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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원

합천 홍류동 소리길은 왜 소리길일까? 언제부터인가 무슨 길 무슨 길 하는 게 유행이 됐습니다. 제주 올레길이 히트를 치고 나서부터 너도나도 덩달아 올레길 만들기가 유행하더니 그게 조금 진화해서 둘레길도 생기고 이제는 지자체별로 특색에 맞게 이름을 따로 만들기도 합니다. 마산에도 그런 영향으로 길이 하나 생겼는데 구산면 저도에 가면 비치로드란 길이 있습니다. 풀어보면 바닷가길 정도가 되겠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비치로드란 이름이 어울리지 않습니다. 바다가 저 아래 까맣게 보이기는 하지만 바닷가를 밟을 수 있는 길이 사실은 없기 때문이지요. 어쩌면 비치로드란 생경한 외국말이 귀에 익숙하지 못한 탓도 있었을 테지만 길 이름과 실제 모양이 일치하지 않는 것이 좋은 길을 걷고 난 보람에 비해 뭔가 개운치 않은 여운을 남깁니다. 명실상부란 말도 있지만 실.. 더보기
홍류동 소리길! 합천군, 지금껏 뭐한 거야? 아니 합천군은 지금껏 뭘 했단 말이야? 이것은 사실 합천군을 탓하기 위해 한 말은 아니었다. 너무나 감격에 겨운 나머지 순간 자기도 모르게 이런 말이 나온 것인데 바로 홍류동 소리길의 아름다운 절경에 탄복한 오마이뉴스 편집국장을 지낸 정운현 선생의 입에서 터져 나온 말이었다. 물론 나도 여기에 얼른 동조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합천군은 지금껏 뭘 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금강산이 따로 없었다. 실로 그동안의 게으름을 비난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정도로 홍류동 소리길은 아름다웠다. 그러므로 한 번 더 행복에 겨운 감탄사를 내뿜고 가도록 하자. 이렇게 멋질 길을 두고 합천군, 지금껏 뭐한 거야? 그러나 처음부터 이런 감탄사가 연발되었던 것은 아니다. 해인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해서 해인사 경내를 둘러본 다음 .. 더보기
아들들은 모두 배신자란 사실을 봄바람에 느끼다 아, 봄이다. 창문을 여니 봄내음이 확 코끝을 스친다. 어제는 비바람이 용천을 부리더니 오늘 이렇게 맑은 날씨를 선물하려고 그랬나보다.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섰다. 우리 집은 산동네다. 해안가 산비탈에 도시가 형성된 마산은 모든 마을이 산동네라고 해도 별로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일본인들이 마산을 차지하고 난 이후 그들의 방식대로 바다는 매립되었고 이제 평지도 꽤 넓어졌다. 일본인들이 물러가고 난 이후에도 매립의 역사는 멈추지 않고 계속됐다. 박정희가 집권하던 시절에는 바다를 메우는 간척을 영토 확장 사업쯤으로 생각했었다. 우리는 국민학교(요즘은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바다가 어떻게 메워지고 있으며 지도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배웠고 시험도 치렀다. 어느 선생님은 간척사업을 (거의 찬양에 가깝게) 칭찬하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