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비'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03.26 '추노' 잔혹한 반전 뒤에 떠오르는 희망? by 파비 정부권 (2)
  2. 2010.03.20 추노, 노비당의 그분은 진짜 '그분'이었다 by 파비 정부권 (62)
  3. 2010.01.30 양반귀족 대길이 추노꾼이 된 까닭? by 파비 정부권 (47)
  4. 2010.01.09 기획의도로 살펴보는 '추노'의 등장배경 by 파비 정부권 (9)
지랄 같은 세상을 향한 업복이의 마지막 분노

큰일 났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우려하던 대로 그분은 이경식의 끄나풀이었습니다. 저는 앞에 그분은 이경식의 끄나풀이어서는 안 되며 절대 되어서도 안 된다고 역설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이렇게 적은 이유는 역시 희망 섞인 말을 하면서도 불안했었던 때문이겠지요. 많은 분들의 지적처럼 반전을 위한 장치들이 무수히 있었고 실은 저도 그것을 보았기 때문이지요.


희망에 눈이 멀어 깨닫지 못한 반전

"그러나 만에 하나 제 생각이 틀리면 어떻게 하냐고요? 그럼 큰일 나는 거지요. 제 기분도 기분이지만, 우리에게 앞으로 어떤 희망이 있겠어요?"

그리고 결국 그 '큰일'은 일어나고야 말았습니다. 그분은 노비도 아니었으며 노비당을 만들려고 한 것도 아니었고 더더구나 혁명 같은 건 꿈에도 꾸지 않았습니다. 그는 역시 출세를 위해 이경식이 시키는 대로 일을 꾸민 하수인에 불과했습니다. 그분도 역시 양반이었던 것입니다. 그는 이경식을 만나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 이런 말씀까진 안 드리려고 했는데, 제가 노비들에게 형님이라고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것까지는 어떻게든 참겠지만 냄새는 도저히 못 참겠습니다. 노비들 가까이 가면 냄새가 어찌나 역한지 대업이고 뭐고 당장에 목을 쳐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끝봉이의 주검을 안고 비장한 결심을 하고 광화문 앞에 선 업복이


아, <추노>는 마치 저의 아둔함을 조롱이라도 하려는 듯 너무나 잔인한 반전을 만들고 말았네요. 사람 위에 사람 없는 거라던 그분의 진면목이 바로 저런 것이었다니. 그런데 왜 저는 그분이 진짜 그분이라고 생각했을까요? 이미 천 냥짜리 어음 사건을 통해, 물소뿔 상인들과 청인무사들의 피살 사건을 통해 이경식과의 관련성이 복선으로 깔렸는데도 말입니다. 

그런데도 왜 그랬을까요? 세상을 바꾸자는 그분의 말에 현혹되었던 것일까요? 저 역시도 천한 상것들과 다를 바 없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분의 알현을 받은 이경식이 이렇게 말했지요. "천것들이란 작은 희망만 보여줘도 죽을지도 모르고 따라오게 돼 있으니." 그랬나 봅니다. 그 작은 희망에 잔혹하게 숨어있는 반전을 보지 못 했던가 봅니다.  

노비당이니 혁명이니 하는 것은 원래 없었다

결국 노비당은, 아니 꾐에 빠진 노비들은 전멸하고 말았습니다. 다행이 초복이와 긴 이별을 해야 했던 업복이는 이 자리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뒤늦게 나타난 업복이는 끝봉이로부터 그분의 존재에 대하여 깨닫게 됩니다. 복수를 결심한 업복이는 대궐로 향하고 마침 대궐에서 나오던 이경식과 마주치게 되지요.

이경식과 그분, 그리고 변절자 조선비가 모두 업복이게 죽는다.


그리고 이경식을 구하기 위해 달려오는 그분, 업복이의 총에 이경식과 그분은 허무하게 죽고 말았습니다. 정말 허무한 죽음이었습니다. 그들은 치부를 위해 같은 양반들을 죽이기도 하고, 노비들을 부추겨 세상을 바꾸자는 따위의 불온한 사상을 퍼뜨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끝이 이렇게 간단하게 죽음을 맞는 것이었다니.

아무튼 애초부터 노비당은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원래 아무런 희망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제작진은 마지막에 희망을 보여주는 것으로 끝내고 싶다고 했습니다. 어떤 희망이었을까요? 저는 아무리 찾아보았지만 희망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길과 태하, 언년이에게서도 희망 같은 것은 발견되지 않았지요.

대길이의 최후, 역시 멋지다.

대길은 언년이를 위해 죽었습니다. 그는 떠나는 언년이를 보며 이렇게 속으로 뇌까렸지요. "네가 살아야 돼. 네가 살아야 내가 사는 거다." 마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서 로베르토 조단이 사랑하는 마리아에게 했던 말과 비슷하더군요. 그러나 제가 보기에 <추노>의 장혁이 훨씬 멋있었습니다.

휘날리는 머리칼 아래 슬프게 빛나는 눈빛, 루지탕에서 보았던 알랑 들롱의 눈빛 이후 처음 보는 아름다움이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그 장혁의 눈빛에서도 저는 희망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혹 어쩌면 송태하가 청나라로 가지 않겠다고 결심하면서 혜원에게 한 이 말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던 것일까요? 

희망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청나라로 가지 않겠습니다. 이땅에 빚을 너무 많이 져서 이땅을 떠날 수가 없을 거 같습니다. 금방 회복될 것입니다. 다 나으면 좋은 세상 만들어야지요. 혜원이 언년이 두 이름으로 살지 않아도 될…."

그러나 그 말을 통해서도 저는 작은 희망 하나라도 건지기가 어려웠습니다. 왜냐하면, 송태하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이 앞서기 때문이지요. 송태하는 그저 몰락한 양반에 불과합니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시골에 묻혀 책이나 읽으며 가까운 상것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이상은 없습니다. 너무 무시하는 것일까요?

업복이를 바라보며 두 주먹을 불끈 쥔 노비들


그래도 굳이 희망을 찾아야 한다면, 저는 오히려 업복이와 한집에서 종노릇을 하던 반짝이 애비에게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분과 이경식을 죽이고 체포되는 업복이를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두 주먹을 불끈 쥔 그의 모습에서 새로운 희망 같은 것이 보이긴 했습니다. 그를 통해 제2, 제3의 업복이를 볼 수 있으리란 기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요. 

그러나 그것도 너무나 참혹한, 잔혹하기까지 한 반전 앞에서 힘을 잃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으로선 그들에게 희망을 걸 수밖에 없을 것 같군요. 그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노비당을 만들고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하고자 할 때 희망은 아침 태양처럼 떠오르는 것이겠지요. 초복이가 떠오르는 해를 보며 은실이에게 한 말처럼. 

"은실아, 저 해가 누구 건지 알아? 저건 우리 거야. 왜냐하면 우린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으니까."

"우리 같은 노비가 있었다고 세상에 꼭 알리고 죽으마!" 


그녀는 마치 총자루가 업복이의 영혼이라도 된다는 듯이 힘차게 잡고 있었습니다. 힘차게 떠오르는 태양 아래에서…. 그 총자루는 업복이가 마지막 비장한 결심을 하며 던졌던 말을 기억하고 있을까요? 설령 그 총이 그 자리에 없었던들 들었을 거예요. 총은 업복이의 화신이니까요. 그리고 그 말은 초복이에게도 전해졌을 테지요.

"우리가 있었다고, 우리 같은 노비가 있었다고 세상에 꼭 알리고 죽으마! 그렇게만 되믄 개죽음은 아니라니. 안 그러나, 초복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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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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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태하가 몰락한 양반일 뿐??? 2010.03.26 1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태하가 몰락한 양반일 뿐이라니;;성급하신 듯 합니다.ㅠㅠ
    괜찮으시다면 이분의 글을 한 번 읽어 보시겠습니까?

    서론 부분은 생략하고 중간 부분만 싣겠습니다.

    /////......중략.......

    그가 노예로 전락한 뒤 자신의 상황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에 대해(이후 청나라로 도피(?)할 생각만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맹렬하게 타박하시는 분이 있다는 것을 알고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우리가 아리스토텔레스의‘노예관’

    (그는 노예들이 항상 힘이 세고 장대하다는 사실을 관찰하고, 노예란 자연의 산물이며‘어떤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어떤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노예가 된다. 따라서 노예제는 수단인 동시에 올바르다’라고 말했습니다. 노예와 주인의 관계는 야만인-비(非)그리스인-과 그리스인의 관계와 같다고도 했지요.)

    을 오늘날 21세기의 가치로 재단하며 매도할 수 없는 것처럼
    양반 신분의 태하의 가치관 역시 마찬가지라 생각됩니다.

    확실한 것은 태하는 스스로의 본성을 감추고 가면을 쓰는 지식인과 달랐다는 것입니다.
    그는
    ‘말에 오르면 집을 잊고, 성을 나서면 내 한 몸 잊었노라’
    (上馬忘有家 出城忘有身) 양헌수/병인양요
    ‘군자는 무일(無逸)-편안하지 않음-에 처해야 한다’는 옛말을 지독하게 실천한 사람이었습니다.

    누구나 편안한 것을 좋아하고 추구합니다.
    그러나 정작 편안해지면 무질서한 일상적인 삶에 묻혀서 나태해지고 타락하기 십상이지요.
    수평의 인간은 안일이고 몰락이며 그것은 곧 죽음 아니겠는지요.
    일상의 온전한 기쁨을 외면한 채 오직 가슴 속 깊이 뚜렷한 불꽃을 안고
    그는 한결같이 무.일.했으며 불.편.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시대의 험난한 질곡과 전쟁의 상처 속에서도 비겁과 허약에 반기를 들고,
    그 무간지옥 속에서도 고매한 긍지를 잊지 않았습니다.
    강력한 번뇌로 다가오는 자신의‘바닥’과 싸우면서도
    벼랑 끝에 선 채 그는 꿈을 견디며 준엄한 자존을 지켰습니다.
    무엇보다 태하의 그 검은 눈빛의 풍요로움 속엔
    타인의 고통을 지각할 수 있는 능력과 인간에 대한 강한‘연민’이 있었지요.

    (세상을 지탱하는 가장 위대한 힘은 무엇일까요? 지식도, 열정도, 용기도 아닌 바로 이‘측은지심’아닐런지요.)

    또한, 하늘이 우그러지고 산야가 다 사라져도 순백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의 칼은 더 격정적이고 더 깊어졌습니다.
    참, 우리의 미소를 오~래도록 펄럭이게 만들었던
    태하의 절대적인 순진성도 잊지 말아야겠군요.
    (사랑이 아닌‘의리’라니요.^^ 물론 그만큼 상처받기 쉬웠겠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인간의 역사는 오래 됐습니다.
    삶에 대한 이 자문(自問) 속의 이상과 현실의 갈등,
    이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인간의 영원한 숙제일 테지요.

    태하는 이상과 현실의 이 끝없는 진자운동 속에서
    비탄과 절망에 침윤되지 않고‘순결한 의지’로‘충실히’자신의 길을 걸었습니다.
    물론, 한계가 있었습니다.(태하 자신의 한계라기보다 그가 처한 시대적 한계라고 생각합니다만)
    생에 대한 그의 연금술은 절정에 이르지 못하고 결국, 비극적으로 끝나게 되겠지요...

    그러나 그것이 조선시대 태하만의 한계였을까요?
    21세기를 살아 가고 있는 우리 역시
    권력욕망과 화폐욕망이라는 거대한 이데올로기의 한계와 조건 속에 갇혀 있지 않나요?
    오히려 현대의 우리는 태하와 달리,
    사회적 제도나 정의보다 기존 체제 속에서 우리의 실존은 거세된 채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보이는 것만 보고, 보여주는 것만 보.면.서,,,
    단편적이고 감각적인 것에만 반응하는 지극히‘개인적 감성’만을
    우위에 놓고 있지 않나요?
    일상의 압도적인 힘에 눌려 구체적인 경험과 활동은 멀리한 채
    속물적 타협에 속히 이르는 유악함을, 오히려‘순리’로 믿으며
    운.신.하.고. 있지는 않는지요, 우리는???

    제도의 합리성과 사회적 정의를 논하기 전에
    굴욕적인 정의만을 제공하는 세상일지라도 그 단단한 미로 속으로
    망설이지 않고 뛰어들어 퍼덕이는 열정과 기백을 안고 치열하게 방.황.했.던. 태하!였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요?

    정의와 진실은 정치적이라 화려하게 성토하면서도
    실천의 허약함 속에 똑같은 통속의 메커니즘 속으로 매번 반복적으로 회귀할 뿐인 우리가,
    태하의 한계에 대한 냉소와 무례는 차라리,,,
    우리의 낯뜨거운‘허영’ 아닐런지요...

    (그러나 한편으론 그렇게 앞서간 태하의 발자국은 얼마나 든든한 위안인지요.)

    아무리 훌륭한 법과 제도를 완비하고 있을지라도
    그것을 운용하는‘인간의 품성’이 뒷받침 되어주지 못한다면,
    인간의 삶과 사회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어렵습니다.

    단 한사람과의 약속을 위해

    (고작 약속, 때문이냐고 봉림대군은 얘기했지만 약속이라는 말의 정의는‘지키기 위함’이라는 전제가 먼저 아닌지요. 소현세자와의 약속은 애국적 대의명분이라기보다는 지켜야만 하는 약속의‘진정성’에 태하는 더 무게를 두었다고 여겨집니다. 완벽하게 진공 포장된 그 내면적 결의가 참 아프게 가슴에 꽂힙니다...)

    정신도 육체도 모두 피폐한 최악의 지점에서도
    위대한 긴장을 끝까지 팽팽하게 끌어안고 갔던 사람,
    완전히 의로운 존재이면서 동시에 철저히 배반당하지만
    유정한 눈으로 끝까지 인간을 긍정하는 사람,
    오직 실용! 오직 능률!만을 기갈이 든 듯 벌컥벌컥 탐식하는 이 시대,
    우리는 이 폭풍 같은 사람, 송.태.하!가 필요합니다.
    그 무엇에도 속박될 수 없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치열함의 소유자인 이 사람을!

    인간은 제도를 만듭니다.
    그러나 아주 오래전부터‘제도’가 인간을 결정해 버리는 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지요.
    왜냐하면 인간이 바로 오류이고 불완전한 통찰이며 어리석음이니까요.
    그렇기에 인간은 현존하지 않는 것을 늘 갈망합니다.(가령 유토피아 같은 것이 되겠지요)

    ‘진정한 평등과 풍요’를 누릴 수 있는 고도의 사회는 지금까지 실현된 적도 없고
    앞으로 실현될 가능성도 그리 크지 않다,,,라고 얘기한다면 잔인한 일일까요?
    이 지구상에 근본적으로 전쟁이 폐기되지 않는 한! 그럴 것이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인간은 체제의 지속을 위해 혹은 모순을 위해 끊임없이 전쟁에 의.존.해 오고 있으니까요.

    다만 인간은 살아 있는 동안 역사의 모든 미숙과 과오의 조각들을 끌어 모아
    하나 하나 들여다보며 그를 둘러싸고 있는 현실과 그 현실 속의 제도와 사회적 정의의 문제를
    그저 부지런히 해부하고 해체하며 용해시켜야 된다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역사를 해독하고 읽으며
    ‘인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라는 자문도 잊지 않고 간절히 살피며
    스스로를 완성시켜 나가는 것,
    그것이 역사에 대한 인간의 올바른 태도이자 의무가 아닐까...합니다.

    ................................/////



    음, 댓글로는 좀 길었나요? 실례가 안되었는지 모르겠군요.
    이글은 추노 시청자 게시판에 베스트 글로 올라온 글이랍니다.
    태하에 대해 이런 의견도 가진 분이 있다는 걸 알아 주셨으면 해서요.

    앞으로도 좋은 글 잘 부탁드립니다. 꽃샘 추위에 건강 조심하시구요...

    • Favicon of https://go.idomin.com BlogIcon 파비 정부권 2010.03.29 17: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글이 늦어 죄송합니다. 어디 멀리 좀 다녀왔거든요. 글 잘 읽었습니다. 전혀 실례가 아니구요. 오히려 고맙지요. 태하가 몰락한 양반일 뿐이란 말에 오해의 소지가 좀 있었던 듯하네요. 그래서, 어쩔까 생각해 봤는데요. 취소하고 싶어지네요. 그러나 이미 본문 글은 지나간 버스가 되었으니 그냥 놔두기로 할게요. 이해바랍니다. 태하는 훌륭한 양반이죠. 다만, 그가 세상을 바꾸기엔 너무 힘이 미약하고 한계가 분명하다는 말씀이었답니다. 세상은 결국 차별 받고 핍박 받는 사람들이 스스로 바꾸어야 하고 바꿀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거죠. 암튼, 장문의 글 고맙습니다. ^.^

노비당 당수 <그분>에게선
홍길동의 얼굴과 허균의 마음이 보인다


<추노>는 초기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노비당 당수를 두고 말들이 많았습니다. 소위 <그분>이라 불리는 그분의 실체가 무엇일까 모두들 궁금했었지요. 물론 업복이도 그분이 누굴까 무척 궁금했습니다. 노비당 패거리 중 어른인 개놈이의 말에 의하면 그분은 "우리 같은 상것들을 묶어주는 역할을 하는 분"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홀연히 그분이 나타났습니다. 업복이 등이 양반 암살임무를 수행하다 위기에 처하자 바람처럼 나타나 그들을 구한 것입니다. 그분의 무예는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모두들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그분의 얼굴을 보았는데 이제 갓 약관의 청년입니다. 이렇게 젊은 분이었다니. 

무성한 그분에 대한 소문들

놀란 것은 업복이 등만이 아니었습니다. 열혈 시청자들도 그분의 너무나 젊은 모습에 아직 믿을 수 없다는 식이었습니다. 그분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으며 지금 그분이라고 불리는 이분은 그분의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분은 아직 어디엔가 몸을 숨긴 채 은밀한 지시를 내리고 있으리라는 겁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아직 나타나지 않은, 그분이라 불리는 에이전트를 통해 혁명을 준비하고 있는 그분에 대해 이런저런 추측들을 합니다. 처음엔 기생 찬이 물망에 올랐습니다. 그녀는 일개 기생이면서도 좌의정 이경식의 의중을 들여다보는 노련한 눈을 가졌습니다. 거기다 당차기까지 합니다.

이경식이 사들이는 물소뿔과 관련된 양반들이 하나 둘씩 죽어나갈 때 그 은밀한 거래들이 모두 찬의 기방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혹시 찬이 바로 그분 아닐까 하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죽은 자들을 빼고는 그 은밀한 거래의 내용을 아는 사람은 이경식과 찬이 뿐이었으니까요.

그러나 극이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동안에도 찬에게는 이렇다 할 그분으로서의 징후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새로 들어온 젊은 기생에게 자리를 위협 당하고 있는 처집니다. 가끔 젊은 기생을 흘겨보는 눈에 드러나 보이는 질투는 그녀가 결코 그분이 되기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진짜 그분, 기생 찬에서 이번엔 이경식으로

그러자 이번엔 이경식이 물망에 올랐습니다. 그분을 배후조종하고 있는 것은 좌상 이경식이란 것입니다. 이경식이 어떤 사람입니까? 그는 물소뿔을 사 모으고 있습니다. 왜 물소뿔을 사 모으고 있을까요? 돈을 벌기 위해섭니다. 간단한 이치지요. 그는 자기의 욕망을 위해 청과의 긴장관계를 조성하려고 합니다.

원손 석견은 바로 그 욕망의 세계로 넘어갈 돌다립니다. 그는 이제 목표를 이루었으므로 굳이 석견을 죽일 필요가 없습니다.(그런데 철없는 사위 황철웅은 말을 안 듣고 석견을 죽이겠다고 날뛰니 걱정이 태산입니다.)  역모사건을 만들어 반대파들을 모두 제거했을 뿐 아니라 곧 창고에 가득찬 물소뿔을 비싼 가격으로 조정에 내다 팔아 큰돈도 벌게 될 겁니다. 여한이 없는 이경식입니다.

그런 이경식의 계획 중에 마지막 남은 하나가 있는데 바로 노비들의 호적을 대대적으로 정리해서 북방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그러면 청과의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고 물소뿔은 비싼 가격에 팔려나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마지막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 그분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며, 따라서 그분이라 불리는 이는 이경식의 하수인이란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 그런 설정은 만들어지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노비당은 혁명당입니다. 그저 정권을 바꾸는 정도의 역모가 아니라 체제를 전복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당입니다. 아무리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이 모인 패거리라도 혁명당은 혁명당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상당한 무력을 확보했습니다.

인간에 대한 차별을 하늘이 내린 법도라고 생각하는 양반들

이경식이 제 아무리 날고 기는 재주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노비당을 배후에서 조종하며 혁명을 부추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런 상상력은 이경식의 머리에선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것입니다. 그는 양반 중에 양반입니다. 그런 사람이 노비들이 단결해서 체제를 전복하는 것을 상상한다? 그의 머리로선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그들 양반들은 노비를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백 냥 혹은 쌀 한 섬 반에 거래되는 물목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런데 그 노비들이 세상을 바꾸는 일에 앞장선다는 것을 상상한다는 게 가능하겠습니까? 물론 양반들 중에도 이런 사상을 이해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아마 <추노>의 배경이 되는 시대와 비슷한 시대에 살았던 허균이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그는 양반 중에서도 양반이었습니다. 그의 부친은 동인의 우두머리였습니다. 그의 형제들 또한 자질이 뛰어나서 자기 당파에서 두각을 내며 주도적 인물로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늘 서자들, 상것들 하고 어울려 다녔습니다.

그는 홍길동전을 지어 상것들이 세상의 주인이 되는 혁명을 꿈꾸었습니다. 그리고 그 혁명을 소설 속에서가 아니라 실제로 현실에서 이루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그 혁명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실행에 옮기기도 전에 그는 체포 됐고 모진 고문을 받은 다음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그는 조선시대를 통틀어 가장 참혹하게 죽었다고 합니다. 

혁명가 허균, 그의 이름을 부르고 듣는 것조차 역심 

죽은 다음에도 그의 시신은 분해되어 이곳저곳에 전시되었다고 하니 그 참상을 어찌 말로서 다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조선조가 다할 때까지 그의 이름을 부르는 것조차 금기시되었습니다. 그 이름을 듣기만 해도 역심을 품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고 하니……. 조선조에 역모사건이 한두 건이 아닌데, 유독 허균에게만은 왜 그랬을까요?   

허균이 실행에 옮기고자 했던 역모는 보통 역모가 아니라 체제를 전복하는 혁명이었던 것입니다. 그의 혁명은 반상의 차별, 적서의 차별을 없애고 노비를 착취하는 세상을 바꾸는 것이었던 것입니다. 양반들이 이 소리를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그들에겐 아마도 땅을 뒤집고 하늘을 무너뜨리겠다는 소리로 들렸겠지요.  

자, 다시 이경식 이야기를 해보지요. 이경식이 물소뿔을 사 모으며 청과의 전쟁을 획책하던 시대는 허균이 능지처참을 당한지 불과 이십여 년 밖에 되지 않았을 땝니다. 그러니 위에 전제한 것과 달리 이경식이 노비당이 체제전복을 기도할 수도 있다는 상상을 전혀 하지 못하리란 법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리할 수 없습니다. 왜냐? 노비당의 혁명을 상상 하는 것만으로도 그는 이미 역심을 가진 것이며 도무지 그들 세계에서 용서받을 수 없는 악행이기 때문이지요. 아무리 간이 큰 이경식이라도 그것만은 절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그분이 이경식의 하수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난센스에 불과할 뿐인 것이지요.

그분의 진정한 정체는?


그럼 그분은 누굴까요? 우리가 그분을 처음 봤을 때 너무 젊은 나이에 놀랐고, 그저 칼 한 자루 들고 종횡무진 하는 모습이 못 미더워 의심을 하기 시작한 면이 없잖아 있습니다. 그러나 차츰 그분이 말만 앞선 사람이 아니란 것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각 처의 노비당 당원들이 모이고, 선혜청을 공격함으로써 그 실천적 면모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정말 그분의 말처럼 궁궐을 들이칠 날도 머지않아 보입니다. 원기윤을 과감하게 제거하는 그분의 모습은 실로 지도자의 판단과 강단을 더 이상 의심할 필요가 없다는 확신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실은 원기윤의 처리를 보면서, 그분이 비록 의기는 충천했으되 사리판단에 너무 어두운 것 아닌가 걱정을 하던 차였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그런 의심을 깨끗이 씻어주었습니다.

선혜청을 습격하다 다리를 다쳐 관군에 잡힌 칼잡이 노비부대의 강아지―이름도 참 특이합니다. 게다가 그는 다리를 다쳐 절뚝거리는 개 신세가 되어 체포됐지요. ㅋ^^―를 업복이에게 죽이도록 지시한 그분의 행동이 잔혹한 이경식을 그대로 빼닮은 거 아니냐는 의견을 내시는 분도 계시지만,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그분은 분명히 업복이에게 말했습니다. "형님, 관군에 잡혀 모진 고문을 당하다 동지들의 이름을 불고 죽느니보다 차라리 우리 손에 깨끗하게 죽는 것이 도와주는 것입니다." 그분은 노비당의 당원이 체포됐을 때 가해질 고문의 끝을 잘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설픈 인정은 오히려 동지들의 안위를 위태롭게 할 뿐 아니라 본인에게도 좋지 않은 것입니다.   

그분은 유토피아를 꿈꾸는 진짜 '그분'

그러므로 이경식처럼 사람을 이용하고 필요 없으면 가차 없이 버리는 잔혹한 행위와 그분의 대의는 질적으로 다른 것입니다. 글쎄요, 노비당의 당수 그분의 얼굴에서 홍길동의 얼굴을 보았다고 하면 너무 과장일까요? 노비당의 모습에서 활빈당을 상상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일까요? 그분의 마음속에 허균이 앉아 있다고 해도 그리 지나치다 할 수 있을까요?
 
아무튼 제가 보기에 그분은 진정한 그분이었습니다. 그분의 혁명이 비록 어떻게 끝나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연출자가 말한 것처럼 아직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마무리하게 된다면 어쩌면 그분의 혁명도 실패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으로 남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어쩌면 월악산의 화적패당들과 한패가 될 수도 있겠지요.

다시 '어쩌면'이지만 월악산은 율도국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율도국은 마치 토마스 모어가 꿈꾸었던 유토피아 같은 곳이겠지요. 유토피아는 곧 인본주의의 상징 아니겠습니까. 그분은 자기에게 굽실거리는 노비들을 향해 형님들이라고 부릅니다. 형님 소리에 어쩔 줄 몰라 하는 노비들에게 그분은 이렇게 말하지요.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는 겁니다."
 
그리고 어느 날 노비당원들이 "혁명이 성공하고 나면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하고 물어보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형님들이 드나드는 대궐의 문지기가 하고 싶습니다." "아니 왜요?" "그래야 매일 잘 사시는 형님들 얼굴을 뵐 수 있을 거 아닙니까." 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래 저분이 진짜 바로 그분이구나!" 하고 느꼈답니다. 

그러나 만에 하나 제 생각이 틀리면 어떻게 하냐고요? 그럼 큰일 나는 거지요. 제 기분도 기분이지만, 우리에게 앞으로 어떤 희망이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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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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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ww.docm BlogIcon 상관없는 2010.03.21 0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얘긴데 본문에 나온 저 양반 어쩌다 보니 기담 싸움의 기술 동갑내기어쩌고등등 나온영화는 다봤네 소속사가 주연으로 밀어도 잘 안뜨는지 몇작품안에 대박안터지면 봉씨꼴 나겟고만;;

  3. 제생각엔 2010.03.21 02: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비들 아무 생각없이 따라 나서진 않는다는 말에는 공감이 안되네요.
    추노에서 보면 대부분의 노비들은 항상 우매하게 그려지고 있고 이는 곧 백성들을 이야기하는 것이겠지요. 노비당의 노비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보여지네요.
    그나마 업복이 정도만이 조금 나아 보이긴 하지만 한두명 만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용당하는 것으로 보이구요.
    노비들을... 백성들을... 국민들을... 너무 우습게 알면 안되는거 맞습니다.
    그런데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놀아나는 백성들의 상황은 조선 시대든 지금이든 똑같아 보입니다.
    항상 당하기만 하는 백성들... 국민들....... 우습죠....
    과거와 현재에 차이가 있다면 현재는 국민들 스스로 바꿀수 있음에도 바꾸지 못하고 있다는거고... 그래서 더 우스워 보입니다.
    말이 좀 엇나가긴 했지만 어쨌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금까지 감독, 작가가 그려온 추노속 세상을 보면 해피엔딩은 아닐거란 느낌이네요.
    그리고 박기웅은 영화 '싸움의 기술'에서 처음 봤는데 그 때의 그 눈빛을 잊을 수가 없네요.
    영화에서 앞으로 많이 볼 수 있었으면 했는데 그렇게는 안되더군요.
    지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니 제 일은 아니지만 나름 기쁘기도 하네요.

    • Favicon of https://go.idomin.com BlogIcon 파비 정부권 2010.03.21 03: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싸움의 기술> 봤는데... 왜 기억이 안 날까요? 박기웅이 거기 나왔었군요.
      님 말씀도 맞고요. 그렇지만 우매하기로 보면 거 왜 있잖습니까? 알아듣지도 못하는 이상한 말로 유희를 즐기는 얼빠진 양반들, 그 중 하나가 죽어가지고 업복이들이 맬 밤 보초 서고 있지요? 그 양반이 젤 우매한 거 같던데... ㅎㅎ 그냥 제 갠적인 생각입니당~
      ps; 아 기억났습니다. 그 친구로군요. 학교 짱한테 터지고 침 뱉은 거 핥고 그리고 결국 떠났죠. 전학 왔다는 주인공의 친구, 네~ 그 친구였군요.

  4. 상록수 2010.03.21 03: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분의 정체...

    혹시 좌상 대감의 서자 아닐까요?

    어음 탈취 사건때에

    너무 정확히 알고 있어서..

    그리고 처음 살해당한 양반들은

    좌상대감에게 좀 불편한분위기의 사람들 같았는데...

    좀 많이 궁금한 그분,...

    • Favicon of http://go.idomin.com BlogIcon 파비 2010.03.21 09:54  댓글주소  수정/삭제

      글쎄 그게 미스테리에요. 그런 추리도 가능하겠군요.
      암튼 뭔가 밝히긴 밝히고 끝내겠지요??

  5. 1000냥어음 2010.03.21 06: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비당이 어떻게든 이경식과 연관이 있을수 밖에 없는 결정적 증거는 1000냥 어음입니다.
    만일 노비당이 이경식과 관련이 없다면 어떻게든 1000냥 어음의 정체를 사전에 어떻게 알았는 지를 설명해 줘야 합니다.
    1000냥 어음의 존재와 씌여진 시점까지 아는 사람은 이경식과 기생밖에 없으므로 이 둘 중에 한사람은 분명 연관이 있습니다.
    뭐 소설을 쓰자면 그 기생은 대장 노비의 누이이고 노비대장에게 지속적으로 정보를 제공해주는 당사자가 아닌가 생각도 드는군요. ㅎㅎ

    • Favicon of http://go.idomin.com BlogIcon 파비 2010.03.21 09:55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서 기생 찬이 처음엔 그분이라고 모두들 생각했었죠.
      지금도 혐의는 그대로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관련 있을 거라는...

  6. 용이 2010.03.21 07: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위에 ㅇㅇㅇㄷ이란 분에 말에 동감합니다. 아무 복선없이 이경식이 배후라고 한다면 코미디겠지만 지금까지 그럴 가능성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업복이에 대한 설명 역시 ㅇㅇㅇㄷ님이 옳습니다. 공식 홈페이지 업복이 소개란에 나와있는 문굽니다. 현재 과정과 거의 흡사하죠. '그러나 이 초복이가 다른 곳으로 팔려가 생이별을 하게 된다면, 바로 그 때 '그 분'이 노비해방을 위한 가장 중요한 지령을 내리게 된다면 업복은 무엇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인가? 업복이가 바라고 꿈꾸는 세상은 무엇인가? 이 질문 뒤로 엄청난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됐을 때 업복이는 알았어야 했다 칼 든 자보다 무서운 이들이 붓든 자들이라는 사실을...' 물론 이경식이 배후가 아닐수는 있지만 글쓴이가 주장하는 부분이 더 억지일 수 있습니다.

    • Favicon of http://go.idomin.com BlogIcon 파비 2010.03.21 0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도 그렇겠네요. 그리고 저도 초기에 님 다신 댓글 투의 이야기로 포스팅을 한 바가 있답니다. 그러나 이경식은 아니었음 합니다.

  7. 용이 2010.03.21 07: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마도 이경식이 배후라고 봅니다. 그분의 독단적 행보... 그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그렇다면 오히려 그동안 진행해왔던 수많은 수수께끼들을 그냥 다 내팽겨치고 밋밋하게 가는 거죠. 그럼 왜 반찬을 이렇게 많이 차려놓고 밥만 먹는 거냐, 이런 느낌이랄까요? 대신 또다른 가능성을 제기하자면, 오히려 조정 내 다른 세력이 배후세력일 수 있다는 것과 기생 2명 중 한명 혹은 둘 다 협력세력일 거란 다른 추측은 해볼 수 있겠네요. 특히 기존의 기생보다는 새로 들어온 기생이 수상하죠. 이경식을 파멸로 몰아넣기 위한 전략이고, 기생 역시 그 경주마였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다른 의미의 반전이겠죠. (다만 이것 역시 제 생각일 뿐이고... 좀만 더 진척시키면 왠지 이런 소설 시나리오까지 듭니다. 노비당이 실패할 것은 자명할 거 같고 이경식한테 몰살당하거나 혹은 반대로 작은 희망, 그를 노비들이 해치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8. 낚시중독작가 2010.03.21 08: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이 하나 있죠.
    추노 작가가 낚시에 환장한 인간이라는 거..

    그저께 목요일 라스트씬에서도 대길이랑 송태하가 서로 마주달려오며 주먹질 하려는 듯한 포즈로 아주 <귀여운> 낚시질을 했죠..

    노비당의 <그분>은 사실 <추노 작가>랍니다. 헛물 켜지들 마시고요.. ㅋㅋ

    노비당을 응원하고 있는 여러분 모두가 추노 작가에게 조종당하고 농락당하고 있는 거랍니다.

    <추노 작가>의 <그분>도 있겠군요.. 피디, 제작사, KBS 광고팀.. ㅋㅋ

    이제까지 그가 보여준 어설픈 낚시질을 감안하면, 이런 논란 따위는 그냥 피식 웃어주면 그만입니다. 뭘 그렇게 박터지게 고민하시는지.. ㅋㅋㅋ

  9. 2010.03.21 08: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 언니라고 안하고 형님이라 그래?

  10. iit 2010.03.21 09: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비당의 그분이 좌의정의 하수인인지 아닌 지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추노 홈페이지에서 업복이를 소개하는 글을 보면 무서운 음모가 도사리고 있고 칼 든 자보다 붓을 든자가 더 무섭다는 사실을 업복이가 알았어야 한다고 되어 있죠.

    무서운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 바일까요?
    칼 든 자보다 붓을 든자가 더 무섭다란 사실을 업복이가 알아야 했다는 것은요?

    이 두 가지를 봤을 때 사대부로 이루어진 권력 층의 개입이 있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건 아닐까요?

    • Favicon of http://go.idomin.com BlogIcon 파비 2010.03.21 10:00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니까 그 부분이 궁금한 대목이로군요.
      모두들 그래서 그분으로 이경식을 지목하는가 봐요.

  11. ssun 2010.03.21 11: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노를 제대로 안보셨나봐요? 노비당이 죽인 사람들.. 모두 좌의정일에 방해가 되는 사람들 이었죠. 좌의정 끄나풀이 맞는 것 같습니다. 반전이죠...

  12. ㅇㄴㅇ 2010.03.21 11: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른 분이 먼저 지적하셨을지 모르겠는데, 허균 가문이 양반중에 양반가문인것은 맞지만, 둘째 부인의 아들로서 적자가 아닌 서자로서, 중인 계급이었습니다. 홍길동전을 쓴 계기도 서자 출신을 차별하는 조정에 대한 불만이었죠;; 노비들과 어울려 다녔다는 사료는 어디서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혹시 출처 아시면 제공해주시면 안될까요? 저도 좀 보게요;

    • Favicon of https://go.idomin.com BlogIcon 파비 정부권 2010.03.25 12: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노비들과 어울려 다녔다는 상것들하고 어울려 다녔다고 했지요. 사료는 기억 나지 않습니당~ 그리고 허균은 중인계급이 아닙니다. 명실공히 양반이죠. 둘째 부인의 아들인지는 모르겠는데, 만약 둘째 부인이라도 첩이 아닌 정실이었겠죠. 중인이면 과거를 보고 벼슬을 할 수가 없지요. 그의 친구들 중에 서자들이 많지만, 천인들도 많았다고 하더군요.

  13. 어쩜 기생 찬이 바로 '그분'과 연결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2010.03.21 12: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1회 때 양반이 총맞아 죽는 장면을 보면,
    찬이 이렇게 말하죠.
    ---오늘같은 밤이 내일 또 오겠습니까?
    라구요.
    그리고 말을 계속 붙여 시간을 끌고 있지요.

    그리고 제니한테 신경쓰는 것은
    자신의 계획과 다르게 제니가 좌의정과 너무 가까워져서
    좌의정에게서 정보를 얻지 못할 수도 있기에 신경을 쓰는 듯 합니다.

    어음은 바로 그 결정적 증거이구요.
    작가가 교묘하게 힌트를 주었기 때문에 눈치채지 못한 거 아닌가 싶네요.

    대궐 문지기를 하고 싶다는 것도
    어쩜 일이 성공했을 때의 보상을 말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찌됐던 군중이나 하층민이
    오히려 이용해먹기 좋은 존재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지요.

  14. 그분의정체 2010.03.24 23: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방송에 나왔네요

    블로그 주인님께서 예상하신 내용과 정반대의 반전의 결과가 나왔군요

    정말 보고 저도 입을 다물지 못했네요

    글쓴이께서 절대 아니라고 하신 그 이경식이 그분의 주인...

    사실로 드러났네요 마지막에 드라마가 반전을 주는군요

  15. 아한 2010.03.25 00: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분의 정체는 이미 지난주 좌의정 이경식으로 들어났는데 왜 뒷북들이신지...

    내용을 꼼꼼히 안 보셨군요.

    지난주 내용에서 좌의정이 노비들을 북방으로 올려보낸다는 멘트를 날렸었는데,

    그 부분에서 다들 주무셨나요?

    이게 뭔 제목인고 싶어 들어왔는데, 이런 황당한 얘기들이 오가고 있는지 몰랐네요.

    심지어 다른 모 블로그에 그분의 정체에 대해 상세히 포스팅까지 되어 있었는데...

  16. 워쩐다?... 2010.03.25 00: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그분은 개뿔....
    윗분 말처럼 이경식이 노비들은 전부 북으로 올려보낸단 멘트 했던거 못봤나....ㅉㅉㅉ
    오늘 보기 좋게 이런 글올린거 손발이 오그라 들겠꾼....ㅎㅎ

    • Favicon of http://go.idomin.com BlogIcon 파비 2010.03.25 11:04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오그라드네요. 그런데, 아직 추노 못봤음. 듣고 보니 별로 보고 싶지도 않은데... ㅎㅎ

  17. 어떡하죠.. 2010.03.25 02: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분은 역시 노비를 갖고 놀았네요...노비를 이용할건이라는 다른 사람들의 주장을 반박하는 님의 글을 읽으면서 실제로 님의 생각대로 됐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 Favicon of http://go.idomin.com BlogIcon 파비 2010.03.25 11:07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데 역시 불안한 예감대로 되고 말았군요. 아니길 바랐지만... 그러나 역시 좀 난센스란 생각은 여전합니다. 동이의 천민당이 훨 현실적이죠. 아무리 노비들이라지만, 저렇게 멍청할 수가... 오히려 종들이 세상 돌아가는 거 더 쉽게 접할 수 있는데... 그래도 보고 듣는 게 많은 편이죠. 시골 농부들보다.

  18. 그분의정체 2010.03.25 22: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윗분들이야말로 무슨말들인지...

    제가 말하는 그분은 박기웅을 일컫는 말인데요?

    '그분'이란 호칭은 박기웅이 노비들을 만나기 전에 노비들이 박기웅을 일컫는 말인데요?

    윗분들이야말로 드라마를 꼼꼼히 안보신듯..

  19. ㅋㅋㅋ 2010.04.18 15: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성지순례중

  20. Favicon of http://enormousseo.com BlogIcon Directory Submission Service 2012.05.25 0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나 극이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동안에도 찬에게는 이렇다 할 그분으로서의 징후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새로 들어온 젊은 기생에게 자리를 위협 당하고 있는 처집니다. 가끔 젊은 기생을 흘겨보는 눈에 드러나 보이는 질투는 그녀가 결코 그분이 되기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21. 호부호형 2018.11.09 23: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균이 서자인데 무슨 양반 중의 양반????

추노꾼 이대길의 정체에 대한 물음, "대길이가 추노꾼이 된 까닭?" 
"사랑을 쫒는 연인? 원수를 쫒는 복수의 화신? 아니면, 새세상을 쫒는 혁명가?" 
 

이대길(장혁)은 양반이었습니다. 그리고 모두들 착오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 하나 있는데, 대길은 노비도, 천민도, 평민도 아닌  여전히 현재에도 양반이란 사실입니다. 그 엄연한 사실을 모두들 잊고 있는 듯합니다. 그것은 대길이 저자에서 거의 천민과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 천민들에게조차 손가락질을 받을 만큼 천하게 살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추노꾼 이대길은 양반귀족이다

그럼 대길은 왜 이렇게 살고 있을까? 그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 집안이 몰락했기 때문입니다. 대길의 집안이 몰락하게 된 결정적 이유를 <추노>는 언년이(이다해)의 오라비인 큰놈이(조재완)가 대길의 집에 불을 지르고 가솔들을 모조리 도륙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엔 약간의 의문이 있습니다.

과연 큰놈이가 혼자서 대길의 집안을, 그러니까 대길의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자매들, 많은 수의 노비들을 모두 죽일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가장 먼저 듭니다. 아무리 집에 큰불을 놓았다고 하더라도 몇 명은 살아남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한 명도 남지 않고 모조리 죽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대길의 집에 불을 지르고 언년이를 데리고 도망친 큰놈이가 이후에 큰돈을 벌어 양반까지 사서 신분상승을 할 정도의 큰 재목이었다면 이미 노비 시절에 따르는 무리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희대의 방화사건에는 공범들이 있었고, 그래서 한 명도 남기지 않고 멸문을 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큰놈이도 보통 인물이 아닙니다. 어쩌면 그토록 치밀한 성격이라면 혼자서도 충분히 일을 저지르고도 남을 만한 위인이란 생각도 듭니다. 그럼 첫 번째 의문은 별로 문제가 안 되는군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하나의 의문이 있습니다 . 이건 보다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아마도 어쩌면 <추노>가 끝날 때까지 두고두고 살펴보아야 할 핵심 주제의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비록 집이 불에 타고 가솔들이 모두 죽었다고는 하나 대길은 양반이다. 게다가 대길의 집안 경제를 지탱해주었을 전답들은 하늘로 날아가는 것도 아니고 땅으로 꺼지는 것도 아니다. 집은 그저 주거용일 뿐이고 경제적 기반은 역시 전답, 즉 부동산이다. 부동산은 말 그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게 아니다. 집이 불탔다고 하더라도 대길은 그대로 양반이며 지주다."

양반귀족 이대길이 추노꾼이 된 까닭은?

이것이 오늘 하고 싶은 이야깁니다. 대길은 왜 양반신분을 포기하고 저자에서 추노꾼으로 살고 있을까? 아니 신분이란 얻고 싶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양반 신분이란 포기하고 싶다고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노비 신분은 더욱 그렇습니다. 대길의 집안이 멸문했다고는 하지만 친척도 있을 것이고, 관청에서도 대길의 신분을 보증해줄 것이 틀림없습니다.

당시 인구구성으로 보아 양반은 5%를 넘지 않는 소수였으니까요. 그러니까 대길은 양반신분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포기하고 저자에서 추노꾼 행세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왜 그러고 있을까? 사람들은 여기에 대해 보통 두 가지를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나는 대길이 언년이를 잊지 못해 찾기 위해서란 겁니다.
 
이는 대길이가 언년이의 초상화(요즘 같으면 몽타쥬 또는 수배사진)를 그려달라고 방 화백(안석환)에게 부탁하는 장면에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대길은10년 동안 전혀 변하지 않은 언년이의 초상화를 고집합니다. 대길이에게 10년은 정지된 시간이죠. 대길에게 추노는 애타는 사랑을 찾기 위한 대장정입니다. 그럼 추노꾼이 된 다른 이유 하나는 무엇일까?

복수하기 위해섭니다. 사랑이 컸던 만큼 복수심의 크기도 상상 이상일 겁니다. 다음 주 예고편을 보면 대길은 백호(데니안)를 통해 언년이의 실체를 어느 정도 눈치 채게 됩니다. 설화(김하은)를 이용해 큰놈이가 김성환이란 이름으로 살고 있는 집도 알아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지요, 섬뜩한 표정으로. "주인 배신하고 도망친 노비 연놈들 싹 다 잡아서 돌려 놔야지, 원래대로." 

예고편만 보아서는 대길의 심정을 제대로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큰놈이가 휘두른 낫에 입은 칼자국 가운데 차갑게 빛나는 눈동자는 사무친 원한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편 차가운 눈동자 저 뒤편으로 잊을 수 없는 언년이에 대한 변하지 않는 사랑이 흐르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장혁만이 만들어낼 만한 이 복잡한 표정들은 실로 압권입니다.

냉혹한 추노꾼 이대길,
그러나 심장 속엔 따뜻한 피가 흐른다


그런데 대길에겐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이 있습니다. 바로 돈에 관한 문제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선 블로거 초록누리님도 이미 언급한 바가 있습니다. 저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대길은 매우 양심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 같지만, 실은 누구보다 정이 많은 따뜻한 사람입니다. 

결국 대길의 운명을 이토록 질기게 만든 까닭도 누구보다 따뜻한 정이었습니다. 그는 노비를 사랑할 만큼 진실한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온정은 그가 위험에 빠졌을 때 구원의 손길이 되기도 합니다. 짝귀가 그렇고 대길이 풀어준 노비 모녀가 그렇습니다. 설화도 마찬가집니다. 그들은 모두 나중에 대길에게 든든한 후원자가 된다고 합니다.  

그런 대길이 좌의정 이경식(김응수)으로부터 5천 냥을 이미 선금으로 받고서도 받았다는 내색은커녕 5백 냥짜리 추노라고 속이기까지 했습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대길이 왜 그랬을까 고민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알던 대길과는 완전 딴판이었으니까요. 대길은 천지호(성동일)와는 다르지 않습니까? 천지호조차도 동료들과의 의리를 지키는 것이 저자의 법도라고 철썩 같이 믿습니다. 

그런데 왜? 무려 4천5백 냥이나 속이는 것은 최장군(한정수)이나 왕손이(김지석)에겐 배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추노>를 볼 때마다 늘 염두에 두고 봤지만, 그 답을 알아낼 만한 단서를 찾지 못했습니다. 이 부분이 대길이 추노꾼이 된 연유와 깊은 관련이 있을 것이란 짐작은 하지만, 확신할 만한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그런데 초록누리님은 자신의 블로그에 <추노>8부 첫 장면에서 그 단서를 잡았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짐작일 뿐이라는 단서를 달았지요. 8부 첫 장면은 대길이가 여종 언년이를 업고 오솔길을 걸으면서 말하는 장면입니다.


"그래서요?"
"과거에 급제해야지."
"그 다음엔요?"
"그 다음엔 아주아주 높은 벼슬을 할 거야."
"그러면요?"
"나라를 바꿔야지."
"어떻게?"
"양반 상놈 구분 없는 세상을 만들 거야. 그래서 너랑 같이 살 거다, 평생."
"치, 거짓말."
"참말."

이대길의 꿈은 세상을 뒤엎는 혁명?

양반 상놈 구분 없는 세상을 만든다고요? 그건 바로 혁명입니다. 혁명을 통해 체제를 바꾼다는 의미지요. 양반과 상놈의 구별이 법도인 나라를 없애겠다는 뜻입니다. 저는 이 대사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공부의 신>에서 강석호 변호사(김수로)가 말한 대사와 참으로 흡사하구나.' 강석호가 그랬죠. '세상을 바꾸려면 공부를 해서 천하대에 가서 법을 바꿔라' 

그런데 초록누리님에 의하면, 이대길은 공부를 해서 세상을 바꾸는 쪽보다 천민들과 작당―부정적인 의미로 주로 쓰이는 말이지만, 굳이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당을 만든다는 뜻이죠―을 해서 세상을 바꾸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짐작일 뿐이지요. 확실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짐작이 영 터무니없는 것은 아닙니다. 5천 냥의 용처에 대해 생각하면서 저도 마찬가지로 생각해보았던 부분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좌의정 이경식을 만났던 정자에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흘리며 대길을 바라보던 기생 찬(송지은)이 생각납니다. '만약 그녀가 노비당에 양반 살해를 명하는 '그분'이라면 이대길과도 관계가 있지 않을까?'

아직은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대길이 추노꾼이 된 까닭은 언년이에 대한 사랑과 증오가 뒤섞인 갈등 때문이란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 갈등의 감정이 이끄는 행로는 추노꾼 대길을 정쟁의 소용돌이로 밀어 넣을 것이란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 소용돌이는 혁명을 꿈꾸는 노비당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좌의정 이경식에게 부하들을 하나씩 잃게 되는 천지호도 결국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겠지요. 그는 귀족세계가 무슨 짓을 하든 저자의 법도에 관여만 않는다면 신경 쓰지 않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부하들이 죽어나가는 모습을 보며 그도 결국 냉엄한 벼슬아치의 세계에 도전하지 않을 수 없게 되겠지요.

무서운 붓 든 자들,
그들에게 사람은 명분을 이루기 위한 도구인가

그리고 하나 더 확실한 슬픈 사실이 있습니다.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노비당, 노비들, 이대길, 천지호, 이 모든 사람들은 결국 거대한 음모의 희생양이 될 것이란 사실입니다. 8부에서 전 좌의정 임영호를 대신해 당파를 모아놓고 송태하를 중심으로 이룰 대업에 관해 역설하던 조선비(최덕문)가 한 말이 섬뜩하게 다가옵니다. 그는 결국 송태하를 배신하게 될 인물입니다.

조선비는 당파의 일원들에게 명하여 노비가 되어 전국에 흩어져 있는 송태하(오지호)의 과거 부하들에게 격문을 돌리도록 했습니다. 그들 하나하나는 모두 한때 조선에서 나노라하는 무장들이었습니다. 조선비는 노비들을 모아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묻는 당파의 일원들에게 "우리의 목표는 거병이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그리고 그 거병에 이들 노비들이 앞장 설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제 남은 일은 거병이네. 그들이 장수가 되고 뜻을 따르는 백성들이 군졸이 되고 우리는 그들 모두를 이끄는 머리가 돼야 함을 잊지 말게." 이 대목에서 불현듯 최장군이 대길에게 한 말이 생각났습니다. "칼 든 자들보다 붓 든 자들이 더 무서운 법이라네." 이 의미심장한 대구는 <추노>에서 한 번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업복이(공형진)와 끝봉이(조희봉)의 대화를 한 번 보시죠.

"너는 저 그 양반 본 적이 있나?"
"아이, 그 양반이 뭐여, 그분한테. 그리고 그분은 양반이 아녀, 우리 같은 상놈이지."  
"아이그, 무식하긴, 상놈이 뭐나, 상놈이. 천민이란 좋은 말 놔두고선."
"자네가 언제 글을 깨우쳤나. 그런 문자속을 주워 담고."
"그야 뭐 참~"

이때 살인지령을 하달하는 편지가 달린 화살이 날아와 박힙니다. 그러나 문자속을 자랑하던 업복이는 한 자도 읽을 수 없습니다. 끝봉이가 "염병하고, 이것이 흰 것은 종이이고 검은 것은 글자인디? 어디~" 하면서 편지를 업복이에게 건넵니다. 그러나 업복이도 까막눈이긴 마찬가집니다. "뭐여, 문자속은 다 주워 담더니 언문도 못 깨쳤어?"

거대한 음모를 암시하는 말, "칼 든 자들보다 붓 든 자들이 더 무서운 법이라네."

이 사진처럼 이들은 한패가 될 수 있을까?

"언문 깨쳐야 뭐 호랭이 사냥을 잘하나? 포수가 불만 장 댕기면 되는 거지, 무슨 참." 이건 단순하게 극에 재미를 주기 위한 코미디가 아닙니다. 이 대화 속에는 칼 든 자들보다 붓 든 자들이 더 무섭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깨우쳐주기 위한 장치가 숨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장치를 업복이를 통해서 보여주는 것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업복이와 노비당의 뒤에 도사린 무서운 음모에 대한 암시인 것이죠. 아무튼 <추노>도 벌써 3분지 1이 지났습니다. 이제 서서히 그 음모의 윤곽이 드러날 때가 되었습니다. 기생 찬이 어떤 형태로든 노비당과 관련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대길이 이 당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선 알 수 없으나 곧 그도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임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 소용돌이 속에서 이대길, 송태하, 천지호, 노비당의 관계들이 새롭게 정리될 것입니다. 쫓고 쫓기던 관계가 동지가 되고, 동지였던 자들이 적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어떤 소용돌이가 몰아치더라도 최장군이 늘 염려하던 한 가지만은 꼭 기억해야 합니다. "칼 든 자들보다 붓 든 자들이 더 무서운 법이라네."
 
그 '무서운 자들'이란 민중의 이익보다는 알량한 신념이나 명분에 목숨 걸기도 하고, 때로는 당파의 이해타산을 위해선 배신도 밥 먹듯 하는 자들입니다. 그러나 최장군의 말이 아니어도 이대길은 양반들의 생리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그에게 주어진 운명을 거부할 힘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이 글의 제목에 담긴 뜻과 똑같습니다.  

"대길이 추노꾼이 된 까닭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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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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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추노vs공신 2010.01.30 09: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재밌게 보는 드라마라, 관심을 가지고 글을 읽어보았는데요~ 글을 재밌게 쓰셨습니다만, 저로썬 당연한 내용이라고 생각되네요.그리고 큰놈이가 저지른 행동에 대해서 너무 추리하시는거 아닐까요? 그럴필요까지야~그냥 드라마잖아요...그리고, 5천냥 말인데요, 최장군이나, 김지석에겐 500냥이라고 했지만 이것도 이들은 많다고 생각하잖아요. 게다가 5천냥은 대길의 목숨이 걸린돈이기에, 대길이 4500냥을 숨겼다 하더라도 뭐 이상할게 없는거죠~

  3. 넋업샨 2010.01.30 09: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건 뭐 추천을 안할 수 없는 글이네요.
    추노 리뷰는 유독 수준 높은 글들이 많아서 읽는 재미가 드라마 이상이네요 ㅎㅎㅎ
    업복이와 끝봉이 대화에 담긴 장치를 풀어주신 부분에서 감탄하고 갑니다.

  4. 헐퀴 2010.01.30 10: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길이는 그 전에도 왕손이랑 최장군에게 돈 속이지 않았나요? 계속 따로 돈 모으는 것 같던데.
    4500냥이나 속인 이유도 같은 이유일 것 같고. 이 부분은 드라마 속에서 결국 밝혀질 것 같네요.

    그리고 대길이가 양반인데 양반으로 못 살게 된 이유는 드라마에서 이미 나왔는데요...
    대길이네 집에 불을 지른 건 큰놈이지만 그때는 이미 호란이 일어난 시절이었기 때문에
    대길이네 집은 이미 개털린 후였습니다. 송태하가 장군이던 시절 언년이를 구해줬잖아요.
    그 시절 전쟁통에 이미 대길이네 가세는 다 기울었던 거죠. 그런 상황에서 큰놈이가 불싸지르고
    했으니... 대길이는 말그대로 거지로 나앉게 된거고, 어쩌면 양반 지위도 팔아넘겼을지도 모릅니다.
    역사적으로 당시엔 그런 일이 횡행했으니까요. 몰락 양반인 거죠.

  5. 니가작가냐 2010.01.30 11: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봐라 십X야 추리드라마냐?

    • 댁도 2010.01.30 14: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댁도 이글 그냥 부세요 댁이 무슨 글 평론가쯤 됩니까? 아니면 그냥 보고 싫으면 안보면 되지 이런 빼따닥한삶 살지 마시고

  6. Favicon of http://jis08021004@hanmail.net BlogIcon 정인선 2010.01.30 11: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비당에 숨어 있는 제일 큰 손 아닐까요?
    공형진이 말하던 그분....
    그리고 노비 모녀를 살려 줄때 어는 마을로 찾아가서 누구를 만나라 이랬엇는데
    아마도 장혁이 이끄는 비밀 조직이 잇을 듯 싶네요.
    돈은 아마도 그 쪽으로 들어 가는 듯.ㅋ

  7.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t__nil_login=myblog BlogIcon 실비단안개 2010.01.30 11: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kbs불매운동 중이기에 파비님의 드라마 후기를 읽지않습니다.
    잘 지내시지요?

  8. Kanon 2010.01.30 12: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오! 왠지 납득이 가는데요?
    근데 정말 이대로라면 너무 괜춘한 드라마일듯... ㅎ
    걱정이 좀 되는게..
    블로거분들이 짐작하시는 것보다 못한 드라마들이 태반이잖아요 -,-
    이런 내용이면 진짜 좋을듯.. ㅎ

  9. 동감 2010.01.30 12: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티비를 보면서 언년이와 대길이 회상중에 양반없는 세상을 만든다는말에 대길이가 그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근데 그 기녀도 심심치 않더라구요. 일종의 기녀가 비중이 높게 나오며 대화중에서 나라를 말아먹는것에는 여인이 좋다라는 말과 경국지색이라는 말이 언급되어있는걸로 보아 기녀또한 그분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요. 여기서 기녀하고 대길이하고 마주앉았던적이 있는데 기녀가 대길이를 재미있게 쳐다보다기 보다는 좀더 내면의 뭔가가 더 있는 표정으로 대길이를 쳐다본것과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대길인것으로 보아 대길이가 그분이며 대길이의 바로 직속 부하가 기녀가 아닐까 생각되며 보안을 위해 서로의 얼굴을 잘 모르거나 혹은 아는 사이임에도 아는척을 안하는 그런 사이인것 같습니다.

  10. Favicon of http://suwonmoa.co.kr BlogIcon 수원모아 2010.01.30 12: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원모아 (수원에 없는게 없는 사이트)

    http://suwonmoa.co.kr

  11. 조훈영 2010.01.30 17: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노를 보긴 하신건지 모르겠네요..

    추노 자세히 보셨다면 청나라와 전쟁중에 큰넘인지 작은넘인지 모르지만, 그넘이 동생을 데리고 떠나려 하다가

    불길 속에서 나오는 대길이를 보고 동생이 구하려하는것을 말리고 죽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무슨 집에 불을 지르고.

    따르는 넘이 있니 없니 하고 계십니까?? 드라마를 좀 자세히 보시고 글을 올리셔요.. 믿도 끝도 없이 무슨 양반집 재산을

    도둑질한것처럼 하지 마시고요... 물론 돈을 훔쳐 나갔으니 양반을 샀을거에요..거기다가 추노의 추자를 불로 지져서 없애

    는데 큰돈을 들인것도 사실이고요... 드라마 전반을 이야기 하실때에는 잘 보고 거기에 맞게 글을 쓰셔야지요...

    • ㅡㅡ 2010.01.30 17: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님이야 말로 추노를 제대로 보시긴 한건지? 이미 전쟁통이 끝난 후로써 언년이의 오빠가 언년이가 대길이와 정을 나눴다는 사실이 대감집에서 알자 언년이는 물고가 나는데 그것을 오빠가 구하고 대길이라는 놈이 너를 건드렸더냐?하면서 일부러 대길이네 집에 불을 지르고 대길이가 나오려고하자 대길이에게 낫으로 죽이려고 했습니다. 또한 노비에서 벗어나 양반이 돼기 위해서 안돈을 했으며 양반집 재산을 도둑질한것처럼은 안말씀하셨는데요. 님이야말로 여기에 의견을 남길때는 타탕한 근거와 제대로 스토리를 알고 말씀하셔야 합니다.

    • Favicon of https://go.idomin.com BlogIcon 파비 정부권 2010.01.30 17: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허~ 글이나 제대로 읽으시고 말씀하시는 게...
      양반집 재산 도둑질 했다 소리 안 했습니다.
      그 큰 집을 어떻게 혼자서 다 불싸질러 모조리 죽였을까,
      혼자 그게 가능했을까, 그러나 큰놈이 정도면 것두 가능했겠다, 그런 야기였지요. 글이 너무 길어서 뒤를 읽다가 앞은 잊어버린 모양입니다, 그려. 허허~

      그리고 불로 지져 지운 낙인은 추노의 추자가 아니라
      노비의 노자랍니다. 언년이는 노비의 비자을 지웠겠지요?

  12. 완소남 2010.01.30 18: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훈영님의 글은 도대체가 앞뒤가 안맞습니다.
    서두에 "큰넘인지 작은넘인지 모르지만" 라고 말씀하시고
    "드라마를 좀 자세히 보시고 글을 올리셔요" 라고 말씀하시면
    누가 자세히 보고 글을 올리셔야 하는지요?
    파비님을 비롯하여 여러분들의 생각에 드라마가 더욱 궁금해지네요 ㅎㅎ

  13. 매력남 2010.01.30 18: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돈을 숨긴다는것은 언년이를 얻고 둘이 같이 함께 살기위해 돈을 모으는거 아닐듯 싶네욤

  14. 우린서로남남 2010.01.30 21: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보면 덧글 기가 막히시게 다시는 분들 많이들 계시네;;;글 쓰시는 분들도 많이 고생인듯;;;참느라...님들 좀 어른 흉내좀 내지들 마쇼;;;뭘 쓸거면 제대로 보고 제대로 읽고 제대로 쓰던가; 참 글만 길고 제대로 된 내용은 쥐똥만도 없거나 비방글이나 올리시려는 분들은 어쩌다가 추노 한두번 보고 흥미가 생기니까 할일없는 놈팡이마냥 검색창에 추노 치고 이리저리 블로그도 들어가보고 하며 검색이나 해보다가 이런 글 읽고 은근히 어느정도는 수긍되면서 니가 뭔데 이런 글을 쓰냐는 식의 마음으로 지저분한 악플로 도배나 해대고;;;원래 국수 잘 끓이는 년들이 뭐도 잘 끓인다고 이런데 글 좀 많이 써보시던 분들도 다 노하우를 갖고 쓰시던 글일겁니다. 그러니 자기 잘난 맛에 말도 안되는 덧글은 왠만하면 달지 맙시다.

    • Favicon of https://go.idomin.com BlogIcon 파비 정부권 2010.01.31 01: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냥 이해하셔요. 그런데 제가 국수 잘 끓이는 건 어찌 아셨는지요. 오늘 밤에도 국수 끓여 먹었슴다^*^ 이거 대길이가 좌상 이경식 앞에서 한 말이죠? ㅎㅎ

  15. 지나가는사람 2010.01.30 22: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추노를 첨부터 보진 못했지만 양반 대길이 추노가 된 부분은 태클을 걸어야 겠습니다. 분명 양반일때 집에 불이나기 전에 청나라군에게 한번 털렸고 그다음에 큰놈이 와서 불을 지른걸로 아는데 부동산이 어떻고 하는것은 옳은것같지가 않습니다 문서라는게 불에 타면 끝이니 말입니다. 글고 극에서도 알고있듯이 돈만있음 마패를 찍어낼수있는 사회입니다. 그게 인터넷도 없는 시대에 단 10년만에 그정도로 부패할거라곤 생각지 않습니다. 그러니 관청에서도 신분증명을 공짜로 해주진않았을껍니다. 혹은 군수가 중간에서 살아남은 노비라거나 전답을 가로챘을수도 있지요... 하지만 그외에것은 정말 추리 잘하신거같아요 전 그냥 하층민들 얘기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예요. 액션이랑 음담패설로 채워져있어서 깊이 생각을 안한건지도 모르겠군요ㅎㅎ

    • Favicon of https://go.idomin.com BlogIcon 파비 정부권 2010.01.31 02: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단 추노꾼이 된 이유는 대길의 의지겠지요. 망해서 그런 게 아니고... 집에 불이 났다고 해도 종을 집에 부릴 정도 되면 불난 걸로 그렇게 망하지 않을 거다, 당시는 농경사회라 전답이 경제의 핵심이 아닐까, 전답을 많이 가지고 있을 거다, 그리 한번 생각해본 거죠. 당시 양반은 곧 벼슬이잖아요. 양반은 고을 수령도 함부로 못했죠. 송태하가 고생하는 건 정치투쟁에서 패했기 때문이고, 다른 보통 양반들은 그 위세가 보통이 아니었을 거에요. 그러나 어떻든 대길이가 추노꾼 행세를 하는 것은 아무래도 망한 거 보다는 본인의 목적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게 복수든 사랑이든 말입니다. 고맙습니다. 뒷부분은 칭찬이라고 받아들여도 되겠죠? ㅎㅎ

  16. 저역시 좀 2010.01.30 23: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조금 의아하긴 했어요.

    모든 양반 성씨들엔 문중이 있지 않나요?

    가문의 종가가 있고 문중이 있는데

    그런 큰 일을 당한 같은 가문의 자손을 모른체 했다는게

    좀 이해가 안가서요. 어느정도는 거두어 주었을텐데요.

    물론 대길이 추노를 하며 하층민과 어울려서

    가문에서 파문 당했을지도 모르긴 하지만

    아무튼 좀... 그래요.

    • Favicon of https://go.idomin.com BlogIcon 파비 정부권 2010.01.31 02: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죠. 문중이 있죠. 그러니까 아무튼 대길이가 일부러 추노꾼이 됐다고 보는 게 옳겠죠. 추노질을 하다보면 여러가지 정보를 캐기가 쉬우니까 그랬을 거 같은데요. 제가 대길이하고 별로 친하지는 않지만.... ㅎㅎㅎㅎ

  17. Favicon of http://kimki.tistory.com BlogIcon 깐깐김기 2010.01.31 03: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호오...
    외국에있어서 추노를못보는저로썬 궁금한것중에 하나였었어요>ㅁ<!!!!
    옛날에 어디선가 예고편을 스크린샷해놓은걸보면 분명 장혁이 고급옷?을 입고있엇는데
    갑자기 어느순간부터 벗고다니더라구요...ㅋㅋㅋ
    그래서 맨날궁금했죠
    감사합니다!!!!!!
    궁금증이풀렸어요

  18. 아당장만나 2010.01.31 22: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솔직히 드라마같은거 무슨 암시니 뭐니 상관않고 보는데, 파비님 글 읽으면서
    생각이 좀 많아졋다는ㅋㅋㅋㅋㅋㅋ아주 오랜만에 한싸이트에서 오랫동안 글읽게된듯~산뜻합니다!
    자주와야지 후훗

  19. 어느새 2010.02.02 13: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길의 선택이라는 것은 조금 억측이 될수도 있을것 같아요. 부동산 그러니까 전답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그 전답도 문서가 없어지면 끝아닌가요? ㅎ 제말은 그런 전답 증명문서(?)뭐 하여튼 그런 문서들은 자기 방에 귀중하게
    모셔놨을것인데 집이 불타며 그 전답 문서들도 다 없어졌을것이니 당연히 땅들도 사라진 꼴이고 그러면서 그냥 쫄딱 망한듯 ㅎ
    님 글이 재미있는 부분도 있고 꽤 괜찮은 부분들도 있지만 ㅎㅎ 사실 그냥 단순히 대길은 추노꾼으로 끝일수도 ㅋㅋ
    하여튼 재미있는글 잘읽고 가요 ㅎ

    • Favicon of https://go.idomin.com BlogIcon 파비 정부권 2010.02.02 13: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요즘처럼 등기소 같은 게 있지 않았을까요? ㅎㅎ 이거 논리가 자꾸 비약하는데^^ 암튼, 양반 몇 명 되지도 않는 시절에 고을 수령들 하는 일이 그거 관리해주는 일 아니었을까 그리 생각해봤죠. 물론 억측이죠. 재미로 추리해본 거고요. 대길이야 집안이 쫄딱 망해서 할 수 없이 추노꾼이 됐고, 복수도 해야겠고, 언년이도 찾아야겠고, 그럴 수도 있지요. 아무튼 끝이 궁금해지네요.

  20. 2010.03.01 12: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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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우리가 보아온 사극은 대부분 지배자의 이야기였습니다. 얼마 전까지 우리를 열광시켰던 <선덕여왕>도 결국은 지배자들의 이야기였지요. 그러나 <추노>는 다릅니다. <추노>는 시대로부터 버림받은 노비들에 대한 이야깁니다. 양반의 나라 조선에서 노비는 인간이 아닌 품목으로 분류되는 물건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이 노비의 숫자가 급증하게 되는 시기가 있습니다. 드라마 <추노>에서는 그 시기를 임진왜란 이후 인조시대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역사적 사실은 조금 다를 수가 있습니다. 노비의 수가 급격하게 불어나는 시기가 임진왜란 전후보다도 조선시대의 부흥기인 숙종~영조시대에 더했다는 주장도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이 시기가 조선에서의 르네상스라는 측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 신분질서의 붕괴를 촉진하고 부익부 빈익빈이 사회의 새로운 현상으로 대두하는 시기이기도 했다는 점에서 일면 수긍이 가는 점이 있습니다. 대규모의 거상들이 출현하고 부가 축적되는 과정에서 그 반대편에선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한 빈농들이 소작에서 노비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입니다.


그 정도가 어느 정도였는지 연구결과가 별로 없으니 실태를 안다는 것이 어려울 뿐입니다.  대개 그렇지만, 특히 우리나라의 역사 연구는 주로 왕조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료가 왕조에 몰려있기 때문이란 한계점도 있습니다만, 우리가 학교에서 역사를 공부하는 방법도 '태정태세문단세'를 외는 식이었지요. 

<추노>는 조선 인조시대 당시 노비의 수가 인구의 절반을 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 나머지 절반의 인구가 왕족과 양반, 평민들이었다는 말이 됩니다. 오늘날의 인구구성으로 보자면 왕족과 양반은 상류계급이요, 평민은 중산층과 비교할 수 있다면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노비들은 누구와 비교할 수 있을까요?

<추노> 홈페이지 기획의도를 살펴보면 여기에 대한 답이 나옵니다. 물론, 세상에 정답이란 없습니다. 답이란 저마다의 사람들에게 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추노> 제작진은 기획의도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왜 지금 우리는 '도망노비'를 말하려는가?" 

우리는 천성일 작가의 말을 통해 그 의도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극은 '어떤 시대를 쓰는지' 보다 '어떤 시대에 쓰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백성들의 희망은 작고 부질없지만, 그것이 모여 역사를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다." 작가는 추노를 통해 바로 오늘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만약 몇 백 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각자의 얼굴을 저 안에서 찾을 수 있다면
우리가 저잣거리를 살아가는 그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화폐가치가 인생의 값어치로 손쉽게 매겨지고
'88만원 세대'라던가, '비정규직 확대'와 같은 문구들로부터 눈길을 떼지 못하는 현재의 모순
그 시대와 등가로 놓을 순 없다하더라도
맨몸으로 부딪혀 싸우지 않고서는
무엇인가의 노예가 되지 않고 사람답게 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것만큼은 여전하기 때문인지도.

드라마 기획의도는 계속 말합니다.

이런 세상의 모순이 극에 달했던 때가
드라마 <추노>(推奴)가 그리려는 시대이다.
이 시대를 살고 있던 '절반 이상'의 사람들 중에는
한 때 노비였지만 도망쳐 인간답게 살려는 이가 있고
지옥 같은 저잣거리에서 스스로의 인간됨을 지키기 위해
노비들을 잡아들이며 맨몸으로 분투하는 이가 있고
노비로 전락해서도 세상을 향한 인간으로서의 소명을 버리지 않으려는 이가 있었다.
그리고 나름의 절박한 입장이 서로의 목을 겨누는 날카로운 칼날이 되곤 했었을 터이다.
그 사연 위에 드라마 <추노>의 이야기는 씌어진다.


그래서 <추노>에서 블로거 자이미님의 말처럼 누구보다 <추노속 양반사냥꾼 업복이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업복이(공형진 역)는 '마누라 속곳 벗기는 것보다 쉽게' 호랑이를 사냥한다는 관동 포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선대의 빚으로 인해 노비로 팔렸지만, 머슴질 수삼 년에 견디지 못하고 탈출했다가 추노꾼 대길에게 잡혀 왼쪽 뺨에 노비 문신이 새겨집니다. 

그리고 원한에 사무친 그는 마침내 '양반을 모두 죽여 상놈의 세상을 만든다'는 당에 입당합니다.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혁명당원이 된 셈입니다. 업복이는 <추노>에서 그저 단순한 배경 인물이 아닙니다. 이대길, 송태하, 황철웅, 김혜원(언년이)과 더불어 극을 이끌어가는 핵심 인물이지요.   

예정된 대로(!), 업복이는 결국 좌절하고 말 것입니다. 그는 진즉에 "칼 든 자들보다 붓 든 자들이 더 무섭다는 사실을 알았어야 했던" 것입니다. '블로거 자이님'의 우려처럼 <추노>는 "단순히 사회적 분위기를 이용한 기획의 산물"이거나, "진정한 사회적 변혁을 꿈꾸는 급진적 드라마"이든지 아니면 역으로 "이룰 수 없는 꿈의 잔혹함을 보여줌으로써 결코 변할 수 없는 사회의 공고함"을 보여주기 위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아무튼 <추노>는 이전에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지평을 보여줄 것이 틀림없습니다. 송태하와 업복이가 벌이는 서로 다른 의미의 투쟁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도 많을 것입니다. 노비를 쫓는 현금사냥꾼 추노 대길이 이 투쟁의 소용돌이에서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도 주목되는 관전 포인틉니다.



<추노>의 기획의도는 첫머리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불과 몇 백 년 전, 화폐가치로 계산되는 사람들이 있었다." 양반과 평민을 다 합한 숫자보다도 많았던 이들은 바로 노비들입니다.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니었던 이들에게는 희망이나 꿈, 전망조차도 허락되지 않는 것이 보편적이고 당연한 세상의 이치였습니다. 이들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도망'뿐이었습니다. 

지금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픽션이
지금 이 시대에서 잊혀져가는 것들을 바라보게 만든다면,
다른 시대를 다룬 픽션은 필연적으로,
지금 이 시대 그 자체를 바라보게 만든다고 한다.



<추노> 기획의도의 마지막에 나오는 말입니다. <추노>는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이 시대의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곽정환 감독이 <한성별곡>에서 보여주었다는 치열한 문제의식이 다시 한 번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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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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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달그리메 2010.01.09 16: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식구들 중 2명이 사극 광팬입니다.
    그동안 익숙해져 있던 사극하고는 달라서 적응하는데 애를 먹는 모습을 봤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이 드라마를 볼 일이 없겠지만
    사극을 즐겨보는 식구 2명에게 이 글을 보여주어야 겠습니다.
    그러면 훨씬 재미있게 추노를 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 Favicon of https://go.idomin.com BlogIcon 파비 정부권 2010.01.09 20: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곽정환 감독의 작품은 보통 사극과 다른 면이 있습니다.
      화려한 화면의 흐름과 감미로운 음악이 특기죠.
      보시면 아시겠지만, 화면의 톤이 선명한 원색이에요.
      특색도 있지만, 대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명감독입니다.
      5공시절에 3s정책이 있었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역설적으로 스크린과 테레비, 스포츠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란 뜻이겠죠.

  2. 민트 2010.01.15 16: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하하. 1화부터 쭉 지켜봤는데 드라마가 참 독특하고 새롭다 했더니 한성별곡 감독님이 만드셨던 거로군요. 한성별곡 방영 당시에는 시청률도 너무 안 나오고 아버지께 '이런 찜찜한 드라마 보지 마라'는 말까지 들어서 참 마음 아팠는데, 이렇게 블록버스터급으로 다시 뵙게 되서 너무 기쁘네요. 아...하여간, 추노,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는 드라마에요. 구석구석 신경써서 만든 것 같아서 보는 사람으로서 참 좋습니다^ㅡ^

  3. Favicon of http://www.abercrombiefitch-saleuk.org.uk BlogIcon abercrombie and fitch uk 2011.11.11 15: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을 왜 저는 케이온이라고 읽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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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게 있었나.. 그런데 제작자가 출신이 일본인가? 콘이 나와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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