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후보의 참모들은 후보의 눈치를, 다른 후보의 참모들은 우리의 눈치를 살펴
- 같은 당 후보이면서 완전 다른 모습을 보여준 부산과 창원 두 후보의 선거캠프
어제 지방선거 캠프 두곳을 방문해 후보와 인터뷰를 했다. 두 사람 모두 아무런 선입견 없이 만났지만 그들에게 받은 느낌은 완전히 달랐다.
대단한 커리어를 자랑하는 한 후보는 말이 너무 따분해 대화 시작 5분 만에 "좀 요약해서 말씀해주시죠"라고 말해버렸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다른 후보의 이야기는 정말 흥미진진해서 2시간을 이야기 나누고도 시간이 아쉬웠다.
한 후보는 우주정복이라도 할 기세로 장황하게 출마의 변을 늘어놓았지만 '되고 싶다' 이상의 무엇을 발견할 수 없었다. 다른 후보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무엇을, 왜, 어떻게'라는 계획을 차분하게 설명했고 어느 순간 그의 명석함/진솔함에 매료됐다.
캠프 관계자들의 태도도 사뭇 달랐다. 한 캠프의 관계자들은 후보에게 조금이라도 불편한 질문을 던지면 노골적으로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다른 캠프의 관계자들은 혹 후보에게 누가 될까 말 한마디 손짓 하나 세심하게 전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 후보의 참모들은 후보의 눈치를 살폈고, 다른 후보의 참모들은 우리의 눈치를 살폈다.
같은 당에서 출마한 두 후보는 각자의 도시에서 나란히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 도시의 시민들은 전혀 다른 시장을 갖게 될 것이다.
@<직썰> 편집장 정주식
지난 3월 20일, 두 건의 블로거 간담회가 있었다. 오후 1시반경에는 오거돈 부산시장 예비후보와 간담회가 있었고 오후 6시부터는 허성무 창원시장 예비후보와 간담회가 있었다. 두 후보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같은 당이었으나 분위기는 몹시 달랐다.
△ 처음엔 노련한 여유라고 생각해 좋게 봤지만 계속 그러시니 좀 거시기했다.
우선 뉴스웹진 <직썰> 정 편집장의 표현처럼 대단한 커리어를 자랑하는 오거돈 후보의 선거캠프는 뭔가 정리정돈이 되지 않은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별로 분주해보이지도 않았는데 왠지 붕 떠있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그랬던지 어디에 앉아야 할지도 모를 정도여서 갑자기 초등학생이 된 기분이었다.
정 편집장이 그랬던 것처럼 실은 나도 심기가 불편했다. 그는 안 그런 듯했지만 아마도 세심하게 관찰했던 모양이다. “한 후보의 참모들은 후보의 눈치를 살폈고, 다른 후보의 참모들은 우리의 눈치를 살폈다.” 이런 말은 좀 우습지만 무시당한 기분이었다. 온라인 파워를 너무 가볍게 여긴 탓일까.
△ 불편하고 답변하기 힘든 질문에 여지없이 참모가 끼어든다. 어렵고 곤란한 질문엔 "잘 몰랐다. 연구해 보겠다. 좋은 아이디어 부탁드린다"와 같은 방식으로 답변하는 허성무 후보와 대비됐다. 우리를 이겨서 뭐에다 쓰려고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급조하듯 만들어진 간담회여서 준비가 부족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창원의 후보 간담회도 마찬가지였다. 차라리 이쪽은 사정이 더 안 좋았다. 간담회를 위한 시나리오는 고사하고 어떤 사전 질문지도 준비되지 않았다.
그러나 허성무 캠프(또는 주최자인 합포발전포럼)는 최대한 성의를 가지고 자리를 마련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불과 몇 시간 전의 상황과 너무 비교되는 터라 참석자들은 모두 감동을 받았던 것으로 나는 느꼈다. 간담회가 끝났을 때 모두들 만족한 표정이 그렇게 말해주었다.
△ 보다시피 행사장 준비도 나름대로 잘 되었다. 소박하지만 친절하게 참석자 명패도 만들어 주었다.
정 편집장은 오거돈 후보에 비해 (커리어에서) 허성무 후보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무엇을, 왜, 어떻게, 라는 계획을 차분하게 설명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어느 순간 허 후보의 명석함과 진솔함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이보다 더한 찬사가 있을까.
“같은 당에서 출마한 두 후보는 각자의 도시에서 나란히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 도시의 시민들은 전혀 다른 시장을 갖게 될 것이다.”
직썰 편집장의 이 마지막 멘트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서울에서 내려온 그는 허성무 후보 외에도 창원시장 후보로 출마한 이기우, 전수식 후보가 있으며 그들 역시 허 후보에 뒤지지 않는 더불어민주당의 훌륭한 자산이라는 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말했겠지만, 아무튼 그의 멘트는 진실을 담고 있다. 물론 이날 두 개의 행사를 모두 지켜본 블로거 거다란의 말씀처럼 “오거돈 후보는 (이런 류의 토론이나 인터뷰보다) 현장에 강점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3월 20일 부산과 창원의 두 캠프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 후보를 중심으로 아이엠 피터, 오주르디, 장복산, 흙장난, 거다란, 임종금 기자, 직썰 정주식 편집장 등이 단체사진을 찍었다.
ps; 그러고 보니 오거돈 후보와는 단체사진도 안 찍은 듯하다. 허성무 후보와는 사이좋게 단체사진을 찍었다. 특히 제주에서 온 아이엠 피터, 서울에서 온 오주르디, 직썰 편집장은 후보의 옆에서 사이좋은 웃음을 지으며 촬영에 응했다. 직썰 편집장의 멘트가 다시 떠오른다.
“한 후보의 참모들은 후보의 눈치를 살폈고, 다른 후보의 참모들은 우리의 눈치를 살폈다.”
기분 문제일까? 간담회를 마치면서 사회자는 허성무 후보에게 특별히 이런 부탁을 했다. “캠프 관계자들에게 충분히 치하를 해주십시오.”
ps2;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거돈 후보의 장점을 찾아 포스팅은 할 계획이다. 거다란님의 지적처럼 오거돈 후보는 현장에 장점이 있을지 모른다. 간담회 자리에서 본 한 면만을 보고 모든 평가를 내리는 것은 너무 성급하고 야박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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