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2.02.16 창원시는 제발 안지킬 약속 따위는 하지를 맙시다 by 파비 정부권 (3)
  2. 2011.11.21 창원시가 선정한 맛집, 입구는 완전봉쇄? by 파비 정부권 (8)
  3. 2011.11.14 창원시장의 결단은 환경수도 창원의 승리 by 파비 정부권

창원시는 왜 이리 약속을 안 지키는 건지 모르겠네요. 지난 12월인가요? 그 추운 겨울에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의 두 대표가 창원시청 정문에서 단식농성을 할 때도 주요 이유 중 하나가 약속을 안 지킨다는 거였지요. 안 한다고 해놓고 슬그머니 뭘 했다는......

그런데 이번에 또 다른 약속을 해놓고 다시 약속을 어긴 모양이네요. 뭔 내막인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약속을 했으면 지키세요. 안 지킬 거면 하지를 마시든가. 하긴 뭐 대통령도 약속 안 지키고 국회의원도 언제 그랬냐는 듯 쌩 까는 게 상식인 세상이 됐으니......

하지만 손바닥 잘 뒤집는 게 자랑이 아닙니다. 여기선 이말 하고 저기선 저말 하는 게 잘하는 짓이 아닙니다. 이참에 우리 모두 반성하고 약속 잘 지키는 신뢰사회 만드는데 조금씩의 노력이라도 보태면 어떨까 싶네요. 제발, 제발, 제발 약속 좀 잘 지킵시다.

약속만 잘 지켜도 이 사회는 훨씬 좋은 사회가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자, 손가락 걸고 약속합시다. 약속은 꼭 지키자!

아래는 마창진환경운동연합에서 보내온 이메일 전문입니다. 

                   마창진환경연합 성명서(2012.2.16.)

창원시 환경수도과는 나무심기 공사중단하라!

주남저수지 나무심기 공사 중단 약속 어긴

창원시 환경수도과 관련자를 문책하라!

어제(2월15일) 오전 창원시 열린시장실을 방문한 우리는 “주남저수지 나무심기를 일시 중단한다”는 약속을 받았다. 그러나 창원시 환경수도과는 이 약속마저도 지키지 않았다. 16일 오전 8시30분경 현장을 확인한 바에 의하면 나무심기 공사는 계속되고 있었다.

주남저수지 도래하는 철새들은 저수지에서 휴식을 취하고 인근 농지에서 먹이를 먹는다. 그런데 저수지와 농지 사이에 키가 큰 나무를 식재하게 되면 식재된 나무주변은 철새들이 기피하는 장소가 된다. 철새들은 비행에 유리하고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주변이 탁 트인 넓은 들판을 선호한다.

따라서 주남저수지 주변의 모든 행위는 이러한 철새들의 특성과 이동 동선을 고려한 사전 영향검토를 한 이후에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단순히 공무원들의 상식만으로 사업을 결정 추진하는 것은 주남저수지 생태계를 파괴하는 큰 과오를 저지를 수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다시 한 번 요구한다. ▲ 창원시 환경수도과는 당장에 나무심기사업을 중단하고 환경단체, 전문가의 자문단 구성을 통하여 재검토하라. 그리고 ▲ 시민과의 약속을 어겨 창원시 행정의 신뢰를 추락시킨 환경수도과 관련 책임자를 문책하라. 마지막으로 ▲ 주남저수지 환경관리가 공무원들만의 전유물일 수 없다. 이에 전문인력 배치와 주남저수지환경관리위원회 구성하라.

2012. 2. 16

마창진환경연합

Posted by 파비 정부권

병주고 약주는 창원시, 이해 못하겠어

신마산 만날고개에 가면 요즘 꽤나 유명한 중국집이 있습니다. <만날재옛날손짜장>이 이 집의 정확한 상호이지만 이 집에서 가장 잘 나가는 식단은 해물짬뽕입니다. 낙지와 조개, 홍합 등이 산더미처럼 쌓인 짬뽕그릇을 받으면 정말이지 입이 딱 벌어집니다.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랭킹 10위 안에 드는 파워블로거 이윤기 씨는 밀양 가는 길 어딘가에 있는 짬뽕을 먹어본 후 이런 제목의 글을 썼습니다. 경남에서 두 번째로 맛있는 짬뽕집. 그럼 경남에서 가장 맛있는 짬뽕집은 어디에 있을까요?

▲ 인터넷을 검색하면 엄청난 양의 만날재 손짜장 관련 기사, 포스팅과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

이윤기 씨는 글 속에서 경남에서 제일 맛있는 짬뽕집의 이름을 밝혀놓았습니다. 바로 <만날재손짜장>입니다. 그는 <만날재손짜장>에서 짬뽕을 먹어본 후 탄복하여 잘 한다고 하는 중국집에서 가서 짬뽕을 먹을 때마다 이 집과 비교해보곤 하는 것입니다.

<만날재손짜장>이 생긴 것은 약 4년쯤 된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은 만날재 입구에 잘 지은 단정한 건물이 손님들을 맞이하지만 원래는 그 옆에 오래된 이층 양옥건물의 1층에 있었습니다. 처음에 여기서 중국집을 한다고 했을 때 아무도 장사가 이리 잘 되리라고는 상상을 못했을 것입니다.

건물 주인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그런데 이윤기 씨를 비롯한 블로거들이 인정하는 바와 같이 경남에서 가장 맛있는 중국집으로 이름이 나면서 가게가 불티가 나기 시작하자 갑자기 두 배 가까이나 임대료를 인상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안 그러면 나가라는 거지요.

결국 명도소송까지 벌인 주인에 의해 <만날재손짜장>은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상가임대차보호법이란 것이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부닥쳐본 결과 임대인이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휴지로 만들 수 있는 법이었습니다. 법은 결코 약자의 편이 아니라는 진리만 깨달았던 거지요.

하지만 다행히 바로 옆에 팔려는 땅이 있어 급하게 구입했습니다. 빚을 냈습니다. 돈이 모자라 땅을 다 사지 못하고 우선 장사에 필요한 만큼만 반을 쪼개어 샀습니다. 건물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부랴부랴 입주했습니다. 가게를 옮겼지만 워낙 소문이 자자했던지라 장사는 여전히 잘 됐습니다.

점포가 이전보다 커진 만큼 손님들은 훨씬 더 많이 늘었습니다. 이런 걸 두고 전화위복이라고 하나요? 그러나 이런 좋은 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호사다마란 말도 있습니다. 한참 장사가 잘되자 이번엔 민원이 들어왔습니다. 공영주차장과 연결된 출입구가 문제였습니다.

▲ 원래 가운데로 냈던 출입구가 막히자 이리로 돌아오도록 했으나 이곳도 폐쇄됐다. 중국집이 출입구가 없는 섬이 된 셈.

담당공무원은 누가 민원을 넣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으면서 “출입구가 주차장으로 통하면 주차장을 전부 이 가게가 쓰게 된다”고 주장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누가 보더라도 터무니없는 주장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도로 쪽으로 출구가 난 집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집이 도로를 전부 점유한다고 주장하며 출구를 폐쇄하라고 떼쓰는 민원인이 있습니다. 그러면 공무원은 도로와 연결된 출입구를 봉쇄하라고 명령해야 할까요? 제가 보기에 이건이 그와 똑같았습니다.

창원시는 일부러 250만원이나 들여 만든 계단을 폐쇄하고 그도 모자라 쇠로 만든 주차장 안내간판을 만들어 입구를 막아버렸습니다. 공영주차장과 연결된 출입구가 있다고 해서 피해보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는데도 말입니다.

▲ 돈을 들여 만든 돌계단은 폐쇄됐다.

오히려 무학산 둘레길을 걷거나 등산을 하고 내려오는 시민들에겐 매우 편리한 계단으로 이득이 되는데도 말입니다. 그리하여 결국 사람들은 <만날재손짜장>에 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오른쪽으로 빙 돌아 들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 출입구도 창원시가 나서서 봉쇄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번엔 연두색으로 칠해진 철제담장을 둘러쳤습니다. 이유는 땅주인이 막아달라고 민원을 넣었다는 것입니다. 원래 이 땅은 <만날재손짜장>이 돈이 부족해 다 사들이지 못하고 쪼개고 남은 땅입니다.

땅을 판 원 주인은 귀퉁이 일부를 출입구로 사용하는 것을 허락했지만 최근 아파트분양업자가 이 땅을 사들였던 모양입니다. 참 야박한 세상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만날재손짜장>에 가사 짜장면 한 그릇 먹으려면 들어가려면 하늘을 나는 수밖에 없습니다.

궁여지책으로 <만날재손짜장> 주인은 중국집 건물 오른편에 있던 건물을 헐었습니다. 다행히 주방직원들 숙소용으로 구입해놓았던 단층 집이 하나 있었던 것입니다. 멀쩡한 건물을 헐어내고 간신히 통로 하나를 만들긴 했지만 문제는 여전합니다.

▲ 결국 이곳에 있던 집을 헐고 길을 냈으나 손님들이 이곳으로 돌아들어가기는 너무 멀고 힘들어보인다.

▲ 여기를 출입구로 쓰면 아무 문제 없어 보이는데 참 힘들다. 간판 앞에 보이는 차는 우리가 잠깐 세워놓은 차다. 주차공간은 이보다 아래쪽으로 조성돼 있다.

이리로 들어오려면 약 6~70미터를 빙 돌아야 할 뿐만 아니라 약간 오르막이라는 것입니다. 짜장면, 짬뽕 한 그릇 먹으로 오는 손님들이 오르막길로 빙 돌아서 오는 거 좋아할 턱이 있겠습니까? 이건 뭐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장사하지 말고 떠나라고 협박하는 거와 진배가 없습니다.

당연히 <만날재손짜장> 주인은 울그락불그락 했습니다. 보통 차이나 최라고 불리는 그는 “창원시는 민원인 누가 출입구 사용을 못하게 막는 민원을 넣었는지 밝혀야 한다. 만약 민원인을 못 밝히겠거든 대체 민원당사자가 어떤 이해관계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피해가 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하나 틀리지 않은 말입니다. 아무도 피해보지 않는 출입구 사용을 제한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거기에 축대가 있어서 그렇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그렇다면 축대가 없고 중국집 마당과 주차장이 평탄지였다면 가능하다는 이야깁니까?

<만날재손짜장> 주인은 “만약 그럴 경우에도 민원이 들어왔다면 이 공무원은 경계선에다 아예 비싼 돈 들여 담장을 쳤을 사람”이라며 분개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이 중국집이 창원시가 선정한 ‘명품음식점100선’ 중의 하나라는 것입니다.

▲ 창원시 선정 명품음식점 축하 플랑카드. 명품맛집 간판은 건물 입구에 붙어있다.

▲ 그래도 손님들은 이렇게 곡예하듯 조심조심 소문난 해물짬뽕 맛을 보러 온다.

가게 안에는 ‘창원시 명품음식점 100선’ 선정을 경축하는 플랑카드가 손님들을 바라보며 활짝 웃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창원시는 자기들이 선정해 홍보하는 맛집에 들어가는 길을 모두 폐쇄하는 어이없는 짓을 저지르고 있는 것입니다. <만날재손짜장> 주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에이 씨, 병 주고 약 주는 것도 아니고. 아니 약 주고 병 주는 기가? 아무튼, 이게 뭡니까? 창원시 맛집에 선정해줬으면 장사는 하게 해주어야지 자기들이 앞장서서 장사를 못하게 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100대 맛집 간판 저거 확 떼 가버리든지….”

창원시장님께 부탁드립니다. 결국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는 듯합니다. 가끔 무학산 둘레길과 만날재 공원을 둘러보고 난 다음 <만날재손짜장>을 즐겨 이용하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도 매우 불편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아무도 피해보는 사람이 없고 오히려 시민은 이득을 보는 출입구 사용을 허락해주셨으면 합니다. 사람이 일단 통행은 해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사방을 막아 괜히 멀쩡한 집만 한 채 허무는 경제적 손실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공무원들도 책상에 앉아서 규정만 따지지 마시고 좀 상식에 맞는 행정을 펼쳤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시장님이 좀 나서서 따지고 가르치고 훈계하셨으면 합니다. 저는 <만날재손짜장>을 자주 이용하는 고객에 불과하지만, 시민의 한사람으로 너무 어이가 없어 이런 글을 씁니다.

요즘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장사 좀 하게 좀 보살펴주십시오, 시장님. 이 집, 고용창출에도 꽤 기여를 하고 있답니다. 주방, 홀 해서 종업원이 십여 명이 넘더군요. 그리고 이 집 주인은 세금도 꼬박꼬박 열심히 낸다고 하더군요. 그거야 뭐, 그 사람 말이긴 하지만.

암튼^^ 시장님, 관심 좀 가져주시길 꼭 부탁드리겠습니다. 무조건 막는 것만 말고 뭔가 대책을 좀 만들어 주신다면 민초들이 공무원들을 얼마나 좋게 생각하겠습니까? 뭘 못하게 하신다고들 돈도 많이 들었을 거 같은데... ㅠㅠ

Posted by 파비 정부권
세계적 철새도래지 주남저수지에 60리 둘레길을 내는 문제로 마창진환경연합의 두 공동의장이 창원시청 정문에서 자리를 깔고 단식농성을 벌였습니다만 다행스럽게도 잘 해결되었다는군요. 그런 사정도 모르고 우리는 오늘 주남저수지에 갔습니다.

매월 셋째 주에 열리는 <걷는사람들>의 걷기 행사가 한주 앞당겨져 오늘 열렸던 것입니다. 원래는 동판저수지와 주남저수지를 둘러본 다음 주남저수지 람사르문화관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일 계획이었습니다만, 아쉽게도 싱겁게 되고 말았습니다.

아, 죄송합니다. 그런 건 아니군요. 박완수 창원시장님께서 통 크게 결단을 해주셔서 문제가 잘 해결된 것이지요. 덕분에 추운 날씨에 단식농성이 장기화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잘 됐습니다. 모두 박 시장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드릴 인사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고맙습니다.

▲ 주남저수지

오늘은 날씨가 정말 좋았습니다. 지난 화요일 창원시청 정문 앞 단식농성장에서 두 분 마창진환경연합 공동의장님과 블로거간담회를 할 때만 해도 무지하게 추웠습니다. 그 때문이었던지 신금숙 의장은 얼굴이 창백했습니다. 거의 쓰러질 지경이었죠. 박종훈 의장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리고 비도 부슬부슬 자주도 내렸지요. 두 분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사실 고생은 신 의장이 더 많이 했습니다. 박 의장은 외국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합류했지만 아무튼 5일을 신 의장이 먼저 했던 것입니다. 다 쓰러져가는 신 의장님 보면서 박 의장님, 속으로 걱정 많았을 텐데, 박 시장님께 고맙다고 하셔야 할 것 같아요. 하하.

동판저수지 주변은 처음 걸어보았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걷는사람들>의 어느 아줌마 회원말씀대로 ‘정말 예쁜’ 저수지였습니다. 동판저수지는 저수지라고 불리지만 저수지 같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뭐랄까요, 아름다운 호수 혹은 우포늪 같은 습지?

저수지 주변에 군데군데 만들어진 단감밭들도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렇게 변두리로 나와 보니 창원이 기계공업도시요 자건거의 도시만이 아니라 전국에서 단감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단감주산지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것도 최근 블로그를 통해서 알게 된 사실입니다만.

철새들이 비상하고 단감이 누렇게 익어가는 주남저수지가 창원에 있다는 것은 창원이 명실상부하게 환경수도라는 이름에 하등의 부족함이 없다는 증명서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점에서 이번에 박완수 창원시장님이 내린 결단은 매우 존경할만한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11월 13일 일요일. 주남저수지는 유원지처럼 북적여 걷기도 힘들었다. 새보다 사람 구경?

보통 단체장들은 자기가 한번 내린 결정을 잘 번복하지를 않습니다. 이미 내린 결정에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체면 때문에 자존심이 구겨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고 한번 밀리면 계속 밀린다는 헤게모니적 관점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박 시장님께서 “6개월 동안 함께 현지조사를 철저히 해서 결정하자”고 한 것은 아주 잘 한 일일 뿐 아니라 그동안 전국 각지의 단체장들이 보여준 관료적 행태에 비하면 매우 존경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철저한 조사를 통해 현명한 판단이 내려지길 기대합니다. 더불어 욕심을 부린다면 주남저수지 주변 농경지의 친환경화라든지 기존 철새보호에 배치되는 시설물이나 사업의 변경 등 보다 전향적인 대책도 마련되길 기대해봅니다.

날씨 탓이었던지 휴일의 주남저수지는 마치 유명한 관광지처럼 북적였습니다. 키보다 훨씬 높게 자란 물억새가 거슬리긴 했지만 사람들은 몹시도 즐거운 표정들이었습니다. 단란한 가족들, 손을 맞잡은 연인들,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사진사들… 모두들 신이 났습니다.

그러나 웃고 떠들며 주남저수지 둑길을 걷고 있는 그들은 정작 새들에 눈길을 주는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그들은 마치 새를 보러 온 것이 아니라 새가 있는 주남저수지를 보러 온 듯이 보였습니다. 새들의 낙원 주남저수지가 이날 하루만큼은 왁자한 시장통이 돼버렸습니다.

저의 느낌으로는, 만약 주남저수지를 둘러 60리 길이 생긴다면 마창진환경연합의 말대로 철새들은 단 한 마리도 남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 정도만으로도 새들은 정신이 없을 터이지만 아직은 괜찮습니다. 왜냐하면, 반대편에 조용하고 아늑한 피신처가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곳에도 길이 생겨 마침내 주남저수지를 빙 두르는 사람들을 위한 잘 정비된 둘레길로 자신들이 포위된다면? 답은 뻔한 것입니다. 우리가 철새라면 어떻겠습니까? 탈출,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철새들 중에는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50여 종의 희귀종들도 있습니다.

주남저수지 둑방 아래 한쪽에서는 나이 지긋한 일단의 관광객들이 관광버스를 옆에 세워두고 거한 술판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소주박스를 줄줄이 깔아놓고 그 주변에 다시 소주박스를 의자 삼아 앉아서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돌리는 모습이 준비를 제대로 해왔습니다.

꼴불견입니다. ‘남의 동네에 관광 왔으면 그 동네의 맛난 음식점에 가서 좀 팔아주는 것이 예의 아니겠느냐’ 하는 따위의 원론적인 이야기를 떠나서 바로 코앞이 철새들의 서식지인데 그곳에서 단체로 술을 마시고 떠드는 것이 꼴불견이란 것입니다.

아무튼 제가 보기에 세계적 철새도래지 주남저수지에 와서 철새를 제대로 보고 가는 사람들은 별로 많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들도 주남저수지에 철새가 없다면 오지 않을 사람들입니다. 철새를 자세히 보지는 않지만 어쨌든 철새가 있으니 오는 사람들이지요.

좀 어폐가 있는 말처럼 들리겠지만 제가 보기에 그것은 진실입니다. 주남저수지가 어떻게 하면 사람들도 어느 정도 만족시키면서 철새들의 훌륭한 서식지로 보존될 수 있을까요? 환경연합도 무조건 사람들의 접근을 차단해라(사실은 그렇게 주장하고 싶겠지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쩌면 앞으로 6개월이 하나의 모범을 만드는 좋은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고 했습니다. 이런 표현이 싫다면 음양의 조화야말로 천지의 섭리다, 뭐 이런 말로 대체해도 되겠습니다.

아무튼 신금숙, 박종훈 두 마창진환경연합 공동의장의 단식농성을 풀게 해주신 박완수 창원시장님의 결단에 경의를 표합니다. 어떻든 철새도 마찬가지지만 사람도 밥을 먹어야 사는 것인데 굶는다는 것은 정말 안 좋은 것입니다.

이번 결단이 람사르의 도시 창원이 한국 최대의 공단임과 더불어 환경도 잘 보존하고 가꾸는 진정한 환경수도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결단은 박 시장님의 승리도 환경연합의 승리도 아닌 환경수도 창원시의 승리 아닐까 합니다.

▲ 주남저수지 인근 논에서 식사 중(?)이던 새들이 갑자기 접근한 두 사람에 놀라 한꺼번에 비상하고 있다. 우리에겐 장관이었지만 철새들에겐 비상사태!

이상 주남저수지를 찾는 많은 분들도 철새들의 조용한 식사에 협조해주실 것을 부탁드리면서 이만 총총...

2011. 11. 13.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