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쪼아먹은 감을 보며 드는 고향생각 우리 집 마당에는 감나무가 한그루 있습니다. 이미 겨울준비를 모두 끝낸 감나무에는 홍시 하나가 덩그러니 매달려있답니다. 새가 쪼아 먹었는지 절반쯤 잘려나갔습니다. 그런데도 감은 그대로 나무에 매달려 빠알간 빛을 잃지 않습니다. 참 신기합니다. 어릴 적 생각이 납니다. 마을에는 누구네 집 할 거 없이 감나무가 한 그루씩은 다 있었습니다. 물론 우리 집에도 감나무가 있었습니다. 여름을 부르는 실바람에 떨어진 감꽃들로 흐드러진 뒤뜰에는 채 자라지 못한 ‘새끼감’들이 함께 나뒹굴었었지요. 감꽃을 주워 실에 꿰어 목걸이를 만들어 목에다 걸고 떨어진 ‘새끼감’을 주워 입에 넣으면 달큼하면서 새큼한 싱싱함이 입안에 감돌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세월이 그렇게 흘렀건만 그 맛만큼은 아직도 또렷합니다. 어린 시절 동무들 생.. 더보기 이전 1 ··· 928 929 930 931 932 933 934 ··· 10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