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2.02.27 송정문의 금지된 욕망, 장애인도 학교에 가고 싶어요! by 파비 정부권
  2. 2010.01.20 '공부의 신' 김수로가 말하는 참교육은 무엇일까 by 파비 정부권 (9)
  3. 2009.01.10 우리 딸이 신문에 났어요 by 파비 정부권 (5)
오늘은 ☞휠체어소녀, 국회에 도전장을 내다 에 이어 송정문 씨의 이야기 두 번째입니다. 그녀는 세살 때 입은 장애로 인해 학교에 갈 수 없었습니다. 남들 다 가는 학교에 갈 수 없다고 하니 가고 싶은 욕망이 더 절절했고 그 이상으로 절망했습니다. 생명을 내어던질 마음까지 먹었고 실행에 옮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마침내 그렇게도 바라던 학교에 갔습니다. 마산대학에 진학해 안경공학과도 나왔고 방송대학에서 교육학도 전공했으며 경남대학교 대학원도 졸업했습니다. 대학원에 다닐 때는 장애인 이동편익시설을 설치하라며 경남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이겼던 사실은 우리 지역사회에 유명한 일화입니다.

송정문 씨는 다시금 국회의원 선거(마산을)에 도전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누구나 원하는 만큼 교육받을 수 있는 세상…

그런 세상은 가난하다는 것도, 장애가 있다는 것도, 여자라는 것도, 나이가 많다는 것도 문제되지 않는 세상입니다.

그런 세상을 만들면, 저와 같은 경험 또한 대물림되지는 않겠지요.”


삶이야기2. 교에 가고 싶다.

<글쓴이 : 송정문>

▲ 경남보건신문에 출마 인터뷰하고 있는 진보신당 마산을 송정문 후보

“엄마, 난 왜 학교에 못가?”

어린 시절 저의 철없던 질문에 한숨을 쉬시던 엄마였지만, 동네 친구들이 소풍을 가던 날, 엄마는 저에게도 김밥을 싸주셨습니다. 친구들이 졸업하던 날, 몇몇 친척들은 선물을 사주기도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누구도 내게 ‘학교 가고 싶냐’고 묻지 않았습니다.
마치 제게 해선 안될, 금지된 질문처럼 말이죠.

고민을 털어놓던 친구에게 화를 내버린 그 날. 저는 깊은 절망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꿈도 선택할 수 없는 사람... 미래가 없는 사람이 나라면, 왜 살아야 할까.
먹고 살기 위한 고민이 삶 자체에 대한 고민으로 번져가면서 숨 쉬는 것조차 고통스러워져만 갔습니다.

자살시도.
결국 죽음의 문턱까지 다다른 후에야 비로소 금지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용기가 생겼습니다.
‘산다면 뭘 하고 싶어?’라고.
“산다면? 책가방 들고 학교를 다녀보고 싶어...”
‘그럼 해봐. 까짓 거 죽기밖에 더하겠어. 좋아. 앞으론 남들이 못할거라고 말해도, 하고 싶은 거 있으면 시도라도 해보자.’

그래요. 죽음의 문턱 앞에서 제게도 하고 싶은 것이 생겼습니다.
책가방을 들고 학교에 가는 것.
아버지는 늘 제게 목표를 가지면 그만큼 상처를 받게 될 거고, 저로 인해 가족이 모두 슬퍼질 거라고 했지만 그래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대학시험 준비하겠다는 말을 내뱉은 순간부터, 정말 아버지의 말대로 되어갔습니다.
엄마의 한숨은 더해갔고, 아버지와는 밥상을 마주앉는 것조차 불편해졌습니다.
주위사람들조차 대학에서 절 받아주지 않을 거라고, 상처받을 지도 모른다며 조심스레 포기할 것을 권했습니다.

“너 같은 장애인이 대학을 가서 뭐 할거냐”

“니 동생 하나 대학보내는 것도 뼈빠진다.”
“취업도 안될건데 왜 헛고생을 할 거냐.”

사실 그랬죠. 나 스스로도 대학 나와서 내가 뭘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었고, 학비는 어떻게 마련할 수 있는지도, 학교에서 절 받아줄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전 시도해보고 싶었습니다.
저도 제 인생에 책임이란 걸 져보고 싶었습니다.
이 방법이 안되면, 저 방법을. 저 방법도 안되면, 또 다른 방법을 찾아서라도 말이죠.
그동안 금지되었던 소망이 제 속에서 꿈틀대던 날. 모든 것이 변해갔습니다.

제가 갈 길이 아니라구요?
그럼 제가 갈 길을 만들어야 겠지요.

Posted by 파비 정부권
요즘 <공부의 신>이 논란입니다. 인기가 있는 만큼 논란의 도마에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논제에 대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100%가 옳다고만 생각하는 것은 교회당이나 사찰 같은 예배장소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전지전능은 신에게만 허용된 특허지요.


주입식 교육도 마찬가집니다. 이런 교육방법이 옳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요즘 추세로 보면 주입식 교육이 옳다고 말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주입식 교육이 효과적인 교수방법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교육방법이 꼭 필요한 곳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공부의 신>은 천하대 특별반 학생들이 바로 그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석호 변호사(김수로)가 천하대 특별반을 만들고 제일 먼저 찾아간 선생님은 전설적인 수학교사 차기봉 선생(변희봉)입니다. 차기봉 선생은 강석호에게 자기가 천하대 특별반 수학과목을 맡는 조건을 다음과 같이 내겁니다. 

"주입식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이다. 이 사상을 절대적인 정의로 존중하겠나?"

강석호는 당연히 절대 존중하겠노라고 대답합니다. '주입식이 진정한 교육이라는 사상이야말로 절대적 정의'라고 생각하는 차기봉 선생의 교육관은 대체 어떤 것일까요? 그는 혹독한 훈련을 통해 마치 탁구선수가 날아오는 상대의 공을 거의 무의식적으로 받아내듯 수학문제도 그렇게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저는 '주입식이 전정한 교육이라는 사상이야말로 절대적 정의'라는 그의 교육철학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수학문제 풀이가 훈련을 통해 "순간적, 기계적, 자동적으로 이루어져야한다"는 그의 생각에는 상당히 공감하는 편입니다. 아니 거의 절대적으로 공감한다고 해도 틀지지 않습니다. 구구단 외우기를 예로 든다면 너무 단순한 생각일까요? 

강석호는 차기봉 선생에 이어 이번엔 괴짜 영어선생을 모시고 왔습니다. 그도 역시 차기봉 선생처럼 일선 학교에 나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고사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차기봉 선생이 불러오라고 했다는 한마디에 병문고로 향합니다. 앤써니 양으로 불리길 좋아하는 양춘삼 선생(이병준)은 차기봉 선생의 제잡니다. 

맨 왼쪽이 차기봉 선생, 맨 오른쪽이 양춘삼 선생이네요.


그런데 이 두 사람에게 어떤 악연이 있었던 것일까요? 차기봉 선생은 양춘삼 선생을 보자마자 기겁을 하며 강석호에게 그를 보내지 않으면 자기가 떠나겠다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아무튼 각설하고, 우리가 주목할 것은 이 차기봉 선생과 양춘삼 선생에게선 공통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것일까요?

하나, 공부는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하지 마라. 공부는 스포츠다. 공부는 게임이다. 공부는 놀이다. 재미있게 놀듯이 해라.

옳은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걸 몰라서 그동안 공부를 못했던 것일까요? 공부가 지겹고 재미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어떻게 공부를 재미로, 노는 것처럼, 스포츠나 게임을 하듯이 할 수 있단 말입니까? 거기에 대해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다음 두 번쨉니다.

둘, 기본 공식, 기본 구문을 마스터 하라. 그리고 이걸 자유자재로 쓸 수 있도록 하드(머리)에 내장하라. 달달 외워라.

뭐 여기까지는 여러분들도 모두 보셨을 겁니다. 여기에 대한 찬반도 분분합니다. 그러나 어쨌든 저는 오늘 어떤 공부방법이 또는 교수방법이 가장 효과적일까 하는 걸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심지어 막장이란 표현까지 동원하며 <공부의 신>이 그릇된 교육관과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비판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함이 목적이지요.

저는 앞선 포스팅 <학생권리장전 같은 김수로의 명대사>에서 강석호의 다음과 같은 말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모든 학생들은 꿈을 꾸고 키워야할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자유를 준답시고 아이의 꿈을 무시해버리는 게 폭력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김수로의 이 대사를 들으며 정말 감동에 가슴이 뭉클했다고 하면 웃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대사는 정말 논란의 대상이 될 만한 대사입니다. 아이들에게 자유가 중요한가, 지도가 중요한가의 문제는 요즘 늘 화두가 되는 대상입니다. 작년 봄이었던가요? 경남지역의 블로거들이 경남교육감을 만났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블로거들과 교육감 간에 의견이 충돌했던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독서인증제를 두고 블로거들은 아이들의 자유로운 창의력을 위축시키는 강압적인 교육방식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고, 권정호 교육감은 이에 대해 교사의 지도가 없는 창의력이란 있을 수 없다며 독서도 습관이란 말로 반박했습니다. 물론 분위기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지만 양쪽의 생각이 첨예하게 달랐던 점을 기억합니다.

저는 그동안 <경남교육감과 블로거와의 대화>를 잊고 있었지만, <공부의 신>을 보면서 이때의 대화를 다시 기억하게 됐습니다. 물론 여기에 대해 아직 이게 옳다 저게 옳다 뚜렷한 답을 갖고 있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공부의 신>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주에 방영된 <공부의 신>에서 김수로는 다시 한 번 그의 참교육론을 설파했습니다. 한 번 들어보시죠.
 

"병문고 학생들은 모두 공부 잘 하기를 원합니다. 아니 대한민국 모든 아이들의 바람이기도 합니다. 공부하는 방법을 몰라서, 여건이 안 돼서 뭣보다, 원래 못하는 놈이라는 낙인 때문에 점점 더 공부와 멀어지는 것뿐입니다. 소위 꼴통이란 이유로, 대다수 학생들이 우등생의 들러리로 소외되는 현실! 새롭게 태어나는 병문고에서는 이 점을 깨끗이 뒤엎고자 합니다. …… 

학교는! 교사는! 공부 못하는 녀석들까지 다 주워 담아서 함께 데리고 가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게 진정한 교육입니다"

제가 김수로의 대사에서 희망을 발견했다면 너무 과장일까요? 그러나 저는 김수로를 보면서, 아니 변호사업을 제쳐두고 병문고를 살리기 위해 교육현장으로 뛰어든 강석호를 보면서 저런 선생이 내게도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애석하게도 저는 강석호 같은 스승을 만난 적이 없습니다. 한수정(배두나) 같은 스승은 더더욱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게 제 탓인지 아니면 누구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공부의 신>을 보면서 제가 매우 감동 받고 있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우리 애들도 <공부의 신>을 무척 좋아합니다. 아주 재미있는 모양입니다. <파스타>를 더 좋아하는 저도 애들에게 밀려 할 수 없이 <공부의 신>을 함께 봅니다만―애들 데리고 드라마나 본다고 아내에게 잔소리를 들으면서도―재밌더군요.

앞으로 강석호의 병문고 재건 프로젝트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에 따라 또다시 논란이 뜨겁게 일어날 게 틀림없습니다만, 그러나 저는 그것만으로도 <공부의 신>은 크게 성공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항상 뜨거운 감자인 교육문제에 대해 다함께 생각해보고 논쟁해 볼 기회를 주니까요. 

그런데 <공부의 신>에서 김수로가 던지는 좀 엉뚱해 보이는 말들이 요즘 같은 시대에 꽤나 용감한 발언으로 들리기도 하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김수로의 주장들을 그냥 예사롭게 지나칠 수 없는 것은 저도 머잖아 입시생의 학부모가 될 터이기 때문이겠지요. 물론 저도 보통의 사람들처럼 세속적인 학부형이 되겠지만 말입니다. 
                                                                                                                              블로그  구독+은 yogi Qook
ps; 약속 시간이 다 됐군요. 술 약속 시간은 절대 어기면 안 되므로... ㅎㅎ 문장 앞뒤가 좀 안 맞아도 이해 바랍니다,  그럼
Posted by 파비 정부권
아이 엄마가 엊그제 수요일자 도민일보에 우리 딸이 났는데 봤냐고 물어보는군요.  아, 모르는 새 그런 좋은 일이 있었네요. 그런데 저는 왜 못 봤을까요? 요즘 세상이 온통 정치문제로 시끄럽다보니 이런 좋은 기사를 차분하게 읽어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나 봅니다.

그러고 보니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 뒤로 문화면은 거의 안 읽는 거 같습니다. 사실은 제가 등산이나 여행에 취미가 있어서 그쪽 면을 열심히 보는 편이었는데 말입니다.

어쨌든 지나간 신문을 다시 찾아서 이리저리 뒤적거려보니 역시 우리 예쁜 딸이 신문에 났습니다. 이로써 우리 식구 4명 모두 신문에 얼굴을 내미는 기록을 세우게 됐습니다. 물론 경남도민일보입니다. 집안에 경사가 났습니다. 역시 도민일보, 참 좋은 신문입니다.

그런데 기사 내용을 읽어보니 내용도 참 반갑군요. 우리 딸은 태어나면서부터 아토피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갓난 아이 때는 얼굴이며 몸에서 피가 줄줄 흐르기도 했답니다. 게다가 밤만 되면 가려움에 참지 못하고 긁어대고 다시 아파서 울고, 그러면 아이 엄마도 밤을 꼬박 새우기도 하고 그랬지요.

물론 저는 직장 다닌다는 핑계로 씩씩하게 잘도 잤습니다만, 마음은 엄청 괴로웠답니다. 얼굴에 흉터가 생기면 어쩌나 하는 게 제일 걱정이었지요. 딸아이니까요. 병원에서 주사도 많이 맞았습니다. 약도 많이 먹었고요. 커 가면서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아토피가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아토피와 알레르기성 비염 등 피부질환이나 호흡기 질환이 많은 아이들을 위해 교실 마루를 새로 깔고 맨발로 생활하기 운동을 하고 있다니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여름방학 동안 공사를 했나 봅니다.

특별히 교장 선생님과 여러 선생님들께 고마움의 인사를 하고 싶지만, 현직(?) 학부모로서 쑥스럽기도 하고 오해의 소지도 있을 듯해서 그냥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선생님,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 좋은 기사 써주신 기자님께도 고맙다고 해야겠군요….

2008. 1. 10. 파비

실내화 벗어던지니 몸도 마음도 '가뿐'
'전교생 맨발 걷기 운동' 마산 월포초등학교
'맨발 걷기' 후 피부·호흡기 질환 급격히 감소
2009년 01월 07일 (수) 김성찬 기자 kim@idomin.com
   
 
 
6일 오전 마산 월포초등학교 현관 앞. "어이쿠, 김 기자님. 어서 오십시오. 이쪽으로 들어오세요." "아, 네네." 취재차 미리 들르겠다고 전화를 해 놓은 터라 정창수 교장이 학교 현관까지 마중을 나와 악수를 청했다. 손이 떨어지기 무섭게 옆에 있던 김종석 교감이 "자, 이거 신으세요"라며 손님용 실내화를 건넸다. 막상 구두를 벗고 실내화를 신으려고 보니 조금 머쓱해졌다. 정 교장과 김 교감 모두 그냥 양말 바람이었기 때문이다. '역시 맨발 걷기 운동을 하는 학교답네요'라고 속으로 인사를 건네고는 실내화를 사양했다. "저도 그냥 양말 바람으로 있겠습니다." 그랬더니 두 분 모두 손사래를 치며 끝끝내 실내화를 권한다. 외부손님은 신어도 상관없다며. 날씨도 꽤 쌀쌀했던 데다 한 번 더 내치기가 뭐해 그냥 받아 신고 정 교장을 따라나섰다.

"역시 듣던 대로 학교가 참 깨끗하네요. 먼지도 별로 없어 뵈고"라고 건넸더니 학교를 처음 방문하는 이들 대부분이 같은 말을 한다고 정 교장이 되 건넸다.

"그리고는 한 번 더 놀라시죠. 교사들과 학생들의 발이 아무것도 신지 않은 소위 '맨발'인 것을 알아 보고는요."

말 그대로 월포초는 깨끗하고 건강한 학교를 만들고자 교사와 학생들이 복도와 교실에서는 실내화를 신지 않는다. 굳이 이름 붙이자니 '전교생 맨발 걷기 운동'이 됐다.

맨발(혹은 날씨가 쌀쌀하면 양말로 보온을 하는 정도)로 학교생활을 하면 장점이 한둘이 아니란다.

"먼지가 훨씬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니 아토피와 알레르기성 비염 등 피부질환이나 호흡기질환에 노출될 가능성도 줄어들었죠. 맨발로 걸으니 혈액순환에도 좋습니다. 자연히 머리도 맑아지고 피로도 덜하죠. 그뿐이 아닙니다. 발바닥 지압이 되니 소화기 질병도 예방되고, 뇌신경계 활동도 원활해져 기억력도 좋아지죠." 정화 교사의 자랑이다.

월포초에서 실내화가 사라진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마산 월포초등학교의 아이들과 교사들은 실내화를 신지 않는다. 소음도 사라지고 먼지도 줄어 학교생활이 한결 더 윤택해지기 때문이란다. 왠지 70~80년대 '국민학교' 시절과 비슷한 풍경이다. 물론 그때는 실내화가 귀해서 신지 못했던 시절이기는 했지만. /마산 월포초등학교 제공  
 
지난해 여름 방학 복도와 교실바닥 공사를 한 뒤부터였으니 한 넉 달 남짓 정도랄까. 공사 전의 학교는 소음과 먼지로 덮인 낡은 건물에 지나지 않았다.

아토피와 알레르기성 비염에 고생하는 아이들이 한둘이 아니었고, 학교 현관과 계단에는 쓸어도 쓸어도 나오는 먼지와 모래가 끊이질 않았다.

게다가 건조해진 마룻바닥은 잔가시가 일어나 가시에 찔린 아이들로 보건실은 언제나 북적였단다.

실내화를 벗어 던지면서 이런 단점들이 하나 둘 사라지기는 했지만 언제나 그렇듯 처음부터 맨발 걷기를 쉽게 받아들이지는 못했다. 화장실과 급식소를 이용할 때는 부득이하게 실내화를 신어야만 했고, 실내화를 신지 않고 맨발로 다니다가 가시에 찔리는 학생이 더 많아지지나 않을지 걱정이 됐다.

특히 아이들의 양말이 시커멓게 변하지나 않을지도 근심거리였다. 그렇지만, 학교는 일단 시도해보기로 했다. 일주일간의 맨발 걷기 시범기간을 보내보기로 한 것이다.

결과는 예상외로 좋았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설문을 했더니 대다수가 '만족'을 보였다. 아이들의 반응도 너무 긍정적이었다.

"편해요" "갑갑하지 않아 좋아요" "친구들 발에 부딪히거나 밟혀도 안 아파요" "먼지가 많이 나지 않아 좋아요" 등등.

학교를 방문한 학부모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학교가 참 깨끗하고 조용해졌다" "우리 아이가 비염이 있는데, 학교에 먼지가 많이 줄어드니 호흡기가 한결 좋아진 것 같다"며 반겼다.

얻은 게 있으니 당연히 잃을 것도 있는 법. 맨발 생활이다 보니 확실한 청소가 최우선 조건이 됐다.

긴 바지를 입고 출근한 교사들은 바지 단을 걷거나 아예 체육복으로 갈아입는 경우가 많아졌다.

맨발 이용이 까다로운 화장실(에는 물론 별도의 실내화를 둬 불편을 최소로 줄이고 있다)과 급식소로 가려면 실내화를 두었던 곳으로 되돌아가야 하는 때도 생겼다.

하지만, 역시 맨발 생활 덕에 얻을 수 있는 장점의 매력은 이 같은 몇몇 불편함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정 교장은 "겨울이 되면 양말 위에 덧신을 신어보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많은 아이가 쌀쌀한 날씨에도 그냥 양말 바람으로 학교생활을 하고 있죠. 난방시설도 완비된 데다 바닥도 그다지 차갑지 않은 나무재질이라 큰 무리는 아닐 터"라고 했다.

이 모두가 3년 동안 월포초에 재직하며 학교를 완전히 새롭게 '환골탈태'시킨 정 교장의 의지와 50여 명의 교직원, 900여 명의 학생의 마음과 뜻이 하나로 모인 덕이다.

정 교장은 "수준 높은 교육서비스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생활하는 환경 또한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교생 맨발 걷기 운동'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요 뿌듯함입니다. 조용하고 깨끗한 곳에서 수업을 받게 하는 것은 '학생이 행복한 학교'의 첫걸음인 셈인 거죠."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