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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패

짝패, 붓도 못 잡아본 거지가 천하명필? 짝패를 재미있게 보고는 있지만 이번 3부와 4부는 좀 실망이다. 물론 재미는 있었다. 꽃거지 노영학(어린 천둥이)도 괜찮았지만, 특히 최우식(어린 귀동이)과 진세연(어린 동녀)이 일품이었다. 내겐 꽃거지보다는 꽃도령이 더 나아보였다. 사실 꽃거지라는 이름이 왜 붙는지도 모르겠지만, 어울리지 않는 이 조어가 도통 마음에 들지 않는다. 거지면 거지지 꽃거지는 또 뭐람? 모르는 바는 아니다. 선덕여왕에서 김남길이 등장하자 꽃거지라며 열광하는 팬들로 인해 이 말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김남길이 열연한 비담은 거지가 아니었다. 단지 행색이 초라했을 뿐 어디까지나 신라 화랑의 우두머리 문노의 제자였던 것이다. 머리를 풀어헤치고 다 떨어진 옷을 걸친 비담이 거지처럼 보이긴 했지만, 그는 무술 수행자였다. .. 더보기
짝패, 민중사극에서도 양반 아니면 주인공 못하나 사극이란 게 대체로 그렇습니다만, 일종의 운명론 같은 걸 보게 됩니다. 그러니까 주인공들은 늘 양반이거나 양반이었거나 양반을 조상으로 둔 사람들입니다. 짝패도 예외는 아닙니다. 천둥이가 귀동이가 되고 귀동이가 천둥이가 되는 기막힌 운명이 드라마의 주소재이긴 합니다만, 결국 천둥이나 귀동이나 모두 양반의 핏줄을 타고났습니다. 비록 천한 여종 막순이의 아들로 태어나 귀동이의 운명을 가로챈, 원래는 천둥이였던 귀동이도 서울의 어느 명문가 대감의 씨앗인 것입니다. 원래는 귀동이였던 천둥이는 당연히 양반의 핏줄입니다. 그러니 이 드라마 짝패도 결국 양반이 주인공인 셈입니다. 글쎄 제가 지금껏 무수한 사극을 보아왔지만 순수한 상놈이 주인공 행세를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짝패와 마찬가지로 민중사극을 표방했던 .. 더보기
짝패, 구관이 명관이란 옛말의 참뜻 짝패. 전에도 말했지만 실로 아이러니한 운명을 말해주는 제목이다. 나는 처음에 짝패라고 하기에 무슨 골목 깡패들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다. 짝패의 사전적 의미를 빌어 말하자면 이렇다. 짝을 이룬 패, 명콤비, 파트너, 짝쿵. 그러나 또 다른 의미를 덧붙이면 이렇게도 되겠다. 쌍벽. 항상 그렇듯이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재미없다. 영웅에겐 그에 걸맞은 상대가 있어야 진정한 영웅이 되는 법이다. 주유나 사마중달 없는 제갈공명이 무슨 재미가 있겠나. 짝패의 주인공은 천둥이와 귀동이다. 천둥이는 천둥치는 날 낳았다고 해서 천둥이라고 지었는데, 그럼 귀동이는 귀한 양반집 자식이라고 해서 귀동인가? 아무튼, 천둥이가 귀동이가 되고 귀동이가 천둥이가 되는 가엾은 혹은 기구한 운명에 대해선 전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