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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봄날의 졸음, 한낮의 행복 사람이 가장 행복하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가? 그것은 한낮의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졸음이 밀려올 때이다. 한없이 나른해지는 몸은 더없이 뿌듯함을 느낀다. 이때야말로 그 누구도 방해하지 못할 행복감으로 충만한 순간이다. 모든 근심과 걱정, 고뇌와 성찰 따위도 이 순간만큼은 충분히 쉴 수 있다. 천근 무게로 무너지는 눈꺼풀 속을 파고드는 한낮의 햇빛은 감미롭기 그지없다. 천국으로 가는 길이 아마 이럴 것이다. 노란 물결이 출렁이는 들판을 가로질러 천국으로 향할 때 이처럼 감미로운 햇살이 눈부시게 하얀 빛으로 우리를 반겨줄 것이다. 졸음이 밀려드는 눈꺼풀 속으로 파고드는 하얀 햇빛으로 모든 고통은 사라지고 기쁨만이 가득하다. 행복한 졸음을 몰고 오는 감미로운 햇빛은 진정한 평화가 아닌가. 파비 더보기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 오늘, 참 오랜만에 성당에 갔습니다. 미사에 마지막 참례한 것이 무려 5년도 훨씬 전의 일이니 오랜만이라도 한참 오랜만이지요. 무리하게 일을 벌려놓고 객지로 몇 년 동안 돌아다니다보니 주님도 교회도 까먹고 살았나 봅니다. 우리 아들놈은 그래도 성당에 참 열심히 다녔습니다. 주일학교도 열심히 다니고 미사 때 하얀 복사 옷을 입고 신부님을 보좌하기도 한답니다. 그런 모습을 보노라면 녀석도 이제 다 컸구나 하며 대견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마음 한 켠은 문득 스치는 늦가을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처럼 쓸쓸해지기도 합니다. 이제 녀석도 어느덧 품안의 자식이 아닌 게지요. 오르간에 맞춰 부르는 성가대의 음악소리는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가슴을 안아주는 천상의 숨결이 느껴졌습니다. 꿈결 같은 사제의 기도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