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9.25 '황금물고기' 뻔뻔한 이태영, 의사 자격 있나 by 파비 정부권 (3)
  2. 2010.02.25 파스타 보다 의사와 요리사의 공통점 물어보니 by 파비 정부권 (6)
  3. 2008.10.02 현역의원 악수를 거절한 농협 여직원 by 파비 정부권 (5)
결국 예상대로 이태영은 풀려났습니다. 그러나 좀 실망스럽습니다. 아니, 많이 실망스럽습니다. 그냥 문정호의 어머니 강여사가 피해자측 가족을 만나 일이 잘 풀린 것으로 했으면 좋았을 걸 괜히 쓸데없는 이야기거리를 만들었습니다. 글쎄요. 저는 이 드라마 작가의 도덕이나 법에 대한 관념을 좀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이태영의 처지를 이해하고 안타깝게 생각하는 팬들의 입장에선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문정호가 이태영을 만나 "나는 자네가 수술 전에 분명히 아무 이상이 없다고 생각했네. 그러니 자네는 틀림없이 의사로서의 소명감으로 수술에 임했다고 내게 말해야 하네" 하는 식으로 말할 때 저는 "아, 그래도 그건 아니지" 하며 탄식했습니다.

이상이 없었다구요? 이상이 있는 걸 실컷 우리에게 보여줬고, 태영의 하늘병원 동료 의사인 친구도 수술실에서 메스를 떨어뜨리는 태영에게 여기서 제발 그만 멈추라고 충고합니다. 태영은 결코 수술을 해서는 안 되는 몸 상태였습니다. 설령 태영의 손이 완전 마비까지는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아직 완전한 상태가 아니었음은 분명합니다. 조금이라도 의심이 들면 멈추었어야 하는 겁니다.


마침내 환자는 죽었습니다. 이건 명백하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까지는 아니더라도 과실치사에 해당합니다. 단순한 의료사고가 아닙니다. 절대 수술칼을 잡아서는 안 되는 사람이 수술을 집도함으로써 한 사람의 아까운 생명이 죽어나갔습니다. 

그런데 문정호는 이태영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자네는 수술을 할 때 의사로서의 소명감으로 충만했는가?" 이에 이태영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어떤 의사도 수술실에 들어가 환자를 대할 때 소명의식이 없는 의사는 없습니다." 이거 뭡니까. 이건 사기입니다. 두 사람 다 뭐 하자는 건지, 원.

문정호는 의도적으로 이태영에게 "자네는 의사로서의 소명의식이 충만했으며, 당시 손도 수술하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자신했네. 그렇지 않나?" 하고 물었던 것이고, 이태영은 천연덕스럽게 "그렇습니다. 어떤 의사도 소명의식 없이 환자를 자기 목적의 희생양으로 삼지 않습니다" 하고 맞장구를 쳤던 것입니다.

원래 의사들이라고 해서 소명의식이니 어쩌니 하는 따위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의사들도 사람이니 '의'보다는 '이'를 추구하는 게 당연하지 않겠냐고 말입니다. 지난 의약분업 파동 때 의사들이 벌인 파업을 생각하면 그 말이 백 번 맞는 듯이 보입니다.

물론 여기에 대해 다른 의견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의약분쟁은 단지 이의 문제가 아니라 의, 즉 올바름의 문제였다고 항변한는 분들이 더 많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어떻든 의약분쟁이 이권다툼으로 국민들에게 비쳐진 측면이 있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오늘 프레시안을 보니 진짜 훌륭한 의사도 있습니다. 그녀는 아직 젊디 젊은, 장래가 촉망되는 그런 의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강남 8학군 출신의, 말하자면 소수의 일원인 그녀는 남부러울 것 없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그녀가 그토록 원하던 외과를 포기하고 산업의학 전문의가 됐습니다.


"(의사 사회란 곳이) 최소한의 인문사회과학 소양도 없는, 그저 돈밖에 모르는 집단 같았다. 나도 그 집단의 일원이었지만, 되도록이면 그들과 섞여 살고 싶지 않았다"는 그녀의 인터뷰를 보면서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녀가 미국 공중보건의학회가 주는 '2010 산업안전보건상' 국제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소식이 국내언론에 소개된 바는 거의 없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사실은 그녀가 관심을 가졌던 환자들은 우리나라 최대 기업 삼성에서 근무하다 암에 걸려 죽은 반도체 노동자들이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회적 환경에서 이태영이 소명의식이 있었건 없었건 그런 따위는 별 문제거리도 되지 않을지 모릅니다. 그가 출세를 위해, 하늘병원 병원장 자리를 지키고 나아가 정인의료원 원장이 되기 위해 화상으로 마비된(그게 실은 심인성이며 일시적인 현상이라고도 하지만) 손을 들고 수술실에 들어간 행동이 동정을 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실제로 많은 분들이 이태영에게 동정심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가 그렇게 된 것은 모두 조윤희(한지민의 모) 때문이므로 이해할 수 있고 이해받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조윤희가 자기 어머니를 죽게 만든 사건이 실수였다고 하더라도 이태영으로서는 당연히 앙심을 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드라마 속 그의 복수는 정당한 것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의 복수는 한계를 넘었습니다. 한경산과 조윤희 부부를 향한 그의 복수심은 궁극에는 그가 한때 사랑했다고 하는(이들의 사랑이 진실했다고 믿을 수 있을까요?) 한지민과 그를 그토록 따랐던 동생 한강민, 그리고 다른 가족들을 파멸로 이끌었습니다.

급기야는 복수의 끝에 얻은 부귀와 영화를 잃지 않기 위해 한지민을 절벽으로 끌고가 죽음에 이르도록 합니다. 다행히 절벽에서 떨어진 한지민은 죽지는 않았지만, 이로 인해 둘의 관계는 더욱 멀어지게 됐습니다. 역으로 이제 한지민이 복수할 차례가 된 것이지요. 


한지민은 집요했습니다. 복수하기 위해 문정호와 결혼도 감행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태영이 벌인 범죄행각을 밝혀냈습니다. 이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이태영은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효명그룹 회장(맞나요?)의 수술을 집도하기로 한 겁니다.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선택을 한 것이죠. 

이태영이 골수에 맺힌 억울한 일을 당했고, 그 이후에 복수심으로 한지민의 가정을 파괴했으며, 이 결과로 얻은 병원장이란 명예와 부귀를 지키기 위해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던 과거의 일들은 모두 잊기로 합시다. 인간이란 그럴 수 있다고 칩시다. 아마 저도 그럴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이태영이 움직이기도 어려운 손을 들고 메스를 잡은 행위는 묵과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까지 그가 벌인 일들을 보면 그는 결코 의사가 되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습니다. 결국 한 사람의 생명을 빼앗고 말았습니다. 그저 피해자측과 합의를 본 것으로 이태영의 죄가 사라지는 걸까요?

오늘 마지막 장면은 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이태영과 한지민이 마주친 장면이었습니다. 다음주에 무슨 대화가 오갈까요? 한지민이 그러겠군요. "오빠. 나 오빠가 그런 사연이 있는 줄 몰랐어." "아니, 괜찮아. 너는 아무것도 몰랐으니까." "아니야. 내 탓이야. 내가 보고 싶은 거, 듣고 싶은 것만 고집했던 내 탓."

이렇게 되면 정말 저는 화가 날 것 같네요.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작가가 의도하는 대로 감정이 이끌려가는 게 드라마의 매력이라지만, 저는 정말 화가 나네요. 저로서는 도무지 이태영을 용서할 수가 없거든요. 물론 원인제공자인 조윤희도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지난 100여 회 동안 보여준 이태영의 모습은 실로 악마 그 자체였거든요.

혹시나 근처에 저런 사람이 있을까 몸서리쳐지는데 그런 이태영이 한지민으로부터 "오빠, 정말 미안해" 하고 눈물어린 사과를 듣고서는 "아니야. 네 잘못도 내 잘못도 아니야. 이건 모두 우리가 운이 없었기 때문이야" 한다면… 그 뻔뻔함에 어떻게 몸서리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모르겠습니다. 최소한 이태영이 한지민에게 이렇게 용서를 빈다면 어떨까요?


"모두 내 탓이야. 네 부모가 저지른 짓이 나로선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네겐 진심으로 미안해. 절벽에서 떨어지는 너를 그대로 보낸 것도, 소지품을 숨겨 너를 구조하지 못하도록 한 것도, 네가 영원히 발레를 하지 못하게 된 것도, 네 동생과 가족을 불행하게 한 것도 모두 내 탓이야. 용서해다오." 

그럼 용서하고 화해할 수는 있겠군요. 그러나 그래도 의사로서의 이태영을 용서하긴 어렵습니다. 이태영은 결코 의사가 돼서는 안 되는 인물입니다. 뭘 그런 걸 가지고 계속 그렇게 안티를 하냐고요? 우리나라에 태반이 그런 의사들이라고요?  

그래도 저는 이태영이 생명을 다루는 의사로서 자격이 없다는 점에 대해 양보할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이블로그가 맘에 들면 구독+신청 Q
Posted by 파비 정부권
우리 아들은 의사가 되는 게 꿈입니다. 왜 의사가 되는 꿈을 가졌는가? 답은 간단했습니다. 군대 가기 싫어섭니다. 이거 참 이런 이야기를 블로그에 공개한다는 게 좀 거시기 하긴 합니다만, 사실이니 어찌할 도리가 없군요. 애국주의적 관점에서 탓하더라도 할 수 없습니다. 무슨 당 대표도 아니라 안 보낼 재간이 없어 그렇지 실은 저도 아들 군대 가는 걸 별로 달갑지 않게 생각합니다. .  


군대, 그거 골병드는 곳이거든요. 추억도 많지만, 추억 이면에 잊고 싶은 좋지 않은 기억이 더 많은 곳이 사실 군대란 곳입니다. 그리고 별로 안 좋은 것도 많이 배워서 나오죠. 제가 오래 전에 포스팅한 기억이 있는데요. 제가 있던 부대에서 중대장 자전거를 만들어주기 위해 부대원들이 하룻밤에 다른 부대를 돌며 자전거 8대를 훔쳐왔던 일도 있었답니다.
☞나는 왜 군대에서 도둑놈이 돼야 했는가
☞군대에서 개맞듯이 맞은 이야기
☞군대에서 참호파기? 그거 일도 아니에요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가서, 왜 군대 가기 싫은데 의사가 되려고 하는가? 어느 날 아들 녀석에게 책을 하나 선물했는데 그 책의 저자가 의사후보생이었습니다. 의대 졸업반 학생이었던 거죠. 제목이 <달리는 거야 로시난테>였습니다. 책의 말미에 자기 신분을 밝히고 책이 출간되었을 때는 의대를 졸업하고 보건소장으로 대체 군복무 중이라고 써놓았는데, 이걸 보고 눈이 번쩍 뜨인 겁니다.
   
달리는거야 로시난테 - 10점
양성관 글.사진/즐거운상상

이 책은 재미도 있다. 글도 매우 수려하고 내용도 훌륭하다.
아름다운 여행 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라 역사의식도 있는 책이다.
아들녀석도 이 책이 좋았던지 아니면
이 책의 저자가 의사라서 좋았던지
아무튼 열 번도 넘게 읽었다고 한다.
틈만 나면 이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거의 외우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군대 안 가는 방법을 찾은 거죠. 언젠가 녀석에게 왜 그토록 군대가 가기 싫은지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 답도 매우 간단했습니다. 무섭다는 거였습니다. 기합도 받아야 하고 고된 훈련도 해야 되는데다가 많이 맞는다는 것입니다. 옛날과 달리 구타는 없어졌다고 말해줘도 별로 안 믿는 눈치였습니다. 게다가 결정적인 것은 전쟁영화에서 사람 죽이는 걸 많이 보았던 것이었습니다. 

다음 주면 중학생이 되는 아들놈이 그렇게 공부를 못하는 것도 아닌데다 손재주도 무척 좋은 편이라 의사가 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손재주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 녀석은 아주 어릴 때부터 무얼 뜯고 다시 붙이고 하는 걸 무척 좋아했습니다. 장난감 사주면 바로 하는 일이 장난감을 뜯는 일이었지요.

요리하는 것도 무척 즐기는데 볶음밥이나 오므라이스를 잘 만듭니다. 물론 라면도 잘 끓이지요. 밥을 볶을 때 보면 프라이팬을 불 위에서 흔드는 폼이 제법 요리사 테가 납니다. 게다가 요즘은 드라마 <파스타>에 빠져서 파스타를 만들어보겠다고 재료를 사달라고 극성입니다. 기회가 되면 아들이 만드는 파스타를 먹어보는 것도 괜찮긴 하겠지만, 사먹는 게 더 싸게 들 것 같아서.

아무튼 의사가 꿈이면서 요리하기도 취미로 즐기는 녀석과 <파스타>를 보다가 제가 문득 물어보았습니다. "얘, 의사와 요리사의 차이점이 뭘까?" 장난처럼 물어본 말이었는데, 녀석은 아주 진자하게 대답하더군요. 아무런 준비도 없는 대답이었지만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아래와 같이 소개합니다.

1. 흰 옷을 입는다.
2.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
3. 칼을 쓴다.
4. 감정 타면 안 된다.
5. 모자를 쓴다.
6. 손을 깨끗이 씻는다.
7. 각자 담당 분야가 있다.
8. 주방과 수술실을 모두 깨끗이 청소한다.

여러분도 대충 일리가 있다고 생각이 되십니까? 네? '전혀 아니올시다'라고요? 그럼 의사되긴 힘들겠군요. 하하, 하긴 뭐 의사되는 게 어디 그리 쉬운 것도 아니고…. <공부의 신>에서처럼 무슨 특별반 같은 데라도 보내야 간신히 들어갈까 말까한 게 현실이지요. 어쨌거나 의사가 되던 요리사가 되던 본인이 알아서 할 문제지만….

듣고 보니 요리사나 의사나 비슷한 데가 많다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군기가 세다는 점도 비슷하고, 하여간 제 생각엔 나름 재미있는 공통점이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제가 하나 더 추가하면 둘 다 전문직이란 겁니다. 그런데 의사보다는 요리사가 더 매력적인 전문직인 거 같습니다. 둘 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직업이지만, 그래도 맛있는 걸 만들어주는 요리사가 더 멋있지 않을까요?

그러고 보니 마산에도 파스타 전문점이 있다고 하더군요. 아들 중학교 입학식 하는 날 거기나 한 번 가볼까 생각중이에요. 좋은 의사가 되려면 좋은 요리사에 대해서 먼저 배우는 게 순서일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위 여덟 개의 대답 중에 두 번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 이게 가장 마음에 들었거든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훌륭한 답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행복은 역시 맛으로부터 오는 거겠지요? 
다녀오게 된다면 맛이 어땠는지는 포스팅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럼~
                                                                                                                       제블로그가 맘에 들면 구독+신청 Qook!사이판 총기난사 피해자 박재형 씨에게 희망을 주세요. ☜클릭

Posted by 파비 정부권

* 이 글은 원래 경남도민일보 팀블로그에 실린 제 글을 다시 옮겨 놓았습니다.  
  글 속의 사건은 국회의원 선거 시기였던 2008. 3. 30일 오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노동을 판다고 정신까지 판 건 아니다

얼마 전 국회의원 선거 때 있었던 에피소드입니다.

우리 마을의 한 농협 앞에서 어느 당 후보의 유세가 있었습니다. 그 후보는 연설을 통해 이 지역의 유력정당 후보이면서 현역의원인 상대후보가 속한 정당의 의료보험정책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돈 없는 사람은 이제 병원에도 가지 말라는 것이며, 돈 많은 사람은 지금보다 더 편리하게 병원을 이용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이 정부의 의료정책의 핵심 아니냐고 말입니다. 교육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돈 없는 사람은 공부도 하지 말라는 것이 이 정부의 교육정책의 핵심 아니냐는 것입니다.

여성이면서 장애인이었던 그 후보는 마침 주변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던 의사출신의 상대후보가 들으라는 듯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그리고 그는 주변에 모여 있던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과 박수를 받으며 농협 안으로 인사를 하기위해 들어갔습니다.

농협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매장 안을 거의 한 바퀴를 다 돌았을 무렵, 현역의원 출신인 예의 그 의사출신 후보도 수행원들과 함께 들어왔습니다. 그도 역시 농협 직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한 표를 구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문제가 생겼습니다.

한 농협 직원이 악수를 거절한 것입니다. 그는 그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악수도 하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어쩌면 바빠서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순간 현역의원인 그 후보의 안면이 보기 심하게 일그러졌습니다. 그리고 버럭 화를 냈습니다. 2층에서 지배인이 황급히 뛰어내려왔습니다. 현역 국회의원 후보(?)는 지배인을 향해 일갈했습니다.

"도대체 직원 교육을 어떻게 시켜놓았기에... 어떻게 감히 이런 일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나라당 마산을 안홍준 의원.

그 현역후보의 입장에선 참 황당한 일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악수를 거절한 농협 직원의 입장에서도 황당했나 봅니다. 그 분의 말씀이 걸작입니다.

"내가 비록 농협에 취직해서 노동을 팔고는 있지만, 정신까지 팔고 들어오진 않았다."

저는 그 농협 여직원이 꼭 다시 보고 싶습니다. 도대체 어떤 분이시기에 살아있는 권력이며, 다시 살아남게 될 것이 확실한 현역의원출신 후보 앞에서도 그리 당당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습니다.

다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그 현역의원출신 후보는 한나라당 후보이며, 여성장애인 후보는 진보신당 송정문 후보입니다. 그리고 그 한나라당 후보는 또한 다들 예상하신대로 버젓하게 당선되어 다시 국회로 갔습니다.

/정부권 객원기자

(이 글은 경남도민일보 객원기자로 활동중인 정부권 씨의 글로, 필자의 양해를 얻어 블로그로 포스팅 했습니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