄다 표준어 써요 약간 서울식 사투리(?) 억양 넣어서... 간지 1년도 안되서 변하더라구요 근데 평소에 같이 있을 땐 사투리도 튀어 나옵니다 자연스레 ... 생각에 윤시윤의 어색한 사투리 쓰느니 걍 표준어 고고씽한거 같은데요 감독님이 융통성 있으신분인듯.....

    • Favicon of https://go.idomin.com BlogIcon 파비 정부권 2010.07.03 11: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서울식 경상도말 쓰겠죠. 저도 대체로 표준어 씁니다.(서울쪽에서만. 물론 우리동네식 표준업니다)
      나이 얘길 하니(늙었다고 약간 비꼬는 것 같기도 하고 ㅎㅎ) 그쪽보다는 한 20년 인생 선배네요.
      일례로 테레비 대담에 자주 나오는 노회찬을 들어보죠. 그분 아마 중학교 졸업하고 줄곧 서울에서 학교 다니며 지금껏 수도권에서만 사신 걸로 아는데...
      서울식 부산말 쓰죠. 서울말은 아닐 겁니다. 테레비에 자주 나오는 사람들 중에 더 들면, 유시민, 김문수, 이재오, 이런 사람들 다 서울식 경상도말 쓰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님 의견처럼 이들은 나이가 꽤 된 사람이죠. 어린 사람들이라고 크게 다를까요? 우리 애 친구는 유치원 때 이사온 서울 앤데 아직도 서울말 쓰고 있답니다. 지금 열네살입니다. 제가 볼때 얘는 영원히 서울말 쓸 거 같습니다.

  3. ㅁㅁㅁ 2010.07.03 08: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색한 사투리는 오히려 극에대한 몰입도를 방해하지요..

    차라리 표준말이 나음..

    • Favicon of https://go.idomin.com BlogIcon 파비 정부권 2010.07.03 11: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건 저도 동감합니다.
      사투리 연기가 어색하면 오히려 마이너스겠죠.
      사투리 연기는 보통 베테랑 아니면 힘들다는...
      그래서 아역 연기자(오재무였던가요)가 대단했다는 거죠.

  4. 하늘 2010.07.04 02: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역연기자 오재무 군은 부산에서 현재 초등학교 다니는 경상도아이입니다. 오히려 오재무군이 표준말을 못해서 경상도 사투리로 간 것 같은데요? 다른출연진은 다 사투리 안쓰는데 아역때도 꼬마탁구와 엄마만 경상도 사투리 쓴 것 보면요. 그래서 오재무군이 그렇게 자연스러운 사투리를 구사한거죠.
    성인탁구가 오재무군보다 조금만 어색해도 사투리 못해서 몰입도 방해했을텐데 차라리 사투리 안쓰는게 더 나아요. 나중에 탁구가 엄마 만날때나 사용하면 될 것 같네요.
    또 한가지 tv연예프로에서 오재무군 인터뷰 하는걸 봤는데 아이가 나름 표준어 구사한다고 노력하는데 억양이 완전 부산 억양이었고 표준말 억양을 구사하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