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11.06 '아이리스' 김태희는 장동건처럼 될 수 없을까 by 파비 정부권 (22)
  2. 2008.12.15 박중훈쇼, 첫 게스트는 장동건 by 파비 정부권 (4)
장동건.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입니다. 그런 장동건을 김태희와 비교하는 게 과연 옳다고 할 수 있을까요? 지금의 장동건만 아는 사람이라면 아무도 수긍하지 못할 겁니다. 아니, 화를 낼지도 모르죠. 어떻게 장동건을 김태희에게 같다 붙일 수가 있느냐고. 그러나 기억하는 분은 하겠지만, 장동건에게도 김태희와 같은 시절이 있었습니다.

장동건과 김태희/ 다음영화 이미지 편집


장동건도 처음엔 김태희처럼 얼굴만 잘 생긴 배우였다

처음 본 장동건은 정말 '왕짜증'이었습니다. 아니 상당히 오랫동안 나는 그를 브라운관에서 보는 게 고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연기는 정말 엉망이었죠. 대사가 무슨 책 읽는 것도 아니고. 보통 베테랑으로 통하는 노련한 배우들은 연기한다는 말을 듣지 않습니다. 아마 스크린이든 브라운관이든 그들이 하는 연기는 현실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장동건은 억지로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 보였고, 그것도 지독히 어설픈 연기를 힘들게 하고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게 눈에 보였습니다. 정말 짜증났습니다. 단지 얼굴 잘 생겼다는 이유 하나로 계속 브라운관에 얼굴을 내미는 그가 무척 미웠습니다. 나중엔 연출자, 텔레비전까지도 미울 지경이었습니다. '아, 정말 이건 아니지.' 

그런데 어느 날 장동건이 확 바뀌었습니다. 갑자기 그의 연기가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지독히도 어설픈 연기를 억지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웠습니다. 갑자기 기연이라도 얻은 것일까? 생각지도 않던 기인을 만나 연기를 잘 할 수 있는 비급이라도 얻었던 것일까?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갑자기 변한 그의 모습은 실로 매력적이었습니다. 

아마도 그런 모습을 나에게 선사했던 프로의 이름이 <의가형제>였던가요? 1997년이었을 겁니다. 그는 이후 급속도로 성장했습니다. 1999년 안성기, 박중훈과 함께 열연했던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가능성을 찾았던 그는 2001년 <친구>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그는 스타였습니다. 그러나 이전의 그는 얼굴만 잘 생긴 스타였을 뿐이지요.  

그리고 마침내 2004년, 장동건은 <태극기 휘날리며>로 한국영화 대표선수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안성기나 한석규가 갖고 있던 타이틀을 장동건이 이어받은 겁니다. 인민군 장교복을 한 장동건이 동생을 살리려고 인민군을 향해 기관총을 난사하며 죽어가던 모습에 전율하지 않은 사람이 있었을까요? 나는 아직도 그 장면을 생생하게 뇌리에 재현할 수 있습니다. 

다음영화 이미지


기회를 잘 살려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장동건은 한국 최고의 배우가 되었다

그런데 장동건은 어떻게 얼굴만 반지르르한 발연기의 대명사에서 한국 최고의 배우 자리에 올랐을까요? 물론 치열한 노력이 있었을 겁니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는 에디슨의 명언이야말로 장동건을 변화시킨 원동력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뿐이었을까요? 오로지 노력만으로 얻은 영광이었을까요? 

노력만으로 모든 걸 얻을 순 없습니다.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리는 현명함도 필요하죠. 장동건은 주어진 기회를 잘 살렸습니다. <의가형제>가 바로 장동에겐 기회였습니다. 장동건은 <의가형제>를 선택했고, <의가형제>는 자신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창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며 그는 거기에 부응했습니다.

그럼 김태희는 어떨까요? 많은 사람들이 김태희의 연기를 보며 불안해하거나 불편해 합니다. 나도 그렇습니다. 사실 나는 그녀의 열렬한 팬은 아닙니다. 나에게 김태희는 그저 예쁘장한 LG사이언 광고모델 이상은 아닙니다. 그녀가 연예계 최고의 미인이라고 모두들 말하지만, 글쎄 내가 볼 때 김태희는 전인화나 황신혜처럼 그리 완벽한 미녀라고 생각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어떻든 그녀가 미녀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최고라는 말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남다른 아름다움을 가진 것은 사실이니까요. <아이리스>는 김태희가 출연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를 몰고 왔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연기가 얼마나 나아졌을까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었죠. 그러니 나도 덩달아 그녀의 연기를 유심히 살펴보게 됐습니다. 

1부에서 보여준 그녀의 연기는 나름대로 합격점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대학 강의실에서 보여준 그녀의 연기는 사람들의 불안을 어느 정도는 해소시켜주었습니다. 대체로 그런 의견들이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의 연기는 다시 불안해지고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 이런…, 그러고보니 김태희를 보는 내내 저도 불안해하고 있군요. 

김태희의 연기는 아직 불안하고 불편해

김선화(김소연 분)를 추격하는 그녀가 하이힐을 신고 선글라스도 쓰지 않고 코트를 입고 뛰어가는 모습은 도무지 정예 첩보원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건 그러나 연출자의 탓이라고 해둡시다. 하지만 늘 입을 반쯤 벌린 채 이를 드러내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선 어떤 긴장감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왜 입술을 굳게 다물지 않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더군요)

다음영화 이미지


사지에 몰린 애인을 구하겠다는 각오를 가슴에 담은 첩보원의 모습치곤 너무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소연의 비장한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죠. 차라리 김소연이 최승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아직 반 정도 분량밖에 찍지 않았다고 하니 기대를 완전히 접기엔 이르다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만. 

김태희는 장동건처럼 될 수 없는 것일까요? 장동건이 <의가형제>에서 기회를 살려 자신만의 이미지를 완성했듯이 말입니다. 장동건은 이미 거목이 되었습니다. 특정한 이미지의 캐릭터만 연기하던 그는 이제 다양한 캐릭터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개봉된 <굿모닝 프레지던트>에서 그는 그걸 잘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김태희도 어느 날 갑자기 장동건처럼 달라진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건 대단히 어려운 일처럼 보입니다. 장동건은 진정한 스타가 되기 전에 꾸준히 브라운관에 얼굴을 보이며 자기 이미지를 완성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차갑고 건방진 의사 캐릭터를 통해 자신만의 이미지를 완성했습니다.

이때부터 그의 연기는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말하자면, 잃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되찾았다고나 할까, 아무튼 그는 그렇게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가 되었지요. 그러나 김태희는 어떻습니까? 그녀가 연기자라고 하지만, 브라운관에서 그녀를 볼 수 있는 것은 가물에 콩 나듯 어렵습니다. 너무 재는 것일까요?

세월을 이기려면 부단한 노력으로 1%의 영감을 얻어야

여기에다 그녀는 배우인지, CF모델인지 정체성도 모호합니다. 그런 그녀에게 어떤 기회를 통해 자신만의 이미지를 구축하길 바라는 것도 사실은 무리일 수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그녀가 장동건의 예에서 뭔가를 배우길 바랍니다. 그래서 더 많은 드라마에 얼굴을 내밀며 자신을 다듬기를 바랍니다. 1%의 영감을 얻기 위해 99%의 노력을 기울이는 천재처럼요.

그러지 않으면 수년 내에 김태희란 이름도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사라질 날이 올 겁니다. 김태희의 얼굴이 아무리 예쁘더라도 세월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천하절색이라던 황신혜도 <공주가 돌아왔다>에서 보니 늙은 기색이 역력하더군요. 김태희도 그들처럼 오랫동안 인기를 누리고 싶다면 이제 변해야 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 주말엔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꼭 보러 가야겠군요. 갑자기 그러고 싶어졌습니다.
아직 안 끝났을라나? … 
Posted by 파비 정부권

일요일 밤,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광고화면 상단 오른쪽에 박중훈이란 이름을 보았네요. 그래서 채널을 고정시켰습니다. 박중훈이 아니었다면 배철수가 나오는 콘서트 7080을 보려고 했었지요. 배철수 프로 볼만 하지요. 우리 세대에 딱 맞는 구성에다 배철수는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가수입니다. 중학생 때부터요. 락벤드 '활주로' 대단했죠.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그렇지만 아무리 배철수 아저씨라도 오늘은 양보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또 박중훈을 엄청 좋아하거든요. 게다가 오늘 게스트가 장동건입니다. 배철수는 제겐 10년 이상이나 차이나는 아저씨에다 박중훈도 만만지 않지만, 장동건은 저보다 몇 살 어리죠. 또 엎어치기로 잘 생긴데다가 연기도 잘하고 인기도 좋으니 정말 짜증(?)나는 인물입니다. 이 장동건이 TV 토크쇼에 게스트로 나온다니 안 볼수 없지요. 이런 기회가 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사진=미디어다음 miru@osen.co.kr


박중훈과 장동건, 매력적인 MC와 게스트

박중훈, 살을 많이 뺐군요. 막상 살을 빼고 보니 얄밉거나 코믹한 인상은 간데없이 지적이고 중후한 교양이 철철 넘칩니다. 사실은 그런 본래 박중훈의 매력을 좋아했지만, 오늘 본 새로운 모습도 매력적입니다. 믿음직한 인상입니다. 체중 감량한 보람이 있어 보입니다. 실제 감량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노력의 대가가 확실히 파격적인 결과를 창출한 듯합니다. 

아마 원래 이 프로는 시사교양프로였던 것 같습니다. 처음엔 연예프로인 줄 알고 보기 시작했는데, 마치는 인사말에서 박중훈이 한 멘트로 보아 그런 짐작을 하게 했습니다. 정확하게 기억은 못하지만 대충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실은 오늘 3당 원내대표를 모시고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지만 그렇게 되지 못했습니다. 요즘 워낙 시국도 바쁘고 하시는 일도 많고 하다 보니… 다음 주 아니면 그 다음이라도 기회가 되는대로 꼭 이분들을 모셔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아마도 3당 중 어느 한 당에서, 또는 모든 당에서 출연을 고사했거나 사정을 들어 연기했을 가능성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박중훈이 말한 3당이란 게 어느 당인지도 확실히는 알 수가 없습니다.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조합? 아니면, 한나라당 민주당 민노당 조합? 대충 둘 중 하나겠지요. 어떻든 정치인들 TV 출연도 고사할 만큼 바쁘시다니 다행입니다.

원래는 3당 대표가 출연키로?

며칠 전,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사실상 야합에 의해 감세법안도 통과시켰으니 이제 부자들의 고통을 덜어줄 실무적이고 구체적인 후속 조치로 바쁘신가 보지요. 그나저나 오랜만에 정치인들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덕분에 장동건 얼굴 한참 보게 생겼네요. 원래 일급 스타들 신비주의 관리 전략 탓에 스크린 밖에선 편하게 보기가 쉽지 않잖아요? 오늘은 예외군요.

사실 장동건은 TV 연예프로에 잘 안 나오지요. 글쎄 저는 일단 나오는 거 한 번도 못 봤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나왔군요. 그것도 박중훈 쇼의 첫 게스트로 말입니다. 박중훈 쇼가 첫 스타트부터 거물급을 물어 왔군요. 그러나 진행하는 내내 불안했습니다. 불안했던 것은 제가 박중훈이나 장동건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지요. 안 그러면 채널 돌려버리면 그만이지 무엇 때문에 불안에 떨었겠어요?

준비가 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질문도 좀 그렇고요. 제 짐작이지만, 급하게 섭외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아마도 이것도 짐작이지만, 3당 대표 출연이 무산된 탓도 있었겠지요. 토크 내용으로 보아 박중훈과 장동건의 사이가 보통 친밀한 정도가 아니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음~ 박중훈이 소개한 책을, 그것도 지식 습득용 전문 서적을 장동건이 열심히 읽었다는 대목에선 느낌이 확신 정도로 바뀌었습니다.
 
장동건의 진솔하고 선한 면모를 편하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장동건의 진솔한 면모를 스크린이 아니라 토크쇼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것은 좋은 일이었습니다. 장동건의 매력을 모습만이 아니라 냄새까지 함께 맡으면서 볼 수 있었다는 것은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행운이지요. 좀 어설픈 대화가 오가긴 했지만, 오히려 그래서 진솔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외로워서 잠을 잘 못 자겠다. 그래서 맥주 세 캔 정도 마시고 잠이 든다.”고 말할 땐 연민의 정도 느껴졌습니다. 연년생인 동생이 자식 낳고 알콩달콩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면 “내가 뭘 하고 있나, 이게 제대로 사는 건가 하는 회의도 든다”고 말하는 장동건에게선 진솔함이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너무 늦게 낳아 아이에게 미안할 거 같다는 말을 할 땐 정말 선한 사람이라는 걸 알겠더군요.

번쩍이는 색상과 빠른 재치와 익살, 속도에 익숙한 분들에겐 지루한 불만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태극기 휘날리며'와 '태풍'에서 강인한 면모의 완숙한 연기를 보여주었던 장동건의 부드럽고 수줍은 속내를 소파에 몸을 기대고 편안하게 만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오늘 박중훈 쇼의 스타트는 성공했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펑크를 내신 3당 원내 대표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 듯싶습니다. 더불어 어수선한 대한민국 정치 현실에도 말이지요. 장동건 오래 보는 게 정신건강에 훨씬 이롭거든요. 그러나 다음 주부터는 보다 본격적이고 진지한 시사교양 토크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보다 진지하고 본격적인 시사토크쇼로 발전하길

물론 오늘의 박중훈이 보여준 새로운 지적이고 고상한 매력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더해 박중훈 본래의 매력, 익살과 재치도 보고 싶습니다. 『박중훈 쇼, 대한민국 일요일밤』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KBS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도 보여주시고요.     

그리고, 장동건 씨도 빨리 장가가세요. 노래도 잘 부르던데, 벌써 트로트가 좋아진다면서요? 지나고 보면 세월이 너무 짧답니다.

2008. 12. 14.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