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5.25 낙동강에서 접한 노무현 서거 by 파비 정부권 (1)
  2. 2009.03.15 북한의 비인도적 도발보다 더 한심해보이는 한국의 진보 by 파비 정부권 (4)
낙동강을 걷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했다. 낙동강 천삼백 리 도보기행팀은 3차구간이 시작되는 단천교에서 시작하여 단천리 비경과 이육사기념관을 거쳐 윷판대에 올라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낙동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아래로는 까마득한 천길 단애다. 사람들은 두려운 마음에 떨면서도 아래를 내려다보며 탄성을 질렀다. 


그때 누군가가 “노무현이 죽었다는데?” 하고 말했다. 그는 행군을 하면서도 귀에 리시버를 꼽고 라디오를 듣고 있었던 모양이다. “방금 뉴스에 나오는데 노무현이 죽었대.” 이 무슨 황당한 소리란 말인가. 신정일 대표는 어이없다는 듯이, “지금 무슨 소리하는 거야. 오늘이 만우절이야? 오늘 만우절 아니잖아. 그런데 방송국에서 그런 거짓말도 하나?”


사람들은 갑작스런 소식에 술렁거렸다. 그리고 곧 정신을 차린 사람들은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야, 너 혹시 소식들은 거 있어? 노무현이 죽었다는데? 어떻게 된 거야. 뭐? 모른다고? 빨리 뉴스 틀어봐. 그리고 바로 전화해줘.”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소식이었지만 곧, 믿을 수 없는 또는 믿고 싶지 않은 소식은 사실이 되어 우리를 침묵 속에 밀어 넣었다.


갑자기 세상이 무서워졌다. 까마득한 윷판대 아래로 휘감아 돌며 탄성을 자아내게 하던 낙동강이 갑자기 흐릿한 회색빛으로 두려움을 몰고 왔다. 이제 겨우 두  시간 남짓 걸었을 뿐인데 다리가 후들거린다. 그리고 두려움은 분노로 변하기 시작했다. 화가 난다. 세상이 밉다. 구체적으로는 이명박이, 이명박의 똥개를 자처하는 검찰이, 모든 똥개들의 나팔수 조중동이 죽이고 싶도록 밉다.


이렇게 힘든 낙동강 걷기는 처음이다. 아름다운 경치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도 별로 없고 또 잘 찍히지도 않는다. 비록 카메라를 잡은 지가 갓 석 달째에 불과하지만, 나름대로 구도를 잘 잡는다는 칭찬을 들었었다. 그런데 엉망이다. 전차의 도보기행에서는 찍은 사진이 천장을 넘었었다. 그러나 이번에 채 50여장도 채우지 못했다.


윷판대를 떠난 일행은 도산서원을 지나 자연공원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며 점심을 먹었다. 세 명의 길벗이 이곳에서 인사를 고했다. 조문을 가야겠단다. 자동차도 다니지 않는 오지에서 어떻게 가겠냐고 걱정들을 했지만, 그들은 짐을 챙겨 서둘러 떠났다. 나머지는 계속해서 걸었다. 비보에 기진맥진한 탓이었을까. 목적지인 병산서원에 훨씬 못 미친 우리를 태우기 위해 버스가 왔다.


병산서원은 실로 아름다운 것이었다. 건축학도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한다는 병산서원. 아름다운 해넘이로 유명한 병산서원에서 그러나 우리는 붉은 노을을 볼 수 없었다. 하루 종일 칙칙한 회색빛으로 하늘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애도하고 있었다. 다음날도 여정은 계속되었지만, 너무나 힘들었다. 이렇게 힘든 여정은 처음이다.


유장한 낙동강의 아름다운 물결도, 역사도, 사람도 모두 덧없이 느껴졌다. 모든 것이 그저 회색이었다. 어젯밤 늦게 집에 돌아온 나는 제일 먼저 인터넷부터 켰다. 온통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이다. 세상 밖 낙동강 상류의 오지에서 들었던 소문이 이제 눈앞에 사실로 다가왔다. 슬픔이 밀려온다. 소주 두병을 샀다. 취하지 않고서는 잠들기 힘들 것 같았다.


오늘 점심시간, 어느 중국집에 들어가 짬뽕을 시켰다. 텔레비전에선 노무현의 일대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는 텔레비전 속에서 고무장화를 신고 밀짚모자를 쓴 얼굴로 환하게 웃고 있었다. 중국집 여주인이 그 모습을 보며 말했다. “에고~ 저렇게 소탈하신 분이었는데. 고마 고향 사람들과 농사지으며 행복하게 살도록 내버려 두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중국집 주방장이자 주인아저씨도 맞장구를 쳤다. “저기 다 이명박이 때문인기라. 쥑일 놈들.” “저리도 소박하게 사는 사람을 호화판 어쩌구 하며 욕하는 놈들도 미친 놈들이제.” 내가 끼어들었다. “그런데 사장님. 호화판 어쩌구 한 놈들, 그거 바로 조선일보, 동아일보 아입니까. 노무현 사저가 땅이 천 평이 넘는다면서 말입니더.”


“전두환이며 노태우며 이런 더러운 인간들이 살고 있는 집터가 평당 천만 원만 하겠습니꺼? 그런데 봉화마을 땅값은 얼마겠습니꺼.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내는 그거 오천 원에 사라고 해도 안 사겠습니더. 골짝에 뭐할라꼬. 그런데 그걸 씹고 대든 놈들이 바로 조중동 아입니꺼. 이집에 보니 동아일보 들어오는 모양인데, 낼부터 당장 끊으이소.”


주인 아줌마는 갑자기 미안했던지 말을 돌렸다. “그란데 아이씨요. 엊그제 테레비에 보니까 이명박이 나왔던데 말입니더. 모내기에 가서 봉사활동을 했다고 하데예. 그란데 내가 그거 보고 얼마나 웃었던지. 시상에, 모내기 한다는 사람이 말입니더. 하얀 와이샤스를 입고 팔도 안 거지고 모를 심고 있더라 이 말입니더. 흙 하나 안 묻히고… 쇼를 해도 잘 해야지예.”


그녀는 그러면서 논둑에 앉아 동네사람들과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 생전의 노무현을 바라보며 눈물지었다. 그래, 그녀의 말처럼 하얀 와이샤스를 입고 국민을 향해 쇼를 벌이는 대통령이 있는가하면 노무현처럼 진심으로 국민들과 소통하고자했던 대통령도 있었다. 짬뽕을 먹고난 나는 중국집을 나서면서 말했다. “사장님, 낼부터 당장 동아일보부터 끊으이소.”


나는 노무현의 지지자는 아니었다. 그가 대통령이 될 때 그를 찍어주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던 날 밤새도록 술을 마시며 텔레비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비록 그를 또는 그가 속한 정당의 견해를 이해하진 못해도 그는 영웅이었다. 말하자면, 개천에서 용이 났으며 그런 용을 개천에 사는 우리는 선망과 희망을 섞어 바라보았던 것이리라.


그리고 그는 보통의 용들이 모두 개천을 한번 떠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것과 달리 개천으로 돌아왔다. 밀짚모자를 쓰고 논에 오리를 몰면서 다시 돌아온 것이다. 그런 모습에 국민들은 열광했다. 봉화마을엔 그런 그의 모습을 보기 위한 관광객들로 늘 붐볐다. 이런 일이 우리 역사에 언제 있었던가. 어떤 대통령이 퇴임 이후에 이런 대접을 받았던 예가 있었던가.


그러나 그런 모습이 이명박의 눈에는 가시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넘쳐나는 봉화마을의 관광객들을 보며 이명박은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도 못하는 괴로움을 맛보았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검찰을 닦달했던 것일까. 그리고 똥개를 자처한 검찰은 소명도 하지 않은 조사내용을 언론에 슬쩍 흘리며 전직 대통령을 모욕하는 비열한 모습을 연출한 것일까. 


진짜로 모를 심고 있는 생전의 노무현을 눈물을 훔치며 바라보던 중국집 아줌마의 마지막 말이 다시금 생각난다. “진짜 죽어야 할 전두환이 같은 놈은 뒤지도록 안 뒤지고, 저런 소박한 분이 왜 죽느냐 이 말입니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유서에서 “아무도 원망하지 마라!”고 했다지만, 나는 그걸 액면 그대로 해석하는 것이 그의 진심을 이해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의 유언은 직접 몸으로 보여준 행동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이 중차대한 시국에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세발의 미사일 쏘았다고 한다. 늘 그렇지만 북한은 저런 식으로 남한의 수구세력을 도와준다. 또 남한 국민들이 크나큰 상처를 입은 상황에서 감행한 도발에 비판은커녕 도리어 부화뇌동하는 듯 보이는 민노당의 논평도 참 걱정스럽다.

그러나 어쩌랴. 그들이 벌이는 엉뚱하고 무모한 쇼에 관심둘 때가 아니다.
지금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을 그저 묵묵히 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몸을 던져 보여준 유서의 참뜻이 무엇인지를 헤아리며…. 그게 전직대통령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하는 길이 아닐까. 방금 전 봉화마을에서 취재 중인 김주완 기자의 블로그를 살펴보니 봉화마을에 촛불이 켜지고 있다고 한다.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다고 한다. 인공위성용 로켓이라고 하지만 인공위성과 미사일의 차이는 발사체인 로켓에 탄두를 장착하는가, 위성을 장착하는가 하는 것뿐이다. 그러므로 미사일이 위성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 위성이 미사일로 변할 수도 있다.

 

또 북한이 신고한 것처럼 평화적 목적의 인공위성이라고 하더라도(물론 이 평화적 목적이란 언제든 군사적 목적으로 변용될 수 있다는 걸 우리는 역사적 경험으로 충분히 알고 있지만) 위성이 궤도에 진입하기 전 분리된 로켓이 어디에 떨어질지도 문제다. 발사체의 낙하지점에 위치한 인접 관계국들로선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다.


핵실험 압박에 민간인 억류까지, 북한은 6·15선언과 10·4선언을 입에 담을 자격 없다 


그런데 북한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 미사일 발사쇼에 이어 이번엔 개성공단에 출퇴근하는 수많은 남측 노동자들을 억류한 것이다. 이유는 있다. 북한은 남한과 미국이 키 리졸브 한미군사훈련을 실시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무자비한 보복조치의 일환이라고 주장한다.

개성공단 입주업체 차량들이 개성에서 파주로 돌아오는 모습. 사진=경남도민일보제휴 뉴시스

 그러나 이는 온당치 못한 변명이다. 남한이 미국과 군사훈련을 강행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평화에 대한 의지를 의심받기에 충분한 행동임에 틀림없다. 지난 10여 년 간 쌓아온 군사적 대결태세를 완화하고 화해와 협력을 증진해온 역사적 진전에 대한 반동(反動)이다.

 

그러나 그렇다면 북한이 그 동안 취해온 태도는 평화적이었던가? 북한은 말끝마다 6·15선언과 10·4선언의 이행을 촉구하지만, 정작 그들은 대포동 미사일 발사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핵실험 파동으로 정치적 외줄타기를 펼치더니 마침내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작년에는 금강산에 바람 쐬러 온 관광객을 총으로 쏘아 죽이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아들과 남편을 둔 50대의 여성관광객이 그렇게 해금강 해수욕장에서 비명횡사 했다. 그때도 그들은 군사분계선을 넘은 불법적 행위에 대한 정당한 군사적 대응조치였음을 강변하며 사과도 하지 않았다.


상식을 잃은 진보, 진정한 진보라고 말할 수 있나
 

북한은 6·15선언이나 10·4선언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 이명박 정부의 반평화적이고 반통일적 정책은 비난 받아 마땅하지만, 북한의 작태를 보노라면 새 발의 피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인 듯하다. 이 모든 것이 신년벽두부터 줄곧 주장해온 북한의 무자비하고 한계를 모르는 타격력의 실체를 보여주기 위한 전초전인가.


그러나 무엇보다 화가 나고 괘씸한 것은 북한의 이처럼 무모하고 도발적인 민간인 억류사태에 대하여 인권과 평화를 주장해온 진보정당을 비롯 시민사회단체들이 한마디 말이 없다는 사실이다. 민노당은 어차피 친북파가 헤게모니를 잡고 있는 정당이라 이해하고 논외로 하자.

 

친북자주파의 패권적이고 종파적인 행태에 반대해 민노당을 탈당해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을 구현하겠다던 진보신당에서조차 성명은 고사하고 논평하나 없다는 것은 매우 섭섭한 일이다. 진보신당뿐만 아니라 북한의 국경차단문제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 어떤 진보단체도 보지를 못했다.

 

이 문제는 여야의 문제도 아니고 보수와 진보의 문제도 아니다. 그저 상식의 문제이다. 상식이 무너지는 현실에 입을 닫는 것도 진보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나는 그런 진보라면 차라리 진보하고 싶지 않다. 나는 진정한 진보는 상식이라고 생각한다.


 통일은 상식의 회복으로부터 싹튼다
 

남과 북이 상식으로 만나는 날, 통일은 우리에게 진보가 될 것이다. 지금은 남과 북이 말하는 어느 쪽의 통일도 진보라고 믿을만한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상대를 제압하기 위한 전략과 전술로서의 당위만 보일 뿐이다. 이들에게 통일은 정권안보용 수단일 뿐이다.  

 

루소는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했지만, 지금 이순간 나는 상식으로 돌아가자!고 말하고 싶다. 상식이야말로 루소가 말한 자연으로 돌아가는 열쇠라고 생각한다. 이 몰상식의 시대에… 상식을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진정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이 아닐까.   파비

ps; 방금 전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북한의 개성공단 통행차단은 남북관계를 해치는 비인도적 처사라는 비판과 아울러 이명박 정부에도 남북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재정립을 요구하는 발언이 있었다는 소식이 있네요. 일단 시시비비를 떠나 민간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