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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6.21 고전을 보지 않고 내일을 말하지 말라 by 파비 정부권 (3)
  2. 2010.10.31 대물, 국회의원은 종갓집며느리? by 파비 정부권 (1)
본 도서 리뷰는 TISTORY와 알라딘이 제공하는 서평단 리뷰 포스트입니다
지혜의 숲에서 고전을 만나다 - 10점
모리야 히로시 지음, 지세현 옮김/시아출판사
  
지혜의 숲에서 고전을 만나면 세상살이가 한결 가벼워진다
세월을 뛰어넘은 통찰로 인생을 경영하는 지혜를 배운다
… 인간사의 모든 문제들에 대한 원칙과 지침을 제시해 주는 고전의 세계

고전을 읽는 즐거움은 무엇인가? 고전을 통해 선현들의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왜 우리는 고전을 읽지 않는가? 그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시간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삶에 지쳐서 그러하기도 하다. 또는 고전처럼 딱딱하고 두꺼운 책을 쉽사리 들기가 부담스러운 점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흔히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만나면 ‘공자 왈’ 한다거나 ‘맹자 왈’ 한다는 말로 그를 무시한다. 이로써 공자와 맹자는 성현의 지위에서 매우 고리타분한 사람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자와 맹자는 참으로 고리타분한 사람들이었던가? 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들은 매우 현실적인 사람들이었다. 공자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온갖 고초를 다 겪었지만 자신을 갈고 닦아 결국 성현의 반열에 오른 사람이다. 맹자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은 집안에 틀어박혀 ‘공자 왈’ ‘맹자 왈’ 한 사람들이 아니다. 천하를 주유하며 온갖 사람들을 만나 그들과 논쟁하며 세상을 경영하기에 분투한 사람들이다.


논어와 맹자를 읽는 현대인들이 녹슬지 않는 그 지혜에 탄복하는 것은 수없이 많은 수레바퀴를 마멸시키며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하는 책, 『지혜의 숲에서 고전을 만나다』는 논어, 맹자, 사서삼경, 순자, 노자, 채근담, 십팔사략 등 방대한 중국고전 중에서도 현대인들이 읽었으면 하는 내용을 엄선하여 수록한 책이다.

지혜의 숲에서 고전을 만나다 - 10점
모리야 히로시 지음, 지세현 옮김/시아출판사


나는 한글세대이다. 우리가 흔히 한글세대라고 하면 1970년 박정희 정권의 한글전용정책 이후에 교육받은 세대를 말한다. 한글전용정책 덕분에 대한민국의 문맹률은 거의 0%로 떨어졌다. 우리는 한글의 우수성을 말할 때 배우기 쉽고 매우 과학적인 글자라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로도 그러하다.


배우기 쉽다는 것은 한글전용정책 이전 6~70%에 달하던 문맹률이 거의 0%로 떨어졌다는 사실로 쉽게 증명할 수 있다. 그러면 과학적 측면에서의 우수성은 어떨까? 그것도 이미 증명되었다. 만약 우리가 아직도 한자를 계속 쓰고 있었다면 오늘날처럼 IT강국이 될 수 있었을지는 미지수다.


한글전용정책은 기업들에게도, 특히 컴퓨터와 휴대폰 업체들에게, 비용과 부담을 덜어주는 혜택을 주었다. 이처럼 얻은 것이 많은 대신 우리는 한자를 잃었는데, 그것만 잃은 것이 아니라 한자가 만들어내는 한문 즉, 고전도 함께 잃어버린 것이다. 성장제일주의를 넘어 다시 인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 한문이 새로 관심을 받는 것은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 


이책의 저자는 일본인 모리야 히로시다. 그는 일본의 대표적 중국문학자로 중국고전의 대부분을 번역했다. 그는 머리말에서 “나는 이 책을 30대 이상의 이 사회를 열심히 지탱해나가고 있는 사람들, 특히 40대 이상의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중국고전은 단순히 지식과 교양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라고 말하고 있다.


지식과 교양만을 얻기 위해선 중국고전이 적합하지 않다고? 그럼 무어란 말인가. 그는 계속 이렇게 말한다. “이는(중국고전은) 어디까지나 실학으로, 머리로 이해하기보다는 실천했을 때 의미가 있으며 비로소 그 값어치가 살아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젊은 층은 사회의 중심 세대이긴 하지만 고전의 내용과 가르침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는 아직 이르다.”


저자는 요즘 젊은이들이 유명한 고사성어인데도 걱정스러울 정도로 잘 이해를 못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컴퓨터를 비롯한 온라인 매체의 홍수에 빠진 요즘 세대들이 중국고전에까지 신경쓸 여가가 없다는 데 큰 원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첨단매체, 첨단기술의 습득도 중요하지만, 고전은 그에 비길 수 없는 무한한 가치의 보고란 점을 강조한다.


나는 저자가 일본인인데도 나와 매우 비슷한 눈을 갖고 있다는데 놀랐다. 그것은 다른 말로 일본도 우리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뜻일 것이다. 우리가 흔히 인용하는 말 중에 “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이 있다. 대학에 나오는 말로써 수신제가에 힘쓴 연후에 나라를 경영해야 천하를 평안하게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저자는 이 고사성어를 설명하면서 “요즘 정치가들을 보고 있으면 새삼 인물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라고 말한다. 나는 그냥 무심코 이 말을 지나치다가, 왜냐하면 너무나 당연한 말이었으니까, 문득 그가 일본인이란 사실을 깨닫고 생각했다. ‘아, 일본의 정치인들도 우리네 정치인과 별로 다르지 않은가 보구나.’


오래전 황광우는 이렇게 말했었다. “修身齊家에서 제가란 가정을 잘 돌보라는 말이 아니다. 공자와 맹자가 가정을 잘 돌보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러나 그들은 제가를 이루었다. 제가란 곧 이다. 자신을 잘 갈고 다듬어 이렇듯 제가 즉, 정당을 만들어 나라를 경영하고 천하를 평안케 하는 것이 정치가(그는 노동운동가였으므로, 사실은 노동운동가)의 역할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치인들을 보면 황광우가 말한 수신제가는 고사하고 전통적 의미의 수신제가도 제대로 하는 경우를 보기가 어렵다. 아마도 저자는 이 책을 이 사회의 중견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3~40대의 직장인들이 읽기를 바랐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이 책을 정치인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들이 이 책을 읽고 스스로 자신을 수양할 마음의 준비라도 할 수 있다면 나라의 장래를 위해 큰 덕이 아닐까 생각하는 것이다. 사실은 수신제가도 이루지 못한 사람이 정계에 있어서는 아니 되는 것이 원칙일 터이지만, 그것은 이상이고 현실은 차가운 것이므로 그런 정도의 소망이라도 가져보는 것이다.


나는 또 이 책을 스스로 진보운동에 헌신하고 있다는 사람들도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들은 진실로 이 사회에 빛이 되고 소금이 되고자 부단히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가끔 자기신념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이데올로기의 포로가 된 것 같은 슬픔을 본다. 고전의 명구는 그들에게도 마음의 평안을 줄 것이다. 


고전을 읽는 것은 마치 훌륭한 그림을 보는 것과 같다. 우리가 위대한 화가가 그려놓은 그림을 어제 보고 오늘 또 보지만 거기서 항상 새로움을 발견하는 것처럼, 고전을 읽는 것은 늘 새로운 깨달음을 우리에게 준다. 고전에 등장하는 고사성어들은 씹으면 씹을수록 맛을 내는 특별한 향신료라도 들어있는 것일까?


그러나 우리가 논어나 십팔사략을 책상위에 올려놓고 완파하겠다고 하는 것은 대단한 결심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친절하게도 수많은 중국고전들 중에서 겨우 109개의 경구만을 가려 뽑아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놓았다. 겨우라고 했지만, 현대인들의 처세에 매우 핵심적인 내용들로 이정도만으로도 지혜의 숲을 이루기에 부족함이 없다.


마침 이 책에 독서방법에 대한 하나의 교훈이 수록되어 있으므로 소개하는 것으로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송나라 주자 등 학자들의 글을 뽑아 편집한 『近思錄근사록』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근사란 논어의 “널리 배우고 뜻을 돈독히 하며, 절실하게 묻고 가까이 생각하면 仁은 그 안에 있다”라는 구절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하루는 주자의 스승인 정이천에게 한 제자가 학문하는 방법에 대해 묻자 “모름지기 책을 읽어라!” 하고 전제한 후에 “많이 읽는 것보다는 핵심을 파악하라!”고 말하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많이 보고도 그 핵심을 모르는 자는 서사(책방주인)일 뿐이다. 아무 생각 없이 책을 읽어서는 안 된다는 말일 것이며, 아무 책이나 읽어서도 안 된다는 말이겠다.


그러면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할 것인가? 근사록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반드시 많이 읽을 필요는 없다. 많이 읽는 것보다는 책이 말하고 있는 핵심을 간파하도록 유의하면서 읽는 것이 좋다.” 모리야 히로시도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지식을 얻으려면 이러한 독서가 가장 실천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핵심을 잘 간파할 수 있는 유용한 독서법을 얻으려면 풍부하면서도 날카로운 사고능력이 요구되는데, 이는 고전읽기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 고전읽기만큼 생각을 풍부하게 해주는 독서가 또 있을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매우 적절한 시점에 나왔다. “오늘 새롭고, 나날이 새롭고, 또 하루가 새롭다”는 대학의 경구처럼 우리는 나날이 새로워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방법으로, 우선 가볍게 전체를 한번 훑어본 다음 화장실에 두고 매일 한 구절씩 그 뜻을 음미하며 읽으면 어떨까 생각한다. 화장실이야말로 가장 편하면서 친숙한, 사색을 하기에는 아주 적당한 공간이 아닌가. 고전은 단번에 베어 먹을 수 있는 과일이 아니다. 조금씩 두고두고 천천히 되새김질하듯 음미해야 그 참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그만 20년 전에 내가 들었던 말을 오늘 다시 여기 옮기는 것으로 이 글을 끝낸다.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아마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고전을 읽어라. 고전을 읽지 않고 어떻게 오늘을 분석하고 내일을 설계할 수 있겠는가. 고전 속에는 오늘을 말하고 내일을 보는 지혜가 들어있다.”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서혜림의 이른바 회초리 연설이 많은 관심을 끌었는데요. 저는 글쎄요. 이런 류의 교과서적인 발언에도 감성적으로 감동할 수밖에 없는 정치현실에 불만을 표시한 바 있었지요. 물론 찬성도 있었고 반대도 있었지만, 저는 여전히 서혜림의 회초리 연설은 난센스였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방영된 대물에서는 더 놀랍고 코믹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지 뭡니까. 세상에 회초리 연설이 해당행위라고 민우당 지도부가 발칵 뒤집혔어요. 회초리 연설(사실은 연설도 아니고 TV토론회의 패널 발언이었죠)이 어떤 특정당을 지칭해서 비난하는 내용이었던가요?

 

그렇지 않죠. 물론 당지도부 눈치를 보며 소신을 굽히는 국회의원과 날치기 현장에 대한 연결 발언은 민우당을 향한 비판이란 해석도 가능한 면이 없잖아 있어요. 그러나 전체적으로 교과서적이며 도덕적인 내용들로 정치일반을 향한 회초리였죠.


회초리연설은 모든 정치인을 향한 도덕적 훈시

회초리 연설의 내용을 정리하면 대충 이런 것이에요.

1) 우리 정치 바꿔야 한다. 정치인들부터 몸을 낮추고 겸손해야 한다. 2) 당 지도부 눈치 보지 말고 소신정치 해야 한다. 3) 정치인들은 진정으로 국민을 사랑하지 않으며 오만불손하다. 이는 국민의 책임도 크다. 관심을 가져달라. 국민 여러분만이 희망이다. 회초리로 말 안 듣는 정치인들 때려달라 

긴 연설 내용을 짧게 요약하려니 좀 그렇긴 한데요. 대충 위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자 보십시오. 어디를 봐서 민우당 지도부가 해당행위랍시고 서혜림을 불러 징계를 해야 되니 말아야 되니 난리 필 정도의 사안이 있습니까?

 

그러고 보니 난센스는 서혜림이 아니고 민우당 지도부가 하고 있는 것 같네요. 그 중에서도 오재봉 의원인가 하는 친구, 참 걸작입니다. 지가 무슨 민우당이라는 군대의 통제군번쯤 되는 걸로 착각하고 있는 거 아닌가 생각될 정도에요.

 

서혜림 의원. 국회가 무슨 뽀로롱 놀이동산이야? 당신 정치생명도 이제 끝장이야. 당장 대표실로 따라와.”
 


국회가 무슨 애들 군대놀이 하는 곳인가

이거 뭐 정말 오재봉 의원이야말로 국회가 무슨 뽀로롱 놀이동산입니까? 아니면 애들 군대놀이 하는 곳이랍니까? 국회의원이 무슨 봉이에요? 군대 내무반 통제군번이 갓 입대한 이등병 윽박지르듯이 당장 따라와!”라니요. 이어지는 민우당 대표와 지도부의 발언은 더 걸작입니다.

(조 대표) 강의원 서혜림이 문제 일으키면 책임진다고 그랬지. 어떻게 책임질 거야?
(강 의원) 제명, 출당, 다 감수하겠습니다.
(조 대표) 감수하겠다구?
(강 의원) 하지만 서혜림 의원 어제 방송은 해당행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 의원) 아니 방송에 나와서 정치인들 국민 존경한다는 거 새빨간 거짓말이네, 회초리를 쳐야 정신을 차리네 이렇게 떠들어댔는데 이게 해당행위가 아니라는 건가?
(강 의원)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라는 겁니다. 서혜림은 버릴 카드가 아니라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할 조컵니다. 서 의원을 징계하신다면 민우당은 국민에게 버림받는 낡은 정치세력으로 전락할 겁니다.
(이때 오재봉 의원 서혜림을 데리고 들어오며) 해당분자 출두했습니다.
(서혜림) 어제 방송 경솔했던 거 인정합니다. 당에 누를 끼쳤다면 책임지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뭘 잘못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 대목. 저도 잘 모르겠거든요.)
(오재봉) 어랍쇼. 아직 잘 몰라? 당기위원회 갈 것도 없습니다. 당장 이 자리에서 제명하시죠.

당대표를 제왕으로 생각하는 오재봉 의원

 

하하, 이것 보십시오. 오재봉 의원님의 말씀 말입니다. 당기위원회 갈 것도 없습니다. 당장 이 자리에서 제명하시죠. 아니 조배호 민우당 대표가 무슨 김일성입니까? 조배호가 까라면 까는 게 민우당 국회의원들이 할 짓입니까? 이어지는 조배호 대표님의 훈시를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
조 대표) 서의원. 정치 초년병은 말이야, 종갓집 며느리하고 같은 거야. 보고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하고 싶은 말 있어도 참고,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소경 3년을 지난 후에 비로소 눈이 뜨이고 말문이 트이고 귀가 뚫리는 거지. 내 말 뜻 알겠나?

세상에 초선 국회의원은 종갓집 며느리하고 같답니다. 벙어리 3, 귀머거리 3, 소경 3년을 지나고 나야 비로소 눈이 뜨이고 말문이 트이고 귀가 뚫리는 거랍니다. 3 곱하기 3 해서 9년 동안 죽은 듯이 지내라는 까라면 까면서 지내라, 뭐 그런 말일까요?

(서혜림) 죄송합니다.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 갑니다.

당연하죠
. 그걸 이해하면 이상한 국회의원이죠. 오재봉 같은 국회의원 아니고선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내용이죠. 국민이 국회의원을 뽑은 게 아니라 종갓집 며느리를 뽑아 국회로 보냈단 말입니까? 국회가 무슨 종갓집이었던가요? 그러나 조배호, 역시 능글맞은 정치 고단숩니다.



(
조 대표, 어이없어 멍한 표정을 짓다가) 하하하하하하, 거 솔직해서 좋구만. 서 의원. 당직 하나 맡아봐. 부대변인 어때?
(서혜림) ?
(조 대표) , 아나운서 전공도 살리고, 우리 민우당 클린정치도 알리고, 아이콘이 돼봐.

강태산의 대항마가 된 서혜림

조배호의 이해할 수 없는 이런 행동은 물론 강태산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죠. 견제구로 서혜림을 발탁한 겁니다. 똑똑하고 예리한 강태산도 조배호의 그런 심중을 모를 리 없지요. 대항마. 그는 조배호가 서혜림을 자기를 견제하기 위한 대항마로 내세웠단 사실을 꿰뚫고 있습니다.(강태산은 이를 역으로 이용할 계산이죠.)

 

(대표실을 나서며 강태산을 종종걸음으로 따라간 서혜림) 저 야단맞을 줄 알았는데 감투를 썼네요. 우리 대표님 생각보다 마음이 넓으신 거 같아요.

(강태산) 정치판에서 관용 같은 거 생각 말아요. 철저한 계산만 판치는 무자비한 정글입니다. 서 의원이 방송토론에 나간 거, 부대변인으로 전격 발탁된 거 다 조배호 대표의 계산서에 있습니다.

(서혜림, 맹한 표정을 지으며) 계산서요?

(강태산) 서혜림 의원의 눈물 한 방울이 국가재정법 강행처리로 곤두박질치던 당 지지율을 5% 끌어올렸습니다. 각계에서 폭발적인 성원을 보내고 있어요. 서혜림은 조배호 대표가 표방하는 클린정치의 아이콘이 된 겁니다.

(서혜림, 우습다는 듯 속삭이는 목소리로)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어요.

(강태산, 역시 웃으며) 차차 알게 될 겁니다.



아무튼 잘 모르기로는 저도 마찬가지지만 말이에요
. 무엇보다 조배호 대표님의 그 말씀이 아직도 아리송하면서도 뭔가 기분이 찜찜하네요. 소위 종갓집며느리론 말이죠. 국회의원은 종갓집 며느리와 같다? 이거 여러분은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국민의 대표가 종갓집 며느리에 군대 졸병?

국민을 대리해서 국회에 나가 바른말을 하라고 보낸 국회의원이 3년은 벙어리요, 3년은 귀머거리, 마지막 3년을 더 소경으로 지내야 한다니 이거 참 기가 막히네요. 그런데 이거 말이죠. 이 말이 코믹드라마의 난센스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막연하게 드네요.

 

실제 한국 정치판의 한 단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것은 아닐까, 의도적으로 구태정치를 반복하고 있는 대한민국 정당과 정치인들을 비꼰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만약 그렇다면 오재봉이야말로 가장 사실적인 인물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조배호 대표를 마치 김일성 수령님처럼 떠받들고 있는 오재봉 의원. 어찌 보면 박정희 시절의 차지철 같다는 생각도 들고, 전두환 시절의 장세동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그리고 하나만 더요. 당기위원회도 안 열고 의원인 당원을 제명할 수 있나요?

 

오재봉 위원이 조 대표에게 그랬잖아요. “당기위원회 갈 것도 없습니다. 그냥 이 자리에서 제명하시죠.” 확실히 오재봉은 조배호를 왕으로 생각하고 있는 게 틀림없네요. 아니면 민우당을 무슨 군대로 착각하고 있거나. 민주적인 정당에서 당기위를 거치지 않고 대표의 명령으로 당원을 제명하는 게 가능한가요?

그리고 다선 의원과 초선 의원이 무슨 차이가 있죠? 이들은 다만 4년간 국민을 대리해 국회에 나가 의사결정에 참여할 뿐 어떤 서열도 있어서는 안 되는 거 아닌가요? 대물을 보면서 몹시도 불편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대물이 그리고 있는 난센스들이 대한민국 현실정치의 반영이라는 사실 때문이지요.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