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8시 뉴스가 언론악법을 왜 막아야하는지 그 이유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SBS는 민영방송입니다. SBS의 주인은 태영입니다. 태영은 1군 건설업체를 보유한 기업이면서도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는 회사는 아닙니다.

그 때문인지 태영은 광고를 할 때마다 SBS 지주회사란 점을 알리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마산에다 초대형 아파트를 지어 분양할 때도 역시 그랬습니다. 그러나 SBS는 민영방송이면서도 공영방송 MBC와 KBS 때문에 몸을 함부로 놀릴 수가 없는 처지였습니다.

아직은 MBC와 KBS가 주도하는 보도와 시사부문에서의 공공성을 무시하고 독주할만한 역량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에서도 SBS는 권력과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고자 무진 노력하는 모습을 은연 중에 드러냅니다.

오늘 8시 뉴스가 특히 그랬습니다. 마치 경찰 홍보팀의 보도를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경찰특공대를 태운 컨테이너 박스를 중기에 매달아 건물 옥상에 진입한다. 이어 건물 옥상 망루 안에 있던 철거민들이 화염병을 던지며 저항한다. 망루 주변에 불이 붙었지만 경찰특공대가 불을 끄며 진입을 시도한다.
가스용접기로  망루를 절단하고  진입에 성공하자 망루 위에 있던  철거민 중 일부가 망루 아래  경찰특공대를 향해 화염병을 던져 망루에 불길이 치솟았다.
순식간에 망루 전체가 불길에 휩싸이고 경찰이 불을 끄고 현장을 수색하는 동안 5구의 시신이 나왔다. 그리고 오후 12시 40분 추가로 한 구의 시신이 더 발견됐다.”    

그리고 화면 아래에는 이런 자막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과격시위-강제진압, 악순환 끊는 계기 돼야” 


보도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불이 난 원인은 철거민들이 경찰특공대를 향해 던진 화염병 때문이다.” 화재가 일어난 원인이 철거민들이 던진 화염병이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렇습니까? 경찰이 강제진압을 위해 가스용접기로 망루 벽체를 절단할 때 튀어나온 불꽃이 주변 신나통에 옮겨붙었을 가능성에 대해선 어째서 한마디도 나오진 않는 것입니까?

그러나, 어디에도 철거민과 시민의 목소리는 없었습니다.

이미 강제진압을 목표로 올라간 특공대에게 불을 끄는 일이 우선이 아니었을 것임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군대를 다녀온 분이라면 이해가 가는 일이지요. 경찰특공대는 이름에서도 보여지듯 군대와 같은 조직입니다. 철저한 상명하복이 그들의 생명이고 하달된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 그들의 임무입니다.

따라서 망루에 불길이 치솟아도 그들에겐 하달된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 급선무였을 것입니다.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도 연행을 위해 민첩하게 움직이던 경찰특공대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미 대테러 경찰특공대를 올려 보내는 순간, 철거민의 생명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SBS는 마치 경찰청 홍보뉴스라도 하는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자기들이 마치 사건의 전개과정을 꿰차고 있기라도 하듯 단정적인 어투로 말했습니다. 시뮬레이션으로 진압장면을 보여주는 친절함까지 보였지만 그 친절함은 MB와 경찰총수에게만 돋보였을 것입니다.  

저는 SBS 8시 뉴스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들으며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른 것은 경찰이었지만, 차라리 SBS 뉴스가 더 미웠습니다. 오늘 SBS는 정권의 충직한 개가 되면 어떤 모습이 될지 미리 예습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럼 MBC 보도는 어땠을까요?


[뉴스데스크]
◀ANC▶
경찰은 물대포 쏜 뒤 공중에서 컨테이너로 침투했고 철거민은 게릴라식으로 맞서 시가전을 방불케 했습니다.
임명현 기자가 시간별로 상황을 정리하겠습니다.
◀VCR▶
어둠이 가시지 않은 오늘 아침 6시.
철거민들의 농성장인 옥상 위 망루를 향해
경찰이 물대포를 쏘기 시작했습니다.
건물 아래와 근처 건물 옥상,
모두 3군데 방향에서 물대포가 발사됩니다.
철거민들은 길가로 화염병을 던지며
강하게 저항했습니다.
◀SYN▶ 경찰 경고방송
"이제 그만 농성을 중단하시고
건물에서 내려와 주시기 바랍니다."
출근 길, 건물 앞 8차선 도로가 봉쇄되고
10 톤짜리 기중기가 동원됐습니다.
그리고 경찰 특공대원들이 탄 컨테이너 박스를
옥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특공대원들이 옥상에 진입합니다.
컨테이너 안의 경찰은 물대포를 발사하고
철거민은 컨테이너를 향해 화염병을 던집니다.
그 사이 건물 내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철거민 연행이 시작됐습니다.
다시 2번째로 끌어올려진 경찰의 컨테이너가
망루 지붕 위에 내려앉았습니다.
망루 안에서 화재가 발생한 듯
불꽃이 새나옵니다.
그리고 몇 분 뒤.
큰 폭발음 소리와 함께 망루가 화염에 휩싸였고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철거민 한 명은 불길을 피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난간에 매달렸지만
결국 추락했고,
옥상에 남아있던 철거민들은
불타는 망루를 보며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SYN▶ 철거민
"사람 다 죽게 생겼다. 이놈들아!!"
경찰은 불이 꺼지자 다시 옥상으로 올라가
남아있던 철거민 전원을 연행했습니다.
◀SYN▶철거민
"옥상 위에서 다섯 명만 살았어요.
다섯 명만 살았어, 다섯 명만..."
철거민들이 농성에 돌입한 건
어제 아침 6시.
농성 하루 만에 특공대원을 투입해
전격적으로 실시된 진압 작전은
6명의 목숨을 잃은 참사로 끝이 났습니다.

MBC뉴스 임명현입니다.

MBC는 대형 참사를 부른 화재의 원인에 대해 속단하지 않는 신중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양쪽의 입장을 경청하는 태도로 취재에 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대신 신경민 앵커는 참사가 대형화된 책임이 무모한 진압 때문이라고 경찰을 비판했습니다. 경찰은 변명을 할 주체가 아니라 사건의 전 과정에 대해 수사를 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일침을 놓았습니다. 역시 신경민 아나운서답습니다.

저도 한 번 신경민 앵커를 흉내낸 클로징멘트로 마무리해보겠습니다.

명확해졌습니다. 왜? 언론악법을 반대해야하는지, 왜? MB악법을 저지해야하는지, 그 이유를 우리는 오늘 SBS 8시 뉴스를 통해 열공했습니다. 그리고 SBS 보도가 모범답안을 확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참, 장하다. SBS…

2009. 1. 20.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wlskrkek 2009.01.21 0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뭐 다들 무서운지 댓글도 없구만 ㅋㅋ
    나라꼴이 말이 아니군

  2. Favicon of http://infoiguassu.tistory.com BlogIcon juanpsh 2009.01.21 02: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연초부터 민초들은 썰렁하고 춥고 배고프고 어지럽습니다....
    외국에서 보는 한국이 그럴진대, 한국에서 사는 동포들은 어떨지 그 심정이 안타까워집니다.
    희망을 부르짖고 싶어도 근거가 없는 현재의 한국....
    올 한해 동안 또 얼마나 많은 일이 벌어질까요....
    답답한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 Favicon of http://go.idomin.com BlogIcon 파비 2009.01.21 03:42  댓글주소  수정/삭제

      청와대에서 속도전 이야기 나올 때부터 알아봤죠. 그런데 이거 표절이거든요. 속도전은 천리마정신의 핵심으로 알고 있는데 말이죠...

  3. 나그네 2009.01.21 03: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정치성향이나 가치관에 따라서 같은 뉴스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리도 다를 수가 있군요.
    저는 mbc 뉴스 보면서 구역질이 날 정도로 편파, 왜곡보도 하고 있다고 느꼈는데... ^^

    • Favicon of http://go.idomin.com BlogIcon 파비 2009.01.21 03: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님의 가치관이야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SBS는 가치관 같은 것도 없답니다. 그러니 그냥 경찰에서 불러주는 대로 그대로 적어다가 읽지 않습니까! 화면에 흐르는 자막은 청와대 김은혜 부대변인의 멘트지요. 하하

    • Favicon of http://go.idomin.com BlogIcon 파비 2009.01.21 03:57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리고 왜곡보도에 대해 오해를 하고 계신 듯한데요. SBS처럼 논란이 있는 사실에 대해 마치 자기가 다 알고 있는 양 단정 짓는 걸 왜곡보도라고 하구요. 특히 한쪽의 편을 일방적으로 들어서요. MBC처럼 어느 일방의 주장이 아니라 양쪽의 입장을 다같이 들어보고 판단은 신중하게 하거나 유보하는 걸 균형보도라고 하지요.

      그리고 가치관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MBC의 신경민 앵커는 분명히 가지고 있고요. 그래서 사실에 대한 판단은 신중하되 무모한 강제진압에 대한 비판은 추상같이 하는 거지요. SBS는 앵무새라 가치관 따위는 없어보입니다.

      가치관과 왜곡보도는 다릅니다. 가치관에 투철하되 왜곡보도를 하면 안 되지요. 조중동이 그렇습니다. 조중동이 가치관에 투철한 것 까지는 좋은데 왜곡보도를 너무 일삼으니까 문제라는 거에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4. ddr 2009.01.21 04: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투표 안한놈 뽑은놈이 죽었다고 생각하면 편함.

    조선놈들은 아직 민주주의를 누릴 자격이 없음.

    mb 벌받으라고 하기 전에 늬들이 잘못한거 4년동안 벌받아라.

  5. 다은아빠 2009.01.21 05: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8시 뉴스 보다가 채널 돌려버렸습니다. 목격자 인터뷰도 어떻게 편집했는지 자기네들 필요한것만 같다 붙였더군요 ,, 꼴도 보기싫은 방송이 되버렸습니다. 무섭습니다. 모든 방송이 꼴도 보기 싫은 방송이 되서 눈과 귀를 잃게 될수도 있겠네요

  6. Favicon of http://blog.daum.net/ligase BlogIcon ring 2009.01.21 07: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중동문S는 이땅의 독극물...

  7. Favicon of http://www.mediawho.net BlogIcon hangil 2009.01.21 16: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갑습니다~
    제 블로그에 남겨주신 댓글과 트랙백 따라서 왔습니다.
    정말 사안을 저랑 똑같이 보셨군요..
    어제의 SBS 보도란..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 여겨지는데.. 몇몇 분들에게는 아닌가 봅니다.
    그런 SBS를 비판하는 사람이 좌빨 전라디언으로 보이나 봅니다.
    서글픕니다.
    사람이 죽었는데, 금방 컴퓨터 그래픽까지 만들어서 경찰의 일방적인 주장을 대변하는데도 말입니다..

    • Favicon of http://go.idomin.com BlogIcon 파비 2009.01.31 09:48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하... 저한테도 좌빨 전라디언이라고 욕하는 댓글 다신 분 있더라고요. 삼청교육대로 보내야 한다나요? 그런데 저는 진골 경상도 출신으로 전라도 땅에는 어쩌다 유람 두어번 다녀온 기억 밖엔 없는데 어쩝니까?

      고맙습니다. 댓글이 많이 늦었네요.

  8. 그니까...sbs안본다니까... 2009.02.04 01: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비비...
    그게 볼게 않된다니까...

  9. ㅋㅋㅋㅋ 2011.01.24 22: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편파 왜곡 엠비씨 ㅋㅋㅋㅋ

    이보쇼 이 양반아 앵커는 사실을 공정하게 전달해야 하는거 맞냐?

    신갱민처럼 자기 개똥철학을 국민들에게 비싼 전파를 쓰면서 설파하는건 좀 아니지 않냐?


    한심하다..정신차려라

  10. Favicon of http://www.nflnikejerseysshopj.com/ BlogIcon nfl jerseys wholesale 2013.01.06 00: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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