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12.01 경남팸투어 풍경, 담배가 그렇게 좋으세요? by 파비 정부권 (12)
  2. 2008.11.05 람사르 폐막실날 우포늪 가봤더니 by 파비 정부권 (9)
  3. 2008.10.30 람사르총회, 이명박의 들러리인가? by 파비 정부권 (6)
  4. 2008.09.11 사진 찍다가 도로 찍히다! by 파비 정부권
소문 들어 이미 아시는 분은 다 아시는 바와 같이…

저희들은 경상남도가 주최하고 경남도민일보와 100인닷컴이 주관한 경남팸투어에 다녀왔습니다.
역시 아시는 분은 다 아시는 바와 같이 매우 재미졌습니다. 
경남지능형홈 홍보체험관도 볼 만했고요, 감미로운 마을도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가장 인기 있는 관광상품은 단연 김두관 경남도지사였습니다. 

일부 어떤 분들은 경남팸투어가 무슨 도지사 홍보 자리냐 하고 불평을 하면서 경남도민일보를 향해 나무라는 분도 봤습니다만, 참으로 난센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남도민일보야 자리만 만들어 줄 뿐이지 블로거들더러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분의 주장을 보노라면 블로거들을 대단히 무시하는 경향마저 있어 보입니다. 

블로거들이 무슨 일개 신문사의 배후조종에 놀아나는(혹은 신문사더러 배후조종해야 한다고 부추기는 것 같기도 하고) 정도로밖에 보지 못하는 그런 편협한 사고를 가지고 있는 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그에 대해 한 번 논할까 합니다. 사실은 응대할 가치를 못느꼈지만, 시간이 지나면 한 번 할 필요도 있겠다 싶습니다.




아무튼 그런 분들의 시샘에 불구하고, 김두관 지사는 단연 경남도의 최고 상품임에 틀림없었습니다. 아마도 서울이며, 전라도며, 부산이며, 대전, 심지어 강원도에서 내려오신 블로거들은 김두관과의 간담회가 있다는 사실에 솔깃했을 것이란 사실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어떤 블로거는 "경남 최고의 명품은 김두관"이란 제목으로 포스팅하기도 했습니다. 


그럼 왜 김두관이 경남 최고의 명품이냐, 경남관광에도 최고의 상품이냐 그건 다음에 기회를 봐 한 꼭지로 잡아 말씀드리기로 하고 오늘은 그냥 허접한 이야기만 하고 물러갈까 합니다. 제가 칠칠맞게도 눈병에 걸려서 오래 글을 쓰지 못하거든요.

이미 앞서 포스팅에서 보여드린 바와 같이 경남팸투어 첫째날, 감미로운 마을에서 실로 감미로운 1박을 보낸 우리는 주남저수지와 우포늪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우포늪에도 명품이 한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미 여러 분들의 블로깅을 통해 아시는 바와 같이 노경호 우포늪 생태학습관장님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우포늪에 가시면 철새들보다 이분을 제일 먼저 만나셔야 합니다. 그래야 철새며 우포늪이며 그런 것들이 제대로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이분이 제일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이분 안 보고 그냥 오면 우포늪 구경 반밖에 못한 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ㅎㅎ




저는 이분이 처음에 무슨 쪼그려 뛰기 시범을 보이려나 생각했습니다. 위 사진을 보십시오. 우리들에게도 운동을 시키고 있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분이죠?




이게 그러니까 물속에 잠겨있던 생명체들이 슬금슬금 기지개를 켜면서 물위로 올라온다 뭐 그런 뜻일까요? 하도 하시는 모양새가 재미 있어서 설명은 귓등으로 흘려들었나봅니다.




이건 무슨 동작일까요? 태고의 기운을 모아 장풍을? 으얍~ 천상천하유아독존장이닷!




태고의 기운까지 다 모아서 블로거들에게 발사하고 있습니다.




진짜 재미있는 분이었는데요. 말씀을 듣고 대충 짐작해보건대 이 정도의 재미진 생태학습관장님이 되기 위해선 필사의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생태학습관의 주 고객이 초등학생들일 텐데요. 그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자연을 알려주기 위해 나름대로 연구한 결과였지요.

정말 훌륭한 분입니다. 이런 분들이 사실은 대한민국의 미래요 희망 아니겠습니까?




자, 이제 노 관장님의 인솔에 따라 우포늪으로 향합니다.




노 관장님은 특별히 우리 블로거들을 위해 일반적인(상투적인) 코스를 버리고 오솔길을 택했습니다. 엊저녁 먹은 술이 싹 깨더군요. ㅎㅎ

혹시 우포늪에 가시면 입구에서 왼쪽 산길로 해서 이렇게 오솔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전망대가 나오는데, 돌아올 때 이리로 오는 방법도 있지만, 그보다는 이리로 해서 전망대로 가 전체 조망을 하고 그 다음 늪과 철새를 구경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전망대입니다. 철새들이 노니는 우포늪이 시원스럽군요.




전망대에서 내려오는데 이분들 여기서 뭣하시는 거지요? 단체로 모여서 담배 일발장전하고 있군요.  

파비 : "거기서 뭐하십니까?"
임마 : "담배 핀다, 와~"
파비 : "산불 조심하세요."
임마 : "봐라, 여기 공식적인 흡연장소다."




그러고 보니 진짜네요. 공식 흡연장소가 맞습니다. 담배 재떨이도 있고 그렇네요. 이분들 담배 필 기회가 없어서 고생 꽤나 한 표정들입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저렇게 흐뭇한 표정들이 나올 수가 없죠.

담배가 그리 좋으세요?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편집국장은 담배 없으면 못 사는 사람이란 거 아시는 분은 다 아시죠. 마누라는 없어도 담배는 있어야 된다, 이게 그의 신조랍니다. 언젠가 누가 그러더군요. 나 제사 지낼 때는 다른 거 필요없다. 그냥 담배만 한 보루 상에 올려놔라.




그러거나 말거나 철새들은 잘 놀고 있네요.




정말 아름다운 우포늪이었습니다. 김훤주 기자는 늘 소벌이란 이름을 다시 찾아와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미 빼앗긴 이름 다시 찾을 길 별로 없을 듯싶습니다. 저도 이미 우포늪이란 이름이 익었네요. 우포늪. 우포 이러니까 저도 첨엔 바닷가의 무슨 포구를 연상했었습니다만, 지금은 우포가 우포인 줄을 잘 알고 있습니다요.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제가 요즘 눈병이 나서 오래 글을 쓰지 못한답니다. 눈을 너무 오래 부릅뜨고 있으면(제가 글 쓸 때 그런 식으로 합니다) 눈알이 마치 자갈밭에 뒹구는 것처럼 꺼끌꺼끌한 게 영 기분이 거시기해서리…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한 1주일 사람들도 못 만나고, 술도 못 마시고 하니 좀이 쑤시고 그렇네요.

모두들 눈병 조심합시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그러시더군요. "요즘 눈병철도 아닌데 어디서 옮았지? 거 이상하네. 아무튼 한 2주일 고생할 겁니다. 3~4일 후면 오른쪽눈에도 옮길 거고요." 손들 자주 씻으시고요. 위생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랍니다. 끝.
Posted by 파비 정부권
어제 람사르 총회가 창원선언문 채택을 마지막으로 8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한쪽에서는 연안매립을 강행하면서 람사르 총회장에서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연방 외치는 정치 쇼에 불쾌해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엉뚱하게 청계천을 습지보전의 성공적 사례로 홍보하는 대통령이나 따오기 외교를 펼치는 김태호 경남지사가 광대처럼 보이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람사르 총회가 습지보전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만은 모두 한결 같을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을 습지 보전 모범국가로 만들기로 약속했고 이만의 환경부 장관도 갯벌의 생태적 가치를 인식하고 개발사업을 할 때 습지 보전을 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습니다. 워낙 거짓말을 많이 하는 정부라 이분들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분들이 별로 많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소벌 전경. 그러나 백과사전에는 우포늪의 전경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사진=위키미디어백과


포스트 람사르, 언론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번 람사르 총회에서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를 한국에 유치하기로 사실상 확정하는 성과도 있었습니다. 포스트 람사르의 사실상 교두보가 마련된 셈입니다. 이제 이러한 작은 성과들이 정치 광대들의 쇼가 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환경단체들의 역할도 중요하겠지만, 이번 람사르 총회에 많은 지면을 할애해 준 경남도민일보와 같은 언론사의 감시역할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남도민일보는 수년 전부터 습지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전국의 습지를 취재하고 보도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그 일에 앞장섰던 사람이 현재 경남도민일보 언론노조 지부장으로 있는 김훤주 기자입니다. 그는 수년 동안 습지를 훑고 취재하고 공부한 결과를 한권의 책으로 냈습니다. 바로 『습지와 인간』입니다. 그가 땀으로 쓴 이 책에는 습지와 인간이 함께 만들어 온 역사의 숨결이 고스란히 살아 있습니다. 

 람사르 총회가 폐막식을 하던 날, ‘건강한 습지와 건강한 인간’의 교섭에 관심이 많은 부산과 경남의 몇몇 블로거들이『습지와 인간』의 저자와 함께 대한민국 최대의 내륙 습지 소벌(우포늪)을 둘러보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부산에서 오신 커서님의 차를 타고 아침공기를 가르며 소벌을 향해 달려가는 마음은 구름 한 점 없는 가을하늘처럼 맑고 뿌듯했습니다. 저자는 제일 먼저 우포늪 보호구역이 시작되는 창산다리로 우리를 안내했습니다. 

            
국민협조사항을 자세히 읽어보니 우포늪, 목포늪, 사지포늪은 모두 한자이름을 하사 받았는데 유일하게
            
쪽지벌만 이름을 받지 못했다. 희한한 일이다. 창산다리의 위쪽은 우포늪 생태보호구역이 아니다.
                              
창산다리 밑 습지를 관찰하고 있는 김훤주 기자와 커서, 실비단안개님. 
                               한쪽에선 강태공이 여유롭게 낚시를 하고 있었다.    

『습지와 인간』의 저자와 함께 둘러본 동양 최고의 습지, 소벌


토평천을 가로지르는 창산다리의 아래쪽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다릿발 위쪽은 보호구역 밖이므로 아무런 제재도 없다고 했습니다. 마침 우리가 갔을 때 다릿발 바로 위 습지에는 승합차를 세워놓고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이 있었습니다. 평화로운 모습이었지만, 행정편의주의의 극단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그리 유쾌하진 못했습니다. 그러나 다릿발 아래로 펼쳐진 토평천이 만든 습지의 장관은 탄성과 함께 금새 우리의 마음을 돌려놓았습니다. 

가을에 물든 소벌은 두어 달 전에 와봤던 소벌이 아니었습니다. 저자는 올해 본 소벌은 내년에는 없다고 했습니다. 매년 매 계절 소벌의 모습은 바뀌는 것입니다. 은은하게 물든 소벌의 가을은 마치 스펀지처럼 제 마음에 찌든 도시의 소음과 매연을 빨아들이는 것 같았습니다. 저자도 책에서 그런 말을 한 것 같습니다. 이곳에 두 시간만 가만히 앉아있으면 몸과 마음이 깨끗해지는 것 같다고 말입니다.

토평천 습지 갈대밭 사이를 걷는 실비단안개님


누렇게 물든 갈대와 노릇노릇하기도 하기도 하고 불굿불긋하기도 한 습지의 생물들이 만들어내는 장관에 우리는 흠뻑 빠졌습니다. 그때 여러 명의 아저씨와 아주머니로 구성된 관광객들이 우리에게 길을 물었습니다. 그분들은 승합차를 타고 오셨는데 전망대를 찾아간다고 했습니다. 전망대는 반대편에 있었습니다. 친절한 성품의 저자가 세세하게 길을 이러주었지만, 그들은 질러서 빨리 갈 수 있는 길이 없다는 사실에 짜증만 내고 있었습니다.

습지는 아는 만큼만 보여준다.

그들의 눈에는 바로 앞에 펼쳐진 천상과도 같은 그림이 보이지 않았나 봅니다. 천상의 그림 속에서 왜가리며 쇠오리들이 부르는 노랫소리도 들리지 않았나 봅니다. 그들은 어떡해서든지 공신력 있는 관청이 만들어놓은 전망대에 가서 우포늪의 장관을 보아야겠다는 일념으로 짜증을 내며 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웃음이 나왔지만 속으로만 흘리고 말았습니다.

결국 그분들은 고맙다는 말도 잊은 채 먼지를 일으키며 떠났지만, 무사히 전망대를 찾아 ‘공식적인’ 장관을 감상하며 즐거워했기를 빌었습니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탐방관이나 전망대를 만들어놓고 자신들의 업적을 자랑하듯 자기들이 아는 우포늪을 열심히 홍보하는 정치관료들이 고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소벌은 이렇게 평화로운 자태를 유지하며 자기를 알아보는 사람들에게 매번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수 있는 게 아닌가하고 말입니다.

소벌 너머 보이는 화왕산 정상 오목하게 패인 넓은 평원에도 산지늪지가 있다. 촬영장소는 나무갯벌(목포)


소벌은 너무나 넓었습니다. 하루에 다 둘러보기에는 무리였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근처에 1박 하면서 차분히 둘러보아야 소벌의 진짜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하룻밤 이곳에서 묵을 수 있다면 깜깜한 소벌의 물위에 떠오른 달과 별을 볼 수 있는 행운도 만끽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새벽을 타고 들어오는 아침햇살이 채 반짝이기 전에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더 없는 행복일 것이라고 저자는 말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1970년대에 습지를 메워 농토를 개간한 기념비를 둘러보았습니다. 1986년에 세워진 이 향군건설기념비에는 거대한 습지를 둑을 쌓고 메워 땅으로 만든 역사가 고스란히 적혀 있었습니다. 역사의 주인은 재향군인회였던 모양입니다. 당시는 박정희 유신정권이 있었던 시대이므로 매우 힘 있는 조직임에 틀림없습니다. 이 일대는 원래 ‘사물포’라는 습지였는데 1963년에 시작해서 1971년에 공사가 완성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덧붙인 저자의 설명에 의하면 사물포 아래 ‘세거리벌’이라는 습지를 추가로 메우는 공사가 1979년에 완성됨으로써 이 일대 거대한 습지는 마침내 육지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기념비가 있는 곳에서 모퉁이를 한 번 돌아가자 바로 창녕 읍내가 나왔으니 오래 전에는 이 일대의 습지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대했으리라는 짐작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경남도는 논이 된 과거의 습지를 다시 되살려 천변저류지를 조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습니다. 실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김정일 처 성혜림 생가. 사진출처=까페 '들꽃풍경' http://cafe.daum.net/iyippo


소벌 입구에 우뚝 솟은 거대한 김정일 처의 생가 

고속도로를 찾아 나오는 길에 소벌을 들어서던 입구에서 언뜻 보았던 거대한 고가를 다시 만났습니다. 저자는 저곳이 창녕 성씨의 고택으로 성혜림의 조상들이 살던 집이라고 했습니다. 성혜림도 저곳에서 태어나고 자랐다고 했습니다. 99칸짜리 대궐 같은 집이라고 했는데, 일견해 보기에도 대원군이 살던 운현궁보다 훨씬 거대해 보였습니다.

가만, 성혜림? 많이 들어본 이름이었습니다. 바로 김정일 조선로동당 총비서의 아내이며 가끔 TV에 나타나 기행으로 물의를 일으키던 김정남의 어머니였습니다. 1억 5천만년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창녕에 또 다른 현대사의 비밀이 숨어 있었습니다. 창녕, 정말 신비로운 곳입니다. 우리는 우스갯말로 그런 소리를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김일성이 일가도 부르주아였네?” 

이미 해는 떨어지고 사방은 어두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출발지였던 경남도민일보 앞으로 돌아온 우리는 금새 헤어지지 못하고 인근의 감자탕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모두들 멀리 가야 한다는 핑계로 술을 기피하는 통에 저 혼자 내어온 술을 다 마셨습니다. 그리고 채 식지 않은 감동에 겨워 일행들에게 쑥스러움도 잊어버리고 말했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한지가 채 두 달밖에 안 된 올챙이라 포스팅 주제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오늘 해결이 됐네요. 앞으로 습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써 볼 생각이에요. 김훤주 기자가 쓴 『습지와 인간』을 따라 답사하듯 하면 그리 힘든 일도 아닐 거여요. 환경운동이 뭐 별건가요?”

그런데 말은 그렇게 했지만, 고민입니다. 저 혼자 만족하자고 취재하고 포스팅하는 게 아니라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읽고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터인데, 그런 재주가 제겐 턱없이 부족합니다. 은밀하고 신비로운 자태를 내어준 습지에게도 체면이 아닙니다. 그래도 앞으로 시간 내어 해보렵니다. 누라 뭐라고 하든지 보람 있는 일이 아니겠느냐고 아직은 식지 않은 감동이 제 마음 속에서 속삭이는 한 말입니다.  

2008. 11. 5.  파비
습지와 인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김훤주 (산지니, 2008년)
상세보기
Posted by 파비 정부권
10월 28일, 람사르 총회가 경남 창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경남도민일보에 의하면, 이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전국의 습지와 하천을 연결해 생태네트워크를 만드는 등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그린성장’과 람사르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매고 온 녹색 넥타이”를 들어 보여 관중의 박수를 받았다. 

28일 오전 경남도청 앞에서 열린 연안매립 중단 촉구 기자회견 /도민일보 박일호 기자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 하는 대통령과 도지사 

이에 앞서 환영사에 나선 김태호 경남도지사도 “경남도는 환
경부와 함께 ‘건강한 습지, 건강한 인간’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총회의 성공을 위해 3년간 최선을 다해 준비해 왔으며, 앞으로 포스트 람사르 계획을 적극 추진해 람사르 총회유치 지역으로서의 소중한 가치를 영원히 지켜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대표적인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얼마 전까지도 한강과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을 파헤치고 산맥을 갈라 내륙 대운하를 건설하겠다고 호언했던 사람이다. 당장은 민심에 밀려 주춤하고 있지만, 언제든 다시 꺼내들기 위해 칼을 갈고 있는 상황이다.

김태호 지사는 두말이 필요 없는 사람이다. 그는 람사르를 유치하면서 동시에 소벌(우포늪)을 타고 흘러내려가는 낙동강 운하를 만들겠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사람이다. 이미 사실상 폐기된 이명박 정부의 대운하 사업을 가장 선두에서 지지하고 관철하기 위해 분주한 사람이다. 

더욱이 현재 경남도는 연안을 매립하여 습지를 파괴하는 문제로 환경단체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내륙습지와 갯벌을 매립하는 정책을 밀어붙여 여기에다 STX 등 조선소를 유치하려 한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람사르 총회가 열리기 불과 며칠 전, 여의도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경남도내 7개 지역 648만 1326㎡의 연안 매립 계획안이 국토해양부에서 통과된 사실도 밝혀졌다. 

람사르 총회가 열리는 날 경남도청 앞에서는 환경운동연합과 각국에서 모여든 NGO들이 습지 파괴를 자행하는 경남도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경남도가 람사르 총회를 유치해 ‘지구촌 환경 축제’로 만들고 ‘습지 보전 중심국가’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하면서 동시에 연안 습지를 매립해 갯벌을 파괴하는 이중적 태도를 강력히 규탄했다.


한마디로 이명박 대통령과 김태호 지사는 입에 침도 바르지 않은 채 ‘습지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에 관한 국가적 네트워크’ 람사르 앞에서 사기를 친 것이다. 이들이 야누스가 아닌 다음에야 어떻게 입으로는 녹색성장과 습지보전을 말하면서 손에는 삽을 들고 강을 파헤쳐 운하를 만들고 연안습지를 메워 개발을 할 생각을 하겠는가 말이다.

이명박의 거짓말에 박수치는 람사르 총회

그런데 우리는 이미 이들의 거짓말에 이골이 난 사람들이다. 그러니 우리가 이들에게 기대하는 것이라곤 털끝만큼도 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 사람들이 아니다. 우선 람사르 총회에 참석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줄리아 마르통 레페브르 사무총장의 말을 들어보자.

28일 오후 창원컨벤션센터 미디어룸에서 기자회견하는 IUCN 사무총장. /도민일보 김구연 기자


한국의 습지보전 정책을 평가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 “솔직히 말하면 한국에 처음 방문하기 때문에 한국의 습지 보전 정책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며 “하지만, 한국이 람사르 총회를 유치한 것만으로도 한국이 습지 보전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한다. ICUN이 한국에 바라는 것은 총회 개최를 계기로 습지보전에 대한 한국 국민의 인식이 증진되는 것이다”고 밝혔다. <경남도민일보>

IUCN 사무총장의 말을 들어보면 질문에 대한 핵심을 비켜가면서 습지보전에 대한 원론만 밝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제자연보전연맹 사무총장 쯤이나 되는 사람이 람사르 총회를 개최하는 당사국의 실태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왔다는 자체부터가 난센스다. 그의 말이 단지 정치적 수사일 뿐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더 경악스러운 것은 아힘 슈타이너 국제연합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의 발언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환경정책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한국은 환경보호에서 성공한 사례가 여러 가지 있으며 그 중 자랑거리의 하나로 조림사업을 들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에 대한 칭송도 빠트리지 않았다. 다음 경남도민일보에 실린 기사를 읽어보자. 

그는 “이러한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어제 대통령의 국회 연설이다. 연설 내용은 녹색성장이 국가의 가치를 높이고 국민생활 전반에 변화를가져오고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며 “이런 내용이 국가의 중심적 정책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한국에서 환경과 관련된 논의와 교훈이 중요한 방향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경남도민일보>

▲ 10개국 어린이들이 흔드는 '건강한 습지, 건강한 인간' /도민일보 박일호 기자


이들 국제자연보전연맹과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들은 녹색 넥타이를 매고 손에 삽을 들고 워카를 신은 채 환경을 짓밟는 이명박 대통령과 김태호 지사의 본 모습을 애써 외면했다. 그러면서도 기자들이 연이어 “새만금 간척지·대운하 건설 추진 등 어느 때보다 환경문제에 대한 논란이 많은 현재의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란 질문에 대해선 “한국의 개별 프로젝트에 대해선 잘 모른다.” 란 회피로 일관했다. 

도대체 이들 환경과 습지보전에 관한 국제기구의 지도자들이 무엇 하러 우리나라에 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들이 한국 정부의 들러리나 서기 위해 경남 창원 컨벤션센터 람사르 총회장에서 축배를 들고 있을 때, 경남도청 앞 기자회견장에서는 환경운동가 미야타 유지오 씨가 “석 달 동안 걸어서 새만금, 당진, 장흥, 고성, 사천, 마산 등 한국의 연안 습지를 둘러봤는데, 갯벌이 파괴되는 현장을 보니 안타까웠다”며 “람사르 총회를 계기로 환경에 관심을 두고 매립을 중단”해줄 것을 촉구했다.  

람사를 총회를 계기로 연안 매립 당장 중단 되어야

람사르 총회는 분명 생명의 오아시스, 습지와 인간이 건강하게 공생하는 미래를 위한 커다란 진전이다. 그러나 ICUN이나 UNEP의 기자회견 내용을 신문을 통해 접하면서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건강한 습지, 건강한 인간’이란 표어를 내건 람사르 총회가 자칫 무분별하게 환경을 파괴하고 개발을 독려하는 이명박 정권과 경남도지사에게 면죄부를 부여하는 꼭두각시가 되기 위해 먼 한국 땅까지 비싼 비행기를 타고 날라 오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 때문에 자신의 정책이나 비전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람사르 총회를 그토록 유치하기위해 목을 매었는지 그 숨겨진 모종의 의도를 람사르 총회 개막식 분위기를 보니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기도 하다.

역시 세계의 가진 자와 권력자들은 한 통속인가? 두고 볼 일이다.

2008. 10. 29.  파비

※ 람사르총회를 맞아 습지와 인간의 ‘건강한 소통’에 관한 책 한권 추천합니다.
습지와 인간
카테고리 시/에세이/기행
지은이 김훤주 (산지니, 2008년)
상세보기

Posted by 파비 정부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2008년 8월 30일, 경남도민일보에서 주관한 <경남블로거 컨퍼런스> 마지막 행사인 우포늪 탐방 때 모습입니다. 사실은 진짜 이름은 '소벌'이고 ‘우포늪’이란 이름은 람사르가 중요해지기 시작하던 93년 무렵부터 임의로 지어낸 이름이라는군요. 아마도 한자로 이름을 지어 불러야만 직성이 풀리는 많이 배우시고 매우 높으신 누군가가 지어냈지 않았을까 짐작해봅니다. 가짜가 진짜를 밀어내고 자리를 차지한 꼴이지요. 역사에서 그런 꼴을 많이 봐왔던 터라 뭐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경남도민일보의 김훤주 기자가 습지에 관한 오랜 연구와 취재의 결과물을 곧 <습지와 인간>이란 제목으로 책을 낸다고 하네요. 출판사는 <산지니 출판사>랍니다. 저도 한 번 사서 읽어봐야겠습니다.
김기자는 "습지와 사람(www.sobulman.tistory.com)"이란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도 오늘 알았습니다. 올챙이도 열심히 꼬리를 흔들며 다니다 보니 안 가르쳐줘도 많을 걸 보고 알게 되는군요.

사실 우포늪은, 아니 소벌은 자주 아이들과 마누라와 함께 둘러보았지만, 이렇게 늦여름에 와보기는 처음입니다. 주로 겨울에 철새 구경하러 왔었지요. 여름에 땀 뻘뻘 흘리면서 습지 구경하겠다고 나설 만큼 제가 그렇게 환경을 사랑하는 사람도 아니라서 말이지요.(이날 이후로 정말 자연을 사랑해야겠다는 각오가 들었습니다. 정말입니다.^^)
그런데 여름에 와서 보니 실로 장관이군요. 물론 제가 김훤주 기자가 그동안 경남도민일보에 게재해왔던 습지에 관한 기사라든가 이인식 선생님 같은 습지환경운동가들의 노고를 통해 약간의 귀동냥이라도 한 것이 없었다면 그냥 우중충한 경치만 감상했을 뿐 별 감동이야 얻을 수가 있었겠습니까? 김훤주 기자 말마따나 "습지는 아는 만큼만 보여준다!"는 말이 참말인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는 만큼 보고 왔다는 증거로 사진 한 장을 맨 아래쪽에 소개하겠습니다. 물론 사진은 제가 찍은 게 아닙니다. 김주완 기자나 김훤주 기자가 찍은 사진을 도용해서 그냥 소개해 올리겠습니다. 위 두 번째 사진에서 제가 들고 있는 사진기를 눈여겨 보셨다면 제가 결코 아래와 같은 사진을 찍을 수 없으리라는 것쯤은 어렵지 않게 눈치 채셨을 겁니다. 두 분은 저와는 좀 아는 처지고 또 제가 하는 짓을 충분히 이해하고 용서해 주실 분들이라 여겨지므로 큰 문제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가시연꽃이라고 하는군요. 저는 처음 보았습니다.  

아! 그리고, 제 왼쪽에서 니콘 카메라를 들고 계신 분은 김용택 선생님입니다. 전교조 창설 때부터 고생하시는 모습을 먼발치에서나마 존경하며 뵈었던 선생님인데 지금은 은퇴하셨습니다. 이렇게 나이 드셨어도 사진기에 자연도 담고 참교육운동에 늘 앞장서시고 게다가 블로그도 열심히 하시니 보기에 참 좋습니다. 저도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얗게 쇤 머리가 참 멋있지 않습니까? 사진은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기자님이 찍으신 건데 우리가 사진 찍는 걸 또 언제 찍으셨는지, 참 기자란 역시...

사진 찍다가 그만 도로 사진 찍히고 말았습니다.

2008. 9. 6 밤  파비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신연꽃은 고사하고 가시연도 저는 처음 봤습니다. 렌즈 성능만 좋았으면 더 좋은
                         사진 나왔을 텐데, 다음부터 렌즈 좋은 거 좀 갖고 다니세요.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