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7.17 구마준이 김탁구를 이길 수 없는 이유 by 파비 정부권 (6)
  2. 2010.07.15 김탁구가 양미순에게 엄마 사진을 보여준 이유 by 파비 정부권 (10)
















양미순. 참 매력적인 인물입니다. 그녀의 입에서는 나오는 말마다 명언입니다. 사나이는 주먹을 가장 마지막에 써야 한다고 엄마와 똑같은 말을 해서 탁구를 감동시키기도 했던 그녀는 이번에도 명언을 내놓았습니다. "자고로 먼 곳을 가려면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부터 출발해야 하고, 높은 곳을 오르려면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된다."


멀리 가려면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부터 출발해야

물론 이 말은 팔봉선생이 손녀인 양미순에게 해준 말입니다. 이 단순한 말 속에는 진리가 숨어 있습니다. 빵을 만들려면 가장 기초적인 밀가루, 물, 소금, 이스트의 성질부터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1차적인 과제는 반죽입니다. 이들 네 가지의 기본 요소들을 얼마나 잘 배합하느냐에 따라 빵이 잘 만들어지느냐 잘못 만들어지느냐가 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하려는 마음. 그 마음은 선배들과 동료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정신으로 나타납니다. 김탁구는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서 팔봉빵집 식구들이 생활하는 숙소 마루를 걸레로 깨끗이 닦습니다. 빵판을 닦고 물기를 제거하는 데 누구보다 열심입니다. 그것도 신이 나서. 

탁구는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하는 것을 빵의 기초재료들을 제대로 익히는 것뿐만 아니라 동료들을 위해 열심히 숙소를 청소하고 빵판을 닦는 일부터 시작한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동료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었던 것이겠지요. 탁구는 우선 제빵사들이 행복해야 사람들에게 맛있는 빵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 

여기에 비해 구마준은 어떻습니까? 저는 그가 빗자루 한 번 드는 꼴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는 분명 탁구와 거의 동시에 팔봉빵집에 들어왔습니다. 그가 아무리 파리에 유학까지 다녀왔다고 하더라도 팔봉빵집에서는 신참입니다. 구마준은 선배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밑에서부터 일하면서 배우려는 마음은 더욱 없습니다.   


자만심으로 똘똘뭉친 구마준에게 없는 것은?

자만심으로 똘똘 뭉친 구마준에게 팔봉선생을 제외한 팔봉빵집의 제빵사들은 그저 하찮고 귀찮은 존재들에 불과합니다. 그에겐 빵을 제대로 배워보겠다는 의지보다는 하루 빨리 팔봉선생의 인정서를 받아 돌아가겠다는 욕심뿐입니다. 그에게 팔봉선생의 비법 따위는 소용없습니다. 오직 인정서만 필요할 뿐.

팔봉빵집의 대장 양인목이 김탁구를 제빵실에 거둔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그는 처음에 김탁구를 들일 수 없다며 길길이 뛰었습니다. 그러나 양인목은 김탁구에게서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보았던 것입니다. 탁구가 타고난 후각으로 빵이 쉬었다는 것을 알아냈었지요? 그래서 빵은 모두 폐기처분되고 말았습니다.

급히 새로 만든 빵을 배달하는 일을 자청하면서 탁구가 그랬지요. "소아병동의 아이들이 얼마나 기다리고 있겠어요. 빨리 갖다 줘야지." 그런 탁구를 지켜보며 양인목을 생각했을 것입니다. '음, 사람에 대한 애정은 있는 녀석이군. 제빵사의 제1 조건이 바로 사람을 위하는 마음인데, 기본은 된 녀석이야.'

여러분은 12년 전에 팔봉선생이 탁구에게 했던 말을 기억하실 겁니다. "너 그렇다면 착하게 살아온 것이 아니었구나. 착하게 산다는 게 무엇이겠느냐. 남을 미워하고 분노하는 마음, 그게 남아 있으면 착하게 사는 것이 아니다." 아마 팔봉선생도 빵을 만드는 사람은 마음속에 미움과 분노가 있어선 안 된다고 가르쳤을 것입니다.

빵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입니다. 미움과 분노로 가득한 사람이 과연 사람들의 마음을 살찌우는 빵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 팔봉선생은 틀림없이 그럴 수 없다고 말합니다. 빵을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사랑이 깃들지 않은 빵은 죽은 빵이라는 거죠. 그런 빵은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없습니다. 

낮은 곳에 설 수 없는 마준, 절대 탁구를 이길 수 없어

구마준. 그의 마음속엔 오로지 야심만이 가득합니다. 그의 마음속엔 타인을 위한 약간의 자리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는 탁구를 짓밟기 위해 도둑 누명을 씌우는가 하면 제빵실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놓고 그걸 탁구가 한 것처럼 꾸미기도 합니다. 게다가 그는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잘났다고 생각합니다. 


우월의식이 뼛속까지 박힌 그의 어머니 서인숙처럼 구마준도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하찮기만 합니다. 그런 구마준이 가장 낮은 곳에서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우물에서 포도주가 솟아나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을지도 모릅니다. 신유경은 그런 구마준을 꿰뚫어보았던 것일까요?

그녀는 구마준에게 이렇게 말했었지요. "너는 절대 탁구를 이길 수 없어!" 12년 전에 했던 이 말을 그녀는 구마준에게 다시 했습니다. "너는 절대 탁구를 이길 수 없어!" 그리고 팔봉선생도 알고 있습니다. 구마준이 절대 김탁구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어쩌면 팔봉선생은 탁구와 마준이 대결하는 것을 지켜보는 재미를 즐기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에겐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거친 마준이가 아무것도 모르던 탁구에게 깨지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탁구에게 빵을 만들게 해준 사람은 마준입니다.  

구마준의 비행을 모두 알고 있는 팔봉선생이 구마준을 쫓아내지 않고 2년의 시간을 준 것도 다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김탁구 안에 든 그 타고난 재능을 끌어내 구경(?)하고 싶은 욕심, 그런 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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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엄마와 양미순, 서로 이름이 같았네!
     양미순에게서 엄마를 발견한 김탁구
















김탁구, 이제 본격적으로 빵을 만들 모양이군요. 지난 12년 동안 탁구의 머릿속엔 오로지 엄마 외에는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빵만을 생각하겠다고 합니다. 물론 김탁구가 제 스스로 깨달아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닙니다.


탁구에게 빵을 만들도록 계몽한 사람이 구마준?

아이러니하게도 탁구를 계몽시킨 사람은 탁구와는 필연적으로 원수 같은 경쟁자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구마준이었습니다. 구마준이 갑자기 왜 탁구에게 그런 제안을 했던 것일까요? 이미 현명한 독자 여러분은 그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구마준의 열등감 때문입니다.


저는 구마준이 <제빵왕 김탁구>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 가장 불쌍한 캐릭터라고 생각되는데요. 불행한 것이 아니라 불쌍한 인물 말입니다. 그건 일단 다음에 이야기하기로 하고요. 오늘은 김탁구가 왜 양미순에게 뜬금없이 자기 엄마 사진을 보여줬을까 그걸 말하고 싶습니다.
 

유치장에서 나온 탁구에게 두부를 먹이던 양미순은 탁구와 엄마의 사진을 보게 된다.


왜 그랬을까요? 역시 현명한 독자 여러분은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탁구도 그 이유에 대해 말했습니다. 자기 엄마와 양미순의 이름이 같기 때문입니다. 탁구 엄마의 이름은 김미순. 아,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요? 팔봉빵집 손녀딸의 이름이 미순이었다는 사실, 탁구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될 여자의 이름이 미순이였다는 거.

탁구는 한 가지 이유를 더 말했습니다.

탁구 엄마와 팔봉빵집 양미순, 이름이 같았어!

"우리 엄마 이름도 미순이야. 김미순. 우리 엄마도 예전에 너랑 같은 말을 했었어. 주먹은 가장 마지막에 써야 하는 거라고. 그래야 진짜 사나이라고. 이제 두 번 다시 주먹 같은 거 안 쓸 거야. 우리 엄마 이름을 걸고 맹세해."

"설마 너 어젯밤에 이걸 가지러 나갔었던 거니, 그럼?"
"내가 이 사진 보여주지 않으면 니가 내 말 안 믿을 거 같아서. 주먹 같은 거 쓰지 않아도 이 집에서 살 수 있겠지?"
"그럼! 당연하지."

아, 그랬군요. 탁구는 양미순에게 엄마 사진을 보여주며 신유경의 거처를 마련해주면 앞으로 양미순의 말이라면 무슨 말이든 듣겠다는 약속을 증명해보이려 했던 것이군요. 그러나 양미순의 방에서 하룻밤을 보낸 신유경은 다음날 경찰에 잡혀갔습니다. 구마준의 누나 구자림이 고문 위협에 불었기 때문이지요.

(위)사나이는 주먹을 함부로 쓰면 안 된다고 말하는 두 미순 (아래)갈등하던 탁구, 결국 경찰을 때려눕히고.


신유경을 잡아가는 경찰을 향해 주먹을 날린 김탁구, 함께 끌려가 유치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팔봉선생이 거액의 합의금을 주고 김탁구를 빼왔고 지금 양미순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중입니다. 김탁구는 양미순이 준비한 두부를 입 안 가득 씹어 먹으며 양미순에게 다시금 맹세를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이다. 내가 아까 유경이 앞에서 휘두른 그 주먹, 그게 내 마지막 주먹이라구."

이 대화를 통해 양미순이 깨닫게 된 것이 있습니다. 김탁구가 매우 정직한 청년이란 사실을 말입니다. 그에 반해 서태조란 이름으로 행세하는 구마준은 매우 영악하며 비열한 인물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말입니다. 신유경이 팔봉빵집에서 묵던 그날밤, 팔봉빵집 제빵실이 난장판이 됐고 그 범인으로 김탁구가 지목 되었죠.

구마준, 아무리 탁구가 밉기로 애꿎은 제빵실은 왜 부수는 거니?

구마준이 김탁구가 전날 밤 오랜 시간 밖에 나갔다 왔다는 사실을 말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구마준의 의도였습니다. 제빵실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반죽을 못 쓰게 한 것은 구마준이었습니다. 김탁구가 나가는 것을 보고 재빨리 일을 치른 것입니다. 역시 그 부모에 그 자식입니다. 음모와 범죄를 행하는 것이 아주 몸에 익었습니다.


팔봉선생만이 이 사실을 알고 있을 뿐 이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데 양미순은 김탁구가 보여주는 엄마 사진을 통해 김탁구가 범인이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동시에 구마준의 비열한 행동에 대해서도 어렴풋이 깨닫게 됐습니다. 그리고 탁구에 대한 야릇한 모성애 같은 것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탁구가 본래 양미순에게 엄마 사진을 보여주려던 이유는 신유경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신유경이 이미 경찰에 체포되어 팔봉빵집을 떠난 지금 굳이 양미순에게 엄마 사진을 보여주며 앞으로는 절대로 주먹을 쓰지 않겠노라고 약속하는 이유는 뭘까요?

김탁구는 신유경을 재워주는 대가로 양미순에게 무슨 말이든 복종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신유경이 경찰에 연행될 때 김탁구가 주먹을 쓰려 하다가 양미순의 눈과 마주쳤지요. 그때 양미순이 고개를 저으며 탁구에게 주먹 쓰지 마라는 눈짓을 보냈습니다. 갈등하던 김탁구. 그러나 결국 주먹을 날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탁구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두 미순씨

지금 이 순간 탁구가 양미순에게 그때 경찰에게 날렸던 그 주먹이 마지막이라고 맹세를 하는 이유는 주먹을 쓰지 말라고 했는데 주먹을 날려 약속을 못 지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의미는 이런 것이지요. 앞으로도 계속 양미순의 말이라면 무슨 말이든 듣겠다고 한 계약은 유효하다, 그런 거 말입니다.


양미순은 오히려 자기의 말을 듣지 않고 주먹을 날린 김탁구의 행동을 통해 그가 얼마나 의기있는 사람인지, 정직한 사람인지, 따뜻한 사람인지를 알게 됐습니다. 감동과 함께 탁구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생기기 시작하는 순간입니다. 탁구 역시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그는 아직 알지 못하지만 이미 탁구의 마음속에 양미순이 서서히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경찰에 연행되는 신유경과 신유경을 빼달라고 빽을 쓰는 구마준


탁구의 인생은 엄마 그 자체입니다. 탁구에게 엄마는 인생입니다. 그 엄마가 했던 말을 양미순의 입에서 들었습니다. 게다가 양미순은 엄마와 이름도 똑같습니다. 양미순과 김미순. 이 얼마나 기막힌 우연입니까. 양미순은 엄마처럼 탁구를 가르치려드는 것도 닮았습니다. 앞으로 김탁구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두 사람은 양미순과 김미순이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김탁구와 양미순 사이에 다리를 놓아준 사람이 다름 아닌 신유경과 구마준이란 사실도 참 얄궂은 운명의 장난이로군요. 신유경은 구마준이 빽을 써서 경찰에서 풀려났습니다. 김탁구는 구마준에게 그 대가로 앞으로 2년 동안 신유경을 절대 만나지 않고 빵만 생각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제야 본격적으로 빵 만들기 대회가 시작 되려나 봅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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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