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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파스타, 갈매기, 청사포등대와 함께 한 아들 졸업식 아들 졸업식날, 말로만 듣던 정통 이태리식당에서 파스타도 먹고, 해운대에서 갈매기도 보고, 마지막으로 청사포도 구경하고… 2010년 2월 17일은 하나밖에 없는 아들의 졸업식이 있던 날입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이라니. 졸업식은 입학식을 하던 바로 그 장소에서 치러졌습니다. 6년 전 입학식이 있던 날에는 아들녀석이 왜 그리 안쓰럽던지, 부모 품을 떠나 혼자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하는 녀석을 보며 기쁨보다는 왠지 불쌍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었지요. 그러나 6년 후 같은 장소에서 치러지는 졸업식장에서는 이번엔 반대의 감정으로 인해 슬퍼졌답니다. 얄미울 정도로 천방지축이 된 아들녀석에 비해 제가 훨씬 초라하고 불쌍해보였기 때문입니다. 6년 전만 해도 세상 무서울 것이 없는 젊은이였.. 더보기
10·26의 추억, 부마항쟁과 유신의 종말 곧 10·26사태 29주년이다. 한 사람이 비참하게 죽은 날을 무엇이 기념할 것이 있어서 이런 제목까지 달고 추억하겠냐마는 그래도 이맘때만 되면 아련한 기억이 향수와 함께 밀려드는 걸 어쩔 수 없다. 산골에서의 어린 시절 추억과 더불어 그곳을 마지막 떠나기 전에 일어났던 유신독재의 종말이라는 시대적 사건은 나에게 영원히 잊혀 질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 1979년 10월 27일, 나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 일찍 학교에 갔다. 매일 아침마다 3학년 교실에 문제풀이 시험지를 돌려야 하는 게 내 일이었다. 교무실에 가면 전날 밤에 등사된 문제지가 기다리고 있었다. 산골이라 고입을 앞둔 중학교 3학년이면서도 도시처럼 학원이나 과외 같은 걸 받을 수 없었던 사정을 고려한 선생님들의 배려였다. 그날.. 더보기
부산 블로거를 염탐하다 부산 블로거들의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연고지가 부산은 아니고 마산인데, 그냥 염탐 차원에서 다녀왔습니다. 그래도 부산이 저와 아주 인연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왕년에 이곳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3년간 다닌 적이 있으며, 지금도 가사를 보지 않고 유일하게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부산갈매기」란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수영역을 지나 센텀시티역 4번 출구로 나오니 마천루처럼 치솟은 빌딩들이 사방에서 저를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너 어디서 온 촌놈이냐!" 하는 듯이 말이지요. 아닌 게 아니라 마산 촌놈이 부산 가니 눈알이 빙글빙글 돌더군요. 옛날 제가 어릴 때는 여기가 허허벌판이었는데 세상 많이도 변했네요. 센텀시티를 지나 직진해서 신호등을 두 번 건너니 시청자미디어센터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