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어이가 없어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가 선거현수막에 써넣은 글귀 때문이다.
“‘쉬운 해고’ 척결하겠습니다. 「저성과자 해고 제한법 발의」”
“학교의무급식은 국가의 책임입니다. 「의무교육에 따른 의무급식」
2월 무상급식 정상화, 강기윤이 힘썼습니다.”
강기윤 후보는 박근혜부터 척결하고 말을 하라
강기윤 후보가 ‘쉬운 해고’를 척결하겠다고 한다. 그것도 그냥 해고제한법이 아니라 저성과자 해고제한법을 만들겠다고 한다. ‘저성과자’라는 특수 영역을 특별히 지정해 이에 대한 ‘쉬운 해고’를 척결, 다른 말도 아니고 척결하겠다고 한다.
누구를 척결하겠다는 것인가? 이른바 ‘저성과자 해고를 쉽게 하는 법’은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역점사업 중 하나다. 그래서 이 법안 추진 사실이 알려지자 세상은 박근혜를 빗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일할 능력도 없고 사고만치는 저성과자 박근혜 당신부터 해고하라!”고 외쳤던 것이다.
자, 그래서 강기윤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에 날을 세우고 그녀를 척결하겠다고 국민 앞에 공약하는 것인가? 물론 그는 국회의원이 되고 나면 언제 그런 말 했냐는 듯이 입을 싹 닦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강기윤 후보가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한다”고 말한다.
지난 1월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창원시 성산구 소재 강기윤 의원 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저성과자 박근혜를 해고하라!”고 외치며 박근혜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쉬운 해고’ 법안에 반대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강기윤 후보는 이에 대해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느닷없이 선거철이 되자 “쉬운 해고를 척결하겠다”면서 이름도 이상한 “저성과자 해고제한법”을 발의하겠다고 한다. 그럼 저성과자가 아니면 해고해도 되나?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숭고한 뜻이라던 무상급식 중단, 선거철 되자 무상급식 찬성?
강기윤 후보가 선거현수막에 내건 또 하나의 슬로건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학교 의무급식은 국가의 책임입니다. 의무교육에 따른 의무급식. 2월 무상급식 정상화, 강기윤이 힘썼습니다.”
명백한 거짓말이다. 강기윤 후보는 불과 석 달여 전인 지난 12월, 이렇게 말했다.
“무상급식 중단은 홍준표 지사의 숭고한 뜻!”
무상급식 중단을 숭고한 뜻이라고 했던 그가 불과 석 달 만에 생각이 바뀌어 무상급식은 국가의 책임이며 의무교육에 따른 의무급식은 정당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한발 더 나아가 경남의 무상급식이 정상화된 것이 자기가 힘써서 그린 된 것이라고 선전한다.
기가 찰 노릇이다. 정치인의 입은 원래 믿을 것이 못 된다고 했지만 이건 해도 너무 한 거 아닌가.
쉬운 해고 척결하겠다면서 ‘노동개악 저지’ 집회장에 난입?
‘쉬운 해고 반대’를 포함한 노동개악을 규탄하며 박근혜정부 심판을 외치는 민주노총 집회에 난입해 집회를 방해하며 선거운동을 하였다. 만약 “쉬운 해고를 척결하고 해고제한법을 발의하겠다”는 것이 진심이라면 결코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강기윤 후보 측은 거꾸로 민주노총 경남본부를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다. 적반하장이다. 민주노총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사전신고를 마친 합법적인 집회일 뿐 아니라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최저임금 인상’ 등 현수막 내용도 선관위에 사전 질의를 거친 후 제작된 것”이라고 한다.
오히려 강기윤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민주노총 집회장에 불법적으로 난입해 현수막 앞을 가리고 선거운동을 함으로써 민주노총의 합법적인 집회를 방해한 사실에 대해 반성하고 공식적 사과를 해야 옳은 일 아닌가.
최소한 강기윤 후보가 “나는 근로자를 대변하기 위해 출마했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 어떻든 좋다. 선거철에 정치인들이 거짓말로 도배를 하는 것은 익히 봐왔고 면역도 충분히 돼있다. 그래도 한마디는 하자.
“입에 침은 바르고 거짓말 해라!”
노회찬 효과가 크긴 크다. 노회찬이 아니었다면 “박근혜 척결하자!”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이런 선거현수막 달았겠는가. 요지경 속이다. 아무튼 하나 묻고 싶은 게 있다.
“숭고한 뜻이라던 홍준표 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결정이 선거철이 되니까 바뀌신 겁니까? 선거 끝나도 그 생각 유지하실 건가요? 국회의원 당선되면 정말 박근혜 척결하실 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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