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효진 "달달한 파스타든 짭짤한 파스타든 손님이 원하는 파스타를 먹게 해주고 싶어!"
이하늬 "내 파스타는 최고야. 내 완벽한 레시피는 절대 변할 수 없어. 주는 대로 먹어야 돼!"

이하늬, 미녀지요. 미스코리아에다 국제미인대회에서도 입상했군요. 요즘이야 이런 미인대회가 별로 인기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옛날에는 대단했었죠. 글쎄, 이유가 뭔지는 몰라도 제 생각엔 그래요. 당시엔 수영복만 입은 여성을 텔레비전을 통해 공공연히 볼 수 있는 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뿐이어서 그랬던 거 아닐까요? 하하.


미인은 강아지도 알아본다

그런데 혹시 이런 생각 혹시 해보셨나요? 과연 통일적으로 주어진 미적 기준이란 게 있을까? 한가한 사람들의 연구에 의하면 그런 게 있기는 있는 모양이더라고요. 그분들의 연구에 의하면 강아지들도 미인을 알아본다고 하는군요. 그러니까 먹이를 들고 강아지를 유혹하면 미인이 들고 있는 먹이를 선호 한다 뭐 그런 말씀이겠죠.

이거 확실한 정보는 아니에요. 이 프로를 다시 찾을 길은 없지만, 테레비를 좋아하는 제가 언젠가 본 기억은 있어요. 아마 그때 갓난아이들에게 미인과 덜미인 사진을 보여주고 어느 쪽을 집는지 알아보는 실험도 했었던 거 같아요. 당연히 미인 사진을 집었겠지요. 그러니까 미적 기준이란 어느 정도 변할 수는 있어도 선험적으로 주어진 값이 있다 이런 말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하늬는 확실히 미녀임에 틀림없어요. <파스타>에서 연적으로 경쟁하게 될 공효진과 비교해도 훨씬 미녀지요. 아 이거 공효진에겐 미안하군요. 그래도 할 수 없지요. 객관적 사실이니까. 초딩 2학년 졸업반인 우리 딸애는 그러더군요. "나는 셰프가 좋아." "왜?" "셰프는 너무 멋지고 잘 생겼어. 그런데 유경이는 너무 못 생겼고."

갓 프라이팬을 잡은 초보 요리사 서유경(공효진)


셰프란 이선균을 말하는 거고, 유경이란 공효진을 말하는 거예요. 보시죠. 확실히 미적 기준에 대해 특별히 교육을 받거나 훈련 받지 않은 아이들도 나름대로 보는 눈이 있지요? 아무튼 공효진에겐 다시 한 번 미안하네요. 역시 할 수 없지요. 애들도 눈이란 게 있으니까. 그러나 말이에요. 결론부터 말하면 제 눈엔 공효진이 이하늬보다 훨씬 예쁘고 사랑스럽답니다.

공효진이 더 예쁘게 보이는 까닭은 대체 뭘까?

왜 그럴까요? 사람에겐 선험적으로 주어지는 미적 감각 외에 아름다움을 느끼는 무언가 다른 것이 있기 때문 아닐까요? 저만 그렇게 느꼈다면 이런 질문은 무의미한 것이 되겠지만, <파스타>를 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효진이 더 예쁘다고 느끼는 거 같거든요. 이건 공효진이 연기를 잘 한다거나 하는 문제와는 다른 것이라고 생각해요.

공효진이야 워낙 공인된 연기파 배우지만, 연기를 잘 하고 있긴 이하늬도 마찬가지거든요. 그럼 이유가 뭘까요? 어쩌면 캐릭터 때문이 아닐까요? 공효진이 맡은 서유경이란 인물은 매우 예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죠. 반면에 이하늬가 맡은 오세영이란 인물은 매력적이긴 하지만 별로 사랑 받을 만한 캐릭터가 아닌 건 분명해요. 욕심쟁이니까요.   

오세영은 확신과 자신감에 가득 찬 여성이에요. 그녀에겐 사랑보다 일과 성공이 우선이었죠. 결국 연인이자 라이벌이었던 최현욱의 졸업시험을 속임수로 망치게 해 권위 있는 요리학교 수석졸업의 영예를 차지하고 부와 명예를 거머쥐지만, 그녀에겐 아직 완성하지 못한 미션이 하나 있어요. 바로 사랑이죠. 그렇군요. 그녀에겐 사랑도 어쩌면 미션 중의 하나일지도 모르지요. 

그 미션의 완성을 위해 그녀는 최현욱을 라스페라로 불러들이기로 작정했어요. 라스페라의 오너인 김산과는 마치 부부나 연인 사이처럼 허물없는 친구거든요. 그리고 그녀의 염원처럼 최현욱과 같은 주방에서 함께 요리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공동셰프로 말이에요. 이 공동셰프란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는 별론으로 하고, 일단 그녀의 의도는 성공하고 있어요. 

오세영, 일과 사랑 모두 확신과 자신감으로 가득한 당찬 여성

그녀는 일에서 성공한 것처럼 사랑에서도 승리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충만해 있죠. 자신의 사랑을 결국 최현욱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확신과 자신감. 그게 어디서 나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대단한 여성이에요. 그러나 그녀는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게 하나 있어요. 그런 자신을 향한 상대의 거부감이 얼마나 견고한지를 말이에요. 

그 거부감을 최현욱은 이태리 식당 셰프답게 요리 이야기로 말했군요. "네 요리는 맛있다. 흠잡을 데 하나 없이 완벽하다. 훌륭해. 그런데 어떤 요리사는 그러더라. 달게 먹고 싶다고 하면 달게 해줄 것이고, 짜게 먹고 싶다고 하면 짜게 만들어 줄 거다. 너는 그럴 수 없잖아. 네 레시피는 너무나 완벽해서 그럴 수 없잖아."

"그래. 그럴 수 없어. 그러면 향이 뭉개져서 안 돼." 오세영의 대답에 최현욱이 바로 맞받아 이렇게 말하죠. "그래. 그렇잖아. 너는 내가 원하는 걸 해줄 수가 없잖아. 너는 네 레시피가 중요하니까 절대 그럴 수 없지. 자, 그럼 나는 내가 원하는 걸 만들어줄 요리사에게 가봐야겠다. 그만 간다."

확신과 자신감에 가득 찬 단 하나뿐인 여자 셰프 오세영(이하늬)


자그마한 식당을 차려 달게 먹고 싶다고 하면 달게 해주고, 짜게 먹고 싶다고 하면 짜게 만들어 주는 요리사가 되고 싶다고 한 사람이 누구였지요? 바로 서유경이에요. 그러니까 최현욱은 그렇게 말한 거지요. "오세영, 네사랑은 너무 완벽하고 훌륭하지만 부담스러워. 내 입맛에는 안 맞아. 그리고 네사랑은 내 입맛에 맞춰줄 용의도 없잖아. 난 서유경에게 가야겠어." 

서유경, 단 걸 원하면 달게
짠 걸 원하면 짜게 만들어주고 싶은 요리사

이에 비해 서유경은 어떤가요? 그녀의 사랑은 절대적인 사랑이에요. 상대로부터 쟁취하는 게 아니라 그저 주는 사랑이죠. 그녀의 사랑은 상대가 원하는 요리를 만들어주고 싶은 그런 마음과 같아요. 단 게 먹고 싶다고 하면 달게 만들어주고, 짠 게 먹고 싶다고 하면 짜게 만들어주는 그런 사랑. 자본주의 시장경제 논리로 말하자면 고객제일주의라고나 할까요?

하긴 요즘은 자본주의도 독점시장이 되면서 "주면 주는 대로 먹어!" 하는 것이 진리인 것처럼 된 세상이지만. 아무튼 서유경의 사랑은 참으로 탐스러운 과일처럼 향기가 입맛을 돌게 하는 그런 사랑이에요. 그런데 무슨 이야기 하다가 이렇게 사랑타령으로 빠진 거죠? 아, 그렇군요. 미인 이야기 하다가 삼천포로 빠졌네요.

왜 <파스타>에서 이하늬보다 공효진이 더 예쁘게 보일까요? 실제의 이하늬는 누구보다 미인이지만, <파스타>에선 그녀의 미모가 돋보이기보다는 짜증스럽도록 부담스럽고 교만한 그녀만 보이는 것일까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실컷 말 꺼내놓고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니까 죄송스럽긴 하지만, 모르는 건 어쩔 수 없죠.

그러나 어쨌든 <파스타>를 빼놓지 않고 보다가 문득 들었던 궁금증이에요. 실은 딸애의 말(저 위에 있는 "공효진 못 생겼어")을 듣고 들었던 생각이지만, 어쨌든요. '아, 그러고 보니 이하늬는 자타가 공인하는, 그리고 내가 보기로도, 누구보다 미인이 아니던가. 그런데 그동안 나는 왜 공효진이 훨씬 미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까?" 

공효진과 이하늬, 누가 진짜 요리사일까?


제목을 <이하늬보다 공효진이 더 미인인 까닭>으로 시작해놓고  답도 달아드리지 못해 다시 한 번 송구스럽네요. 그렇지만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신 분이 혹시 있다면 한 번 그 까닭을 함께 풀어보시는 것도 어떨까요? 이건 단순히 사랑을 구하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정치하는 사람, 장사하는 사람, 나아가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한 번 풀어보면 좋을만한 그런 질문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어쨌든 여러분은 달달한 파스타가 먹고 싶으세요, 짭짤한 파스타가 먹고 싶으세요? 아직 한 번도 못 먹어보셨다고요? 저하고 똑같으시군요. 그럼 우선 파스타부터 맛을 봐야겠네요. 그래야 달달한 파스타가 좋을지 짭짤한 파스타가 좋을지 선택을 할 수가 있겠지요? 공효진과 이하늬, 누구 요리가 더 맛있을지, 앞으로 기대가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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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