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10.21 카다피의 최후와 비교되는 박정희와 박근혜 by 파비 정부권 (12)
  2. 2011.03.23 유엔의 리비아개입은 또다른 학살인가 by 파비 정부권

카다피가 심각한 부상을 당한 상태에서 죽기 전에 “쏘지 마!”라고 외치기도 했다고 외신들이 전하자 이 기사에 우리나라 네티즌들이 단 댓글 중에 하나를 소개한다. 물론 댓글들은 자기가 지지하는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카다피에 김정일을 빗대기도 하고 일부는 이명박을 빗대기도 한다. 하지만 10.26을 불과 며칠 앞둔 시점에서 카다피의 최후는 뭔가 특별한 감회를 우리에게 주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에게도 박정희라는 독재자의 비참한 최후를 목도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자, 그럼 예의 그 댓글을 보기로 하자.

“우리나라에 태어났으면 동상에 기념관 그리고 자식은 대권을 바라보는 정치인으로 거듭났을 것을... 운명은 상대적이야...”

아마도 대한민국의 유력한 차기 대통령으로 거론되고 있는 박근혜를 빗댄 말로 보인다. 아시다시피 박정희는 3선 개헌에 이어 유신헌법을 제정해서 영구집권을 시도했던 독재자다. 통일주체국민회의라는 초유의 친위기관을 만들어 거기에서 대통령을 선출하도록 했으니 스스로 자신을 대통령으로 뽑았다고 비판해도 누가 뭐랄 수 있을까.

심지어 유정회라는 것을 만들어서 국회의원 정수의 1/3을 자기가 뽑았으니(물론 형식적으로는 자기가 지명하고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선출했단다. 그러고 보니 통대, 정말 대단한 거였네!) 말 다한 것이다. 박근혜는 바로 그 박정희의 딸이다.

일각에서는 박정희가 잘못한 것을 딸에게 전가하는 것은 가혹한 처사로서 옳지 못하다고 하는 이도 있다. 과연 그런가? 박근혜는 그저 유신잔당일 뿐인가? 그렇지 않다. 박근혜는 박정희의 부인 육영수가 죽자 그를 대신해 영부인 행세를 했다. 그녀는 사실상 유신본당을 자임한 셈이다.

세상에 어떤 민주주의 나라에서 대통령 부인이 죽었다고 그 딸이 대신 영부인 행세를 하게 하는가. 그럴 수 있다고? 대통령 옆에 선 나이 어린 여자 앞에 서서 허연 머리를 조아리며 길게 늘어선 꼴들을 상상해보시라. 오늘 이 순간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그걸 받아들일 수 있을까?

며칠 전에 10.18부마민주항쟁 기념식이 있었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정말이지 박근혜 같은 사람이 이런 대접을 받고 있다는 게 너무 치욕스러워요. 그럼 우린 뭐죠? 부마항쟁으로 감옥에 들어가서 사선을 넘나들며 고문을 당하고 그랬던 우린 그럼 대한민국에 역적인가요?”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3.15의거도 4.19혁명도 다 역적들이 작당한 폭동이 되는 분위기다. 생각해보자. 4.19혁명으로 쫓겨난 이승만의 동상을 세우고 KBS에서 미화방송을 하는 이런 작태가 내놓고 4.19혁명을 욕보이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앞에 언급한 부마항쟁의 주역이었다는 한 인사는 지금도 고통스럽지만 박근혜가 대통령이라도 잡는 날에는 이민이라도 가야지 더 이상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살겠냐고 말했다. 그렇게 비교하니 카다피야말로 참으로 불쌍한 인간이다. 우리나라에 태어났으면 동상도 세워주고 기념관에 자식들은 대권도 바라보면서 호의호식하고 살 텐데 말이다.

물론 그저 우스갯소리에 불과할 뿐이지만 댓글을 보는 순간 참으로 슬펐다. 그나저나 카다피의 죽음에 명복을 빌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부마항쟁 때 붙들려 죽도록 고문을 당했다는 어떤 이는 구치소에서 박정희 사망 소식을 듣고 서로 통방을 해서 이렇게 기도했다고 하던데...

“이 불쌍한 영혼을 거두어주시고 어쩌구...”

Posted by 파비 정부권

참 델리케이트한 문젭니다. 일부러 델리케이트란 생경한 용어를 썼습니다. 그만큼 심경이 복잡합니다. 카다피는 어떤 사람인가? 이해가 다를 수 있습니다. 한때 운동권들은 카다피를 쿠바의 카스트로처럼 대단한 인물로 생각했습니다. 아마 자료를 어렵게 찾아야할 테지만, 그에 대한 칭송은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심지어 고 리영희 선생조차도 카다피에 대한 환상을 가졌습니다. 그분이 돌아가시고 난 후 바로 나온 <리영희 평전>의 서평에서도 저는 그 부분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리영희 선생의 잘못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분의 시계가 반미의 시간에 정지해있었던 것은 그분이 살았던 시대적 배경과 관련이 있는 것입니다.

아무튼 우리는 그 모든 것을 사상하고, 오로지 지금 이 순간 리비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실에만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펙트는 엄청난 살상이 저질러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카다피는 미쳤습니다. 그는 학살을 공언하고 있습니다. 시위대를 향해 발포는 물론 미사일에 전투기, 탱크를 동원한다는 미확인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미확인 보도들은 오래지않아 거의 모두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시위대도 무장했습니다. 이때부터 시위대는 반군으로 불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시위대로 출발한 반군이 제아무리 무장을 한들 리비아 정규군을 상대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생각해봅시다. 광화문에 모인 촛불시위대에 탱크가 주어졌다, 그걸 누가 운용할 수 있을까요?

아랍세계의 반미, 반제국주의를 카다피는 적절히 활용할 줄 알았습니다. 그는 시위대를 외세의 앞잡이로 몰아붙이고, 탱크와 전투기를 동원했습니다. 언론의 보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반군으로 불리기 시작한 시위대는 리비아 정규군과 용병의 무차별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벵가지 일원으로 몰렸습니다.

저항하는 자는 모조리 죽여 피의 강을 만들겠다는 아들 카다피의 공언이 그냥 공언일까요? 아니라는 것은 다 알고 있습니다. 자, 이쯤에서 적절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나의 예를 들어보기로 하죠. 이웃집이 있습니다. 그 집의 가장은 매우 폭력적입니다. 그런데 오늘 따라 유난히 시끄럽습니다.

술에 취한 폭력가장은 아내와 아이들을 마구잡이로 폭행합니다. 마침내 이성을 잃은 그는 칼을 집어들고 아내를 죽이려고 합니다. 순간 아이들이 앞을 막아서며 저항합니다. 그러나 속수무책입니다. 결국 아이들은 큰 소리로 이웃에 구조를 요청합니다. 이에 화가 난 폭력가장은 아이들마저 죽여 버리겠다고 큰소리칩니다.

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그 집의 일이 남이 간여해서는 안 되는 개인적 영역이므로 그 집 담 안으로 들어가서는 안 되는 걸까요? 자기 집안의 문제는 그 구성원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해야하는 것이므로 이웃이 개입하는 것은 정의에 어긋난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요?

한 블로거께서 제가 쓴 <리비아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차, 왜 생기나; 진보신당만 국제사회에 무력개입 촉구, 정부와 여타 정파들은 침묵>이란 기사에 대해 <또다른 학살을 요구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란 글로 비판했습니다. ‘학살을 요구하고 지지하는’이란 문장에 주목하면 이건 비난이며 심각한 명예훼손입니다.

우리가 학살을 요구하나요? 그는 제 글 외에도 <한겨레신문에 이렇게 실망한 적이 없었다>는 글을 올린 블로거 거다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다른 블로거도 ‘한겨레의 친 카다피 논조에 실망했다’며 ‘지금 이 순간 한겨레보다 카다피의 학살을 막기 위해 카다피군에 대한 폭격에 나선 사르코지의 폭력기가 더 휴머니즘적으로 보입니다’라고까지 말한다”고 비판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 블로거의 비판보다 거다란의 평가가 훨씬 더 가슴에 와 닿으니 확실히 세상을 보는 눈에 차이가 많이 나는가봅니다. 물론 다국적군의 공습으로 리비아 사태가 더 복잡해질 수도 있습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리비아는 내부 부족들간의 갈등문제도 심각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만약 카다피가 시위대를 향해 군대를 동원하거나 용병을 투입하고, 미사일, 탱크, 전투기까지 동원하는 야만성을 보이지 않았다면 다국적군의 무력개입을 우리도 지지하지 않았을 것이고, 다국적군이 출동하는 불행한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당연히 진보신당 대변인도 무력개입을 촉구하는 논평을 내지도 않았겠지요.

거다란의 말처럼 “상황은 너무나 심각했던 것”입니다. 대규모 학살이 자행되고 있고, 더 많은 학살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구경만 하고 있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북한 문제를 말씀하셨는데, 제 개인적 소견을 말씀드리자면, 물론 북한의 민주화는 북한민중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지만, 리비아처럼 된다면 결론은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만약 남과 북이 반대의 경우라면 어떨 것 같습니까? 남한 민중이 탱크에 짓밟히고 전투기가 시위대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그리하여 남한정권이 인구의 3분지 1 정도는 몰살시키겠다고 호언한다면? 저는 기본적으로 이른바 운동권 출신들의 인권의식, 국제정세를 바라보는 시각에 불신이 있는 사람입니다.

<또다른 학살을 요구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에 실린 사진을 보니 아마도 <다함께>라는 국제사회주의자그룹(IS) 조직원들이 다국적군의 폭격을 중단하라는 시위를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만, 저는 거꾸로 그들에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카다피에게 학살을 중지하라는 시위를 한 적이 있는가?

제가 <100인닷컴>에다 <리비아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차, 왜 생기나; 진보신당만 국제사회에 무력개입 촉구, 정부와 여타 정파들은 침묵>이란 글을 올린 이유도 실은 앞에서 <다함께> 등과 같은 운동권 조직에 물어보고 싶은 질문 때문이었습니다. 하긴 뭐 국내문제도 많은데 매일 남의 나라 이야기나 하는 뉴스가 불만인 분들도 있긴 하겠습니다만.

아무튼, 미국이라서, 제국주의적 식민주의 야심이 문제이기 때문에, 거기에 석유가 있기 때문에, 이런 주장들도 많이 보긴 합니다만, 저로서는 도무지…. 6시에 약속이 잡혀있어서 토론은 이정도로 해야겠습니다. 급하게 생각나는대로 쓴 글이라 좀 거칠더라도 이해해주시를 앙망합니다. 그럼...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