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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05 문성현후보 블로거인터뷰, "주민들이 시장실 점거하면 어쩌실래요?" by 파비 정부권 (4)
문성현 통합창원시장 후보 인터뷰,
"수정만 문제는 직접 조사해서 사과할 건 사과하고 풀 건 풀겠다"


문성현 통합창원시장 후보 인터뷰를 하기로 한 날 야권단일후보로 문성현 후보가 정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소식이 세상에 알려지기 위해서 민주당 허성무 후보와 국참당 민호영 후보의 양보가 있었음은 물론이다. 국참당 민호영 후보는 애초부터 양보를 전제로 한 출마였을지 몰라도 민주당 허성무 후보에겐 뼈아픈 결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구르다님 블로그에서 인용


야권단일후보 결정, 도원결의?

그들 세 사람이 모처에 모여 술을 나누어 마시며 소위 도원결의라 할 만한 의형제를 맺었다는 이야기도 다른 블로거들의 기사를 통해서 읽었지만, 과연 생물이라 불리는 정치판에서 그런 미담이 가능할 것인가. 그러나 반MB연대를 지상과제로 생각하고 있는 측에서 보면 미담이기에 부족함이 없는 흐뭇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날 인터뷰도 사뭇 들뜬 분위기였다.

사실 누가 누구를 이기기 위해 벌이는 합종연횡에 대해 나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렇게 설령 이겼다 하더라도 그게 어떤 의미를 갖겠는가, 정책연대란 전제가 없는 이해타산, 당선가능성 같은 것을 염두에 둔 단일화가 진정한 단일화일 수 있겠는가, 하는 회의가 후보단일화에 별 관심이 없는 내게도 들었던 것은 의형제 결의가 도원결의라고까지 칭송 받는 분위기 때문이기도 했다.

대체적으로 이날 분위기는 호의적이었다. 블로거 인터뷰를 주최한 백인닷컴 대표 김주완 기자는 우선 민노당 대표직을 떠난 이후 무엇을 하며 살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민노당 대표로 있을 때, 대선이 있었고(아마 이는 예상 못한 대선참패를 말하는 듯), 민노당이 분화되는(굳이 분열이란 표현보다 분화란 표현을 하고 싶다고 했다) 아픔이 있었다. 여기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문성현 후보는 시골로 내려갔다고 했다. 후배의 소개로 거창에 땅을 사서 직접 포크레인을 운전해 밭을 일구고 추자나무를 심었다. 농사꾼이 되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다시 돌아왔다. "후배들이 다시 저를 찾아왔어요. 창원시장 선거가 내년에 있는데, 후보단일화가 될 거고 그러면 당선가능성이 있다는 거예요." 결국 후배들의 간곡한 설득에 그는 통합창원시장 후보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는 실제로 야권단일후보가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당선가능성이다. 마침 이 인터뷰가 열릴 즈음 한나라당도 후보가 결정되었다. 박완수 창원시장, 황철곤 마산시장이 경선결과에 불복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웬일인지 그는 순순히 승복하고 마산시장으로 업무복귀하고 말았다. 전수식 전 마산부시장의 행보가 주요한 변수로 남았다. 그는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인가.

수정만 문제에 대한 대책은? "누가 했든 경위를 조사해서 사과할 건 사과하고 풀 건 풀겠다"

아마 그렇게 된다면 문성현 후보로선 가장 좋은 선거구도가 형성되는 셈이다. 선거의 승패는 구도가 반이라고 하지 않던가. 아무튼 이날 문성현 후보의 표정은 몹시 밝았다. 아직 모든 선거 구도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이 상기된 표정에 그려져 있었다. 작년 12월, 출마를 결심하고 밤길에 내려왔다는 그의 표정은 밝은 아침햇살에도 불구하고 지금처럼 이렇게 밝지는 않았다.

사진= 백인닷컴 김주완 기자


참석한 8명의 블로거들에게 공정한 질문의 기회가 주어져야 했으므로 내게 주어진 시간은 제한적이었다. 나의 질문은 역시 내가 살고 있는 마산의 현안, 수정만 매립지에 STX조선기자재 공장이 들어섬으로 인해 일어난 갈등에 관한 것이었다. "마산시가 애초에 방파제라고 했다가, 주택지라고 했던 수정만 매립지에 결국 STX조선기자재 공장이 들어선다. 갈등이 첨예하다. 해법이 있나?"

"주민 집회 때 몇 번 참석하기도 했다. 지금은 공공부지 24억 그 부분만 걸려 있는데 내가 시장이 되면 그동안 누가 했든 경위를 조사하여 시가 속인 게 있다면 내가 대신 사과하겠다." 이것은 내가 원하는 답은 아니었다. 공공부지 24억 부분만 걸려 있다는 상황인식도 나와는 다르다. 그러나 아무튼 그는 황철곤 마산시장과는 확실히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직접 사과하겠다." 주민들이 시장을 만나러 가면 시청을 경찰병력으로 둘러치는 게 지금껏 시장들이 해온 행태였다. 그러므로 직접 사과하겠다는 이 약속은 "나는 절대 그러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내친 김에 "만약 시장이 된다면 제일 먼저 수정만 주민들이 시장실을 점거하겠다고 달려들 텐데 그땐 어떻게 할 건가?" 하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러지는 못했다.  

내게 주어진 시간적 제약 때문이기도 했고, 1인당 하나씩만 질문 하라는 주최 측의 권고도 있었으므로 고구마 줄기 캐듯 그렇게 질문을 늘어놓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의 발언의 대강을 통해 느낀 감으로 답변을 대신한다면 이러지 않았을까? "그럼 그분들과 함께 집무를 보면서 의견을 교한하고 해법을 찾으면 되지 않겠어요? 나는 절대 전임 시장들처럼 주민들과의 대화를 거부하거나 하진 않겠습니다."

문성현 후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당장 노동운동가다. 그는 서울상대를 졸업한 재원이면서 노동운동에 뛰어들어 노조 대의원, 사무장, 위원장을 거쳐 금속노조 위원장까지 역임한 보기 드문 인물이다. 오늘의 그가 있게 해준 동양기계(통일중공업, 현S&T중공업)에서 그는 진보신당 도의원 후보로 나선 여영국 후보와 나란히 줄을 서서 기계를 돌렸다.

로봇랜드 사업은 마산이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좋은 아이템

그러므로 "나는 노동해방 세상을 꿈꾸었다. 그래서 아이도 낳지 않을 생각이었다. 노동운동에 이 한몸 바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뒤늦게 아이를 얻었다. 그것도 대를 이어 노동해방 세상을 이루겠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40 넘어 아이를 갖는다는 게 무척 힘들었다", 라고 고백하는 그의 모습은 매우 친숙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의 진심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보다 이날 인터뷰를 통해 나를 기쁘게 한 답변은 그런 것들이 아니었다. 그는 마산시가 한 일들 중에 거의 대부분의 일들이 아주 나쁜 결과들을 가져왔지만, 오직 하나 로봇랜드 사업만큼은 대단히 훌륭한 치적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기, 전자, 기계와 결합된 게 로봇이다.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키워야 할 산업이다. 이거 하나만 잘 잡으면 마산이 평생 먹고 살 거 마련할 수 있다."

매우 훌륭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기뻤던 것은 그것 때문이 아니었다. 노동운동가였던, 아주 경직된 투쟁가의 모습으로만 각인되어 있던 그의 모습에서 이토록 유연한, 한나라당 출신 시장의 치적을 칭찬할 줄도 아는 유연함이 반가웠던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반가웠던 것은 그가 블로그에도 관심이 깊을 뿐 아니라 트위터를 직접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우리가 인터뷰를 하고 있는 그 시간에도 트위터에 수십 개의 댓글이 달렸다고 스마트폰을 보여주며 자랑했다. 아마도 이날 인터뷰에 참석한 블로거들에겐 가장 인상 깊은 모습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런 태도에서 동류의식을 느꼈을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은 자기와 비슷한 걸 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이건 내가 살아오면서 터득한 일종의 진리 같은 것이다.

사진= 백인닷컴 김주완 기자


그런 점에서 이날 블로거 인터뷰는 문성현 후보 스스로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해도 크게 무리는 없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성현 후보가 들려준 공약들 중에 하나 "창원을 소셜네트워크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가 허언으로 들리지 않았다. 로봇랜드에 대한 그의 계획도 마찬가지. 만약 블로그가 뭔지도 모르고 스마트폰을 사용할 줄도 모르는 후보가 그런 주장을 했다면?

웃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성현 후보의 공약은 결코 빌 공자 공약은 아닐 것이라는 믿음만큼은 확실하게 가질 수 있었던 인터뷰였다. 마지막에 한 블로거(크리스탈)로부터 이런 질문이 나왔다. "주량이 얼마세요?" 하하, 문성현 후보를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나는 웃음이 나왔다. 어떤 대답이 나올까? "(체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요즘은 예전처럼 많이 못 마신다. 소주 두 병 이상 안 마시려 애쓴다. 아내도 술을 끊든지 정치를 끊든지 하라고 야단을 친다." 

문 후보는 문전투란 별명이 붙은 노동운동가이면서도 매우 격의 없이 부드러운 사람이었다

질문을 하신 블로거는 이 답변을 듣고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아, 요즘은 술을 많이 안 드시는구나." 이렇게? 혹은 "요즘도 술을 엄청 많이 드시네요." 이렇게? 아무튼, 나는 술을 먹지 않는 사람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많이 먹어 실수하는 사람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술을 먹지 않는 사람은 대체로 이기적이라는 게 또한 내 인생경험으로 체득한 개똥철학이다.

그런 점에서 문 후보는 꽤 괜찮은 사람이다. 아니 별 쓸데없는 얘기를 다 한다고? 하긴 이렇게 말 하면 술 안 먹는 후보는 매우 불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해들 하시라. 내 재주가 빈약하여 하도 인터뷰 후기가 무미건조한지라, 재미로 마지막을 칠한 것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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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