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한'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1.02.14 신기생뎐, 손자의 할머니는 왜 죽었을까? by 파비 정부권
  2. 2011.01.30 신기생뎐, 드러나는 딸 하나에 엄마 셋의 비밀 by 파비 정부권 (2)
  3. 2011.01.24 애 하나에 엄마가 셋, 신기생뎐 작가의 키워드는 논란? by 파비 정부권 (17)
  4. 2010.01.19 '공신' '파스타' 막장 주장에 동의 못하는 까닭 by 파비 정부권 (51)
  5. 2010.01.11 보석비빔밥, "당신은 어떤 여자가 좋으세요?" by 파비 정부권 (1)
  6. 2009.12.29 막장 '수삼'과 '보석비빔밥', 공통점과 차이 by 파비 정부권 (8)
한밤중에 단사란의 아파트 현관문을 누군가 쾅쾅 두드립니다. 자다 놀란 가족들, 아버지, 엄마와 두 딸이 모두 나왔지만 누구랄 것 없이 모두들 겁을 잔뜩 집어먹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단사란의 아버지는 남잔데도 겁이 무척 많네요. 하긴 뭐 밤중에 그러면 누구나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그런데 저는 이 대목에서 임성한 작가가 과도한 소재를 써서 막장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도 자신의 작품을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녀가 중간중간에 집어넣는 일종의 극중 장치들은 매우 현실감이 있습니다. 실제 우리네 모습과 흡사한 점이 많다는 거지요.

전작 보석비빔밥에서도 그걸 느꼈지만, 특별히 선한 사람도 없고 특별히 악한 사람도 없습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나름대로 자기 행동에 대한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다만, 선함과 악함 중 어느 한면이 도드라져 보일 뿐입니다. 사실 그리고 우리는 그 도드라져 보이는 부분을 가지고 이런저런 판단을 하는 거지요.


제가 볼 때 이 드라마에서 가장 악한 캐릭터는 바로 금어산의 아내, 금라라의 법적 어머니인 장주희입니다. 그녀는 시부모에 효도하고 딸(양녀)에게도 아주 잘하는 요조숙녀처럼 굴지만 실상 마음속은 질투와 분노, 파괴적 본능으로 가득한 까마득한 동굴입니다.

금라라의 실제 친부모인 금어산의 동생 내외가 보이는 추태를 보고 치가 떨리는 막장이라고 분노하는 분들이 많은가 봅니다만, 그러나 현실에서 그런 종류의 인간들을 우리는 심삼찮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 보면 오히려 같은 시간대의 욕망의 불꽃이 비교도 할 수 없는 막장에다 이해하기 힘든 인간형들이 많지요.

만약 우리나라가 방송의 임의적인 연령제한(저는 이걸 통행금지와 비슷하게 봅니다만) 같은 것이 없는 나라라고 치고 욕망의 불꽃과 신기생뎐 둘 중에 어느 프로를 자기 아이들이 보지 못하도록 막을 것이냐 하고 묻는다면, 당근 욕망의 불꽃이 금지대상입니다. 그 전에 스스로 무서워서 보지도 않겠지만.

아무튼, 전작인 보석비빔밥에서도 그랬지만 드라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인간의 이중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고 그걸 드러내 보여주는 방법이 바로 상상신이나 독백신입니다. 속으로는 딴 생각을 하면서도 행동은 반듯하게 체면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겁니다. 바로 우리들의 실제 모습과 똑같지 않나요?

이렇게 말해놓고 보니 모두들 "나는 그런 사람이 결코 아니야!" 하고 나온다면 저만 그렇고 그런 사람 되는 것이로군요. 하하. 저는 다시 말씀드리지만 신기생뎐에서 최고로 악한 캐릭터는 처음부터 장주희라고 판단했습니다만, 많은 분들은 단사란의 계모를 놓고 막장 논란을 시작하시더군요.

그러니까 대부분의 연예뉴스들도 마찬가집니다만, 신기생뎐의 막장코드를 단사란의 계모 지화자와 금라라의 생모 신효리에게 맞추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두 사람은 하는 짓이 꼴사납고 밉상이긴 해도 장주희에 비하면 그야말로 순진무구한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드러나게 될 장주희가 저지른 천인공노할 악행에 비하면 이들이 보여주는 단순하고 이기적인 행동들은 그저 봐줄 만한 귀여운 밉상들일 뿐이라는 거지요. 물론 그들이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그들도 돈이 최고의 권력인 자본주의 사회의 한 조각들일 뿐인 것입니다. 다시 말해 그들은 이 사회의 반영일 뿐입니다.

▲ 지화자와 단철수(단사란의 양부)/ 손자

 
다시 이야기를 처음으로 되돌려야 할 듯싶군요. 아시다시피 손자는 단사란의 의붓동생 단공주의 친구입니다. 후배인가요? 어쨌든 문을 두드린 것은 손자였습니다. 이름이 왜 손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할머니의 손자라서 손자인가? 그 손자의 할머니가 돌아가셨던 겁니다.

잠을 자다 조용히 숨을 거두셨으니 세상에 이런 복도 없습니다. 사람이 숨을 놓을 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겁니다. 하긴 저도 모릅니다. 아직 죽어보지 않았으니. 그러나 손자에겐 청천벽력입니다. 자다가 홍두깨란 말이 손자에게 덮친거지요.

이 드라마에서 손자의 할머니가 등장한 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 기억엔 그렇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손자의 할머니가 등장했고, 등장하자마자 돌아가셨을까?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손자의 할머니가 등장한 것은 아니고 돌아가셨다는 슬픈 소식만이 우리에게 전해진 것이죠. 

모두들 겁이 나서 문도 열어주지 못하던 단사란네 가족들, 손자가 울면서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하자 마치 내가 당한 일이라도 되는 양 함께 슬퍼합니다. 그중에서도 단사란의 계모(단공주의 엄마)가 가장 동작이 빠르네요. 119에 전화하라 시키고는 얼른 안방으로 뛰어들어가 옷을 입고 나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아, 지화자도 상당히 괜찮은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사실은 지금도 그렇지만 저는 지화자를 아주 못마땅하게 생각한답니다. 우선 하는 짓이 재수가 없어보이잖습니까? 저도 다른 연예뉴스들과 똑같이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생각의 차원은 좀 다른 것입니다. 

지화자의 행동이 막장이라기보다는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갖는 어쩌면 아주 지극히 당연하고 보편적인 인간의 모습이라는 거죠. 우리 스스로의 모습도 사실 돌아보면 지화자와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깨닫지 못할 뿐이죠. 심지어는 도둑조차도 정의를 말할 땐 목에 힘을 들어가거든요.

원래 이 포스팅은 오전에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오후 5시 24분부터 다시 쓰고 있습니다.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외근을 다녀와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앞에 무슨 말을 했는지 대부분 까먹었네요. 이거 참… 난감하군요. 그래서 대충 여기서 마무리지어야 할 거 같습니다.

어쨌든 제목처럼 이글의 주제는 "왜 갑자기 손자의 할머니가 돌아가셨을까?" 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거야 돌아가실 나이가 되셨으니 돌아가신 것일 테지만, 아무튼 갑자기 출연도 안 하시던 손자의 할머니를 돌아가시게 한 것은 이 드라마의 작가지요. 무언가 의도가 있는….

그 의도가 무엇일까요? 아, 그걸 말하고 싶었던 거군요. 이제 생각났습니다. 작가는 모든 사람들은 이중성을 갖고 있다, 그걸 말하고 싶은 겁니다. 선과 악의 경계에서 상황에 따라 이리 넘어오기도 하고 저리 넘어가기도 하는 겁니다. 완전히 선한 사람도 없고 완전히 악한 사람도 없다는 것이죠.

지화자도 그렇습니다. 그녀가 비록 돈에 한이 맺혀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돈을 벌어야겠다는 일념에 지배당하고 있지만, 심성마저 악한 것은 아닙니다. 비록 '의붓딸이 부잣집에 시집가서 그 덕 좀 봐야겠다' 이런 욕심으로 이런저런 계략을 꾸미긴 합니다만, 그래도 그녀의 심성은 본디 착하다는 것입니다.

그걸 보여주고 싶었던 거겠죠. 임성한 작가는 그런 면에서 친절한 점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여러 장치나 계기를 통해 미리 보여주는 것입니다. 금강산의 아내요 금라라의 생모인 신효리도 맹하고 욕심만 가득찬 심술쟁이 같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 착한 심성은 남아있습니다.

▲ 단사란의 생모 한순덕/ 금어산의 처 장주희. 이 둘 사이에 금어산도 모르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에 비해서 장주희는 현모양처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가슴속에 비수를 품은 무서운 여자란 사실을 이미 우리는 1회때부터 알 수 있었습니다. 그녀가 성형외과에 몰래 다니고 있었다는 사실, 그걸 통해서 그녀의 이중적 면모를 미리 보여주었던 것이죠. 그녀는 가면을 쓰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마 그 가면 때문에 나중에 금시조 부부와 금어산이 받을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겠지요. 또 그녀 때문에 친부모가 누군지도 모르고 살았을 단사란과 엉뚱한 아이를 딸로 알고 거의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먼발치에서 쳐다볼 수밖에 없었던 한순덕의 한많은 삶은 누가 보상해줄 수 있을까요? 

저는 어제 부용각의 마담 오화란이 "어떤 사람은요. 성형을 해서 얼굴은 젊은 사람인데 목소리가 노인인 경우가 있어요. 아유 참." 그때 제가 옆에 있던 아내에게 물어보았죠. "어, 목소리는 거 성형이 안 되나?" "당연히 안 되지." 아마도 오화란이 한 말은 옆에 있던 장주희더러 들으라고 한 소리였겠지요. 

그렇다면 장주희가 동화에 할머니로 변장하고 빨간모자를 잡아먹으려고 산장에 나타난 늑대와 같다, 뭐 그런 말씀? 어쨌거나 손자의 할머니가 돌아가신 이유는 "지화자도 알고보면 나쁜 사람이 아니다!"는 것을 일러주기 위함이 아니었을까요?  
Posted by 파비 정부권

신기생뎐, 아시다시피 신기생뎐은 임성한 작가의 작품이죠. 전작이 보석비빔밥이었는데, 단 한 회도 빼놓지 않고 보았던 프로랍니다. 그런데 신기생뎐을 보다가 제 딴엔 나름대로 놀라운 것을 발견했는데요. 보석비빔밥의 주인공 궁비취(고나은)와 신기생뎐의 주인공 단사란(임수향)이 너무나 빼닮았다는 겁니다.

제가 닮았다고 하는 것은 외모나 뭐 그런 것이 아니고요. 분위기, 말투, 대사, 행동거지, 사고방식, 주변에 대하는 태도 뭐 그런 것들입니다. 그렇게 말하고 보니 외모도 안 닮았다고 할 수 없겠네요. 분명히 서로 다른 얼굴임에도 상대를 바라보는 눈빛이나 표정 등이 서로 닮았으니 말입니다.

대사야 두 작품 다 임성한 작가가 쓴 작품이니 비슷하다고 치더라도 대사의 톤이나 음색, 높낮이, 얼굴 표정까지 비슷하다는 것은 실로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했죠. 임수향이 신인이라더니 보석비빔밥을 열심히 보면서 연습을 했거나 그렇게 연습을 시켰거나 그랬겠다 하고 말입니다.


아무튼, 제가 이렇게 말했더니 옆에서 함께 티비를 보고 있던 아내도 "그러고 보니 정말 그렇네"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 몇 분 더 보다가 "정말 맞네" 하면서 적극적인 긍정의 의사를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아내는 제가 옛날부터 워낙 연속극 스토리 맞추기에 능한지라 대충 제 말을 먹어주는 편입니다. ㅎㅎ

그런데 29일 토요일 밤 이날도(일요일은 술 약속 땜에 연속극 못 볼 예정입니다. 다음날 다음캐쉬로... ㅋ) 아하, 하고 깨닫게 되는 바가 있었습니다. 제가 지난주에 포스팅했던 신기생뎐 리뷰 제목이 그거였지요. "애 하나에 엄마가 셋, 신기생뎐 키워드는 논란?"

그런데 왜 엄마가 셋인지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는 겁니다. 물론 다른 분들도 모두 눈치 채셨을 겁니다. 이미 어떤 분이 왜 엄마가 세 명인지 이유를 밝히는 포스팅을 하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일단 저는 그런 거에 불구하고 이 포스팅을 써서 올린 다음 술자리에 나가야 하므로 제 이야기만 쓰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홈드라마가 그렇듯이 이 드라마도 두서너 가족이 축입니다. 하나의 가족은 금병원 원장님네 가족이고, 다른 하나의 가족은 아수라 회장님네 가족이며, 그 사이에 주인공 단사란과 그 가족, 그리고 금병원 원장의 동생 금강산네 가족이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 남은 기생집 부용각의 주방장 한순덕이 있습니다.

지난 주 1, 2회에서 우리는 금어산 원장의 딸 금라라에게 엄마가 무려 셋이나 된다는 사실을 알고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해 했습니다. 금어산 원장의 아내 장주희는 금라라의 법적 엄마이긴 하지만 생모는 아니었습니다. 금라라는 금어산의 동생 금강산과 그의 처 신효리가 친부모였던 것입니다.

금라라에겐 법적 엄마인 장주희와 생모인 신효리, 이렇게 엄마가 둘이었던 것입니다. 물론 금라라는 이 사실을 까맣게 모릅니다. 그런데 금라라의 엄마인 것으로 보이는 여자가 한 사람 더 나타났습니다. 바로 부용각의 주방장, 한순덕입니다.

다리를 저는 그녀는 매일 아침 힘겹게 금어산 원장의 집 현관 건너편에 숨어서 금라라가 나오는 것을 훔쳐봅니다. 눈물을 흘리면서. 낳기만 했지 엄마 노릇을 못했으니 딸 앞에 나설 수는 없고 이렇게 멀리서 매일 아침 훔쳐보는 것이 일과입니다. 아마 금라라가 코흘리개일 때부터 숙녀가 된 지금까지 쭉 그랬을 것입니다.

자, 이렇게 해서 우리는 금라라의 엄마가 셋이나 되는 복잡한 상황에 대해 어떻게 이해해야 될 것인지 거기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세상으로부터 논란이 일어나길 기대하고 또 즐기는 듯한 임성한 작가의 퍼즐이 숨어있을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았습니다.  
 

....................... ▲ 부용각 주방장 한순덕


그런데 그 퍼즐이 어제 제 3회에서 너무나 쉽게 풀리고 말았네요. 부용각의 주방장 한순덕은 금라라의 엄마가 아니었습니다. 금라라는 금강산과 신효리가 낳은 딸임이 틀림없어 보였습니다. 하긴 한순덕처럼 차분하고 청순하며 고고한 품성을 지닌 여인에게 금라라 같은 망나니 같은 아이가 났을 리가 없었죠.

금라라의 성격으로 보자면 생모인 것으로 추정되는(그러나 확실한) 신효리를 그대로 빼다 박았습니다. 금라라가 자기 엄마로 알고 있는(이렇게 말하니 금라라에겐 참 미안하네요) 장주희는 금라라와는 성격이 딴판입니다. 자상하고 현숙한 엄마요 아내인 그녀는 그러나 뒤로는 호박씨를 까는 그런 여자입니다.

아마도 어쩌면 이 드라마에서 가장 무서운 여자는 바로 이 장주희일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미 그런 징후를 작가는 보여주었습니다. 한방 침으로 성형을 한다는 어느 병원에서 나오는 그녀를 발견한 신효리의 친구는 기겁을 합니다. 왜냐하면, 그녀 장주희는 절대로 그럴 사람이 아닌 것으로 모두들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우리는 여기서 주인공 단사란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녀는 이 드라마의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미루어 짐작하건대 그녀의 파트너는 아수라 회장의 아들 아다모입니다. 늘 그렇지만 임성한 작가의 여주인공들은 모두 신데렐라입니다. 보석비빔밥의 궁비취도 그랬고, 하늘이시여의 이자경도 그랬습니다.

왕년의 신데렐라들은 잘 생긴 왕자님을 만나는 게 운명이었지만, 오늘날의 신데렐라들은 왕자님 대신 재벌집 아들을 만나는 게 운명입니다. 봉건시대가 물러가고 부르주아가 지배하는 자본주의시대가 됐으니 당연한 일이지요. 임성한 작가도 그 법칙을 잘 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 운명들엔 중요한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물론 원칙이라고 했으니 늘 예외를 전제로 한다는 점을 이해하시고 제 이야기를 들으셔야 합니다. 우리가 원칙이란 말을 쓸 때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이라는 단서가 달렸다는 사실을 모두들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신데렐라들은 모두 불쌍하게 자라지만 그 출생의 비밀을 알고 보면 원래가 고귀한 집안 자손이더라 뭐 그런 것입니다. 고귀하다고 하면, 봉건시대라면 공주나 영주의 딸일 것이요, 요즘 같은 부르주아가 주인인 시대는 재벌집 딸이 될 것입니다.

자 다시, 단사란에 대해 주목하기로 하지요. 단사란은 아버지 단철수와 계모 지화자, 의붓동생 단공주 이렇게 네 식구가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철수의 독백에 의하면 단사란은 단철수와 죽은 그의 부인의 딸이 아닌 것 같습니다. 어떻게 단사란이 그들 부부 슬하에 들게 되었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금라라의 초대로 금어산의 원장의 집에 온 단사란을 본 금어산의 아버지 금시조는 깜짝 놀랍니다. 자기 부인, 즉 금어산 원장의 어머니 이홍아의 20대 모습과 너무나 빼닮았기 때문입니다. 마침 이홍아 여사는 두통이 심해 단사란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금라라더러 다시 데려와 보라고 하지요.

아마 저는 못 보겠지만, 오늘 만나게 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 이러면 대충 답 다 나온 거 아닙니까? 금라라는 금어산 원장과 장주희의 친딸이 아닙니다. 금라라의 친부모는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금강산과 신효리의 딸입니다. 장주희는 아이를 낳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신효리가 장주희에게 성형외과 다녀온 것은 떠보기 위해 "어쩜 그리 피부가 그리 탱글탱글한 게 젊어질 수 있느냐?"고 물어보자 "나처럼 아이를 안 낳으면 그렇게 돼" 하고 말하는 것 다들 들으셨지요? 작가가 친절하게도 비밀을 오래 숨길 거 없이 미리 공개하겠다는 의도가 명백하게 드러나는 장면입니다.

단사란은 금어산과 한순덕의 딸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아니 거의 확실합니다. 한순덕이 매일 아침마다 금어산의 집 앞에서 어른거리는 것은 먼발치에서나마 딸을 보기 위함입니다. 그게 2십 몇 년이나 된 그녀의 일과였을 것입니다. 무엇 때문에 금어산과 헤어졌으며 딸 앞에 나서지도 못하게 됐는지는 아직 비밀입니다.

....................... ▲ 먼발치에서 딸을 바라보는 한순덕. 그러나 금라라가 아닌 단사란이 친딸!


그러나 곧, 그것도 아주 가까운 시일 내에 드러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부용각의 대마담 오화란이 금어산 원장에게 진료를 받으며 그런 말을 합니다. "언제 한 번 들러주세요." "하하, 저는 그런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아서요." "생각하시는 그런 곳 아니에요. 좋아하실 거예요." "아 네, 알겠습니다."

부용각에 가게 되면 한순덕과 마주치게 되겠지요. 그때 두 사람, 서로 어떤 표정을 지을까요? "아니, 당신이 어찌 여기에. 오, 그동안 어떻게 지냈소?" 아니면 너무 놀라 두 사람 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입만 벌리고 서 있을까요?" 아무튼, 신기생뎐의 단사란은 하늘이시여의 이자경과 비슷한 운명으로 보입니다만.

앞으로 갈등의 중심은 단사란-금어산-한순덕-장주희, 이렇게 될 거 같네요. 여기에다 돈에 눈이 멀어 단사란을 기생집 부용각으로 끌어들이는 계모 지화자는 하늘이시여에서 이자경의 계모였던 김배득이 될 것 같은 분위긴데요. 여기서 가장 강력한 막장코드 논란이 벌어질 걸로 예상됩니다.

여러분들이, 특히 연예뉴스들이 앞으로 전개될 신기생뎐의 막장코드에 안테나를 바짝 추켜세우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시청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요. 막장코드 쓰면 다 시청률 성공하나, 뭐 그런 쪽에서요. 저는 막장에 대한 개념을 좀 달리 하긴 합니다만, 어쨌든 많은 분들이 그런 관점에서 관전하고 있는 건 분명해보이네요.

Posted by 파비 정부권
주원앓이까지 하게 만들었다는 시크릿 가든 후속으로 신기생뎐이 문을 열었습니다. 작가 이름이 뜨는데 임성한이네요. 임성한. 늘 논란을 몰고 다니는 작가죠. 저도 임성한 작가의 연속극은 거의 다 본 것 같은데요. 가장 최근에 한 드라마가 보석비빔밥이었죠.

거꾸로 올라가보면 보석비빔밥, 아현동 마님, 하늘이시여, 왕꽃선녀님, 인어아가씨, 온달왕자들, 보고 또 보고, 이렇게 되는데요. 모두들 히트를 쳤고 이다해, 장서희 같은 신인들을(장서희는 신인은 아니었지만 인어아가씨로 자신을 세상에 알렸지요) 스타로 만들었지요.

임성한 극본의 특색 중에 하나는 극중 인물들의 이름이에요. 보석비빔밥에서도 궁비취, 궁루비, 궁호박, 궁산호, 궁상식, 서로마, 이태리, 피혜자, 결명자 등 이름들이 모두 특이했죠. 신기생뎐에서도 그렇군요. 아수라, 그 아들은 아다모, 엄마는 차라리, 금시조의 아들 금어산과 금강산.


지화자도 나오고 마단세도 나오고 서생강도 나옵니다. 이름만 봐도 아하, 임성한 드라마네 할 정도지요. 임성한, 이름만 보면 남자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여성입니다. 60년생, 만 50세가 되었군요. 97년에 작가로 등단했다고 하니 세상에 늦게 나온 편이지요.

초두에 늘 논란을 몰고 다니는 작가라고 했는데요. 그녀의 작품들은 단 하나도 논란없이 지나간 작품이 없습니다. 첫 일일연속극은 mbc에서 했는데, 보고 또 보고였지요. 거기선 소재로 겹사돈을 써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이 드라마는 최종 시청률이 57%로 지금껏 기록을 보유하고 있답니다.

조강지처를 버리고 간 아버지 때문에 충격으로 장님이 된 어머니와 동생을 잃은 복수심으로 배다른 동생의 애인을 뺏는다는 줄거리로 충격을 주었던 인어아가씨는 장서희를 스타덤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 전에 방영되었던 온달왕자들에선 이보다 정도가 더 심했습니다.

4번 여자를 만나 4명의 배다른 형제를 두고 있는 아버지와 후처 그리고 아버지와 두 여자가 개입하는 소재와 상황전개로 큰 반향을 일으켰지만,  연출자가 이런 이상한 드라마는 도저히 못하겠다며 작가와 갈등을 일으켜 언론에 보도되는 등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2005년에서 2006년 사이에 방영되었던 하늘이시여는 정말 눈물 많이 짜며 봤던 드라마였지요. 당시 저는 객지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주말에 아내와 아이들이 오면 꼭 이 드라마를 함께 보곤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가만 생각하니 그때가 그립군요. 아장아장 걷던 딸아이와 갓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들도 그땐 참 예뻤지요. 

물론 지금도 안 예쁘단 말은 아니지만, 그땐 바라는 거 없이 아이들이 예쁘기만 했는데 이젠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그대론데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이 너무 많아진 저는 많이 불행해졌습니다. 아무튼 하늘이시여도 논란이 많았었지요. 버린(혹은 잃어버린) 친딸을 그리워하다 마침내 찾아내 며느리로 삼는다는 내용이었죠. 

아들은 당연히 친아들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재혼가정이었던 거죠. 제가 볼 땐 충분히 이해할만 했고 동정이 가는 처지였지만, 당시 커다란 논란에 휩싸였던 모양입니다. 최근에 방영한 보석비빔밥도 한 회도 거르지 않고 아내와 함께 봤던 드라만데요.

이 드라마도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자식들이 방탕한 부모를 집에서 쫓아낸다는 설정이 있었거든요. 완전히 쫓아내는 건 아니고 집에서 나가 정신 차릴 때까지 할머니 집에 가서 있어라 뭐 이런 내용이었던 거 같은데, 역시 이 드라마에서도 배다른 동생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보석비빔밥에서는 궁상식이 바람을 피워 데리고 온 궁태자를 궁비취, 루비, 산호, 호박 등이 끔찍하게 위해 주죠. 궁상식의 아내 피혜자도 처음엔 기가 차 하지만 "태자야 너도 참 운명이 기구하구나" 하면서 마치 자기가 낳은 아들처럼 보살핍니다. 그 부분은 저로선 감동적이었지만, 이해 못하시는 분들도 있었을 테지요.


그러고 보니 임성한 작가도 은근히 논란을 즐기는 거 같은데요. 막장드라마 작가란 소리까지 들어가면서도 계속 그런 소재들을 고집하는 걸 보면 말이지요. 막장이란 말 함부로 쓰는 것은 막장에서 열심히 땀 흘리며 오늘날 대한민국의 경제성장 기적을 일궈낸 수많은 광산노동자들에겐 정말 죄송한 일입니다.

막장이란 흔히 갈 데까지 갔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것이거든요. 그러나 어쩔 수 없지요. 이미 보통명사처럼 돼버렸으니. 제 힘으로 그 흐름을 바꾸기는 어렵겠지요. 막장 작가로는 임성한과 함께 쌍벽을 이룬다는 문영남 작가가 있는데요. 제가 볼 땐 두 사람의 막장에는 차이가 있는 거 같습니다.

임성한이 소재의 사용에서 막장이라면, 문영남은 극의 전개에서 막장이거든요. 다시 말해 전혀 개연성 없는 사실의 전개, 우연의 남발, 납득하기 어려운 관계 설정 등이 주 메뉴란 거지요. 제 경우에 너는 내 운명의 문은아 작가를 최고의 막장이라고 쳤는데, 문영남의 수상한 삼형제가 나오면서 생각을 바꿨답니다.

암튼^^ 너는 내 운명과 수상한 삼형제는 제가 이제껏 보아온 드라마 중에 정말 엉망진창 스토리로 구성된 최악의 드라마였어요. 그럼 같은 막장드라마 작가 계보에 이름이 올라있는 임성한  작가는 어떨까요? 역시 제가 보기엔이란 단서를 달고서 말씀드리자면, 그녀는 다른 두 여류 작가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문영남과 문은아 작가가 우연의 남발과 개연성 없는 전개에 기댄 막장드라마 작가들이라면 임성한은 파격적인 소재를 다룸으로 인해 막장드라마 작가란 칭호를 얻었을 뿐입니다. 글쎄요. 파격적인 소재의 채용을 굳이 막장이라고까지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확실히 의문입니다.

그렇다면 전쟁을 소재로 하거나, 살인사건을 다루거나, 불륜을 주제로 한 드라마는 모두 막장드라마라고 해야만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지요. 교육문제에 관심이 큰 어떤 블로거는(그는 실제로 교육개혁운동가이기도 하더군요) 공부의 신이 최고의 막장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겁니다. 사람마다 막장이라고 생각하는 소재가 다 다른 겁니다. 물론 막장이라고 생각할 만한 소재들을 줄줄이 나열하면서 드라마를 전개하는 것은 분명 막장이 맞겠습니다만, 주요 소재 하나를 놓고 막장이다 아니다 논하는 것은 좀 거시기하다는 생각입니다.

어쨌거나 오늘은 막장드라마란 무엇인가에 대해 논하자는 것은 아니니까 이쯤 하고요. 신기생뎐에서도 논란이 벌어질 만한 소재가 하나 등장했군요. 딸아이 하나를 두고 엄마가 셋입니다. 금라라. 금병원 원장 금어산의 딸(외동딸 같은데요) 금라라의 엄마가 무려 셋이나 되는 거 같네요.

우선 금어산의 아내 장주희가 있습니다. 법적으로 금라라의 엄마이고, 라라도 그녀가 친엄마인 줄 알고 있습니다. 2회까지 진행된 신기생뎐에서 금라라의 친엄마는 금어산의 동생 금강산의 처 신효리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들은 라라가 금강산과 신효리의 딸인 것으로 말합니다.

그런데 의문의 여인이 나타났습니다. 한순덕. 유일하게 남아있는 기생집 부용각의 주방장인 그녀는 매일 같은 시간이면 어김없이 금어산의 집 앞에 나타납니다. 그리고 금라라가 집에서 나오는 모습을 지켜보며 눈물 흘립니다. '키우지 못했으니 엄마 자격도 없는 거지' 하면서 말입니다. 

이 무슨 기묘한 운명일까요? 이 복잡한 관계가 또 어떤 논란에 휩싸이게 될지 관심이 가는 대목입니다. 임성한 작가는 혹시 매 작품마다 논란 하나씩을 만들어내는 것에 재미를 붙인 것은 아닐까요? 모르지요. 그 논란이 또 한 번 임성한은 시청률 제조기다, 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게 될지. 

베테랑 연기자 몇 명을 빼고는 주조연들이 모두 신인들로 채워진 신기생뎐이 우려를 씻고, 늘 그래왔던 것처럼 새로운 스타를 만들어내는 작품이 될지 그것도 주목거리입니다. 연예신문들은 벌써 신인들의 연기력을 문제삼지만, 글쎄요, 드라마는 연기자의 연기력만이 성패의 조건이 되는 건 아닙니다.

아이돌그룹 베이비복스의 윤은혜가 좋은 예가 될 겁니다. 그녀의 연기력에 대해 말들이 많지만, 윤은혜는 자기만의 독특한 것이 있습니다. 불완전한 발음과 어색한 표정을 연기력 문제의 이유로 들지만, 사실은 그게 매력으로 다가올 때도 있단 말이죠. 그렇다고 초보 연기자들이 이래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들은 최선을 다해 자기를 갈고 닦아야 하고, 또 극이 진행될수록 그렇게 되리라 믿습니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공신' '파스타'도 막장? 그럼 진짜 막장은 뭐라 불러?

다음뉴스에 뜬 <수상한 삼형제> 기사를 보다가 갑자기 막장드라마의 정의는 무엇이며, 사람들은 보통 어떤 드라마를 막장드라마라고 하는 것일까 궁금해졌습니다. 요즘 <수상한 삼형제> 때문에 부쩍 막장드라마 논란이 많습니다. 저도 처음에 남들처럼 <수상한 삼형제>를 열심히 보았지만, 3주 전부터 끊었습니다. 이 수상한 드라마를 계속 보다가는 정상적인 정신 상태를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막장드라마의 중독성, 이유가 뭘까

사실 막장드라마에는 묘한 끌림 현상이 있습니다. 이건 절대 봐서는 안 되지 하면서도 궁금해서 눈이 가는 그런 현상 말입니다. 뭔가 특이한 행동을 하거나 옷차림을 하고 있는 사람을 보면 욕을 하면서도 계속 쳐다보는 그런 현상과 같다고나 할까요? 아니면 매운 닭발을 눈물을 철철 흘리면서도 계속 먹게 되는 그런 것과 같다고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적절한 비유를 찾기는 어렵지만 아무튼 막장드라마에 묘한 끌림 현상이 있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역대 막장드라마들이 대부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사실도 그 증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너는 내 운명>, <아내의 유혹>, <밥 줘> 등은 공통적으로 막장이란 비난을 들으면서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들입니다. 

이런 막장드라마를 잘 쓰는 작가들에 대해서도 막장계의 거두니 막장계의 쌍두마차니 하는 표현들까지 동원하며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요. 일단 문영남, 임성한, 김순옥, 이 세 사람이 대표주자인 것이 확실해 보이는데, 이들을 일러 막장드라마계의 트로이카라고 불러도 무난할 듯싶습니다. 

김순옥은 최근 SBS에서 방영한 <아내의 유혹>, <천사의 유혹> 시리즈로 막장계의 거물임을 증명했고, 문영남도 이에 뒤질세라 <수상한 삼형제>로 막장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저는 한때 KBS 일일연속극 <너는 내 운명>을 보고 이 드라마를 능가할 막장은 앞으로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곧 생각을 바꿔야 했습니다. 

<너는 내 운명>을 쓴 문은아란 작가는 반사회적이고 반윤리적인 내용에다 말도 안 되는 엉터리 같은 스토리 전개로 그야말로 막장계의 트로이카를 제치고 막장드라마를 새로 평정할 인물로 보였던 것이지만, 연이어 서영명이란 작가가 <밥 줘>란 막장드라마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었죠. <밥 줘> 또한 황당한 스토리와 구성이 <너는 내 운명>에 못지않았습니다. 

막장드라마 중의 막장드라마, '수상한 삼형제'

그러나 역시 막장계의 거물이란 그냥 얻은 별호가 아니었습니다. <수상한 삼형제>야말로 전무후무, 공전절후의 막장드라마였던 것입니다. 확실히 문영남 작가는 막장드라마계의 군계일학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는 <수상한 삼형제>를 통해 막장드라마란 어떤 것인지 확실하게 보여주겠다는 듯이 막장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쟁자인 임성한 작가의 작품 <보석비빔밥>에도 분명 막장적인 요소가 바탕을 이루고 있지만, 아무도 <보석비빔밥>에 안티 걸 생각을 안 하는 걸 보면 바야흐로 문영남 작가가 막장드라마계의 지존으로 군림할 것이 확실해보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런 막장드라마의 범람이란 사회현상을 맞아 막장이란 말 역시 범람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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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삼형제>로 인해 다시 불거진 막장드라마 논란에 막장드라마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궁금해서 미디어다음 검색창에 막장드라마를 쳤더니 엉뚱하게도 "파스타, 최악의 남녀불평등 노동막장 드라마", "최악의 막장 사기 드라마 <공부의 신>" 따위가 올라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막장드라마란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정의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럼 위 사진의 기사처럼 <파스타>와 <공부의 신>은 정말 막장드라마일까요?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세상에 막장드라마 아닌 드라마가 어디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TV 자체가 악이라고 생각해서 아예 아이들이 보지 못하도록 집에서 TV수상기를 치워버린 분들이라면 몰라도 모든 드라마가 악일 수는 없겠지요.

그럼 <파스타>나 <공부의 신>을 막장으로 주장하시는 분들의 근거를 한 번 살펴보기로 하지요. 우선 <파스타>는 왜 막장인가? 뉴스 제목이 말하듯 지독한 남녀불평등과 부당해고와 같은 노동탄압을 소재로 했다는 게 이윱니다. 저도 이 지점이 못마땅하여 비판적인 포스팅을 한 바가 있습니다. 제목이 "파스타, 셰프의 집단정리해고 유감"이었던가 그랬지요. 

막장드라마의 유행에 아무 드라마나 막장 낙인찍는 유행까지 생겨나나

그러나 비록 유감은 있을지언정 <파스타>를 막장드라마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하나의 드라마가 막장이 되기 위해선 나름대로 요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막장드라마란 개념에 대한 정의는 없지만, 대체로 불륜, 폭력, 살인 등 반사회적이고 반윤리적인 내용들을 극의 전개와 상관없이 억지로 끼워 맞춰 자극적으로 만든 무개념 드라마를 말합니다.

윤경아 극본 '공부의 신'은 일본 원작만화 리메이크 작품 , '파스타'는 서숙향 극본이다.


그럼 <파스타>가 여기에 해당하는가? 최현욱 셰프(이선균)의 버럭질이나 이유 없는 부당해고, 성차별적 행위가 반사회적인 폭력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주인공의 캐릭터와 극의 전개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딱히 막장이라고 부르기엔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치판단에 따라 유감을 표명할 수는 있어도 막장드라마란 낙인은 곤란하다는 것이죠. 

게다가 저는 <파스타>가 매우 잘 만든 드라마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감독의 연출도 뛰어나고 소재도 잘 골랐으며 더욱이 이선균과 공효진의 뛰어난 개인기나 타고난 매력이 돋보이는 수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러니 "<파스타>도 막장이야 !" 소리를 듣는 순간 매우 당혹스러웠던 것입니다.

<공부의 신>도 마찬가지 이유로 막장드라마 낙인을 찍는 것에 대해 수긍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이런 글을 쓰신 하재근씨는 교육운동을 하시는 분으로 평소 존경스럽게 생각했었지만, 이렇게 자신의 이념에 맞지 않는다고 하여 함부로 막장 낙인을 찍는데 대해선 매우 유감이군요. 강석호 변호사(김수로)의 교육관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저도 마찬가집니다.

특히 '주입식이 진정한 교육이라는 사상이야말로 절대적 정의'라고 주장하는 대목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더군요. 우리는 통상 '주입식 교육 때문에 우리나라의 국제경쟁력이 망했다'라는 사상을 절대적 정의로 믿고 살아왔던 사람들 아니겠습니까? 저도 <공부의 신>이 주장하는 상당부분의 교육관에 대해선 공감하지 못합니다.

막장 레테르 붙일 땐 신중해야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공부의 신>을 막장드라마라고 낙인찍는 것에 대해서도 공감하지 못하겠습니다. 비록 <파스타>나 <공부의 신>에 우리가 동의할 수 없는 내용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반사회적이거나 반윤리적이라고 할 만큼의 폭력성이 참을 수 있을 정도를 넘었다고는 말할 수 없는 거 아닐까요? 

그렇다면 <수상한 삼형제>도 마찬가지 아니냐고 반문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사실은 이 수상스런 <수상한 삼형제> 때문에 아무 드라마나 함부로 막장 낙인을 찍는 유행병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것저것 마구잡이로 막장 낙인을 찍다보면 <수상한 삼형제> 같은 진짜 막장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꼴이 되니까요.
 

막장형제, 막장시어머니, 막장며느리, 막장사돈, 막장경찰까지 총출동한 '수상한 삼형제'


이놈저놈 전부 막장인데 그깟 막장이 무에 그리 대수롭겠느냐 이 말이지요. <수상한 삼형제>는 진정한 막장드라맙니다. 거의 정신병적인 출연자들의 캐릭터라든지, 반사회적 폭력성이라든지 하는 것들이 일반적인 상식으로 참을 수 있을 정도를 넘어섰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게다가 극의 전개와 아무 상관도 없는 억지 설정들이 지나치게 많습니다.

아버지 김순경은 일선 치안대 경찰이고, 막내아들 김이상은 경찰대를 나온 경찰간부이며, 이상의 친한 여자친구는 검삽니다. 그런데도 이상이의 형 김현찰은 사채업자에게 폭력을 당하고 재산을 갈취 당합니다. 그리고 장남 김건강이 사채업자들에게 대들다가 집단구타를 당합니다. 이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누가 이런 일을 상상할 수 있을까요?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또 이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이 은연중에 이걸 현실로 받아들인다면 정말 큰 일이 아니겠습니까? 경찰 가족도 저렇게 당하는데 우리 같은 서민이야 하면서 불법부당한 폭력에도 순종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들을 하게 되겠지요. 이 수상한 드라마가 경찰청이 지원해 만드는 드라마라고 하니 실로 이 또한 수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막장드라마 낙인 남발로 진짜 막장드라마에 면죄부 주는 일은 없어야

그런데 특이한 것은 이런 불량한 막장드라마를 쓰는 작가들이 대부분 아니 100% 여자라는 점입니다. 위에 열거한 막장 작가들도 전부 여성들입니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이들이 쓰는 드라마가 대부분 여성비하적인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슬픈 이야기지요. 이런 드라마들이 방영되는 시간대도 주로 가족들이 모여 TV 시청을 즐기는 시간이고요. 

아무튼 제가 오늘 말씀드리려던 것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아무거나 대놓고 막장 딱지를 붙이다 보면 그 막장이란 레테르의 신뢰성도 떨어지게 되고 결국은 진짜 막장드라마에 면죄부를 주게 될 거다 뭐 이런 말씀이었습니다. 이놈저놈 다 도둑놈이라고 하다 보면 진짜 도둑놈은 한쪽 구석에서 빙긋이 회심의 미소를 띠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지요.

바로 위 사진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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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예쁜 여자? 몸매 좋은 여자? 
         아니 다 싫어, 오로지 돈 많은 여자가 좋다고요?

'보석비빔밥' 고나은과 이태곤


남자가 가장 좋아하는 여자는 어떤 여자일까요? 얼굴이 예쁘거나 몸매가 좋은 여자? 2세를 위해 머리가 좋은 여자? 아니면, 이해심 많고 현명한 여자? 돈이 많은 여자? 아, 그걸 다 합친 여자라고요? 네, 그렇겠군요. 그러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그런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존재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여자를 만날 확률은 거의 로또 수준이죠.

반대로 여자에게 물어봐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어떤 남자를 좋아하세요? 돈이 아주 많은 남자? 이해심 많고 부드러운 남자? 좋은 직업을 가진 남자? 머리가 좋고 현명한 남자? 잘 생기고 몸매가 좋은 남자? 아니 그걸 다 합친 남자가 좋다고요? 마찬가지로 그런 남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론, 존재할 수도 있지만, 그런 남자와 만날 확률도 거의 로또 수준이죠.

얼마 전에 소위 루저파동이란 것이 있었습니다.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한 한국 여대생들이 '키 작은 남자는 루저다!'라는 발언 아니 대사라고 해야 될까요? 아무튼 세상이 꽤나 시끄러웠죠. 제가 볼 땐 매우 솔직한 발언이었던 것 같지만, 그러나 문제는 그 솔직함이 아니라 그런 생각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내뱉을 수 있는 환경이 설정된 사회 분위기지요. 

저는 이에 대한 논쟁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좋은 학벌도 가지지 못했고, 물려받은 돈도 없고, 거기다 키마저 작다면, 그런 사람은 무어라 불러야 할까? 메가루저? 특급루저?' 그리고 탤런트 김혜수와 유해진이 사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 진귀한(!) 커플로 인해 세상은 또 다시 시끄러워졌죠. 이번엔 반대의 경우로 훈훈한 미담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김혜수와 유해진 커플이 훈훈한 미담의 사례로 다루어진다는 자체도 사실은 이 사회가 사람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심한가를 알려주는 나침반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생각이에요. 김혜수가 아깝다거나 유해진이 봉 잡았다는 말들도 문제지만, 실은 이 커플 소식을 미담으로 전하는 훈훈한 소식들도 그리 상쾌한 입소문들은 아니었던 거지요.  

돈 많은 남자 혹은 돈 많은 여자와 결혼을 통한 신분상승을 간절히 바라는 가족이지만, 그래도 밉진 않다.

 
요즘 제가 재미있게 보는 드라마 중에 <보석비빔밥>이란 프로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본 건 아니고 16회부터 보았든가 그랬어요. 너무 재미있어서 1회부터 15회까지도 결국 틈틈이 시간 내어 다 보고 말았지요. 이 드라마를 쓴 작가는 임성한이라고 <수상한 삼형제>의 작가인 문영남과 더불어 막장드라마계의 거두로 불리는 사람이라더군요.

그러나 <보석비빔밥>은 막장은 아니었어요. 막 쓰기로 유명한 작가의 작품답게 막장적인 요소가 기본 줄거리를 이루고 있는 것은 맞지만, <수상한 삼형제>와는 다른 감동이 들어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제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이런 거예요. "어떻게 같은 불량한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었는데도 이렇게 다를까?"

마치 같은 흙으로 그릇을 빚어도 누구는 도자기를 만들고 누구는 개 밥그릇에도 쓰지 못하는 물건을 만든다고나 할까요? 물론 <보석비빔밥>이 도자기고, <수상한 삼형제>가 개 밥그릇이죠. 제가 이렇게 <보석비빔밥> 이야기를 하는 것은 <보석비빔밥>의 주인공 고나은과 이태곤이 좋아하는 남자와 여자의 스타일에 대한 대사 때문이에요.

제가 글 처음에 이렇게 질문했죠? 남자는 어떤 여자를 좋아할까요? 또 여자는 어떤 남자를 좋아할까요? 먼저 궁비취(고나은)가 서영국(이태곤)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어떤 여자가 좋으세요?" 그러자 서영국은 이렇게 대답했었지요. "기분 좋게 해주는 여자가 좋지요." 음, 그리고 대화가 오가다가 서영국도 같은 질문을 했어요. 어떤 남자가 좋으냐고.

뭐라고 대답 했겠어요? 돈 많은 남자? 잘 생긴 남자? 능력 있는 남자? 아니었어요.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이 연속극을 제대로 보신 분들은 진심이라고 믿으셨을 거예요. 궁비취의 가족들이 대부분 불량한 사고―그래도 <수상한 삼형제>의 불량한 캐릭터들과는 달리 이들에겐 인간미가 있어 귀엽다―를 갖고 있지만, 비취만은 반듯하거든요. 


"편안한 남자가 좋아요." 정말 이 정도면 두 사람이 천생연분이란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기분 좋게 해주는 여자와 편안하게 해주는 남자가 만나 결혼하면 얼마나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웃으시겠지만, 그 두 사람의 대화를 보면서 너무 감동해서 눈물까지 나려고 하더라고요.

그러나 다음 순간, 드라마가 끝나고 현실로 돌아오자 제겐 묘한 상태의 슬픔이 밀려들었어요. '나는 편안한 남자인가? 그리고 나의 아내는 항상 나를 기분 좋게 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애석하게도 별로 아닌 거 같거든요. 모르겠어요. 반대로 생각하면, 내 아내는 늘 나를 편안하게 해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고 또 그렇지만, 나는 별로 기분 좋게 해주지는 못한 거 같아요. 그러고 보니 문제는 제게 더 많군요.  

어쨌든 드라마에서처럼 그렇게 환상적인 궁합은 아닌 셈이죠.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편안하게, 기분 좋게 해주는 사람이 좋으세요? 아니라고요? 그런 유치한 것들보다는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것들 즉, 돈이 많거나 능력이 많거나 잘 생기거나 몸매가 좋은 것에 더 관심이 많다고요? 그것만 된다면 그런 것 정도는 포기하실 수 있다고요?

하긴 뭐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차피 자본주의 세상이니까 그런 게 더 중요할 수도 있겠군요. 저도 자꾸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어갈수록 이상보다는 현실에 더 손을 들게 되더라고요. 그러나 어제 마침내 영국이가 비취에게 프러포즈를 하는 장면에선 정말로 눈물이 나올 뻔 했는데, 아직 제 감성 속에 이상이 약간이나마 남아있었던 모양이에요.

두 사람이 빨리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영국이 동생 끝순이와 비취 동생 호박이를 엮어 복잡하게 만드는 걸 보면 아직 갈 길이 먼 모양이네요. 드라마가 끝나려면 한참 멀었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그나저나, 비취 같은 여자나 영국이 같은 남자를 만날 수 있다면 정말 행운이겠지요? 아무리 그래봐야 저마다 안경은 따로 있는 거겠지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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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보석비빔밥』과 『수상한 삼형제』가 공통점이 있다고? 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릴까? 지금 당장 인터넷에서 두 개의 서로 다른 드라마 제목을 두드리면 차이가 분명하게 나타나는데 말이다. 『보석비빔밥』은 ‘홍유진의 알츠하이머 연기 대단해요’라든지, ‘이태곤과 고나은의 이별장면이 너무 슬프다’라든지 하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수상한 삼형제』는 어떤가. 온통 막장 논란뿐이다. 거기에 더해 수상한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 아닌가.


『보석비빔밥』과 『수삼』, 공통점이 있다고?

그런데 뚱딴지처럼 공통점이라니. 그러나 분명 공통점이 있긴 있다. 우선 보석비빔밥과 수상한 삼형제란 제목부터가 특이하다. 둘 다 어느 집안의 형제(자매)들에게 붙여준 별칭이다. 극중에 등장하는 인물들 이름이 별나다는 점도 같다. 우선 『보석비빔밥』부터 보자. 보석이란 궁상식과 피혜자 부부 자녀들의 이름이다. 큰딸은 궁비취, 둘째딸 궁루비, 셋째인 큰아들은 궁산호, 고등학생인 막내아들은 궁호박이다. 아, 50이 넘어 낳은 막내아들이 하나 더 있다. 아직 두 살배기인 이 아이는 보석이 아니고 궁태자다.

궁비취의 남자친구는 서영국이다. 영국의 아버지는 로마, 그러니까 부자가 영국과 로마를 나누어 가진 셈이다. 서로마의 아내 이태리와 끝순이도 있지만, 이쯤 하기로 하자. 그럼 이번엔 『수상한 삼형제』를 볼까. 주인공 김이상의 아버지는 김순경이다. 김순경은 진짜 경찰이다. 계급은 순경이 아니고 경위쯤 되겠지만 아무튼 이름이 순경이다. 김이상이란 이름은 아마도 내 짐작에 김순경의 아들 삼형제 중에서 김순경의 이상을 채워줄 놈이라고 해서 지은 이름이 아닌가 싶다. 

결국 김이상은 경찰대를 졸업하고 사시에 패스한 다음 아버지의 바람처럼 경찰이 되었다. 김이상의 두 형의 이름은 김건강과 김현찰이다. 김건강의 캐치프레이즈는 ‘머니 머니해도 건강이 최고다’다. 큰아들이지만 어릴 때부터 건강이 안 좋아 빌빌거린 탓에 엄마 치마폭에 싸인 마마보이가 되었다. 둘째 아들은 그런 큰아들에 가려 늘 찬밥신세다. 그래서 잃어버린 사랑을 되찾는 방법은 오로지 돈을 버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던지 머릿속에는 돈밖에 든 게 없다.

그래서 이름도 현찰이다. 그러니 이 둘째아들의 캐치프레이즈는 ‘머니 머니해도 머니가 최고다’가 되겠다. 그 외에도 김순경의 아내이자 수상한 삼형제를 낳은 어머니의 이름은 전과자, 김이상의 애인 주어영의 아버지는 주범인이다. 주범인은 실제로 과거에 사기꾼 전력이 있다. 그러다가 사기로 모은 돈으로 산 땅이 개발되는 바람에 졸부가 되었다. 그러므로 김순경과 주범인은 과거의 숙적인 셈이다. 주어영은 이름처럼 어영부영이다. 아, 그러고 보니 어영의 동생은 부영이다. 

(위) 수상한 삼형제 (아래) 보석비빔밥


주어영은 매우 똑 부러진 여성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실상은 줏대도 없는데다가 매우 헤픈 여자다. 어제는 왕재수 검사와 진한 키스를 나누다가 그에게 채인 오늘은 다시 김이상 경감의 품에 안겨 진한 키스를 허락한다. 이 모습을 보면서 나는 도대체 저 여자가 제 정신일까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지난주부터는 이 드라마를 집에서는 안 본다. 연속극을 주로 딸과 함께 보는데―딸이 나를 닮아 연속극 광이다―이것만큼은 도저히 함께 볼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두 드라마의 가장 큰 공통점, ‘불량한 캐릭터’

자, 그럼 이외엔 공통점이 더 없는가? 더 있다. 사실 위에서 말한 두 가지 공통점은 공통점이라고 할 수도 없고 별로 중요한 것도 아니다. 그리고 내가 오늘 말하고자 하는 공통점도 이게 아니고 사실은 다음이다. 이건 매우 중요하고 근본적인 공통점이다. 무언가. 드라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매우 불량하다는 것이다. 『보석비빔밥』의 주인공 가족들 즉, 궁상식과 피혜자 그리고 네 명의 보석들은 모두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다름 아닌 부잣집 아들 혹은 딸과 결혼해서 부자가 되어 행복하게 사는 꿈이다.

말하자면 신데렐라를 꿈꾸는 가족이라고나 할까. 심지어 간호사인 궁루비는 병원에서 만난 어느 돈 많은 독신 할머니의 수양딸이 되고자 접근하기도 한다. 그리고 거의 성공했다. 이제는 거꾸로 70살이 된 독신사장이 루비를 수양딸로 삼지 못해 안달이다. 막내아들―얼마 전에 부모가 아들을 하나 더 낳았으니 이제 막내가 아니지만, 자기가 막내라고 착각하고 산다―호박은 학교공부보다는 부잣집 딸 끝순이를 꼬시는데 더 열심이다. 보석 중에 이 친구의 사상이 가장 의심스럽다.

『수상한 삼형제』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에 대해선 더 이상 설명하고 싶은 마음이 사실 생기지 않을 정도다. 김순경을 제외한 모든 인물들이 정신 감정을 받아야할 만큼 상태가 비정상이다. 사실 김순경도 주범인과 엮이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지 아직은 장담할 수 없다. 곧 유일하게 정신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는 그도 곧 정신을 놓게 될 날이 멀지 않았음을 나는 직감한다. 김이상 경감을 보자. 그는 이 드라마에서 김순경과 더불어 유일하게 정신을 차리고 있는 인물로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이 김이상이란 인물이 가장 문제다. 경찰간부란 사람이 개인적 연애사업에 경찰서를 이용하고, 수갑을 함부로 채우는가 하면,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 음주단속 경찰인력과 경찰차량까지 동원했다. 이 무슨 해괴한 장난인가. 만약 국군 장교가 자기 애인에게 프러포즈하기 위해 탱크나 장갑차를 동원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건 군대라서 안 되고, 이건 그냥 사소한 순찰차량 정도니까 괜찮다고? 그런 황당한 주장을 하는 사람이 설마 있을까 싶긴 하지만, 여기 (드라마를 쓴 작가가) 있지 않은가.

그래도 나름 시청자들로부터 유일하게 정신 차린 인물로 평가받는 김이상이 이 정도라면 다른 캐릭터들은 부연설명이 필요 없다. 한마디로 정신이상자들이 모두 집합한 드라마라고나 할까. 며느리를 노예 부리듯 하는 시어머니 전과자와 사기 결혼한 엄청난, 전과자와 엄청난에게 당하기만 하는 노예 같은 며느리 도우미와 평생 도우미의 등골을 빼먹고 사는 도우미의 생모 계솔이가 보여주는 세계는 그야말로 막장이 무언인지 그 전형을 보여주려는 듯하다. 

비슷한 재료로 만든 두 개의 음식맛이 왜 이다지도 다를까?  

자, 이렇게 『보석비빔밥』과 『수상한 삼형제』는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불량하거나 반사회적 성향을 가졌다는 점에서 매우 닮았다. 그런데 이 두 드라마는 확연한 차이점을 갖고 있다. 한 드라마는 잔잔한 호평을 받고 있는 반면에 다른 하나의 드라마는 막장드라마의 첨단을 보여주고 있다는 혹독한 악평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내가 오늘 말하고자 하는 것도 바로 그것이다. 왜 그럴까? 비슷한 재료로 만든 두 개의 음식이 왜 이토록 맛이 다른 것일까?   

내가 생각하기에, 두 드라마가 하나는 호평 받는 좋은 상품이 되고, 하나는 악평으로 가득 찬 막장드라마가 된 데는 딱 하나의 이유가 있다. 『보석비빔밥』에 등장하는 불량한 캐릭터들에겐 사랑과 양심이 있는 반면에, 『수상한 삼형제』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겐 사랑도 양심도 없다. 오로지 목적을 위해선 물불 안 가리고 자기 직성대로 하고야 마는 인면수심의 인간군상들만이 존재한다. 보석들도 불량한 욕심을 부리긴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들은 수상한 삼형제와는 근본이 다르다. 


보석들의 불량함에는 공감대가 있다. 그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럴 수 있다는, 그런 꿈을 꿀 수 있다는 이해심, 어렵게 살아온 서민들이라면 한 번쯤은 솔직히 가져보았을 그런 불량함에 대한 동정심이다. 그러나 그들은 근본에 양심이란 걸 가졌다. 그리고 그 양심은 줏대로 표현된다. 아무리 욕심이 앞서도 양심과 줏대를 포기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수상한 삼형제들에겐 그것이 없다. 그들에겐 양심도 줏대도 없을 뿐 아니라, 추악한 인간의 모습을 모두 모아 옷으로 만들어 입고 있는 듯하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수상한 삼형제』는 경찰청으로부터 전격 지원을 받고 있는 드라마라고 한다. 그래서 용산참사에 희생된 시위대를 악마처럼 만들고, 이를 진압한 경찰에겐 온정의 눈물을 흘렸던 것일까. 아직도 용산에서 희생된 다섯 명의 철거민들은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는 데 말이다. 지난 주말엔 김이상 경감이 직접 분통까지 터뜨렸다고 하지만, 나는 아직 보지는 못했다. 이미 이 드라마는 아이들 교육상 집에서는 안 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수상한 삼형제』가 30% 가까운 시청률로 주말드라마 1위라고 하지만, 그건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닐 수 있다. 8시라는 황금시간대에 방영하는 드라마와 10시가 넘은 시간에 방영하는 드라마를 단순 시청률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다만, 우리가 아는 것은 『수상한 삼형제』는 막장드라마로 낙인 찍혀 그 악명을 떨치고 있는 반면에 『보석비빔밥』은 갈수록 잔잔하고 훈훈한 감동으로 우리를 기쁘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명품 도자기와 개 밥그릇의 차이, 혹시 경찰 개입 때문?

어떻게 같은 불량품을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어도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만드는 사람 문제인 것일까? 하긴 같은 흙으로 그릇을 빚어도 누구는 도자기를 만들고 누구는 개 밥그릇에도 쓰지 못하는 물건을 만든다고 한다. 『보석비빔밥』의 작가는 임성한, 『수상한 삼형제』의 작가는 문영남이다. 그러고 보니 두 사람이 모두 ‘막(!)’ 쓰기로 한 이름 하는 분들이다. 그렇다면 꼭 사람 문제라고 할 수만은 없다는 얘긴데, 대체 무엇이 이 두 드라마의 차이를 낳게 한 것일까? 

혹시 경찰이 개입했기 때문 아닐까? 수상한 삼형제에게 접근한 수상한 경찰 때문에?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