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현왕후'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09.13 동이가 베푼 호의, 장희빈 죽이려는 꼼수? by 파비 정부권 (10)
  2. 2010.09.08 동이 아들 왕자 금이 여자였어? by 파비 정부권 (28)
  3. 2010.07.28 동이, 장희빈 망하니 궁중여인들 옷이 다 바뀌었네 by 파비 정부권 (9)
  4. 2010.07.15 동이, 착한 콩쥐 인현왕후가 배후조종세력? by 파비 정부권 (11)
동이가 장희빈에게 손을 내밀었다. 화해의 손길이다. 잘해보자는 거다.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불미스러운 관계는 잊자는 거다. 이때 동이는 장희빈에게 "나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어요. 잊은 것은 단 하나도 없지요"라고 말했지만 그것은 모든 걸 잊자는 역설적 어법이었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 중에는 희빈마마를 처음 만났을 때 그 좋았던 감정, 존경했던 감정도 잊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게 뭔 말이겠는가? 잘해보자는 화해의 손길이며 모든 것을 불문에 붙이자는 평화의 제스처다. 그러고서 동이는 희빈 앞에 하나의 무서운 증험을 내놓았다.

중전 인현왕후를 저주하기 위해 만든 인형과 여흥 민씨 패찰. 

동이가 내준 증험들, 잘해보자는 게 진짜 이유일까?

그런데 동이는 이걸 왜 희빈 장씨에게 주었을까? 물론 드라마에서 동이가 한 진술에 의하면 어디까지나 희빈 장씨를 위해서다. 그녀와 화해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동이 자신이 확보한 중전을 저주하고 시해하려 한 가장 유력한 증험을 장희빈에게 넘겨준 것이다. 

▲ 동이는 장희빈에게 인현왕후 시해음모와 관련된 모든 증험들을 넘겨준다.


장희빈은 중전을 저주하기 위해 만든 인형과 여흥 민씨 패찰에 대해 모르고 있었던 듯하다. 늘 그랬다. 장희빈 모는 늘 딸을 위한답시고 일을 벌이다 오히려 딸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장희빈이 중전의 자리에서 쫓겨날 때도 그 원인은 그녀의 어머니가 만들었다. 

멀쩡하게 사가에서 잘 살고 있는 동이의 집에 불을 지른 건 장희빈 모였다. 임금이 동이의 집 근처를 어슬렁거린다는 정보를 입수한 그녀의 눈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원래 그녀는 무얼 볼 수 있는 눈이 없다. 오로지 욕심만이 그득 차 있을 뿐. 

장희빈의 모가 동이의 사가에 불을 지른 것은 큰 실수였다. 임금은 동이의 아들 금 왕자가 이제 나이 일곱이 되었으므로 입궐시켜 왕실교육을 시켜야겠다고 선포한다. 그러나 이것은 아무래도 설득력이 부족하다. 숙종이 이 원대한(?) 계획을 위해 무려 6년을 기다렸다고 하지만 뭔가 논거가 희박하다.

여기에 동이의 집에 불이 났다. 불이 나면 동이만 죽는 것이 아니다. 왕의 아들, 금 왕자도 죽는 것이다. 게다가 숙종에겐 왕자가 금 왕자를 빼면 세자 하나뿐이다. 모두들 아시다시피 세자는 자식을 볼 수 없는 불구의 몸인데다 요절한다. 그렇다면 이는 왕실이 멸문된다는 뜻. 

▲ 장희빈의 모와 오라비 장희재

장희빈 모, 하는 짓마다 도움이 안 돼 

장희빈의 모는 임금에게 절묘한 이유를 만들어준 것이다. 궐 밖에선 동이와 왕자를 죽이려는 자들이 횡행하니 더 이상 이들 모자를 사가에 둘 수 없다, 왕의 선언에 누가 감히 반기를 들겠는가. 왕자가 죽더라도 안 된다고 간언하는 신하가 있다면, 그는 아마도 목이 두 개는 달렸으리라. 

결국 동이는 입궐했으며, 이후에 중전 장씨의 비행을 낱낱이 파헤친 동이파에 의해 장씨는 희빈으로 강등된다. 그 이전에도 장희빈의 모는 장희빈을 무수한 음모를 꾸몄으며 그때마다 장희빈을 궁지로 몰아넣는 공을 세웠다. 참 끈질기다. 이번엔 장희빈을 죽음으로 몰아넣기 위한 음모를 꾸몄다. 

물론 그것은 중전 인현황후를 죽이기 위해 꾸민 계략이다. 중전을 죽이고 자기 딸이 다시 중전의 자리에 오르길 바래서이다. 그리고 계략은 맞아떨어져 모든 것이 원하는 바대로 되는 듯이 보였다. 신하들은 하루도 국모의 자리를 비워둘 수 없다며 희빈 장씨를 중전에 앉히라고 간하고 있다. 

그런데 동이가 장희빈의 앞에 나타났다. 자기 어머니가 저지른 죄의 증험을 들고서. 그 증험이란 중전을 시해하기 위해 꾸민 저주의 인형과 여흥 민씨 패찰. 과학을 믿는 우리 세대에겐 저런 따위의 증험이란 아무런 쓸모도 없다. 그러나 때는 조선시대. 이 증험이 드러나면 곧 죽음이다.

조선은 1부1처제의 나라다. 왕도 마찬가지다. 왕에게 후궁이 많아도 부인은 오직 하나다. 왕비. 확실하지는 않지만 내가 본 무수한 사극 중에 왕이 후궁과 가례를 올렸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바가 없다.(이건 왕의 후궁이나 양반의 첩들은 모두 부적절한 관계였단 말이 되는데… 걍 이정도로, ㅋ~)  

"동이 얘가 도대체 이러는 의도가 뭐야?"

이는 곧 왕과 왕비는 하나란 말씀. 왕비를 죽이려 했다면 왕을 죽이려 시도한 것과 같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그 위험천만한 증험을 동이가 들고 있다. 그리고 그걸 자기에게 내어주겠단다. 이걸 믿어야 돼, 말아야 돼? 도대체 동이 얘가 왜 이러는 거야? 무슨 꿍꿍이속이지?  

▲ 한때 왕비의 자리에 앉았던 희빈 장씨


예나 지금이나 믿을 사람은 오직 가족뿐이다. 그녀에겐 친정 오라비와 어머니가 있다. 친정 어머니는 무식하기 이를 데 없지만 오라비는 정말 똑똑하다. 오라비를 불러 물어본다. "동이가 내게 이걸 주고 갔습니다. 오라버니, 이제 어쩌면 좋지요?" 그러자 장희재가 정색을 하며 말한다.

"마마, 그 년은 절대 믿을 수 없사옵니다. 틀림없이 무슨 암수가 있을 것이옵니다. 절대 믿지 마시옵소서. 아주 흉악한 년이옵니다."

그러고 나서 장희재는 불안한 마음에 동이의 아들이요 임금의 아들 금 왕자를 해할 계략을 꾸민다. 어떤 한권의 책을 금 왕자의 보자기에 몰래 집어넣었던 것이다. 그리고 금 왕자가 스승과 공부를 시작하려고 할 즈음 군사들이 들이닥친다. 그것이 지난주의 마지막 장면이었다.

자, 이로써 동이와 장희빈의 화해무드는 깨진 것이다. 장희빈은 동이를 만나 그 속마음이 진실하든 그렇지 않든 동이가 내민 손을 잡겠노라고 선언했었다. 그런데 그 시각 장희재는 암수를 써서 금 왕자를 제거할 계략을 꾸미고 실행에 옮겼다. 이것이 장희빈과 장희재가 함께 꾸민 음모인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지금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은 그게 아니다. 어떻든 장희빈과 동이는 다시 냉전으로 돌아갔다는 것. 그래서 이들은 다시 한 번 생과 사를 건 싸움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인가? 동이는 의금부 도사 차천수와 내금위장 서용기의 주장대로 장희빈을 공격해야 한다는 말이다.

▲ 중전인 희빈 장씨를 배경으로 동이의 표정이 예사롭지 않다.


등록유초처럼 동이가 넘겨준 '인형'은 꼼수?

동이파는 장희빈과 장희재, 장희빈의 모가 저지른 갖가지 흉계의 증험들을 쥐고 있다. 게다가 최근 세자의 지병을 알고 있는 내의녀까지 확보했다. 그러나 이런 것들만으로 장희빈을 죽음으로 몰고 가지는 못할 것이다. 장희빈의 최후엔 다른 한가지가 있다. 바로 저주의 인형과 여흥 민씨 패찰.

동이가 화해의 증표로 장희빈에게 넘긴 저주의 인형과 여흥 민씨 패찰이 마침내 장희빈의 목을 조이게 될 것이란 걸 누가 알겠는가. 장희빈도 동이의 진심이 무엇인지 헷갈렸다. 믿고 싶으면서도 믿을지 말지 결정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이 엄청난 후폭풍을 어찌 알 수 있었겠는가.

마치 등록유초(국경수비대 일지)를 일부러 장희빈의 손에 넘겨 그걸 미끼로 장희재 일파를 일망타진한 경험을 이번에 재활용 하려는 듯도 보이지만, 동이의 속마음을 누가 읽을 수 있으리오. 만약 장희빈이 불안한 심리 상태가 아니라 과거처럼 자신만만한 여걸이었다면, 동이의 꼼수(?)를 눈치챘을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 임금의 명으로(혹은 자발적으로) 장희빈의 처소를 뒤지던 감찰부 나인들에 의해 저주의 인형과 여흥 민씨 패찰은 발견되고야 말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은? 모두들 아시는대로 장희재는 처형장에서 목이 달아났으며, 뒤이어 장희빈은 사약을 받고 죽었다.

일설에 의하면 이때 장희빈이 세자의 사타구니를 잡고 쥐어짜는 바람에 불임에 걸렸다고 하지만, 그건 말하기 좋아하는 호사가들의 장난질이고 드라마 <동이>에서 제시하는 지병설이 어쩌면 보다 더 설득력이 있어보인다.

아무튼, 동이 참 대단하다. 호의로 적을 무찌르는 이 도통한 전술은 어디서 배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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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중전마마께서 마침내 돌아가셨군요. 바야흐로 장희빈의 말로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장희빈의 모와 장희재는 좋아서 입이 찢어질 듯 하고, 장희빈 또한 체통이 있는지라 감히 입을 찢는 시늉은 못하지만 속으로는 좋아 죽을 지경입니다.

아, 그러나 어찌 알았으리오? 인현왕후가 죽으면서까지 자기를 끌고 갈 줄이야. 인현왕후의 장희빈에 대한 증오가 이토록 대단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러고 보면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 헛말이 아닙니다.

하긴 뭐 그렇기야 하겠습니까. 아무리 그래도 죽은 귀신이 산 사람을 어찌 할라구요. 다 옛사람들이 할 일 없으니 지어낸 말일 겝니다. 장희빈의 무덤은 인현왕후가 아니라 스스로 판 것이지요. 아마도 이번엔 확실하게 제 무덤자리를 팔 모양입니다.

인현왕후의 장례식 모습(좌), 생전의 인현왕후와 동이.


왜 어린 남자애는 여자들과 같은 차림을 하는 거지?

그러나 뭐 어떻든, 인현왕후가 이렇게 덧없이 죽고 나니 참으로 허망합니다. 인생무상…, 우선 돌아가신 왕후마마를 위해 잠깐이나마 묵념. ^^  그런데 말입니다. 함께 테레비를 보고 있던 우리 딸아이가 그러는군요. 아시는 분은 다 아시지만 딸아이는 이제 열 살이랍니다
.

"아빠. 그런데에… 금이가 여자였어? 쟤는 원래 왕자 아니야? 왕자는 남자잖아."
"무슨 말이고. 당연히 금이는 남자지. 웬 여자 타령이야?"
"아니, 그런데에… 봐라. 금이가 여자처럼 머리에 이상한 저런 거 쓰고 있잖아. 동이처럼."

아, 그러고 보니 그렇군요. 아니 왕자 금의 상복 차림과 여자요 후궁이며 왕자 금의 어머니인 동이의 상복 차림이 똑같군요.

그러고 보니 엄마와 아들이 똑같은 두건을 하고 있군요. 이걸 두건이라고 하는 게 맞는지는 저도 잘... 수건을 머리에 쓰고 거기다 새끼줄 매고 있는 건가?


"어? 정말 그렇네."
"맞제? 남자들은 머리에 관 같은 그런 거 쓰잖아. 모자처럼. 그럼 금이도 그래야 되는 거 아닌가?"
"그런데 금이는 아직 어린애여서 여자들처럼 그런 거 쓰고 있는 거 아닐까?"

그러자 열 살짜리 우리 딸아이, 어이 없다는 듯이 웃으며 말합니다.

"아빠, 그럼 여자들이 전부 어린애들이란 말이가? 하하하, 그건 아니지."

어쨌든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문제이긴 하지만, 딸아이의 말을 듣고 보니 꽤 일리가 있습니다. 왜 어린애들과 여자들에겐 같은 상복 차림을 입히는 것일까요? 어쩌면 딸아이 말과 같이 여자들을 어린애처럼 취급하는, 그런 잘못된 사상 탓은 아닐까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천주교식 장례식 모습. 꽃 숫자만 빼면 대충 우리랑 비슷하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보지 못하는 걸 
          신통하게도 보는 눈을 가졌다

저도 열흘 전에 모시고 살던 장인어른 상을 당해 백관 노릇을 했습니다만, 저희 집안은 천주교식으로 장례를 치루었던지라 위에 든 예와 같은 그런 문제는 생기지 않았습니다.

만약 우리도 유교식으로 장례를 치루었다면 저를 뺀 애 엄마와 아들, 딸이 모두 같은 모양의 두건을 썼을 테지요.

아무튼, 아이들의 눈이란 참으로 야무진 데가 있습니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을 아이들은 볼 때가 많습니다. 일전에도 소개해드렸습니다만,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에 가기 전에는 제 방에 걸려있는 금강산 그림에서 구름 속에 숨어 보이지 않는 아흔여섯 마리의 새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졌더랬습니다.

물론 열네 살이 된 이 큰아들은 이젠 더 이상 북한 인민화가 정창모 화백이 그렸다는 금강산에서 구름 속을 나는 아흔여섯 마리의 새를 발견하지 못합니다. 그저 구름 위에 떠 있는 단 세 마리의 새만 볼 수 있을 뿐이지요. 절벽을 타고 떨어지는 물을 보며 "엄마가 보고 싶어 바위가 울고 있나?" 하고 물어 보던 이 아이는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머리를 길게 길러 염색하는 것이 소원이던 이 아이는(방학 동안 아이는 소원을 이루었습니다) 제가 서울에 잠시 다녀온 사이 머리를 팍, 그러니까 거의 군인 스타일로 확 밀어버렸더군요. 밤 늦게 집에 돌아와 녀석의 방에 들어갔다가 저는 깜짝 놀라 기절할 뻔 했답니다. 

왜냐구요? 웬 조폭 하나가 침대에 누워 있지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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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동이, 지금 분위기는 완전 춘향전에서 거지 이몽룡이 암행어사가 되어 출두한 것과 같은 분위기입니다. 장희빈 집안은 완전 풍비박산이 나고, 폐비 민씨와 동이네 집안은 경사 났습니다. 어쨌든 보는 사람도 흐뭇합니다. 이렇듯 기분 좋은 걸 보니 저도 장희빈 편은 아닌가봅니다. 

저는 분명 일전에 장희빈이 악년가 된 데에는 정권을 장악한 노론 일파의 음해도 있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폐비가 된 인현왕후의 억울함을 호소한 김만중의 사씨남정기도 다분히 민심의 동요를 노린 유언비어 유포였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장희빈 집안이 망하니 기분 좋네요. 거참~

이때의 사건을 소위 갑술환국이라 부릅니다. 1694년 4월의 일이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영원히 서인들의 세상이 됐습니다. 물론 서인들은 다시 환국 사후처리를 놓고 노론과 소론이 다투게 되는데 세상에 영원한 동지는 없습니다. 그런데 세상이 바뀌니 가장 눈에 띄게 바뀌는 게 있습니다. 바로 궁중 여인들의 옷입니다. 

우선 폐비 민씨부터 보실까요? 




그녀는 죄인입니다. 그래서 한때 왕후였던 그녀가 이렇게 하얀 소복을 입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이 일거에 바뀌니 옷도 이렇게 바뀝니다. 보십시오. 얼마나 화려합니까? 양 어깨에는 황금빛 봉황이 빛을 발하며 위엄을 드러냅니다. 확실히 옷이 날갭니다.




자, 그럼 장희빈은 어떻게 됐을까요? 중전 옷을 벗게 된 장희빈, 표정이 참담합니다. “나 옷 벗기 싫어. 이 옷 벗기 싫단 말이야. 난 이 옷이 좋아.” 그렇군요. 장희빈은 지금 죽도록 옷이 벗기 싫습니다. 아마 이때부터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직장을 그만둘 때 옷 벗는다거나 옷 벗긴다는 말이 생겼나 봅니다.  

“아무도 내 옷을 벗길 수 없어. 절대 안 벗을 테다.”




그러나 그녀는 결국 옷을 벗고 말았습니다. 중전에서 희빈으로 강등된 장옥정. 조선 역사상, 아니 전체 역사를 통틀어 보더라도 이런 일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을 겁니다. 중전 자리에 앉아 있다가 한 등급 아래의 빈으로 강등되다니…. 차라리 사약을 내려주시지 그러셨습니까, 숙종. 이보다 더한 고문이 또 어디 있습니까.

중전 옷 벗은 장희빈, 정말 초라하네요. 확실히 중전마마 옷이 최고로 고급이 맞나 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동이 선수는 어찌 됐을까요? 동이야말로 가장 극적으로, 그리고 가장 자주 옷이 바뀐 인물입니다. 그녀는 천민 오작인의 딸 동이에서, 장악원 노비로, 감찰부 궁녀로, 무수리로, 그리고 마침내 승은상궁으로 그 복장이 가장 많이 바뀐 그야말로 그녀의 옷만 봐도 파란만장 그 자쳅니다.

그러나 과거 노비 시절의 동이 복장은 소개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숙원마마가 된 마당에 천민 무수리 시절을 들먹이면 곧 태어나게 될 영조가 기분이 매우 안 좋을 테니까요.




그런 동이가 드디어 숙원마마가 되었습니다. 캬~ 노비 출신 동이가 저런 옷을 입고 만조백관들이 조아리는 앞을 걸어가게 되다니…, 사람 팔자 시간문젭니다.




그런데 잠깐 이 대목에서 제가 궁금한 게 있답니다. 왜 상궁들에게는 마마님이란 호칭을 붙이면서 왕과 후궁들에겐 마마라고만 부르는 걸까요? 마마보다 마마님이 더 높은 거 아닌가? ㅋㅋ 일단 모르겠습니다. 전문가이신 이병훈 피디를 믿어야지요. 

그럼 이번엔 마마님들의 복장을 한번 보실까요? 우리의 정상궁 마마님입니다.  




내명부의 실권을 잡은 동이의 최측근이죠. 확실히 줄은 잘 서야 됩니다. 바로 최고상궁으로 승차하셨습니다. 그러자 옷도 바뀌었습니다. 한복 윗도리 깃 부분에 꽃무늬가 장식돼 있지요? 아마 일반상궁들과 최고상궁을 구별하는 복색인가 봅니다.

뒤에 서 있는 정음이, 감찰부 나인이었던 그녀는 상궁이 됐습니다. 이제부턴 마마님이라고 불러야 합지요. 그녀도 복장이 바뀌었네요.




진짜 폼 나지요? 옷이 날개란 걸 증명해 보이기라도 하려는 듯합니다. 옷이 바뀐 티가 가장 잘 나는 인물이 바로 정음입니다. 이분, 그냥 왕비 시켜도 될 거 같습니다. 정말 폼 나네요. 와우~ ^^*




원래 이런 모습이었죠. 상궁 시켜준다는 말에 놀라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속으로는 좋아서 죽을 지경입니다. 상궁 되면 당상관 관료들도 함부로 못합니다. 마마님 하고 깍듯이 존대해야죠.




자, 나란히 서 있는 우리 마마님들. 잘 어울리죠?  ^*^




그럼 이번엔 감찰부 전 최고상궁은 어떻게 됐나 볼까요? 이분들은 완전 옷 벗었습니다. 장희빈 따르다가 쫄딱 망했네요. 그러게 줄 잘 서야 된다니까요.




그러나 착한 우리의 동이, 그녀들 옷을 벗길 생각은 없나 봅니다. 다시 옷을 내려줍니다. 참수 당할 줄 알고 바들바들 떨던 그녀들 황송하고 감지덕지,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자, 비록 옷 색깔이 전에 보단 곱지 못해도 반성하는 마음으로 입고 열심히 일하도록 해. 그러다 혹시 알아? 다시 전처럼 좋은 옷 다시 입혀 줄지.”




그러나 무엇보다 제일 감지덕지 한 것은 바로 나야. 아, 지난 6년 동안 폐위된 중전마마를 따라 사가에서 흰옷을 입고 지내던 세월을 생각하니 눈물이 아니 날 수가 없구나. 흑흑~ 동이야, 너무 고마워. 그리고 정상궁, 정음이, 아니 정음이도 이제 상궁 마마님이지, 그리고 봉상궁도 정말 고마워.

아 이렇게 최고상궁 옷을 다시 입게 될 줄이야. 이게 꿈이냐 생시냐~




흑흑, 마마님. 소녀도 마찬가지이옵니다. 6년 동안이나 흰옷을 입고 다 쓰러져가는 초가집에서 우리가 살았다니. 흰옷 그거 때도 정말 잘 타는데… 아, 너무 감개무량해서 눈물이 앞을 가리옵니다.




그래, 나도 정말 기뻐. 내 재주에 감찰부에서 크긴 글렀고 진즉 동이 처소로 옮긴 것은 정말 잘 한 일이야. 정상궁 마마님, 정음아, 정말 축하해. 그렇지만 동이 마마님. 저도 옷 좀 바꿔 주세요. 저도 좋은 옷 입으면 폼 난답니다. 옷이 날개란 말에 예외가 있다는 말은 못 들어봤거든요.

그치만 아무튼 기뻐요. 흑흑~




아하, 그러고 보니 최고상궁이 된 정상궁이 정음이의 상궁 승진을 비롯한 인사발표를 하는 뒤에 서 있는 애종이의 표정이 뭔가 서운한 게 있는 모양입니다. 기쁘면서도 서운한 그런 표정.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 너도 곧 새 옷 입혀 줄께.   




그런데 이 좋은 분위기에 마지막으로 등장을 예고한 이사람, 누굴까요? 한성부 서윤이라고 하는군요. 이름이 장 머시기? 장희빈과 같은 장씨네요. 인척은 아닐 듯한데. 장희빈이야 원래 중인 집안 출신이니까. 갑술환국으로 제주로 귀양 가기 전 장희재의 벼슬이 원래 한성부판윤이었다고 하지요? 

한성부판윤. 판서급으로 대감이죠. 중인이 대감까지 됐으니 출세 크게 한 거죠. 아무튼, 장 머시기 이사람, 원래는 이 자리가 최철호 자리였는데, 대타로 나섰군요. 동이 홈페이지에 보면 최철호가 한성부 서윤으로 동이를 괴롭힌다고 나와 있었거든요.  




그나저나 좋았던 분위기도 이번 주 뿐이겠네요. 다음 주부터는 다시 회오리 바람이 불겠습니다. 이사람, 벌써 인상부터 기분 나쁘게 생겼잖아요? 새 옷 받고 좋아하는 동이, 마냥 좋아할 때만은 아니랍니다. 세상이 늘 그렇지만 좋은 일 다음엔 반드시 나쁜 일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호사다마란 아주 불길한 말도 있으니까요. ♬



Posted by 파비 정부권
정숙하고 인자한 인현왕후 속에 든 이중성 















<동이>의 주인공은 동이와 장희빈입니다. 이 두 사람의 대결이 이 드라마의 본령이지요. 이 두 사람의 싸움의 중심에는 인현왕후가 있습니다. 인현왕후의 폐비와 복권, 그리고 다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장희빈의 음모와 동이와 인현왕후의 투쟁, 이것이 드라마 <동이>의 핵심 줄거리입니다.

동이와 장옥정 대결의 원인 제공자 인현왕후

인현왕후는 원인만 제공할 뿐 싸움의 중심에선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그녀의 얼굴을 보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어쩌다 가끔 등장하는 그녀를 보면서 "아, 인현왕후가 아직 건강하게 잘 살고 있구나!" 하고 생각할 뿐이죠. 

그녀는 하얀 소복을 입고 단정한 자세로 폐서인으로서의 본분을 다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글쎄 그런 것을 본분이라고 해도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녀는 매우 조신하게 벌(?)을 받고 있습니다. 수발을 드는 상궁과 나인들이 맛난 음식을 해서 주어도 그녀는 "어찌 폐비의 신분으로 그런 걸 먹겠느냐" 하면서 내치고 맙니다.

한 마디 한 마디 내뱉는 말이나 행동거지가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습니다. 실로 현모양처의 표상이요, 국모의 모범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가만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녀의 집에는 늘 상궁과 나인들이 드나들고 있었습니다. 

서인의 소장파 지도자이며 나중에 영수가 될 정인국도 수시로 드나들면서 정국의 향방에 대한 보고를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처음엔 그가 혹시 외척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인현왕후의 아버지는 여양부원군 민유중이며 어머니는 은성부부인 송씨라고 합니다.

이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영락없는 폐비복위 모의다.


심지어는 나인 시절의 동이와 정상궁도 가끔 들러 폐비의 처지를 위로하거나 돌아가는 사정에 대해 의논을 하곤 했습니다. 말하자면,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자연스럽게 폐비 민씨의 사가가 몰락한 서인세력의 아지트가 되었던 셈입니다. 제가 보기에 인현왕후는 이런 현상을 전혀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이중적인 인현왕후는 배후조종 세력?

오히려 정인국을 비롯한 측근들에게 은근히 자신의 뜻을 전하며 이를 관철시키려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인현왕후는 서인세력의 추천으로 왕후가 된 인물입니다. 그랬던 그녀가 중전의 자리에서 밀려난 것은 남인들이 집권했기 때문입니다. 드라마에서는 대비 시해음모에 연루된 것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실상은 권력게임의 희생양이었던 것입니다.

그녀는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녀가 다시 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또 다른 환국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왕후가 된 초기부터 숙종이 궁인 출신 장씨(장희빈)의 미색에 마음을 빼앗기자 서인 당파의 거두 김수항의 증손녀를 후궁(영빈 김씨)으로 추천해 입궐시키기도 했다고 하니 그녀도 보통 여자는 아니었습니다.

김수항은 기사환국 때 위리안치되었다가 사사되었고, 인현왕후는 폐서인이 됐습니다. 청음 김상헌의 현손으로 명문세가의 여식이었던 영빈 김씨는 입궁하자 소의에 진봉됐다가 곧 귀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인현왕후가 폐비가 될 때 함께 궁궐에서 쫓겨나는 운명을 맞았습니다.  

그러다 인현왕후가 복귀할 때 함께 복귀했다가 인현왕후가 죽은 1년 후(1702년)에 영빈에 봉해졌습니다. 인현왕후가 다 쓰러져가는(?) 사가에서 얼마나 이를 갈았을지는 보지 않아도 훤합니다. '와신상담'이란 바로 인현왕후의 심정을 위해 만들어진 말일지도 모릅니다.

정인국은 후일 서인의 영수가 되고 동이의 뒷배 노릇도 할 듯


마침내 인현왕후는 기사환국으로 폐서인이 된지 6년 만에 다시 갑술환국으로 왕후의 자리로 복귀합니다. 자신을 찾아온 동이에게 인현왕후는 넌지시 임금의 총애를 마다하지 말 것을 권유한 적이 있었지요. 그때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야아, 인현왕후는 참 마음씨도 착해!"

현숙하고 자비로운 인현왕후와 정치적이고 영악한 인현왕후 

그러나 그것이 꼭 인현왕후가 마음씨가 착해서 그러기만 한 것이었을까요? 그녀는 이미 동이 이전에도 장옥정을 견제하기 위해 영빈 김씨를 만든 전적이 있습니다. 인현왕후와 장희빈의 싸움이 얼마나 치열했으며, 장희빈 못지않게 인현왕후의 장희빈에 대한 미움이 얼마나 대단했을지 짐작이 가지 않으십니까?

저는 오죽했으면 죽자마자 바로 장희빈을 저승으로 데리고 갔을까 하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저의 억측입니다. 역사는 장희빈이 궐내에서 인현왕후를 저주하기를 자주 하였고, 왕후가 죽자 숙종이 이에 분개해 장희빈에게 스스로 죽을 것을 명령했다고 전합니다.  

아무튼 인현왕후가 극중에서는 매우 예의바르고 정숙한 모습으로 나오지만, 조용조용 자기를 찾아와 일일이 보고하는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면서도 알게 모르게 이래라저래라 지시하는 듯이 보이는 그녀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역시 그녀도 매우 정치적이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드라마 <동이>에서 인현왕후 역할을 맡은 박하선의 인상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인현왕후와 아주 닮았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현왕후란 현숙하고 인자한, 매우 바람직하다고 인정되는 그런 인물입니다. 실제와 우리가 알고 있는 인현왕후에 대한 정보가 일치할 것인지에 대해서 저는 회의적입니다.

드라마 제작진이 만든 인현왕후도 그래서 넌지시 사람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관철하는 듯이 보이는 폐비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아마 그러지 않았다면 근신하며 자숙해야 할 폐비의 사가에 서인의 지도자 정인국이 무시로 드나든다든지, 감찰부 정상궁을 비롯한 상궁, 나인들이 수시로 궐내 사정을 보고한다든지 하는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이중적인 인현왕후 역할, 박하선이 제대로 소화하고 있는 듯

어쨌거나 영빈 김씨나 동이도 결국 인현왕후의 입김 아래 존재했던 것입니다. 명문 양반가의 자손으로 후궁이 된 영빈 김씨보다 동이가 훨씬 먼저 빈의 자리에 올랐으니 동이의 실력(?)이 매우 출중했던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영빈 김씨는 왕자 시절의 영조를 매우 총애했고, 영조는 임금이 되어서도 "어머니, 어머니" 하며 따랐다고 합니다. 아무튼, 동이와 영빈 김씨는 모두 인현왕후와 한 편이었습니다. 

후일 영조가 무수리의 아들이란 이유로 중신들의 거센 반대가 있었음에도 보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서인 세력의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제 생각엔 실제 매우 정치적이었을 인현왕후와 정숙하고 예의바르며 인자한 인현왕후를 동시에 소화해내기란 그렇게 쉽지 않았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더욱 박하선의 연기가 아주 훌륭하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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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