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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1.15 '천번' 아슬아슬 운명, 죽거나 미치거나? by 파비 정부권 (3)
  2. 2011.03.11 가시나무새, 차화연 역시 명불허전이네 by 파비 정부권 (3)
인생은 아름답다..? 인생은 고해다..?
인생을 여정이라고도 한다. 이말이 맞는 말인 거 같다.
인생이 여정이면 당연히 눈부신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기도 하고
무섭고 험난한 폭풍우를 만나기도 할테니까...
자기 앞에 주어진 삶이 비록 험난한 폭풍우라 할지라도
정직하고 의연하게 감당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절망 앞에 무너지지 않는 사람들.
성실하게 절망 앞에 서서
다시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 말이다.
비록 패자라 할지라도 부활전이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천 번의 입맞춤 홈페이지에 나오는 기획의도입니다. 이 드라마는 매우 재미있게 보고 있기는 하지만 주된 소재가 막장이란 오해를 받기 딱 십상인 내용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래도 재미는 있습니다. 저는 특히 차화연이 나와서 이 드라마를 더욱 좋아하기도 합니다.

줄거리는 대충 이렇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사는 우주영과 우주미 자매가 있습니다. 자매의 아버지는 몇 년 전에 돌아가셨고 아버지와 이혼한 어머니는 생사를 모릅니다. 엄마는 어릴 적에 헤어져 얼굴도 모르고 기억나는 것도 없습니다. 

먼저 주미에게 남자가 생겼습니다. 잘 나가는 리조트 회사의 회장님 아들로 그 회사 기획실장입니다. 여기서 잠깐 딴소리 하나. 드라마에 나오는 회장님의 후계자, 아들들은 하나같이 기획실장 아니면 전략기획본부장이더라구요. 거참. 기획실장이 개나소나 하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결혼했습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바람기 많은 남편과 이혼한 주미의 언니 주영에게도 참한 남자가 생겼습니다. 이름이 장우빈. 엇? 그러고 보니 주미의 남편 장우진과 이름이 비슷합니다. 알고 보았더니 둘은 사촌형제간. 우진이 형이니 주미가 언니의 윗동서가 되게 생겼습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되죠? 언니라고 계속 불러야 될지 아니면 언니가 동생더러 형님이라고 불러야 할지... 이거 대략 난감이네요. 그런데 이런 정도는 큰일도 아닙니다. 진짜 큰일은 딴 데 있었습니다. 주미의 시어머니요 주영의 시댁 큰어머니가 되실 분이 바로 이들 두 자매의 생모라는 충격적인 사실.

오 마이 갓.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현실에서-물론 브라운관이란 비현실적 공간에서의 현실입니다만-일어났습니다. 어떻게 된 것일까요? 사연은 이랬습니다. 주영과 주미의 생모 유지선(차화연 분)이 과거에 바람을 피웠습니다. 뭐 이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젊은 남녀가 눈이 맞으면 당연히 바람을 피우는 거지요. 문제는 상대가 대학교수였던 남편의 제자였다는 것. 그리고 더 꼬이는 문제는 이 제자가 현재 그녀의 동서 즉, 장 회장의 제수씨, 다시 말해 주영의 남편이 될 장우빈의 어머니의 동생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 미국으로 도망치듯 이민 가서 살고 있던 우빈 어머니의 동생이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비보가 날아들었죠. 이 설정은 두 자매의 생모와 우빈의 엄마가 그야말로 원수지간이란 사실을 부각시키기 위해 만들어낸 이야기란 것쯤은 드라마 초보자라도 금방 알 수 있는 사실.

물론 이런 불편한 상황이 만들어진 데에는 유지선의 책임이 없는 것은아니지만 장 회장의 고집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남편과 이혼하고 내연의 남자가 쫒겨가듯 미국으로 떠난 다음에 속죄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간병인이었는데 하필 환자가 장 회장이었던 것입니다.

사실 장 회장은 동생이 일군 리조트의 명예회장입니다. 장 회장의 동생 장병식은 형 장병두의 지극한 보살핌으로 공부를 해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는데 형이 아니었으면 자신의 성공은 없었을 것이란 생각으로 형을 아버지처럼 모시면서 자신의 회사에 회장으로 앉히기까지 한 것입니다.

아무튼 장 회장은 자신을 지극히 보살피는 간병인 유지선에게 반해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녀와 재혼했습니다. 물론 상처한 상태였겠지요. 상대가 자기 동생을 망친 유지선이란 사실을 알게 된 우빈의 모 민애자가 극력  반대했지만, 남편이 아버지처럼 모시는 장 회장의 고집을 꺾지 못한 거지요.

동생의 내연녀가 시아주버니의 부인이 되어 형님이라고 부르게 된 기막힌 현실. 못된 짓만 일삼아 하는 강남사모님 민애자지만 알고 보니 그 처지도 충분히 이해가는 대목이 있지요? 그렇게 30여 년을 가슴속에 진 응어리를 모른 채 살아오던 그들에게 마침내 폭풍이 몰아치기 시작합니다.  

의붓아들 우진이 데려온 여자애가 어딘가 모르게 낯이 익은 유지선.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알게 된 진실은, 바로 자신이 낳고 버렸던 둘째 딸이었습니다. 자, 여기서 잠깐 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저는 처음에 유지선에게 뭔가 피치 못할 사연, 미워도 다시 한번 류의 사연의 있을 걸로 생각했지만, 오우, 배신당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쩌면 그것이 더 공감하는 설정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뭔가 애절한 사연이 있는 것보다 남편의 제자와 바람을 피다 이혼했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간병인을 하다가 그 제자의 누나의 윗동서가 되었다는 이 기막힌 사연...  

.......... 딸을 며느리로 맞이한 유지선. 이순간 그녀는 너무 행복하다.


최초의 폭풍우를 만난 유지선. 처음에는 주미와 우진의 결혼을 반대했지만 결국 모성은 모든 비밀을 감춘 채 딸을 자기 품에 끌어들여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꿈을 꿉니다. 그리고 둘을 결혼시키고 딸을 며느리로 맞아 행복한 삶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불어닥친 폭풍우는 메가톤급입니다. 큰딸 주영이가 민애자의 아들 우빈과 결혼하겠다고 합니다. 다시 한번 오 마이 갓. 이 일을 어찌 할 것인가. 안절부절 못하는 유지선. 민애자가 주영의 아버지에 대해 알게 되면 모든 것이 끝장입니다.

예고편에 보건대 이미 주미의 남편 우진은 모든 것을 알게 된 듯합니다. 자신의 새어머니가 아내 주미의 생모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 새어머니의 또다른 딸은 자기 사촌동생과 곧 결혼할 예정입니다. 이런 기막힌 일이 세상에 어디에 또 있겠습니까.

보지 않아도 유지선의 심장은 천갈래 만갈래로 찢어지고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아마 우리라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함께 TV를 보고 있던 아내가 말합니다. "저러다 죽는 거 아냐?" 제 생각도 마찬가집니다. 모든 것이 들통 나게 되면 유지선은 살 수 있을까요?

.......... 불안과 공포. 그러나 무엇보다 딸들이 겪게 될 불행한 운명이 두려운 그녀다.


차화연이 보여주는 유지선의 성격으로 볼 때, 유지선은 결국 자살을 택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정도의 복잡한 설정으로 해피엔딩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과거 수상한 삼형제나 너는 내 운명처럼 앞뒤 없는 막장드라마라면 가능도 하겠지만 이 드라마는 소재의 막장성은 있을지언정 그런 드라마와는 차원이 분명 다른 드라맙니다. 보통 대단한 능력을 갖춘 작가가 아니라면 스무스한 결말을 만들어내기 정말 어렵게 이야기가 흘러왔습니다.  

그럼 어떻게 될까요? 제가 볼 때는(제 아내도 그런 것 같은데요) 딱 두가집니다. 죽거나 미치거나. 이건 뭐 보는 저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하고 그런데 진짜 본인이라면 어떨까요? 제가 본인이라도 미치거나 죽거나 말고는 다른 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모르겠습니다. 작가가 숨겨둔 놀라운 해법이 있을지.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결말을 만들어내는 놀라운 비결을 혹시 작가는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그런 것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두고 볼 일입니다.

하지만 바라옵건대 너는 내 운명이나 수상한 삼형제처럼 수상한 운명을 만들어내는 일은 결코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원래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우주영, 장우빈, 장우진, 우주미 이 네 젊은이들의 사랑과 좌절과 도전과 부활에 관한 이야기인 듯한데, 차화연이 주인공인 것 같아요.

그렇게만 봐서 그런 것일까요? 아무튼, 유지선의 처지로서는 비밀이 유지돼도 불행이요, 밝혀져도 불행이라. 거참, 한번의 불륜이 가져온 파국치고는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바람둥이 주영의 전 남편은 그러고도 뻔뻔하게 잘도 사는구만.

하긴 그거야 어디까지나 드라마에서 만들어놓은 설정일 뿐이고. 찬노 아빠(주영의 전 남편)도 오죽하겠어요? 죽을 맛이겠지요. 찬노 엄마는 결과적으로 위태롭긴 해도 이혼으로 말미암아 신데렐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흐흐~
Posted by 파비 정부권

가시나무새. 제목에 끌려서 보게 된 드라마입니다. 오래 전에 리처드 체임벌린이 주연했던 미니시리즈의 제목이 가시나무새였지요. 이 드라마를 보고서 리처드 체임벌린에게 완전 반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멋진 배우였습니다. 그의 얼굴을 보면 뭐랄까, 슬픔, 비장함, 연민과 같은 복잡한 심정이 거울처럼 들여다보였습니다.

그런데 가시나무새를 보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50대 중반의 여인인데 너무나 멋진, 귀부인 티가 물씬 나는 배우가 나왔던 것입니다. 누굴까?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는, 그러나 어딘가 낯이 익은 얼굴이었는데 정말 매력적이더군요. 연기도 베테랑이었고요. 진짜 누굴까?

젊은 주연배우들보다 훨씬 관심이 가는 그런 여배우가 나중에 알고 보니 차화연이었습니다. 70년대 중반에 데뷔해서 87년에 은퇴했다고 하니 아마도 기억하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겁니다. 제가 중3 땐지 고1 땐지는 정확치 않는데 <TV문학관>에서 <삼포가는 길> 했을 때 본 기억이 있습니다.

▲ 차화연. 사진은 다음 동영상에 올라있는 걸 짜집기 한 건데, 괜찮을라나?


그때의 그녀는 매우 젊었는데, 정말 매혹적인 미인이었지요. 어린 마음에도 그녀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오해들 마십시오. 아시는 분은 아시는 바와 같이 저의 로망 1번은 김희애니까요. 아무튼, 가시나무새는 무척 재미있는 드라마였습니다. 물론 여기서도 출생의 비밀 비슷한 것이 등장합니다만.

참 그러고 보니 요즘 드라마들 출생의 비밀 없는 드라마가 하나도 없군요. 소위 막장 소재의 전시장이라는 욕망의 불꽃도 그렇고, 짝패도 그렇고, 신기생뎐… 할 거 없이 모두 출생의 비밀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시나무새의 출생의 비밀은 좀 다릅니다.

연기자로 성공해야 하는 전도유망한 젊은 여배우가 아이를 낳게 되고, 갈등 끝에 누군가에게 돈을 주고 아이를 맡긴다는(그녀의 고백을 들으니 빼앗겼다고 하고,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 건지) 스토리인데, 엄밀히 말하면 출생의 비밀이라기보다는 모정과 출세 사이에서 번민하는 여자의 이야기지요. 그 모정을 연기하는 것이 차화연의 역할입니다.

어쨌든 드라마광인 저로서는 요즘 신이 났습니다. 김희애에다 차화연까지. 연예뉴스들이 전설의 미녀스타란 수사를 동원하며 호들갑입니다만, 그러나 과연 그런 화려한 수사가 과장이 아닙니다. 명불허전이란 말도 있지만, 다른 여느 미녀스타들과 달리 차화연은 50대 중반의 나이에도 오히려 더 빛이 나더군요.

가시나무새의 주연은 한혜진과 주상욱인 것으로 보입니다만(아니 진짜로 그렇습니다), 진짜 주연은 차화연과 김민정으로 보입니다. 아직 극 초반이어서 그런 것일까요? 그리고 실제로 이 두 사람의 연기력이 가장 돋보이고 몰입도 아주 잘 됩니다.

한혜진은 아직은 ‘글쎄요?’라는 물음표와 함께 더 지켜보아야 할 듯합니다. 한혜진은 막장드라마의 신기원을 이룬 수상한 삼형제에서 주연으로 나왔던 배우였지요. 그 드라마에서의 느끼하고 뭔가 불편한 느낌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은 한혜진의 연기가 가슴에 닿지 않습니다.

심지어 그녀의 연기가 불안하기까지 하니 대체 어찌된 일일까요? 거기다 추노에서 사당패 설화로 꽤나 어필했던 김하은은 그러나 아직 멀었다는 평가조차도 과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연기를 몇 년이나 하고 그렇게 많은 작품에 출연했는데도 여전할까요?


투덜거리는 제 옆에 앉아있던 아내는 그런 저를 보고 “아니 이런 사람도 저런 사람도 있어야지, 그럼 전부 다 잘하면 사공 많은 배하고 똑같지. 그래서 빛나는 주연도 있고 그런 거 아니겠어?” 물론 저는 반댑니다. “진짜 훌륭한 조연이 있어야 주연도 빛나는 법인데….”

암튼^^ 차화연, 20년도 훨씬 지나서 복귀했는데도 역시 연기를 잘하네요. 차화연의 딸로 나오는 김민정도 연기 정말 잘하고요. 그러고 보니 김민정, 패션70’s에서 고준희로 나왔었군요. 그때도 지금처럼 주인공 이요원을 무지 괴롭히는 역할로 나왔었는데, 그 방면에 딱인가 봅니다. ㅋㅋ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너무 칭찬모드로 깊게 들어가면 욕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과유불급이란 말, 이럴 때 적용해도 되는 건가요? 어쨌든 차화연과 김민정의 호흡이 정말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주상욱도 잘 하고 있지만, 오늘은 일단 남자는 빼고.

바라는 것이 있다면, 한혜진이 수상한 삼형제로부터 뒤집어쓰고 나왔을지도 모르는 그 느끼하고 뭔가 불편한 느낌을 빨리 지워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사실 이미지란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인데요. 한번 형성되면 이게 또 잘 안 지워지거든요.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