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깡'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11.29 파워블로거 커서의 하루 by 파비 정부권 (10)
  2. 2008.09.29 내가 올챙이 블로거가 된 된 까닭은? by 파비 정부권 (7)

어제 부산대에서 열린 제 11회 정보문화포럼에 다녀왔습니다. 그동안 매번 서울에서만 열리던 정보문화포럼이 지방에서는 처음 시도된 것이라고 합니다. 부산 사상터미널에 도착하니 커서님이 친히 차를 끌고 모시러(?) 나왔습니다. 본래는 범어사 관광을 시켜준다는 미끼로 저를 부산까지 오게 한 것이었지만, 사정이 뒤틀리고 말았습니다.

글쎄 공주에서 고등학생이 한 명 내려온다는 것입니다. 어쩌겠습니까? 마음이 넓은 제가 “아, 그럼요. 당연히 그래야지요.” 하면서 만면에 웃음을 띠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빨리 부산역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사실은 좁디좁은 제 마음속은 섭섭했습니다. 범어사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거든요. 게다가 저는 절 구경하길 무척 좋아한답니다.  (ㅎㅎ, 그렇지만 아주 쬐끔이었으니까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다음에 구경시켜 주시면 되지요, 뭐) 

부산역 근처에 주차한 다음 커서님은 빠른 걸음으로 부산역 안으로 들어가더니 개찰구를 지나갔습니다. 저도 얼떨결에 따라 들어갔지만, 이거 이러다가 나올 때 역무원에게 제지당해 집에도 못가면 어쩌나 걱정이 들었습니다. 하여튼 커서님은 대단히 저돌적인 사람이었습니다. 바로 서울행 KTX에 올라가시더군요.

사진=커서의 거다란닷컴


대전에서 열차를 타고 내려온다는 고삐리는 갓 수능시험을 치른 고3이었습니다. 그는 부산에서 열리는 정보문화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학교에 허락을 받아 내려오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하긴 이 젊은 친구도 대단합니다. 앞으로  장래가 촉망됩니다.

그래서 커서님은 이 학생을 데리러 부산역으로 간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봉사하는 시간까지도 허비하지 않더군요. KTX에 올라가 여기저기 살피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저는 밖에서 안절부절 했습니다. 저러다가 KTX가 그냥 서울로 출발해버리면 어떡하나하고 말입니다.

다행히 KTX는 출발하지 않고 얌전히 기다려 주었습니다. KTX도 커서가 파워블로거인 줄 눈치 챈 모양입니다. 그리고 커서님은 “KTX-2, 기존 KTX와 비교해보니”라는 제목으로 블로거뉴스에서 이 시간 현재 트래픽 20만을 달리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감각도 뛰어나지만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타고난 블로거입니다.

시간이 촉박했습니다. 부산대 입구에서 부대찌개로 허기를 달랜 우리는 부랴부랴 정보문화포럼 행사장으로 달려갔습니다. 다행히 늦지는 않았습니다. 커피 한 잔 마시며 노닥거릴 여유도 있었습니다. 역시 장래가 촉망되는 고삐리 블로거 미고자라드님도 보였습니다. 황금펜촉이신 세미예님께서 제게 아는 척을 해주시니 기분이 매우 좋았습니다.

그러면 제가 노닥거릴 이 시간에 커서님은 무얼 하고 계셨을까요? 토론회장 옆 사무실에서 토론자료를 준비하신다고 컴퓨터 앞에 앉아 열심히 무언가를 하고 있었습니다. 표정도 매우 진지합니다.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왠지 커서님의 무표정한 얼굴에서 행복이 느껴졌습니다. 
 

정보문화포럼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커서. 가운데 헬스로그 운영자 양깡님도 보인다.


이날 토론회에서 제가 가장 주의깊게 들었던 주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교류에 관한 문제였습니다. 온라인이 발전하면 역으로 오프라인, 즉 도서관이나 문화예술 활동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겠지요.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연구와 토론이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토론회가 끝나고 블로거들과 정보문화포럼 관계자들의 뒷풀이 자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창원에서 하는 김훤주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 지부장의 ‘습지와 인간’ 출판기념회에 참석해야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는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보다 진지한 대화나 알뜰한 정보는 막후에 나오는 법인데 아쉬웠습니다.

커서님을 만날 때마다 많이 배우는 것 같습니다.  

2008. 11. 28.  파비

♥ 커서는 이날 연차휴가를 냈다고 합니다. 정보문화포럼 토론회 사진에 보시면 실버들이 많이 보입니다. 블로그는 실버들에게도 희망이 될 가능성이 많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은 모두 실버를 향해 나아가고 있기도 하지요.
 

습지와 인간
카테고리 여행/기행
지은이 김훤주 (산지니,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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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달마가 동쪽으로 간 것도 아니고 내가 올챙이 블로거가 된 특별한 이유가 따로 있을 까닭이 무에 있겠냐마는, 그러나 그런대로 나름 뭔가 이유가 없을 수는 없다. 세상 모든 일에는 다 저마다의 까닭이 있는 법이 아니겠는가? 아무리 사소한 까닭일지언정 말이다.

이분이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기자입니다. 요즘 블로거 전도사를 차저하고 다닙니다.

    
나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도대체 블로거란 것이 뭔지도 몰랐다. 아마 지난 대선 때 블로거란 말을 처음 접했던 것 같기는 하다. 어떤 대선 후보가 <블로거와의 대화>란 행사를 기획했던 걸 본 적이 있다. 블로거란 게 얼마나 대단하기에 대선후보가 저리도 나올까 싶었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그냥 스쳐가는 바람소리였을 뿐 나는 곧 잊어버렸다.

그런데 지난 4월,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기획취재부장과 정성인 미디어팀장이 한 번 만나자고 했다. 블로그를 한 번 해보지 않겠느냐는 거였다. 자기네 신문사 차원에서 블로거를 대안언론으로 지원하고 육성할 의도를 가지고 있는데 한 번 참여해보라는 거였다.

기자님들이 특별히 권유해오니 어깨도 으쓱한 것이 기분 좋게 그러마고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의 도움을 받아 티스토리에 가입하고 블로그를 하나 개설했다. 이전에 써두었던 글도 몇편 올렸다. 그날은 아이러니하게도 4·19혁명 기념일인 4월 19일이었다. 그래서 이날은 내게도 말하자면 혁명적인 날이 된 셈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김주완 부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다음뉴스> 메인에 "삼성은 뭔 짓을 해도 용서해줘야 됩니다!"란 제목의 내 글이 떴다는 것이다. 얼른 컴퓨터를 켜고 들어가 봤더니 조회 수가 벌써 만 명을 넘어가고 있었다. 아침을 먹고 오전에 급한 용무를 본 다음 다시 짬을 내어 블로그를 확인해보니 오전 새에만 5만 수천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고 댓글도 백 수십 개나 달려있었다.

너무나 놀라운 일이었다. 홈페이지나 인터넷신문에 가끔 글을 실어보긴 했지만 이런 정도의 양과 속도를 가진 소통은 경험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놀라움은 놀라움일 뿐 여전히 나는 해오던 관성대로 블로그를 무시하며 살아왔다. 아직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나는 것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것조차 불편한 나에겐 익숙하지 못한 일이었을 게다.

그리고 다시 몇 달이 흘렀다. 생전 겪어보지 못했던 엄청난 더위와 씨름하고 있던 지난여름에 김주완 부장이 다시 <경남블로거 컨퍼런스>를 개최한다는 공지를 해왔다. 까맣게 잊고 있던 나는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히 신경써준 데 대한 미안한 마음과 더불어 참가신청을 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8월 30일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여성회 활동을 하는 아내까지 대동하고 <경남블로거 컨퍼런스>에 참여하게 되었다.
 

경남블로거 컨퍼런스 토론 장면

<다음>의 고준성 블로거뉴스 실장님도 오시고 미디어몽구님도 오셨으며 양깡, 커서님도 오셨다. 모두들 대단한 파워블로거들이라고 했다. 그리고 방청석에도 쟁쟁한 파워블로거들이 자리하고 앉았다. 물론 나는 당연히 그들이 누군지 처음 보는 사람들일 뿐만 아니라 파워블로거란 말도 처음 들어보았다. 내가 아는 사람은 그저 김주완 부장과 김훤주 언론노조지부장, 정성인 팀장 등 도민일보 기자들이 전부였다.

컨퍼런스 내내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은 별로 없었다. 내가 딱 하나 기억하고 있는 게 있다면, 일부러 기억하려고 노력한 것이지만, “블로그의 4대요소는 콘텐츠, 플랫포옴, 네트워크, 광고”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 광고가 중요하다고 했다. 언론의 사활에도 광고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 작용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날의 컨퍼런스는 블로그가 신선함을 넘어 실로 대단한 것이란 데 대한 자각을 주었다. 다종다양한 콘텐츠로 무장한 블로거들이 마치 신적 존재처럼 내게 다가왔다. 그러고 보면 내가 인터넷 검색창을 통해 습득하던 다양한 정보들도 아마 모두 이들로부터 나온 게 아니었을까. 맛과 여행을 좋아하던 내가, 그러나 그럴 여유가 없어 모니터 창을 통해서나마 느껴오던 진한 맛과 아름다운 풍취가 사실은 이들 블로거들이 만들어 보낸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물결처럼 밀려오는 잔잔한 감동과 더불어 의욕이 솟아올랐다.

“그래, 나도 해보자!”

그리고 약간의 심호흡을 거쳐 9월 1일 나는 첫 번째 포스트를 했다. 내가 블로그를 염두에 두고 한 첫 번째 작품이다. "목욕탕에서 만난 낯선 남자"란 제목이었는데, 나를 돌아본다는 의미에서도 내 이야기를 들고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동안 나는 나를 볼 기회가 별로 없었던 듯하다. 어쩌면 <경남블로거 컨퍼런스>가 그런 나에게 새로운 자아에 대한 자각의 기회를 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약 한 달간의 블로그 여행을 나름대로 자평하자면 만족할만하다. 순조로운 항해를 보이고 있고, 무료한 일상에 찌들려있던 나에게 재미있는 일거리도 제공해 주었다. 아직은 올챙이 블로거이지만, 그래서 특히나 세상의 모든 것에 흥미를 더하게 되고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돌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동심에 가졌던 그런 순수함과 호기심을 다시 갖게 된 것이다.

언론사 기자들에 비해 전문 글쟁이도 아니고 소스도 부족하고 시간도 따라주지 못하는, 모든 것이 열악하지만 오로지 재미와 열정 하나만 갖고서도 얼마든지 행복한 블로거가 될 수 있다는 자만심으로 가득 차있다. 아직 나는 올챙이이기에 세상 겁나는 게 없다. 잘 안되면 별로 쪽팔릴 것도 없는 올챙이이므로 가까운 개구리들에게 엉겨 붙으면 된다.

아직 개구리 알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든 미래의 올챙이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

“엄청 재미있다. 빨리 알에서 깨어나 같이 놀자. 맘껏 꼬리를 흔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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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중사와 개구리부대원들


2008. 9. 29.  올챙이블로거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