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알아서 한 일인데 회장이 뭔 책임이 있나?”
맞는 말처럼 들리지만 그러나 생각해 보면 한국사회에서 이 말은 전혀 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비상식적 언어일 뿐입니다. 한마디로 언어도단이죠.
최근 오너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인해 고개 숙인 기업들이 많습니다. 대한항공의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조회장 일가가 국민 앞에 사죄했고 당사자인 조현아 부사장은 직을 내려놓았습니다. 미스터피자 회장이나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의 경우는 차마 입을 열기 부끄러워 말을 못할 지경입니다.
아무튼 이들은 모두 일선에서 사퇴하면서 사건을 일단락 지으려 노력 중입니다. 기업의 오너가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벌인 부적절한 언동이 회사의 존립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야흐로 시대가 디지털 사회의 정점에 이른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분께서 앞에 제가 쓴 <대선으로 바꾸자던 대선소주, 알고보니 적폐?> 글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대선주조 직원들이 알아서 대선정국과 촛불시위를 활용해 광고 전략을 짠 것 뿐인데 조 회장하고 무슨 관계가 있느냐?”
이 말을 들으면 일견 타당성 있는 듯이 들리지만, 그러나 최근 일련의 정치적 부패사건들에서 보여주는 행태들을 생각나게 합니다. 전직 대통령들, 고위 관료들, 그들은 하나같이 말합니다.
“내가 한 일이 아니다. 나는 전혀 모른다. 직원들이 알아서 한 일이다.”
과연 그럴까요? 결코 그럴 리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입니다. “대선으로 바꿉시다” “이번 대선은 다르다”광고카피에 열광해 대선소주를 사먹었던 시민들은 배신감에 부들부들 떨었을 겁니다. 속아도 단단히 속았다 생각할 겁니다. 아니 어떻게 이런 짓을.
적폐 중의 적폐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대선주조 시원공익재단 이사장이었다는 사실을 알고도 부산시민들이 “대선으로 바꾸자”는 광고구호에 열광했을까요? 물론 이 카피는 직원이 아이디어를 냈겠죠. 그러나 모든 일의 최종책임은 오너가 지는 겁니다.
오너는 적폐세력과 한통속인데 회사는 아니라고요? 웃기는 말씀입니다. 오너가 적폐 짓 하고 다니면 회사도 따라서 적폐 되는 게 이 사회의 현실입니다. 회사는 오너 자기 맘대로 굴리면서 불리할 때만 회사와 오너 개인은 다른 존재라는 주장을 누가 받아들이겠습니까?
광고카피를 어떻게 뽑느냐 하는 것은 자유입니다. 그러나 알고 봤더니 적폐세력이 벌인 농간에 놀아났다는 생각이 드는 시민들로서는 기가 찰 노릇입니다.
게다가 BNK금융그룹 회장 선임에 조성제 회장이 부리는 몽니가 엘시티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는 시민사회단체의 지적은 이유 없는 일로 보이지 않습니다. 틀림없이 무슨 흑막이 있다는 그들이 주장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농락당했다!” 저만의 생각일까요?
ps; 정소장의 부동산스토리 http://dhr.kr/ 에 실린 글을 조금 손 봐서 옮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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