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수가 결혼 전에 백여진과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는 것이 들통났습니다. 결국 이혼 당하게 생겼군요. 아니 이혼 당했습니다. 법원에 가서 이혼서류 제출하고 나왔는데요. 사랑과 전쟁인가요? 거기서 많이들 보셨듯이 판사님이 "3개월 후에 다시 오세요. 그때도 마음이 변하지 않으시면 그대로 이혼이 성립합니다" 하셨지요.

아, 그런데 그게 3개월이었던가요? 4주 후에 오라고 했던 거 같은데. 아무튼 이 드라마에선 3개월이라고 하더군요. 봉준수가 그러네요. "3개월 숙려기간이란 게 있다네? 그런 거 몰랐는데." 하긴 알 수가 없겠죠. 이혼 처음 하는 거니까. 저도 사랑과 전쟁인지 평환지 하는 프로 없었으면 숙려기간 그런 거 알 턱이 없었겠죠.

그런데 그건 그렇고 말입니다. 봉준수가 결혼 전에 백여진과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는 사실이 이혼사유가 되나요? 물론 둘이 합의해서 이혼하는 거니깐 판사가 개입할 여지는 없고 그저 서류처리만 해주면 그만이겠지만, 그래도 그렇잖아요. 뭐 불륜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결혼 전에 백여진과 동거를 했던 것도 아니고 말이죠.
 

아, 황태희 입장에선 아주 기분 나빴을 거라고요? 물론 기분 나빴겠지요. 세상에 결혼 전에 사귀던 애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기분 좋을 여자가 또 남자가 어디 있겠어요? 아, 꼭 그런 것만이 아니라 그 상대가 백여진이어서 더 기분 나빴다고요? 그리고 그걸 숨겼기 때문에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이라고요?

예혀~ 이렇게 나가면 세상에 이혼 당할 남자, 여자 어디 한둘이겠어요? 당장 이 글을 읽는 그대도 혹시 이혼사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사실은 없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곰곰 생각해보세요. 틀림없이 있을 거에요. 그리고 그 사실을 남편이나 아내에게 숨겼을 거에요. 가중처벌의 사유가 되고 이혼사유가 되겠죠?  

황태희와 봉준수는 이혼 안 할 수도 있겠죠. 3개월의 숙려기간이 있으니 아마 그 동안에 이 드라마의 모든 스토리가 전개될 것이고 황태희와 봉준수는 해피한 엔딩을 맞을 수 있겠지요. 그리고 아마 판사 앞에 나가 그러겠지요. "아, 전에 이혼하겠다고 낸 서류 그거 돌려주세요. 우린 절대 이혼 안 할 거에요."

어쨌든 그런 결론을 이미 예상하고 있는 저로서는 당장 두 사람의 이혼이 그렇게 슬프게 보이지는 않았어요. 인생이란 결국 그런 거다, 이렇게 질곡도 겪고 다투기도 하고 갈등도 하면서 살아가는 거다, 우리도 모두 다 그렇게 살아가고 있지 않느냐 하면서 그들 부부를 향해 위안을 던져주었을 뿐이죠.

그러나 한편 생각해보니 "아니, 저게 무슨 이혼사유야? 저 정도로 이혼할 거 같으면 세상에 남아나는 부부가 어디 있겠어? 좀 심한 거 아냐?" 하는 불평이 아니 들 수가 없더군요. 작가가 너무 안이하게 스토리를 짠 거 아닌가 불만이 슬며시 들더군요. 최소한 그래야 하잖아요. 백여진과 봉준수가 뽀뽀를 하다가 들켰다든지 뭐 그런 정도라도.

뭔가 좀 타당한 이유를 만들어놓고 이혼을 시켜도 시켜야지…. 황태희가 원래 그런 대쪽같은 성미라서 그렇다고요? 아, 그 이야긴 한송이 상무에게서 들었는데요. 황태희가 자존심이 엄청 세서 그걸 건드리면 못 참는다나요? 황태희의 자존심? 무슨 용비늘도 아니고, 내참.

그리고 꼭 이혼 같은 걸 시켜야 드라마가 됩니까? 물론 이해는 가죠. 구용식과 황태희를 엮어서 재미를 좀 만들어봐야겠는데 봉준수와 한집에서 살고 있는 동안에는 참 힘든 일이겠죠. 그래서 일단 이혼 시키고 거기다 봉준수를 황태희 집 옆에 세 들어 살게 하면서 복잡한 삼각관계를 만들어보겠다, 충분히 이해는 갑니다.

그리고 진짜로 재미있을 거 같네요. 연속극이란 게 그렇거든요. 뻔히 벌어질 스토리를 다 알고 봐도 재미가 있는 거, 그게 연속극이거든요. 그래도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건 말이죠. 이혼사유를 제대로 만들었어야 한다는 거지요. 이혼사유가 너무 허접하지 않나요? 왕년에 사귀던 사이다, 그걸 숨겨 내 용비늘을 건드렸다, 그래서 이혼?

이건 너무 하지 않나요? 안 그래도 요즘처럼 이혼이 무슨 애들 초등학교 입학시키는 것처럼 다반사가 된 시대에 말이죠. 그런데 이 드라마 있죠. 역전의 여왕. 여기 나오는 남자들 너무 바보 같지 않나요? 완전 여인천하란 생각은 들지 않던가요? 쓸만한 남자가 구용식이 있긴 한데, 그것도 허접이긴 마찬가지에요.
 
결국 애비 잘 만나서 폼 잡는 거지 그 친구도 별 거 아니거든요. 하긴 SK가에 최 뭐시긴가 하는 친구보단 훨씬 낫죠. 인간적이고, 부하직원들 진심으로 대할 줄도 알고, 사람에 대한 예의가 있는 친구더군요. 아무튼 그 최 뭐시긴가 하는 인간말종들이 대체로 재벌2세의 전형일 텐데, 이 구용식이란 인물은 별나라에서 온 재벌2센가 봐요. 

그런데 최 뭐시긴가 하는 친구가 한방에 1백만에서 3백만원까지 주며 날렸다는 그 매가 야구방망이였다죠? 그러고 보니 일전에 한화그룹의 어떤 분께서도 야구방망이를 휘둘렀다는 소식으로 세상이 떠들썩했던 적이 있었는데. 하여간 이 야구방망이가 늘 문제네요. 야구를 아예 금지시킬 수도 없고. 

이야기가 옆길로 샜네요. 우얐든지간에, 이혼 그거 함부로 남발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뭐 그런 주장이었습니다. 꼭 시켜야겠거든 합당한 이유라도 만들어주시든지요. 끝.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