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1.06 파스타, 셰프의 집단정리해고 유감 by 파비 정부권 (50)
  2. 2009.08.07 쌍용차아내모임, "제발 그들을 죽이도록 내버려두세요" by 파비 정부권 (112)
  3. 2009.07.21 선덕여왕의 ‘도원결의’,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by 파비 정부권
<파스타>, 매우 재미있습니다. 음식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 <식객>이나 <대장금>이 성공한 것처럼 <파스타>도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KBS와 SBS가 야심차게 준비한 <공부의 신>, <제중원>에 밀리지 않고 월화드라마 지대를 삼분하고 있는 것은 음식이란 성공 보증수표 외에도 공효진과 이선균의 매력이 큰 몫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는 지난 일요일에 올린 <선덕여왕 떠난 자리, 누가 차지할까?>란 글에서, 치열한 삼파전이 예상되지만 <공부의 신>에 더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우리나라가 가진 가장 지독한 병폐의 원천이긴 하지만 역시 채널권을 가진 아줌마들에겐 공신이 더 매력적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유승호를 비롯한 아이돌 스타들은 학부형과 더불어 청소년들을 함께 불러 모으는 힘을 가졌습니다.

그럼에도 <파스타>가 크게 밀리지 않고 선전하고 있는 것은 맛있는 소재인 음식과 공효진, 이선균 커플의 매력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아마 시간이 갈수록 공신의 위세가 더해지겠지만, <파스타>는 나름 일정한 지대를 차지하고 자기 역할을 다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공신의 자극적인 소재에 좀 밀리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역시 맛은 파스타가 좋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재미있는 <파스타>에 칼질을 하려니 마음이 아픕니다. 물론, 극의 재미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설정이란 점은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여기에 칼질을 하지 않는 것은 제 양심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이태리인 셰프가 물러나고 새로 취임한 셰프 최현욱(이선균),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여자 요리사들을 모두 해고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고급 이태리 식당의 사정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인지도 잘 모릅니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셰프든 뭐든, 함부로 직원을 해고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이건 법 차원의 문제를 떠나 인간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게다가 최현욱 셰프가 벌인 대량해고(거의 절반을 해고한 셈이다)는 합리적인 이유도 없었습니다.

오로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해고한 것입니다. 이 드라마의 주제 중 하나가 "내 주방에 여자는 없다!"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불가피한 설정이란 측면도 있지만, 그러나 요즘 이 사회에서 벌어지는 대량 정리해고와 실직사태를 생각한다면 좀 더 다른 방법으로 이야기를 풀어갔으면 좋지 않았을까요? 꼭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너는 해고야!" 하는 것으로 끝내야 했을까요?

해고된 막내 공효진의 근무연수가 3년이라고 했으니 다른 선배들의 경우에는 최소한 3년 이상을 근무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렇게 장기간을 근무한 곳에서 "너는 해고야" 한 마디에 아무 소리도 못하고 집에 틀어박혀 궁시렁거리기나 하는 요리사들도 문제가 많기는 마찬가집니다. 극중에 부주방장이 서유경(공효진)에게 한 말처럼 자기 권리는 자기가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부당해고에 집단행동으로 맞서 싸울 용기가 없다면 최소한 노동부에 진정이라도 해야 되는 거지요. 하긴 노동부는 노동자를 통제하기 위해 있는 부서이지 보호하는 기관이 아니니까 거기 진정해봐야 별로 효과도 없겠지만. 아무튼 연초부터 집단 정리해고 사태를 재미있는 드라마를 통해 보게 되었다는 것은 매우 유감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신년사에서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이 말이 사실이라고 믿는 순진한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지금도 창원의 대림자동차에서는 정리해고에 맞선 천막농성이 두 달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이없는 것은 250여 명의 노동자를 강제퇴직, 정리해고의 방식으로 정리한 이 회사의 임원 수는 오히려 늘었다는 겁니다.

또 지난해에는 쌍용자동차의 대량 정리해고 사태로 이 사회가 크게 몸살을 앓았습니다. 이런 와중에 이명박 대통령이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거나 자신의 능력 없음을 밝히거나 둘 중 하나임에 분명합니다. 그런데 TV드라마가 한 술 더 떠 이렇게 부당해고를 공공연하고 떳떳하게 공중파에 쏘아 보내는 것을 어떻게 이해할까요?
 
작가는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대본을 썼을 수도 있습니다. 아마 그랬을 겁니다. 그러나 그게 더 문제인 것이죠. 부당한 해고가 법적으로도 위법부당할 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매우 나쁜 행위이며 사회를 교란시키는 중대한 범죄라는 사실에 대한 의식이 없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커다란 불행입니다.

게다가 해고는 살인입니다. 실제로 쌍용자동차 등에서 정리해고된 이후에 발생한 자살로 인한 죽음들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그냥 재미로 보면 되지 무에 그런 것까지 신경 쓰냐고 타박을 하시는 독자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좋은 시대였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암울한 시대에 그냥 재미로 보기엔 너무나 가슴 아픈 일들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그리 생각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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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조선일보 참으로 악랄하다. 조선일보가 언론이기를 포기한지가 오래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정도일 줄이야. 이들은 언론이 아니다. 이들은 자기들 목적을 위해 기사를 왜곡하거나 연출하기도 서슴지 않는 집단이다. 그야말로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것이다. 조선일보를 '찌라시'라고 부르는 이유다.
 

무릎 꿇은 "쌍용차를 사랑하는 아내 모임"의 뒷모습에서 측은함보다는 인간의 잔혹함이 느껴진다.


오늘 조선일보 1면 탑에는 커다란 사진이 하나 게재되었다. '쌍용차를 사랑하는 아내 모임'이라는 조직의 회원 20여 명이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강기갑 의원을 찾아 무릎을 꿇고 돌아가 달라고 애원하는 장면이다. 그들의 말인즉 "우리 남편 회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외부세력 때문에 다 죽게 생겼다"고 한다.

나는 조선일보 1면에 실린 이 사진을 보면서 인간성이 어디까지 파괴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심각한 고뇌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얼핏 사진으로만 보면 이 부인네들의 처지가 참으로 딱해 보인다. 오죽했으면 농성단을 찾아가 무릎을 꿇고 돌아가 달라고 했을까. 그러나 사진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바로 그 시간 벌어지고 있었을 참상을 상상해보라.

이들이 농성장을 찾은 시간에 공장안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쌍용자동차 도장공장에서는 하늘에서 헬기가 날며 최루액을 뿌리고 컨테이너에 올라타고 하늘에서 내려온 경찰특공대가 노조원들을 쫓아 몽둥이를 휘두르고 있었다. 이미 전날 세 명의 노동자가 경찰의 폭력으로부터 탈출하는 과정에서 추락해 척추가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었다.

이들이 가서 무릎을 꿇고 사정해야 할 쪽은 경찰과 청와대가 아닌가. 경찰의 살인진압을 철회하고 대화로 사태를 해결하라고 촉구해야 옳지 않은가. 농성장에서 경찰의 살인폭력에 고통당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대들의 동료들이 아닌가. 그대들의 남편만 중요하고 살생부에 이름이 올라 하루아침에 거리로 나앉게 된 동료들과 그 가족들의 안위는 걱정이 안 되는가. 

나는 이 부인네들이 실상은 이렇게 외치는 걸로 들린다. "제발 쌍용차에서 정리해고된 사람들 그냥 죽이도록 놔두세요. 그 사람들이 죽어야 우리가 살아요. 그러니 제발 그 사람들 죽도록 놔두고 떠나주세요." 만약 내일 이들의 남편들이 "쌍용차를 살리기 위해 그대들이 죽어주어야겠다"며 정리해고를 통보받는다면 어떻게 나올까?  

그때 이들은 "네, 사랑하는 쌍용자동차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겠습니다!" 이럴 것인가. 물론 이네들이 자발적으로 이러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들도 회사의 지시에 의해 울며 겨자 먹기로 나섰을 수도 있다. 이해한다. 만약 스스로 판단해서 이러는 것이라면, 나는 이들을 심장이 없는 야수라고 아니 말할 수 없다. 

지금 이 사회는 미쳐가고 있다. 모두들 쌍용차 노조원들을 향해 "국가를 위해 너희들이 옥쇄하라!"고 몰아붙인다. 현대판 가미가제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너희들이 죽어야 한다고 강요한다. 죽기 싫다고 버티면 가차 없이 반역의 딱지를 붙인다. 사람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누구도 우리를 위해 당신들이 희생해야 한다고 강요할 권리도 없다. 

전쟁 상황보다도 더 참혹한 진압작전이 개시되면서 많은 농성노동자들이 현장을 이탈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사람의 목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당장 죽음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도망치지 않을 사람 아무도 없다. 노동자들은 가미가제가 아니다. 농성도 살기 위해 하는 것이다.

그리고 노조측의 긴급 협상재개 요청에 사측이 응하고 결국 '희망퇴직 52% 무급휴직과 영업직 전환 등 고용흡수율 48%' 안이 타결되었다. 사태가 종결된 것에 모두들 환호하고 있지만, 무력진압으로 토끼몰이 하듯 쌍용차 노동자들을 압박한 상태에서 벌어진 협상이라 뒷맛이 개운치 않다. 

마치 몽둥이를 든 깡패 앞에 무릎을 꿇고 협상을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어쨌든 오늘 아침은 매우 기분 좋지 않은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내가 살기 위해 너를 죽여야겠다!"는 잔혹한 인간의 마성을 강기갑 의원을 비롯한 농성단 앞에 무릎 꿇고 눈물까지 흘렸다는 부인네들을 찍은 사진을 통해 보았기 때문이다. 

당장 생존권이 박탈되고 거리로 나앉게 된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눈물은 보이지 않고 남을 죽이기 위해 흘리는 잔혹한 눈물만 골라 찍어 보내는 조선일보의 폭력성이야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조선일보의 악랄함은 도대체 그 끝이 어디인가. 어디까지 가야 시원하겠는가. 아예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천오백만 노동자들을 모두 죽여야 속이 시원하겠는가.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그것은 분노였다. 분노하지 않는 자는 두려움을 이길 수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진실을 가르쳐준 것은 미실이다. 지난주의 마지막 장면에서 미실이 덕만에게 말했다. “무서우냐? 두려움을 이겨내는 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도망치거라… 분노하거라…” 그렇다. 도망칠 수 없다면, 또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라면, 분노하는 것 그것이 답이다. 그러나 덕만과 천명은 너무나 두렵다. 분노하는 것조차 무서울 만큼 두렵다.  
 

두려움을 떨쳐낼 가장 강한 무기, 분노

이때 이들에게 그 두려움을 깨고 일어서도록 힘을 준 것은 유신이었다. 그러나 역시 유신에게 분노를 일깨워준 것은 미실이다. 미실은 하늘의 계시를 구실로 가야세력을 궁지에 몰아넣는다. 그것은 미실의 계략이었다. 일단 사지로 몰아넣은 다음 손을 내밀어 복종하게 하려는 고도의 술책이다. 이런 방법은 동서고금을 통하여 권력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수법이기도 하다. 과거 군대에서 고참병들이 졸병들을 제압할 목적으로 ‘줄빠따’를 친 다음 안티푸라민을 발라주며 달래는 것과 같다.

미실이 유신의 집을 찾아와 서현공과 만명부인에게 혼사를 맺어 사돈이 되자고 제안한다. 미실은 서현에게 상생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살길이라고 설득한다. 그러나 그 상생은 항복과 복종의 맹세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서현은 당장 답을 하지 않는다. 이에 유신은 격분하여 그런 부모에게 항의한다. “왜 미실에게 안 된다, 나가라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러나 서현은 유신을 타이른다. “분노로 무엇을 해결할 수 있느냐? 네가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느냐?”

“안 된다, 나가라 답하면 미실은 제2, 제3의 사다함의 매화를 풀 것이다. 그리 되면 우리 가문은, 너는 어찌 되겠느냐? 미실의 다음 수가 무언지도 알지 못한 채 어찌 무턱대고 분노부터 하는 것이냐?” 그러나 유신은 서현에게 결연한 얼굴로 말한다. “아닙니다. 분노가 먼저이옵니다. 우리 집안의 이가 먼저가 아니라 분노가 먼접니다. 정치가 먼저가 아니라 분노가 먼접니다. 미실의 수를 생각하기 전에 분노가 먼접니다.”

“그렇지 않기에 우린 미실에게 놀아난 것입니다. 미실은 우리의 두려움을 이용하고, 하여 우린 분노도 생각도 행동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허면, 허면  너는 떨치고 일어나 죽기라도 하겠단 말이냐?" “예, 그리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미실에게 정치적 부담을 지울 수만 있다면요. 백성들에게 미실이 천신 황녀가 아니라 다만 자신의 이익에 따라 몇 천 백성의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자란 걸 알릴 수만 있다면 못할 것도 없습니다.” 

공포는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나오고, 불의에 대한 분노는 세상을 얻는 첫걸음이다

물론 서현은 유신의 뜻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가야의 마지막 임금이며 서현의 조부인 구형왕이 신라에 항복한 이래 오늘날의 기득권을 이루기 위해 유신의 조상들은 피눈물을 쏟았을 것이다. 어렵게 이룬 터전을 분노 때문에 날릴 수는 없는 일이다. 그것이 아무리 정의롭고 옳은 일이라 하더라도 사적 이익보다 앞설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의 김유신 장군이 여기서 꺾일 사람이 결코 아니다. 그는 선덕여왕을 도와 삼국통일의 기초를 닦고 김춘추를 왕위에 올린 인물이다.  

그는 사후에 흥무대왕으로 추존된 역사상 전무후무한 인물이다. 도대체 어느 누가 신하의 신분으로 대왕의 칭호를 얻었던가. 유신은 천명공주를 찾아간다. 그리고 함께 있던 덕만과 천명에게 분노할 것을 종용한다. 만약 두려움에 빠져 분노하길 포기한다면 이제 그만 공주도 덕만도 버릴 것이라고 선언한다. 결의에 찬 김유신에게 감복한 덕만과 천명은 마침내 미실이 보낸 공포로부터 해방되는 것을 느낀다. 덕만과 미실은 쌍성의 개양성이었지만, 계시를 이루기 위해선 유신이 필요했다.

김유신릉. 흥무대왕으로 추존된 그의 묘는 묘가 아닌 왕릉이 맞겠다. 그는 살아서도 대각간에 '태'자를 얹어 태대각간이었다.


그렇다. 이 드라마의 키워드가 무엇이었던가? 사람이었다. 천하를 얻으려면 사람부터 얻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진흥왕이 미실에게 가르쳐 준 것이었으며, 이제 아이러니하게도 그 미실이 자신을 대적할 덕만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사람은 유신이었으며 유신은 거꾸로 덕만과 천명을 공포로부터 해방시키고 분노를 심어주었다. 오늘 드라마의 압권은 그렇게 분노에 불타는 세 사람의 도원결의다.

유비와 관우, 장비가 도원에서 결의형제를 맺을 땐 비록 세 사람에 불과했지만, 이 세 사람으로부터 천하삼분의 계책이 나왔다. 이들이 없었다면 천하에 웅비하는 복룡의 지략도 소용없었을 것이다. 만약, 덕만과 천명이 분노하지 못하고 계속 두려움에 떨고 있다면, 미실에게 대항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면, 사람들은 그들에게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두려움을 벗어던지고 분노를 배운 세 사람이 결의하여 당을 만들었으므로 미실과 싸우기 위해 사람들이 모일 것이다.

유신의 분노는 오늘날 우리들을 향한 외침

나는 오늘 드라마를 보면서 전율했다. 유신이 결연한 어조로 외치는 함성을 들으며 전율했다. 유신이 외치는 함성은 비단 덕만과 천명을 향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외치는 분노의 목소리였다. “분노하라, 분노하지 않으면 너희들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분노하는 것이 먼저다. 사소한 개인의 이해를 따지기 전에, 정치를 따지기 전에, 수 천 수 만 백성들의 피눈물에 분노하는 것이 먼저다.”
 
내일부터 언론총파업이 다시 벌어진다고 한다. 용산참사에 이어 쌍용자동차 노조원의 부인이 죽었다. 심지어 전직 대통령까지 죽음을 맞았다. 실로 이 정권 들어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피 흘리고 고통의 눈물을 쏟고 있다. 어린 유신이 천명에게 했던 말을 기억하는가? “진심을 다하면 내가 변하고, 내가 변하면 사람들이 변하고, 사람들이 변하면 세상이 변한다." 이 대사에 감동했던 나는 오늘 또다시 유신에게 감동하는 것이다. 

“이(利)를 따지기 전에 진심으로 분노하면, 그러면 반드시 세상이 변할 것이다.” 목검을 들고 수천 번을 헤아리며 내리치다 목검이 부러지자 다시 새 칼을 들고 하나부터 다시 시작하는 우직하다 못해 무지하게까지 보이는 유신을 보며 많은 시청자들이 웃었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어린 유신랑이 그럴 땐 웃었었다. 그러나 오늘은 웃을 수가 없었다. 제작진의 메시지를 얼마쯤은 읽을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단언하건대, 유신의 그런 모습에서 나는 분노의 바탕에 깔린 진심을 보았다. 

사람들이 진심을 이해하게 하는 방법은 성실한 모습이다. 우직함과 성실함으로부터 표출되는 분노야말로 세상을 흔들 강력한 무기가 아닌가. 미실의 계략으로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는 가야유민들과 그들을 바라보는 세 사람의 눈빛은 오늘날 용산참사와 쌍용자동차 사태를 지켜보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그러나 역시 우리는, 유신의 시대가 아니라 오늘을 살고 있다. “우리의 분노는, 우리의 진심은 어떤 모습일까?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파비  

ps; 흥무왕릉 사진을 따로 구할 수 없어 부득이 김해 김씨 가락종친회 까페에서 인용했습니다. 크게 누가 될 일이 없을 것으로 판단해 사진을 게시했습니다. 상단 이미지의 출처는 MBC입니다. 모두 본문의 이해를 돕는 목적으로만 인용했음을 밝힙니다. 이미지의 모든 권리도 또한 두 단체에 있음을 아울러 밝힙니다. 고맙습니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