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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26 파스타, "내 주방에 여자는 너 하나로 충분하다" 속뜻은? by 파비 정부권 (6)
최현욱 셰프의 진심은 뭘까? 
"내 주방에 여자는 없다!"에서
"내 주방에 여자는 너 하나로 충분하다!"로 바뀐 깊은 속뜻은?

최현욱 셰프(이선균)가 변했어요. 아니 변한 게 아니라 원래 속에 있던 것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중인지도 모르죠. 아마 그럴 거에요.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다 알죠. 최현욱이 말했던가요? 서유경(공효진)에게 이렇게 물었었죠. "금붕어 아이큐가 얼만지 알아?" "아뇨. 모르는데요." "3초, 딱 3초야." 

실제 장면은 매우 험악한 것처럼 보였지만, 사진으로만 보니 매우 다정하다.


사랑도 금붕어처럼 3초마다 새 세상이 열린다

"3초라고요?" "그래, 3초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거지." 맞아요. 금붕어 아이큐가 딱 3초라고 하는 게 맞는다면, 3초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말이 맞겠군요. 3초마다 늘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희망에 젖어 행복해지는 거죠. 사랑 얘기 하다가 웬 뜬금없는 금붕어 아이큐 타령이냐고요? 

아, 그렇군요. 원래 최현욱의 속에 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그 이야기를 하려던 것이었군요. 바로 사랑이죠. 서유경에 대한 사랑. 나의 예리한 감각은 횡단보도에서 금붕어를 쏟아 허둥대던 서유경을 만난 순간부터 최현욱은 사랑에 빠졌다고 말하고 있거든요. 틀림없어요.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데는 3초면 충분하니까요. 

그러니까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마치 금붕어처럼 되는 거예요. 아무 생각이 없어지는 거죠. 금붕어에게 3초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리듯 3초마다 행복감에 황홀해지는 게 바로 사랑이죠. 그럼 왜 최현욱은 지금껏 서유경에게 그런 내색을 안 했을까요? 아니요. 충분히 했었지요. 그걸 본인과 서유경만 모르고 있을 뿐이죠.

요리시합에서 오세영 셰프에게 1등 자리를 놓친 서유경이 슬픈 이유는 딴 데 있었다.


TV 모니터 앞에 앉아 <파스타>를 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최현욱이 서유경에 빠졌음을 이미 눈치 채셨을 거예요. 서유경이 최현욱을 짝사랑하고 있는 것은 최현욱도 알고 있고 서유경도 그렇다고 고백했으니 더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그러니 엄밀하게 말하면 이건 짝사랑이 아니에요. 서로 사랑하고 있는 거죠.

최현욱이 오세영을 미워하는 까닭은?

다만 마치 초등학생처럼 유치한 학생 최현욱이 문제였던 거죠. 너무 지나친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최현욱에겐 자신의 감정 따위를 돌아볼 시간이 없을지도 몰라요. 그러나 최현욱이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에요. 최고의 위치에 올라 있는 그가 처신할 수 있는 행동의 범위는 매우 제한적이지요.

게다가 내 주방에서 연애 따위를 하려거든 나가라고 엄포를 놓던 그가 아니었던가요. 그에겐 아픈 상처가 있어요. 그 상처가 어떻게 생긴 것인지 천천히 알게 되겠지만, 지금까지의 줄거리로 보면 이태리에서 함께 공부하던 오세영 셰프와의 관계에서 생긴 것이 확실해요.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단순히 요리대회에서 자신이 재료로 쓰려고 챙겨두었던 와인을 바꿔치기 해서 우승을 가로챈 것 때문이었을까요? 전 그렇게 보지 않아요. 제가 본 최현욱은 건방지기 이를 데 없는 '무대뽀' 같지만 그렇게 속이 좁은 인간은 아니거든요. 앞으로 차차 최현욱이 오세영(이하뉘)을 미워하는 까닭에 대해선 알게 되겠지요.

두 사람은 지금은 룸메이트지만 앞으로는 사랑의 경쟁자다.


그러나 그 전에 미리 오세영에 대한 저의 느낌을 말하라고 한다면, 글쎄요 뭐랄까, 오세영은 사랑 받을 준비가 안 되어있는 사람 같아요. 오세영은 "사랑은 쟁취하는 것이다"란 명제를 절대적 정의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거든요. 사랑은 쟁취하는 것일까요? 그것이 정말 가능할까요?

사랑의 찬가, 사랑은 참고 기다리며 친절한 것

아무튼 그거야 사람들 생각 나름이겠지만, 제가 느낀 오세영은 최현욱 셰프를 발 아래 꿇려 굴복하게 만들어 사랑의 노예로 만들고 싶은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단 말이죠. 제 기준으로 보면 아주 밥맛없는 스타일이죠. 어떻게 보면 스토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 때는 소름이 쫙 끼치더군요.

그에 비해 서유경의 사랑은 맛깔스런 파스타 같아요.(사실 저 파스타 안 먹어봤는데… ㅎㅎ) 사랑 이야기를 하자니 갑자기 유명한 바울로 사도의 "내가 인간의 여러 언어와 천사의 언어로 말한다 하여도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는 요란한 징이나 소란스러운 꽹과리에 지나지 않습니다"로 시작되는 사랑의 찬가가 생각나는군요.

"사랑은 참고 기다립니다, 사랑은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고 뽐내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고 앙심을 품지 않습니다." '코린토인들에게 보낸 편지'에 수록된 이 사랑의 찬가만큼 사랑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 말이 또 있을까요?

오세영 셰프의 사랑은 확신과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지만, 기본인 '맛'이 없는 게 결정적 흠이다.


그러나 오세영은 최현욱에 대한 사랑에 목말라 하면서도 사랑의 찬가와는 반대로 시기하고, 뽐내고, 교만하고, 무례하게 행동해요. 더욱이 그 대상이 다름 아닌 최현욱이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이에요. 사랑한다고 하면서 그 대상을 시기하고 뽐내고 교만하게 눌러 이겨서 어떻게 해보겠다는 발상이 참 우습지 않나요?

"너에게 부족한 건 꼬시는 기술이야!"

라스페라에 들어가 최현욱의 옆에서 함께 일하겠다는 생각도 아마 그런 생각이 깔려 있는 거 같아요. 최현욱에게 자기를 인정받고 싶다는 뭐 그런 생각. 물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프라이팬을 잡고 맛있는 요리를 만들고 싶다는 그런 생각도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제가 요 몇 회 동안 살펴본 오세영의 사랑은 대단히 이기적인 사랑이에요. 

요리시합에서 오세영에게 1등 자리를 놓친  서유경에게 최현욱은 이렇게 말하죠. "네 요리는 매우 훌륭해. 그러나 아직은 2등이야. 네 요리에 부족한 한 가지는 바로 '꼬시는 기술'이야!" 꼬시는 기술? 도대체 뭘 꼬셔? 요리가 맛만 있으면 되는 거지 뭘 꼬시란 말이야? 나중에 최현욱과 마주친 서유경이 분한 마음으로 이렇게 물어보죠. 

"도대체 꼬시는 기술이 뭔데요? 어떻게 해야 잘 꼬실 수 있는 건데요?"

"네 요리는 짝사랑이다. 네 요리를 사람들이 좋아하고 인정해줄 거라는 확신과 자신감이 부족하다. 요리사 스스로 확신이 없는 요리는 살아있는 매력으로 포크와 나이프를 꼬시지 못한다. 짝사랑만 하지 말고 꼬셔봐, 제대로."

음, 그러고 보니 이 말을 사랑에 대입해보면 이렇게 되는군요. 사랑도 그냥 참고 기다리기만 해선 되는 게 없다, 모든 것이 훌륭하지만 마지막 하나, 확신과 자신감에 찬 '꼬시는 기술'이 없다면 소용 없다, 뭐 그런. 그런데 이게 요리 이야기를 한 것일까요, 사랑에 대한 확신으로 자기를 꼬셔달라고 한 것일까요? 

거기에 비해 오세영은 어떤 기술이 있는지 없는지는 몰라도 확신과 자신감이 충만한 것만큼은 분명해 보이는군요.
 

이것도 꼭 다투는, 아니 상사가 부하를 혼내는 장면 같지만, 그러나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사랑이 시작된다.


"내 주방에 여자는 너 하나로 충분하다!" 이거 사랑 고백 아닐까?

뭐 아무튼, 어제 <파스타> 마지막 장면에서 좋은 거 한 가지는 확실하게 배웠습니다. 멸치 머리부터 등까지 배를 가르면 들어있는 게 전부 똥이 아니라는 사실. 저는 그게 다 똥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최현욱 셰프에 의하면 그건 똥이 아니라 대부분 내장이라는군요. 똥은 그때그때 싸버리기 때문에 거의 없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서유경에게 핀잔을 주었죠, 이렇게. "똥인지 내장인지 구분도 못하고. 너 똥하고 된장은 구분 하냐? 명색이 요리사가…" 앞으로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른다'는 말 대신 '똥인지 내장인지도 모른다'는 표현을 써야겠군요. 아무래도 된장은 우리 식탁에 없어서는 안 될 요리 중 하나인데, 똥하고 비교하는 게 좀 그렇잖아요? ㅎㅎ

예고편에 보니 오늘 최현욱이 이런 말을 할 모양이로군요. "내 주방에 여자는 너 하나로 충분하다!" 매우 의미심장한 이 한마디로 라스페라에 새로운 국면이 만들어지겠군요. 서유경과 오세영 사이에 본격적인 전선도 만들어질 테고요. 거기에다 이 전선을 교란하는 알렉스의 역할도 꽤 볼만 하겠지요. 갈수록 재밌겠어요. 기대가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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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