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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2 조선일보 혼내려다 내양심 털나겠다 by 파비 정부권 (25)

조선일보에서 돈을 받았다. 명목은 신문을 무료로 8개월간 보고 난 다음 1년간 신문을 보아주는 데 대한 대가였다. 내년 7월부터 수금을 한다고 했다. 그러면 1년 계약기간이 지나면 어쩌느냐고 했더니 그때는 원한다면 또 돈을 받고 무료로 일정기간 본 후에 다시 1년 계약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조선일보에서 현금 3만원과 무가지 8개월을 제의 받다

망설여졌다. 이거 어떻게 해야 하나. 나는 이미 조선일보의 이런 불법 경품을 이용한 영업행위에 대해 익히 알고 있다. 조선일보가 이따위 방법으로 부수를 부풀리는 이유야 다 아는 일 아니겠는가. 그러고 보면 광고주들도 참 딱하다. 이따위 허접한 신문에 광고를 낸다는 게 쪽 팔린다는 생각은 안 해 보았을까? 


그러나 결론은 응하기로 했다. 내 의도야 뻔하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 위해서다. 6개월여가 지나면 두둑한 신고포상금도 나올 것이다. ‘꿩 먹고 알 먹고’다. 조선일보 혼내주고 돈도 타니 ‘도랑치고 가재 잡는다’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말이 아닐까? 조선일보, 딱 걸렸다. 

길거리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 붙들고 돈을 돌리는 아저씨가 한편 불쌍하기도 했다. 저 아저씨는 조선일보의 불법행각에 휘둘리는 대가로 얼마를 벌 수 있을까? 행색도 그리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어쩌랴. 사기꾼의 앞잡이가 되어 움직이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지만, 그런 사람들을 다 동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매일 조선일보가 우리 집에 배달되기 시작했다. 두툼한 신문 뭉치에 광고전단지까지 처치 곤란할 정도로 폐지가 집에 쌓이기 시작한다. 조선일보는 처음 받아보지만, 이거 쓸데없이 두껍기만 한 신문은 도대체 무엇을 읽어야 할지 고민스럽게 만든다. 마치 꽉 들어찬 창고에서 물건 하나 찾기가 예사 일이 아닌 거와 마찬가지다.

그래도 이왕 들어오는 신문, 조선일보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나 궁금하기도 해서 열심히 읽어봤다. 그런데 이거 읽으면 읽을수록 걱정이 늘어간다. 내 정신이 자꾸 이상해지는 거 같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명박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나오고, 거기에 다는 기사는 찬양 일색이다. 북한에 로동신문이 있다면 남한에 조선일보가 있다는 식이다. 

북한에 로동신문이 있다면 남한엔 조선일보?

그러나 거기까진 참아줄 수 있다. 누구에게나 조건 없이 찬양하고픈 ‘수령’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건 도대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사팔뜨기도 아니다. 도사도 아니면서 아예 눈을 감고 세상을 바라본다. 오늘 신문을 완전히 도배한 조선일보 기사는 미국 자동차산업 빅3의 몰락이 자동차 노조 탓이란다. 그래서 한국의 자동차산업도 강성노조부터 배격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충고한다. 그것도 버젓이 사설까지 동원했다. 

이분들은 자기 배 아프면 사돈 논 산 걸 탓할 사람들이다. 이들 논리대로라면 강성노조와 고임금으로 유명한 독일의 자동차는 벌써 망했어야 한다. 아예 노조를 기반으로 만든 사민당이 거의 영구 집권하듯이 한 스웨덴의 볼보나 사브, 그리고 스케니아(SCANIA)는 망해도 백번은 더 망했어야 한다.

좋다. 여기까지도 참아주자. 원래 조선일보가 눈감고 기사 쓰는 ‘찌라시신문’이란 거 몰랐던 것도 아니다. 그런데 오늘자 「전문기자 칼럼」란에 실린 ‘스페인 총리의 수모’란 제목의 기사를 보니 가관이 도들 넘었다. 스페인 총리가 수모를 당했다는 설정도 우스운 이야기지만, 미국이 초청하는 G20 명단에 스페인이 빠졌다고 해서 스페인 총리가 부시에게 수모를 당한 거라고 생각하는 조선일보의 사고방식이 더 우습다. 

구매력 기준으로는 G7인 캐나다보다 규모가 큰 세계 9위의 경제대국 스페인을 제쳐두고 초청장을 발송한 부시의 옹졸함이 오히려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왜 스페인이 이라크에 파병을 거부하는 명분을 선택했기 때문에 국익을 무시한 재앙을 초래했다고 말하는 것인지 상식을 가진 사람의 머리로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미국이 주최하는 국제회의에 초청받지 못했다고 재앙이라고 하는 것도 우습지만, 그것이 초강대국을 조롱하는 결정을 내리는 순간 이런 후과(後果)를 각오했어야 한다고 사파테로 총리와 스페인 국민들에게 충고하는 조선일보는 거의 코메디 수준이다. 아예 스페인더러 미국의 식민지가 되라고 조언하는 게 정직하지 않을까 싶다. 이미 조선일보는 정신적으로 미국의 식민지가 된지 오래인 거 같으니 하는 말이다.

조선일보 보다가 내 양심에 털 나겠다

미국은 결국 사파테로 총리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그러나 그건 조선일보가 말하는 대로 2주간 스페인 총리가 구걸한 결과는 아닐 것이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조언도 있었겠지만, 만약 스페인을 제쳐두고 G20 회의를 진행한다면 그야말로 이라크 전쟁에 참여한 친미국가들의 친목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을 우려한 미국 정부의 고뇌가 있었을 것이다. 부시 행정부에도 전쟁놀이만 즐기는 무뇌아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무뇌아는 조선일보에 다 모여 있는 것 같다.  

이따위 허접한 기사를 「전문기자 칼럼」이라는 제목으로 떡하니 걸어놓는 조선일보의 배짱도 배짱이지만, 이런 신문을 신문이라고 보는 대한민국 국민이 불쌍하다. 그런데 가만 보니 남 걱정 할 때가 아니다. 조선일보 혼내주려다 내 양심에 털이 나게 생겼다. 이왕 들어오는 신문 그냥 내다버리면 국력 손실이다 싶어 읽어보기는 보는데 이러다가 나도 조선일보처럼 양심에 털이 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그래도 오늘 조선일보 기사 중에 마음에 드는 기사가 딱 하나 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포르투갈의 작가 주제 사라마구와의 인터뷰 기사다. 주제 사라마구는「눈 먼 자들의 도시」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그리고 그의 원작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고 칸 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선택되었다. 조선일보가 그를 인터뷰한 것이다.

용접공 출신인 사라마구는 포르투갈 공산당원으로 독재자 살리자르에 맞서 오랫동안 공산주의 칼럼니스트로 활약하며 국외로 추방당하는 탄압을 받았지만, 역시 조선일보는 그의 소개에서 이 대목은 삭제했다. 미국 차기 대통령 오바마를 친북좌파라며 호들갑을 떨다가, 그가 당선되자 갑자기 미국 대통령을 좌파라 부르는 불경죄를 지어선 안 된다고 꼬리를 내리는 조갑제 같은 사람이 서식하는 곳이니 오죽하겠는가. 

조선일보는 실명(失明) 바이러스

그러나 어쨌든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기사 내용이 마음에 들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 기사의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기사 제목은 다음과 같았다. 

“무엇이 우리의 눈을 멀게 하는가?”

여기에 대한 내 답은 이렇다. 

“다름 아닌 너, 바로 조선일보다!”  

2008. 11. 11.  파비

습지와 인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김훤주 (산지니,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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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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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 BlogIcon 실비단안개 2008.11.12 14: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원하게 잘 읽었습니다.
    모든 이야기를 다 하셨기에 댓글로 드릴 말씀이 없네요.

    그럼 6개월 후에 감자탕이나 다른 뭐 얻어 먹을 수 있나요?^^

  2. Favicon of http://photojournalist.tistory.com BlogIcon 단군 2008.11.12 16: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하하...그래서 양심에 털이 나던가요 안나던가요, 전 그게 더 궁금합니다...^^...그리고, 저런 몰염치한 상도덕은 유럽이나 오세아니아에선 당장에 벌금형입니다...저것들도 신문이라고...ㅉㅉㅉ...

    • Favicon of http://go.idomin.com BlogIcon 파비 2008.11.12 17:41  댓글주소  수정/삭제

      잡초가 자라는데도 필요한 자양분이 있는 것처럼, 양심에 털이 나려면 역시 필요한 자양분이 있겠지요. 부패와 몰염치라는 거름 말이에요. 제 양심이 아직 그 정도로 썩진 않았다고 보는데요. 그래도 자꾸 조선일보 보다 보면 혹시 조금씩 썩어들어갈지도 모르니까 조심해야죠.

  3. 마루치 2008.11.12 17: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홈..저도 맛난거 얻어 먹구 싶어요. ^^; 나한테도 좀 걸렸으면...냉큼 본다고 하겠네요. ㅋㅋㅋ

    • Favicon of http://go.idomin.com BlogIcon 파비 2008.11.12 18:30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마 기회가 올 거여요. 늘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계시기를... 저는 상당히 흥분되더라구요. 실수할까봐. 다 알면서 돈 받으려니 좀 쑥스럽더만요.

  4. Favicon of http://talkonsex.com BlogIcon 섹시고니 2008.11.12 18: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게 봤습니다.

    저는 자주가는 식당에 조.중.동이 항상 있어서 조.중.동을 끊고 지역신문을 손님들에게 제공하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지요. 캠페인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가 생각 중. ㅎ

    • Favicon of http://go.idomin.com BlogIcon 파비 2008.11.12 18:33  댓글주소  수정/삭제

      좋은 생각이네요. 지역신문이 훨씬 낫죠. 중요한 정치사회 문제 다 나오지요. 거기다 지방 소식도 알 수 있으니까요. 저는 지방지(경남도민일보) 보다가 조선일보 보니까 정말 읽을 게 없더라구요. 너저분하게 너무 종이 면만 많으니까 오히려 복잡하구요. 우리가 그거 다 읽을 시간도 없잖아요? 낭비에요. 낭비.

      조선일보 잘 하는 말로 국익에 도움 하나 안 되는 국가적 낭비.

  5. 풀씨 2008.11.12 18: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절차 및 방법 좀 가르쳐 주십시요. 아니라고 잡아뗀다면 어찌 해야 하는지요. 가끔 아파트에 상주하며 랄 떠는 게 정말 귀찮아 죽겠습니다.

    • Favicon of http://go.idomin.com BlogIcon 파비 2008.11.12 19:21  댓글주소  수정/삭제

      가만 있어 보셔요. 사실은 저도 김훤주 기자에게 가서 조력을 받아 했거든요.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불법경품을 누르면 거기서 시키는 대로 하면 되긴 한데, 제가 자세히 다시 배워 가지고 수일 내로 제 블로그에 기사로 한 번 더 올리겠습니다. 이런 유익한 내용은 여러 사람이 함께 보고 공유해야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이 되지 않겠습니까?

    • Favicon of http://go.idomin.com BlogIcon 파비 2008.11.12 19:25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미 경남도민일보 김훤주 언론노조지부장이 자기 블로그에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방법을 자세히 포스팅해 놓았군요. 이리로 들어가 보셔요. 더 궁금하시면 도민일보에 전화해서 김훤주 기자 찾아서 물어 보셔요.

      아래 주소를 누르시면 됩니다.

      http://2kim.idomin.com/430

  6. 는개장막 2008.11.12 2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문돌려본 적이 있는 사람으로서 말하는데요
    저런것은 보통 신문 보급소에서 하는 짓입니다.
    보급소는 엄밀히 말해서 신문사와 계약관계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다고 해도 신문사가 피해보지는 않을것 같네요.

    • Favicon of http://go.idomin.com BlogIcon 파비 2008.11.13 0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과연 그럴까요?
      신문 보급소가 과연 수만원씩 일 가정마다 돌리는 자본력이 있을까요?
      거기다 8개월 무가지까지.
      조선일보, 별 타격 안 입겠지요. 벌금, 껌값이겠죠.
      공정거래위의 심판이 아니라 국민의 심판이 필요한 것이죠. 그래서.

      쟤들이 공정위는 겁 안내지만, 지난 촛불정국 때 불매운동 겁 낸 거 기억나세요?

      답은 거기 있지요.

    • Favicon of http://go.idomin.com BlogIcon 파비 2008.11.13 15:40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리고 저도 한 15년 전에 (한겨레신문) 보급소 해봤답니다.

  7. 2008.11.12 21: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8. Favicon of http://nooegoch.net BlogIcon nooe 2008.11.13 03: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폐휴지로 판매해서 일석삼조를 얻으심은..^^;
    그런데 그 인터뷰기사 문제가 많네요.
    그런부분 해외에 알려서 '유명한' 신문으로 만들어줘야할 필요가 있어보이네요.

    • Favicon of http://go.idomin.com BlogIcon 파비 2008.11.13 1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군요. 이 찌라시신문에는 또 찌라시가 대거 들어오기 때문에 폐휴지 수집에는 그만이겠네요.

  9. 2008.11.16 19: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0. 이기린 2008.11.20 21: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중동은 이제 그들이 하는 짓이 폐해인게 아니고 그 존재 자체가 폐해죠.

    신고 포상금이 얼마나 나와요? 경품받고 돈받고, 신문은 안보고 폐지로 버리는 것보다 우월한 방식이네요.

  11. sunraised 2008.11.25 1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싸이에 이글 좀 퍼 갈께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생각이 나서요...

    친구 자취방에 친구 누나랑 TV를 보고 있는데 왠 사람이 문을 두드려서 나가보니...

    조선일보 보라고 하면서 경품을 거실에 던저 놓구는 보라...이런식으로...하더군요...

    경품부터 들이 밀고서...

    그때는 제가 어려서 진보니 보수니 그런것이나 신문법이나 공정거래법에 관한 지식은 없었지만...

    경품을 들이밀고서 신문을 보라는 태도가 너무도 꼴보기 싫어서...

    저보다 연배가 높은 사람이였지만...이딴식으로 신문구독강요하는것에 대해 따끔하게 혼을 내서...

    보낸적이 있었죠...그게 2000년이였죠...조선일보의 행태는...여전하네요...

  12. Favicon of http://sarabande@paran.com BlogIcon 지난시간 2008.11.25 1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그래도 요즘은 식당에가도 조,중,동 못난이 삼형제가 잘 안보여서 좋네요
    특히 주는거없이 엄청 미운 똥아일보 구경한지 엄청 오래되었습니다.
    당최 똥아는 언제나 망할련지...

    저와 제법 나이차이가 많은 울 큰 매형 똥아 삼십년 애독자였는데 제가
    큰누나네집 방문할때마다 제발 신문좀 바꿔보라 했더니만 작년에 대뜸
    경향신문으로 바꿨으니 소주 한 병 사들고 오라해서 얼마나 기뻤던지 ㅎ..

    암튼 말입니다 화이팅 입니다요!!~ 건강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