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이태영 같은 사람이 정말 세상에 있을까?' 만약 있다면 참으로 끔찍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정말 무섭지 않습니까? 한 집안을 풍비박산 내면서도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습니다.
멀쩡한 한지민 엄마를 정신병자로 만들어 정신병원에 감금해놓고도 태연합니다. 실로 사이코패스의 전형입니다. 한지민이 절벽에서 떨어질 때도 잠깐 흔들리긴 했지만 이내 한지민이 떨어져 죽도록 방치합니다. 다행히 한지민은 죽지 않았습니다.
이태영과 결혼한 문현진은 원래 그렇게 악독한 여자는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욕심은 많지만 정이 많고 착한 사람인 듯했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가진 욕심, 어떻게든 이태영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은 그녀마저 삐뚤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이젠 그녀조차 사이코패스가 된 듯합니다.
부부는 일심동체? 이태영보다 더한 사이코패스 문현진
그녀는 이태영이 저지른 모든 악행을 알고 있습니다. 한지민의 아버지 한경산이 쓰러져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만들었다는 것도 알고 있고, 의료사고를 조작해 명예를 실추시키는가 하면 장부를 조작해 횡령혐의를 뒤집어씌워 감옥에 보낸 것도 압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하늘병원의 병원장이 됐습니다.
게다가 한지민을 죽이려고까지 했고 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한지민의 여행가방을 숨기고 절벽에서 추락한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도 압니다. 이태영이 한지민의 엄마를 정신병원에 감금한 사실도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문현진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녀는 이태영을 철저하게 옹호하며 한지민을 악녀로 규정합니다. 그러더니 이태영을 위해 한지민이 절벽에서 떨어지던 장면이 찍힌 동영상을 한지민으로부터 훔쳐내 이태영에게 넘겨줍니다. 그녀는 스스로 공범의 길을 택한 것입니다. 하긴 부부란 일심동체긴 하지요.
그리고는 마침내 배지도 않은 애를 뱄다고 속여 한지민을 궁지로 몰다가 마침내 기회를 보아 한지민 때문에 유산했다고 속입니다. 오호! 통제라. 이건 완전 이태영을 능가하는 사이코가 됐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체로 모든 드라마의 공통점을 보니 문제는 욕망이었습니다.
이태영이 이런 악행들을 저지르게 된 데는 나름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그리고 한경상의 집에서 한지민 남매와 함께 자랐습니다. 한경상의 아내로부터 지독한 학대를 받았습니다. 한경상의 아내는 이태영의 존재에 대해 의혹을 품었을지도 모릅니다.(저는 한 20회쯤부터 봤기 때문에 앞의 사정에 좀 어둡습니다만, 그 이후론 한 회도 거르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이태영은 한경산의 아들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미쳐버린 한경상이 그토록 "태영이 좋아, 태영이 좋아"를 외친다는 게 설명이 되지를 않습니다. 자기와 가족을 망쳐버린 원수에게 말이죠. 그런데 정신이 돌아온 한경산은 오히려 더 이태영에게 매달립니다.
모든 불행의 씨앗은 한경상의 비밀로부터
모든 것은 내 탓이라며 이태영이 제자리로 돌아오길 갈망합니다. 막다른 절벽에 선 이태영을 살리기 위해 피눈물을 쏟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딸, 아들을 망쳐버린 이태영을 위해 흘리는 눈물치곤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 정돕니다.
아무튼 이태영이 저지른 온갖 악행의 이유는 복수입니다. 어머니를 위한 복수. 그는 한경산의 아내가 자기 어머니를 죽게 만들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또 한경상이 자기를 망쳤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의 복수는 지나친 것이었습니다.
이태영은 복수와 상관도 없이 한지민을 죽이려 했습니다. 또 화상에 다쳐 마비된 손이 아직 회복이 안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술실에 들어가 결국 한 환자를 죽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단순 의료사고가 아니라 명백한 살인행위입니다. 이 사실이 밝혀지면 의료사고가 아니라 고의성 짙은 살인으로 단죄받을 일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것도 복수와 관련있는 일일까요? 아닙니다. 이것은 이태영의 욕심 때문입니다. 그는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어떤 짓이라도 감행할 성정을 지닌 인물입니다. 그게 한경산 때문이든 한경산의 처 때문에 만들어진 성격이든 어쨌든 이태영은 악마인 것입니다.
어제밤, 마지막으로 자살을 시도하기 전 한지민에게 전화를 걸어 그러더군요.
"지민아, 이건 네 잘못도 아니고 내 잘못도 아니야. 우린 아무 잘못이 없어. 그저 우리 둘 다 운이 없었을 뿐이야."
잘못을 모르는 이태영, "모든 건 한경상 부부 때문이야"
허걱~ 이 무슨 소리? 저는 이 말을 듣는 순간 참으로 섬뜩한 기운이 전율처럼 제 몸을 감싸는 것을 느꼈습니다. 오오, 실로 가공할 만한 악마가 아닙니까? 이태영은 철저하게 악마로 변해 있었습니다. 그는 뼛속까지 악마였습니다. 어떻게 그런 말을.
이태영은 자기가 지금껏 벌인 모든 일들, 복수와 상관도 없는 사람들에게 가한 수많은 고통들, 그리고 가장 최근엔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마취 상태에서 황천으로 가버린 환자에 대한 어떤 미안함도 들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그에겐 오로지 자신과 어머니의 불행과 복수, 이 모든 것에 대한 보상으로서의 출세만이 전부인 듯보였습니다. 잠시 후면 황금물고기 오늘(22일) 편이 방송됩니다. 아마도 이태영은 아직은 죽지 않을 운명인 모양입니다. 어제 예고편에 의하면 바다에 빠진 그를 한경산이 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경산은 이태영에게 말해줄까요? "내가 사실은 네 친아버지다"라고 말입니다. 모르겠습니다. 아닐지도. 그러나 제가 보기엔 분명 한경상이 이태영의 생부인 듯보입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모든 불행의 씨앗은 비밀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이뿐 아니라 이 드라마에선 비밀이 너무 많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사실을 드러냈다면, 당장은 아프겠지만 모두 치유될 수 있었던 비밀들입니다. 특히 한경산의 비밀은 이태영을 사이코패스로 만들고 나머지 가족들도 고통 속에 밀어넣었습니다. 운이 좋았기 망정이지 실은 모두 길거리에 나앉아 거지처럼 동냥을 해야 할 처지가 될 뻔하지 않았습니까.
그러게 빨리 털어놓으세요. 더 이상 속이지 말고
"모든 게 다 내 탓이야. 태영인 잘못 없어. 내 잘못이야. 지민이가 그러는 건 뭘 모르기 때문이야." 그렇게 말하면서도 아직 진실을 털어놓지 못하는 한경산을 보면 참 답답합니다. 그러고 보면 모든 악의 근원은 한경산인 셈인데, 그의 인생도 참 기구하군요. 그냥 사실대로 모든 걸 털어놓았으면 간단한 것을….
사람들의 인생을 전부 꼬이게 만들어버렸네요. ㅉㅉ
(오늘(102회) 보니 한경산의 부인이 뭔가 무서운 일을 과거에 벌인 모양인데, 그렇다고 이태영이 아무 잘못 없는 것으로 될까요? 그거 참… 하늘병원 동료 의사인 이태영의 친구도 그렇지요. 이태영이 불쌍하기 때문에 이태영이 벌인 모든 악행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이니, 갈수록 태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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