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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23 '동이'의 검계, '추노' 노비당의 귀환? by 파비 정부권 (3)
'추노'의 노비당, '동이'에 검계로 돌아오다


이병훈 PD가 돌아왔습니다. <허준>. <대장금>, <상도>, <이산>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그가 이번엔 <동이>를 들고 돌아온 것입니다. 파격적일 만큼 화려한 영상에 더한 출연진들의 뛰어난 연기력은 <동이>의 대박을 미리 예감해도 절대 틀리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들도록 만들어주었습니다.  

사극 전성시대가 도래하다

<추노>, <거상 김만덕>에 이은 <동이>, 실로 사극의 시대가 도래 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사극의 활약이 대단합니다. 엄청난 제작비와 화려한 캐스팅(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캐스팅이지만)으로 유명세를 탔던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조차 <거상 김만덕>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으니 바야흐로 사극의 시대가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특이할 만한 점이 있습니다. <동이>의 초반을 장식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검계(劍契)라는 조직입니다. 검계, 대체 이 검계란 무엇일까요? 그래서 다음 검색창에 검계라고 쳐보았습니다. 그러자 위키백과에서 다음과 같이 검계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나왔습니다. 검계는 조선후기의 폭력조직으로 비밀조직이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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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캡쳐한 사진에서 보신 것처럼 검계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살주계(殺主契)란 조직이 따로 있었다고 하는데 아마도 이 살주계가 <추노>의 노비당과 비슷한 조직이 아니었을까 짐작이 됩니다. 검계가 주로 장례비용을 충당할 목적으로 결성된 것과 달리 살주계는 노비들이 주인을 죽이려고 만든 반양반 조직이었다고 합니다. 

<동이>는 아마도 이 살주계를 검계라고 부르는 것 같은데 이유에 대해선 글쎄요, 정확하게 알 순 없지만 살주계보다는 검계가 더 멋있게 들려서 그리 한 거 아닐까요? 살주계가 더 멋있다고요? 뭐 그럴 수도 있지요. 아무튼 <동이>의 검계는 반양반 조직이며 저항조직입니다. 즉, <추노>의 노비당과 비슷한 조직이란 거죠. 

최근 사극들에 자주 등장하는 반체제 저항조직들 

참으로 아이러니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왜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사극들에서 이처럼 반양반 저항조직들이 전면에 등장했을까? 물론 검계는 드라마 초반에 전멸 당하고 말 것입니다. 그들의 꿈과 희망은 산산조각 나고 말겠지요. 그리고 노비당이 그리 될 것처럼 '붓 든 자들'에 의해 처절하게 능욕당하고 말겠지요.   

검계, 훨씬 조직이 잘 된 노비당. 뭔가 당이라고 해도 될 것 같은 냄새가 물씬 난다.


그러나 <동이>에 등장하는 검계는 그리 호락호락한 조직은 아니었습니다. 대단한 위세와 실력을 갖춘, 그야말로 나라를 뒤엎을만한 세력을 형성한 대안세력이었습니다. 동이 역시 그리 호락호락한 여인은 아니었지요. 그녀는 천민 출신으로 빈의 자리에까지 올랐을 뿐 아니라 아들을 왕위에 올린 인물입니다.

말하자면 천민의 자식이 조선의 왕이 된 것입니다. 바로 영조입니다. 영조는 후대에 영정조시대라 불리는 세종 이후 조선의 부흥기를 이끈 인물이지요. 유례없이 동이를 주인공으로 발탁한 제작자의 탁월한 식견도 놀라운 것이지만, 검계를 그 배경에 끌어들인 혜안에도 놀라지 않을 수 없군요. 

또 하나, 이전의 드라마들이 장희빈이나 인현왕후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동이(숙빈 최씨)는 그저 배경에 불과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동이가 전면에 나서고 장희빈과 인현왕후는 배경으로 전락하는 파격이 연출되었습니다. 역시 이병훈 PD의 주인공 중에 장금이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원래 그의 철학을 잘 반영한 포석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파격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추노>에 이어 화려한 영상미 다시 보여줄 <동이>

<동이>는 또 제1부에서 노비를 쫓는 추노꾼(여기선 추노관군)들을 제압하고 도망 노비를 구해주는 장면을 삽입함으로써 <추노>의 추노가 사실상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증언했군요. 이병훈 PD는 이에 대한 설명으로 "1795년 이전에 추노는 관군이 담당했다. <추노>의 추노는 1800년대 이후다"라는 설명까지 곁들였다고 합니다.

추노 관군으로부터 도망노비를 구해 피신시키는 검계 조직원들


어찌 되었든 <추노>의 노비당이 <동이>에서 검계로 다시 부활한 모습을 보니 매우 반갑네요. 개놈이, 업복이, 끝봉이보다 훨씬 똑똑해지고 날렵해진 천민들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뿌듯함마저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역시 궤멸되고야 말 그들의 운명을 잘 알고 있기에 착잡해지는 마음 또 어쩔 수 없군요. 착잡~ 쩝.

<동이>, 내일모래 <추노>가 끝난다고 해서 몹시 서운했는데, 다시 훌륭한 작품을 만나게 되니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추노>에서 만났던 화려한 영상미를 또 이곳 <동이>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커다란 기쁨이고요. 기대 만빵입니다. 아, 옛날 생각이 나는군요. 10여 년 전, <허준>과 <대장금>을 기다리던 심정이요.

그때는 인터넷에서 대본 미리보기란 서비스가 있었는데 성급한 우리는 몰래(근무가 끝나기 전이니까요) 대본을 복사해 읽어보며 궁금증을 달랬었답니다. 요즘은 그런 서비스는 안 하더군요. 하긴 대본 미리 보여주면 정작 진짜 드라마를 볼 땐 재미가 없겠죠? 그래도 그땐 미리 봐도 재미졌던 것 같아요.

기억은 아련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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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