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세상에 드라마 보다보다 이런 엉터리 같은 드라마 처음 본다. 나는 연속극을 한번 보기 시작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끝까지 본다. 궁금증 때문이다. 아무리 재미없는 드라마라도 일단 보기 시작하면 그 끝을 확인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러다보니 재미없는 드라마도 억지로 보는 경우도 많기는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그 정도가 심해도 너무 심하다. 시나리오도 엉망이지만(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엉성한 시나리오를 쓸 수가 있는지 보는 내가 한심해서 웃는다), 연출 자체도 말이 아니다. 수십 명의 총잡이들이 포위하고 있는 도접장의 집에서 도접장의 딸을 인질로 잡고 탈출을 시도하는 주인공. 그런데 그 딸이 순순히 자기가 길을 안내하겠다며 앞장을 서고, 그 딸의 등을 총으로 겨누고(인질이니까) 따라가는 주인공. 하하하. 웃기는 것은 이 엉터리 같은 주인공 친구, 자기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수십 명의 총잡이들에게 등을 보이고 천천히(물론 날카로운 눈동자를 굴리며 인질의 등에다 총을 겨누고서) 대문으로 따라 나간다. 헐, 그런데 멍청한 인간들은 대체 뭐하는 거야. 그냥 한방이면 끝나는 것을. 등을 보이고 인질의 뒤를 졸졸 따라가는 멍청한 주인공이나 이걸 그냥 보고 있는 인간들이나…… 후덜덜이다. 그리고 또 하나 웃기는 것은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고종임금이 마치 세종대왕 같은 성군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것. 고종임금이 통리기무아문을 방문해 새로운 개화사상 학습에 여념이 없는 관리들을 격려하고 치하하는 모습이 꼭 세종대왕이 열심히 연구에 정진하고 있는 집현전 학사들을 방문 격려하던 모습을 베껴놓은 듯하다.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이건 너무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뭐 드라마니까. 그러고 시나리오나 연출의 엉성함이나 무성의도 그냥 뭐 드라마니까. 이상 케이비에스 드라마 조선총잡이에 대한 평이었다. 이걸 보는 내가 한심하기 이를 데 없지만 어쩔 수 없다. 나는 한번 보기 시작한 건 중간에 못 끊는다. 어쨌든 끝은 봐야 하니까. ㅠㅠ
ps; 그러나 소재는 참 좋은 드라마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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