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형 씨가 87년 대투쟁 때 창원대로에서 함께 투쟁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하니(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보낸 선거운동용 메시에서 그랬다는군요. ㅜㅜ) 우스워서 한마디 안 할 수가 없네요. 그렇게 눈물을 흘릴 정도면 그때 왜 마창노련 의장은 아니더라도 부의장이든 각 부서 국장이든 자리 하나 맡지 않았을까요?
마산창원노동조합총연합이 마산, 창원의 각 단사 노조위원장들이 의장, 부의장, 각 부서 국장을 맡아 운영했던 건 잘 알고들 계실 테고요. 당시 마창노련 교육선전국장을 역임했던 애들 엄마에게 물어봤어요.
“손석형 씨 잘 아나? 마창노련 때 무슨 역할을 했노?”
“알기는 무슨. 한국중공업 위원장 할 때 가끔 거들먹거리며 나타났다 사라지고 그런 거밖에 모르지.”
“가두투쟁하며 눈물 흘렸다는데?”
“몰라. 나는 아무튼 본 적 없어.”
그러고 보니 저도 손석형 씨를 몰랐네요. 창원공단에서 제일 크고 영향력도 큰 사업장인 한국중공업 노조위원장 출신이라는데도요(오히려 그가 먼저 저를 알아보고 아는 척 했던 것 같아요). 아마 민주노총 상남동 가건물 시절 처음 본 것 같은데요.
민주노총이 양지라면 그 양지를 만들어낸 전노협과 마창노련은 음지이지요. 음지도 그냥 음지가 아니라 엄혹한 탄압을 뚫고(이거 요즘은 안 쓰는 표현이죠?) 살얼음판을 걷는, 그런 음지란 말입니다.
음지에서는 아무 일도 안 하고 방관만 하다가 음지에 햇볕이 들어 양지로 바뀌니 얼른 뛰어나와 민주노총 도본부장 자리를 꿰찼다는 게 저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 가요. 뭐 그것도 다 전술이라고 하면 할 말 없지만.
하긴 그런 전략에 대해 누군가 말해주던 게 기억나네요. 폭풍이 몰아칠 땐 딱 엎드려 죽은 듯 있다가 폭풍이 지나가고 지도부 다 구속되고 노조가 거의 붕괴 단계에 이르면 짠 나타나서 조직을 접수한다. 실제로 그런 분들 많이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제가 아는 사람도 있고요.
훌륭한 작전이라고요? 허허, 그러니까 그게 정치를 아는 거라고요? 두 번 정치 알았다간 노조 팔아먹는 게 아니라 나라도 팔아먹겠군요. 나라 팔아먹어도 찍어줄 사람 많다고요? 허허 참, 이쯤 되면 더 이상 말해봐야 소용없겠군요.
어쨌거나 이런 손석형 씨가 진짜 노동자라면서 지지 선언을 한 전현직 시(군)도의원들을 보며 드는 생각은 사람은 정의보다는, 상식보다는, 대중의 이익보다는 패거리를 위해 살아간다는 것, 그것이 진리라는 것, 그래서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번 배신한 자는 반드시 또 배신한다는 것도 진리입니다. 왜냐하면 개과천선한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잘 변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마지막으로 이 모든 분들에게 “엿이나 많이 드시오!” 인사를 보내는 바입니다.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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