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회사에 취직했다. 새벽 5시부터 낮 12시까지 하는 일이다. 탑차를 사야한다고 해서 650만원 주고 중고 리베로탑차 샀다. 한달 가까이 열심히, 신나게 일했다. 그런데 어제 느닷없이 그만두란다.
왜? 일감이 줄어 인원을 반으로 줄여야겠단다. 그럼 탑차는 인수할 거냐? 그랬더니, 그건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다음주까지 생각해보겠단다. 아, 억울하다. 인생 조까타. 사장을 확 패주고 싶다.
그러고 오후에 투잡으로 하는 택배회사에 배달하러 갔다. 나는 월영동 구역인데 합성동 배달하는 놈이 내 물건을 지 차에다 실어놓고 있다. 보았더니 한집에만 스물 몇 개가 한꺼번에 들어가는 거다.
아, 씨바, 뭐야? 했더니 경리왈, "아저씨, 나는 아무것도 몰라요." 아들뻘이나 되는 그 젊은 놈도 말이 없고... 이건 무슨 시추에이션이야? 알고 봤더니 이놈이 지점장 조카란다. 미루어 어제 하루만 그런 일이 있었던 게 아닌 것 같다. 내가 오후반이다 보니 지들끼리 그런 식으로 때깔 좋은(한집에 몇십개씩 들어가면 한번 배달로 몇십개를 배달하게 되는 효과가 난다) 물건은 슬쩍 해쳐먹는 거다. 지점장의 조카라는 빽으로...
이래도 되는 거야? 이래도 내가 이 일 계속해야 되는 거야? 여러분이라면 할 수 있겠어? 네, 네, 참으면서? 물론 내 이야기는 아니다. 내 주변 절친 형님의 이야기다.
초기에 길 익힌다고 나도 한 4, 5일 함께 배달해주었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더 성질 난다. 세상 참 더럽다. 이러고도 살아야 한다니...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애, 말로만 떠들지 말고 직접들 해보시라. 그럼 그게 뭔지 알게 될 거다... 시간당 4000원짜리 인생이 어떤 것이지를 말이다.
그래서 어제 부동산 사업하시는 박성철 형님 사무실에 가서 "낮술 한잔 합시다" 이렇게 해가지고 한잔 진하게 빨았다. 비정규직 열 받으니 돈 되는 건 무확화이트 사장밖에 없는 듯하다. ㅠㅠ
ps; 열 받아 페이스북에 쓴 글인데, 정리해서 올리려다가 시간이 없어 그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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