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비님 잘 봐두이소. 크게 될 인물입니더"
- 8년이 흐르고 거다란의 예언 사실로 나타나다
- 4.19혁명 기념일에 경남지사 출사표,
"경남을 바꾸겠습니다. 새로운 경남 김경수"
김경수 의원을 개인적으로 처음 만난 건 아마도 2010년쯤이었을 걸로 기억한다. 그때 그는 봉하재단 사무국장이었다. 봉하마을의 재단사무실에서 처음 대면했을 때 그는 약관의 서생처럼 보였다. 매우 쑥스러워하며 겸연쩍어 하는 모습이 서생이 아니라 소년처럼 보이기도 했다.
크게 될 인물은 떡잎부터 다르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의 김경수는 실로 동안이었다. 나하고는 겨우 두 살 차이인데도 불구하고 그는 10년 이상은 훨씬 젊어보였다. <경남블로그공동체>와 <백인닷컴>의 봉하재단 김경수 사무국장 간담회 겸 인터뷰를 적극 주선했던 블로거 거다란은 내게 귓속말로 이렇게 말했었다.
“파비님, 잘 봐두이소. 크게 될 인물입니더. 적극적으로 키워줘야 됩니다.”
오해는 하지마시라. 우리가 무슨 드루킹은 아니니까. 천사 중에도 가끔 변절해서 악마가 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대다수는 자기 직분에 충실하다. 거다란은 골수 민주당파로서 지금껏 10여년 이상을 자기 돈 들여 민주당 후보들 따라다니며 밀착취재와 온라인 홍보를 도맡아 온 사람이다.
나는 그를 잘 알기에 그 선의도 믿었다. 하지만 선의와는 별개로 그렇게 큰 신뢰를 갖지는 않았다. 우선 사람이 너무 착해 보였다. 착한 사람이 정치적으로 성공한 예를 나는 보지 못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심성이 아주 곱고 여린 분이었지만 겉보기에 그는 아주 강한 사람이었다.
착하고 깨끗한 인물도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
그러고 8년이 흘렀다. 서생처럼 보이던 그는 전국 최다 득표로 국회의원이 되었고 이제 경남도지사에 도전한다. 마침내 내일 출마선언을 한다고 한다. 현재까지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그가 경남지사가 되는 건 기정사실인 것처럼 보인다.
거다란의 예언처럼 그는 정말 큰 인물이 되었다. 그러고 보니 백두현(전 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 고성군수 후보)씨의 엊그제 인터뷰 기사(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김경수는 고성 개천면 용안마을 출신이다. 개천에서 용이 난 거다. 초등학교 때 같은 반을 계속했는데 이 친구 제가 알기로는 깔끔하다. … 공사 구분을 너무 명확하게 해서 때론 냉정하고 매정하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일벌레이기도 해서 보좌관들이 아주 싫어하는 스타일이다.”
최근 불거진 드루킹 사태와 관련하여 야당의 김경수 의원에 대한 총공세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일 것이다. 그런데 그보다 내가 이 인터뷰 내용에서 주목하는 것은 그가 개천면 출신이며 “개천에서 용 났다”는 농담 아닌 농담이다.
개천에서 난 용, 승천하려면 바람과 비가 필요하다
우선 나는 거다란의 혜안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부터 밝혀둔다. 이제 우리의 관심사는 개천에서 난 용 김경수가 어떻게 바람을 일으켜 승천하는가 하는 것일 것이다. 그는 과연 홍준표 전 경남지사 등 자유한국당의 온갖 공세를 뚫고 경남도지사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인가.
아, 그러고 보니 내일은 4.19혁명 제58주년 기념일이다.
* 4월 19일 오전 경남 진주 경남도청 서부청사에서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었으나 전격취소하는 곡절을 겪었다. 역시 비바람이 거세다. 김경수 의원은 서울에 올라가 국회에서 동료의원들과 향후 행보에 대한 깊은 대화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5시경 김경수 의원은 국회에서 입장발표 형식을 통해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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