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09.06.05 좌파정권 10년? 그럼 김태호지사도 좌파빨갱이다 by 파비 정부권 (5)
  2. 2008.11.06 오바마가 좌파라니요? by 파비 정부권 (9)
  3. 2008.10.12 하재근, "이명박 교육정책은 대한민국 패망의 길" by 파비 정부권 (37)
  4. 2008.10.07 잃어버린 10년? 그들에게 이미 국민은 전투의 대상이었다. by 파비 정부권 (29)
  5. 2008.09.26 조중동, 니들이 범죄집단이지 신문이야? by 파비 정부권 (8)
  6. 2008.09.25 깎는 걸 좋아하는 MB, 부자에겐 세금 감면 서민에겐 복지 축소 by 파비 정부권 (6)
김태호 경남도지사의 “좌파정권 10년” 발언을 듣고 깜짝 놀랐다. 다른 이들은 몰라도 그는 그런 말을 하면 안 된다. 그의 말대로라면, 김태호 자신도 좌파 빨갱이 도지사가 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그는 지난 김대중-노무현 좌파정권 10년에 부화뇌동하여 대북경협사업에 앞장섰던 사람으로서 좌파 빨갱이였다’, 이런 말이다.


그러니까 좀 우스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좌파 빨갱이 도지사였던 김태호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위해 이명박에게 “나 이렇게 확실히 전향했소. 딸랑딸랑~” 하면서 추파를 던지는 꼴을 우리는 보고 있는 것이다.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한다고 너무 나무라지들 마시라. 지금 나라꼴이 말도 안 되는 헛소리로 가득 찬 세상 아니던가.
 

자료사진-경남도민일보. 김태호 지사의 '좌파정권 10년' 발언에 사람들이 항의하고 있다.


그래서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조금 더 하자면, 소떼를 몰고 분단 장벽을 넘어 평양으로 올라갔던―아마 한국전쟁 이후 걸어서 판문점을 넘어 북으로 간 최초의 인물이었던―고 정주영 회장도 좌파 빨갱이 자본가가 되는 것이고, 개성공단에 입주한 모든 기업들도 북한정권에 돈을 대는 좌파 빨갱이 기업들인 것이다.


물론 통일딸기 재배사업에다 평양 장교리 소학교 건립에 자금을 대는 사업을 추진하던 김태호 지사도 당연히 좌파 빨갱이다. 그리하여 말하자면, 온 세상이 좌파 빨갱이에 점령당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좌파 빨갱이 중의 하나인 김태호가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이명박에게 전향원서(?)를 제출한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좌파정권 10년의 통일정책은 실패했으며, MB의 비핵개방3000구상이 훨씬 우월한 대북정책’이라는 게 김 지사의 주장인데, 어차피 한나라당원인 김 지사가 제 식구 자랑하는 것에 대해 따질 필요도 없고 따질 생각도 없다. 개들도 비슷한 놈을 만나면 꼬리를 흔들고 반가움을 표시하는 법 아니던가. 하물며 사람들인데…


얼마 전에 미수다(미녀들의 수다)의 따루라는 핀란드 여성이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녀는 핀란드 대사관 직원이라고 들었다. 기억이 완전치는 않지만 그녀의 말을 대충 정리하면 이렇다. “한국에서 좌파라고 불리는 정치그룹은 좀 이상해요. 우리나라에서 보자면 우파거든요. 한국에는 좌파는 없는 것 같아요.”


아마 따루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일러 한국의 언론들이 좌파정권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한국의 좌파는 우리나라에선 우파밖에 안 된다! 라고 말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녀는 한국에 존재하는 다양한 정치세력들, 예컨대 진보신당이나 민노당, 사회당 기타 그늘에서 존재하는 다양한 좌파정치세력들―아마 이들이야말로 따루의 모국 핀란드의 기준으로 보면 핀란드노동당같은 좌파에 해당할 것이다―은 보지 못하고 이런 말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그녀의 진단은 일견 정당한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은 분명 신자유주의 정권이다. 김-노 정부가 남북화해무드를 주도하고 경협을 추진했다고 해서 그들의 자유주의적 정체성이 훼손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나는 생각하기에 이 10년의 기간에 자본의 자유는 무제한적으로 성장했으며 노동자의 권리는 한없이 추락했다.


많은 사람들이 “신자유주의가 도대체 우리하고 뭔 상관이야? 그냥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지”라고 말한다. 그러나 신자유주의는 바로 우리 옆에서 늘 그 날카로운 창끝을 겨누고 있다. 박정희 정권이 만들어놓은 의료보험제도는 좌파쓰레기―사회주의정책의 소산인 의료보험제도를 독재정권이 만들었다는 게 아이러니지만―로 치부되어 사라질 위기에 놓인 게 한 예다. 


나는 얼마 전 체불임금으로 고통 받는 노동자들로부터 도움을 요청 받고 그들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들로부터 설명을 들은 나는 간단하게 처방(?)을 던져주었다. 임금은 최우선적으로 전액 변제받을 수 있으니까 아무런 염려 말고 일단 노동부에 체당금부터 신청하라고. 그런데 새로 알아본 결과는 아니었다.


‘임금채권전액우선변제권’은 사라진지가 오래였다. 나는 10년도 훨씬 이전의 근로기준법을 가지고 그렇게 자신 있게 말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나의 무지로 만들어진 이 난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매우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공장에 수없이 잡혀있을 질권, 저당권에 후순위로 밀린 임금을 받아낼 묘안이 없는 것이다.


물론 이런 따위의 극단적인 반노동, 반복지 정책들은 주로 한나라당 정권에서 추진한 것들이다. 그러나 김-노 민주정권도 사실상 그러한 정책기조를 계승했다. 차이가 있다면 민주주의의 대폭적인 신장과 대북정책에서 평화정책을 보다 강조한 것이었는데, 한나라당은 이걸 가지고 소위 ‘좌파정권’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때 소위 좌파정권의 대북정책에 편승해 남북경협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김태호 지사가 그 좌파정권을 향해 ‘좌파정권의 통일정책은 실패했다’라며 칼을 던졌다. 그 좌파정권과 짝짜꿍해서 남북경협의 단맛을 보던 그가 말이다. 그러나 앞에서 말했듯이 그 이유를 따지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따루의 말처럼 좌파도 아닌 정치집단을 향해 자꾸 좌파라고 부르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 하는 것은 계속 의문으로 남는다. 서울대를 나왔다는 김태호가 이런 기본적인 지식이나 소양도 없어서 말 같지도 않은 말을 떠벌리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한국의 교육제도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는 일이 될 것이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고 했다. 그런데 그 한쪽 날개를 향해 자꾸 칼을 들이대면서 잘라내려고 한다면 새가 똑바로 날 수가 있겠는가. 한국이 제대로 된 선진사회로 가기 위해선 좌우의 날개를 정립하는 것이 필수다. 그래서 좌파의 복권이 절실한 과제다. 그러나 그 이전에 먼저 정리되어야 할 문제가 있다.

우파의 자리부터 정리하는 것이다. 도대체 어떤 정치세력이 진정한 우파인가? 나는 그 자리에 민주당이 들어서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은 무엇인가? 한나라당은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닌 정체불명의 존재다. 그들은 마치 소혹성 B612호를 파멸시키는 바오밥나무와도 같은 존재다. 그들은 어린왕자가 늘 잘라내야만 하는 수고를 던져줄 뿐인 존재들이다.  

하여튼 이야기가 꽤나 산만해지긴 했지만, 오늘 이야기의 결론은 대충 이거다. “좌파를 좌파라 부르고, 우파를 우파라 부르자!” 다시 한 번 더 강조하자면, “좌파 아닌 것을 좌파라 부르지 말고, 우파 아닌 것을 우파라 부르지 말자!” 우리 모두 제발 정직하게 좀 살자.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결론부터 말하면, 오바마는 좌파가 아니다.

한발 물러서 진보주의자라고 불러주기에도 상당히 어색하다. 물론 미국 내에서는 공화당에 비해 민주당이 덜 보수적인 것만은 사실이다. 거기에다 버락 오바마라는 앵글로 섹슨에게는 생소한 이름의 아프리카계 흑인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는 점 때문에 세계가 마치 미국에 혁명이라도 일어난 듯 착각을 일으킬 수도 있겠다.

미국인의 선택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심판


그러나 어쨌든 오바마도 미국 민주당도 좌파는 아니며, 그렇다고 특별히 진보라고 보아줄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이라크나 아프카니스탄 또는 북한과 같은 적성국가를 대하는 태도에서 약간씩의 차이를 보여줄 뿐이다. 이 차이도 실상은 최근에 생겨난 것이며,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그리고 최악의 전쟁으로 평가 받는 베트남전을 이끈 정부가 실은 민주당이었다는 사실에도 주목할 필요도 있다. 

1980년대 이후에 클린턴 행정부를 제외하고 줄곧 공화당 정권이 득세했다. 이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미국의 신자유주의와 패권주의는 절정을 구가했지만, 미국의 경제는 거꾸로 곤두박질쳤다. 이는 전쟁에 대한 반발과 시장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고 결국 미국민은 오바마와 민주당을 선택했다. 부시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미국민의 심판이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다.

조선일보의 조갑제는 미국 대선 레이스가 한창일 때, 마치 오바마가 당선되면 큰일이라도 일어날 것처럼 말하던 사람이다. 그런데 오바마가 매우 친북(좌경)적인 사람이며 그래서 위험하다고 생각하던 그들이 갑자기 오바마는 좌파가 아니며 좌파라고 불러서도 안 된다고 말하니 그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약간 혼란을 느낄 수도 있겠다. 그래서 어떤 진보인사 한 분은 오바마에게 ‘미국식 좌파’라는 개념을 따로 붙여주기까지 했다. 

사진=경남도민일보/뉴시스


미국이 공화당과 민주당이라는 양당체제에 고착된 독특한 정치체제의 나라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오바마에게 ‘미국식 좌파’라는 딱지를 붙여주어도 별다른 이의가 없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아무리 좌파-우파의 개념이 상대적인 것이라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개념에 대한 선은 있어야 할 듯싶다. 

노무현을 좌파로 모는 조갑제가 오바마는 좌파로 부르지 말자고?

미국에서도 실제로 오바마를 사회주의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긴 있는 모양이다. 주로 남부의 보수적인 사람들 입에서 나오는 말이다. 마치 노무현이나 김대중을 좌파라고 몰아세우며 ‘우파의 잃어버린 10년’을 노래하는 이명박이나 조갑제와 같은 사람들이 있는 미국도 역시 사람 사는 세상이다. 어딜 가나 돌연변이들은 있게 마련이다.

김대중은 집권 이후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으로 IMF를 돌파하는 정책을 펼쳤다. 노무현도 역시 김대중이 닦아놓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충실히 수행했고 미국과의 FTA는 그 결정판이었다. 더욱이 미국의 패권주의적 군사정책에 협조해서 아프간과 이라크에 파병까지 했다. 이 지점들 때문에 오히려 한나라당보다 더 우편향의 정치를 했다고 평가 받기도 했고 노동자 농민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하기도 했다. 

또 반면에 김대중과 노무현은 대북정책에 있어서 ‘햇볕정책’으로 대변되는 유화정책을 폈으며 남북화해무드에 많은 기여를 했다. 두 차례나 남북의 정상이 만나고 그 실효성 여부에 불구하고 공동선언을 이끌어냈다는 것은 역사적 진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조갑제 류의 수구인사들은 이게 마음에 안 드는 것이다. 이게 바로 노무현과 김대중이 친북좌파라는 증거라고 끊임없이 물고 뜯는 것이다. 

그런 기준으로 본다면 오바마는 좌파임에 틀림없다. 우선 오바마는 적성국 북한의 최고 통치자인 김정일을 만나겠다고 한다. 여기에다 오바마는 노무현이나 김대중이 신자유주의를 추구한 것과 달리 신자유주의에 종지부를 찍고 과거 뉴딜시대로 돌아가고자 한다. 그런 면에서 오바마는 노무현보다 훨씬 좌파적이고 사회주의적인 정치인이 되는 셈이다. 그런 오바마를 좌파라고 부르지 말자고 자기네끼리 신호를 주고받는 조갑제류의 행태는 그야말로 코미디다.   

그러나, 좌파라고 하기엔 한계가 뚜렷한 민주당 

그러나 아무리 오바마와 민주당의 리버럴이 좌파나 사회주의에 가깝다고 하더라도 역시 미국 민주당의 한계는 뚜렷하다. 미국은 민주당이 수없이 집권했지만 의료보험 체계도 제대로 만들지 못한 나라이다. 교육에 있어서의 공공성도 최악의 수준이다. 북서유럽의 좌파 사민당이 오래 집권한 나라들의 복지와 비교할 기준조차 제대로 없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그런데 30여년에 걸친 미국식 신자유주의 실험이 경제위기의 주범으로 낙인찍히며 좌초하는 시점에서 건국 232년 만에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등장했다는 사실이 냉정한 미국의 현실을 망각하게 하는 효과를 부리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반대로 조갑제 같은 이들에겐 노무현보다 훨씬 좌파적인 오바마를 애써 좌파가 아니라고 부인하는 데에는 숭미사대주의에 기반을 둔 나름의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진보인사들이 앞을 다투어 오바마를 좌파라고 추켜세우며 환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혹시나 좌파라면 무조건 빨갱이에 공산주의자로 몰리는 대한민국 현실에서 발현된 어떤 보상심리 같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 이유가 무엇이든 우리는 조갑제류의 기회주의와는 다르게 사실을 사실대로 말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섣불리 오바마가 좌파라고 말하기보다, 우선 그가 보다 좌파적으로 행동하기를 촉구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오바마가 신자유주의를 폐기하고 추진하는 뉴딜 식의 경제회생 정책들이 과연 사회복지로 제대로 연결되는지도 주의 깊게 지켜볼 일이다. 그리고 나서 오바마의 좌파에 대하여 평을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오바마를 선택한 주요한 이유 중 하나에는 공화당의 실패한 경제가 있다. 이 점을 잘 아는 오바마가 전통적인 민주당의 보호무역주의를 통해 난국을 돌파하리라는 예상은 이미 충분히 있어 왔다. 실컷 좌파라고 추켜세우다가 결국 뒤통수를 맞았을 때의 황당함보다는 덤덤하게 지켜보는 게 오히려 현명하지 않을까?

오바마의 개혁이 좌파적 복지의 확충으로 이어지길

조갑제나 이명박 같은 이들이야 원래 표리가 부동한 분들이라 좌파라고 생각하는 오바마가 당선된 것이 매우 불쾌하지만 애써 속내를 숨기며 “오바마를 좌파라고 불러선 안 된다.”느니 “오바마와 나는 닮은 데가 많다.”느니 횡성수설하며 꼬리를 치지만 우리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본다. 

오바마를 좌파로 보긴 뭔가 석연치 않지만 그가 진정한 좌파가 되어 보다 사회(민주)주의적 정책으로 미국의 경제만 살릴 뿐 아니라 최소한의 복지시스템이라도 구축하는 실로 역사적인 미국 대통령이 되기를 희망한다. 미국민들이 그저 마시던 코카콜라를 펩시콜라로 바꾼 정도의 불행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 결론은, 오바마가 진정한 좌파로 거듭나길 바라는 것이다.  

2008. 11. 6. 파비
습지와 인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김훤주 (산지니, 2008년)
상세보기

Posted by 파비 정부권

10월 10일, 경남도민일보 독자모임이 연속으로 기획한 마지막 순서는 하재근 선생이 강연을 맡았다. 하재근은 작가이며 칼럼니스트이며 시사평론가다. 그리고 '서프라이즈' 편집장이다. 다양한 그의 명함이 있지만, 지금 그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불꽃같은 정열을 담아 건내는 명함은 <학벌없는 사회> 사무처장 하재근이다. 

경남도민일보 강당에서 강연중인 하재근 처장. 사진=도민일보 김주완 부장



그의 인상은 불혹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나이답지 않게 매우 젊어보였는데, 어쩌면 촛불 신세대에 가까워보인다고 생각되었다. (그가 구사하는 부드러운 윗지방 사투리가 그렇게 느껴지게 만든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나 그런 그의 젊은 인상은 교육문제를 다루는 무거운 강연에 더한 신뢰를 주었다. 어차피 미래는 젊은이들의 것이며, 기득권에 절은 기성세대는 과거의 명예와 현실의 안락함이나 파먹으며 사는 것이 아니겠는가. 

사회개혁의 출발은 '학벌 없는 사회'로부터 

그는 '학벌 없는 사회' 없는 '사회의 발전'은 요원하다고 했다. 여기에 한 청중이 그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나름대로 교육문제를 걱정하며 교육개혁운동을 하고 있는 대안학교 같은 곳이 많이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대안학교운동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십니까?"

"글쎄요. 대안학교 등도 나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좋은 일을 많이 한다고 해서 사회가 변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좋은 일은 좋은일로서 의미 있는 일이겠지만, 저는 좋은 일 하는 것보다는 사회의 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데 더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안학교는 제 관심분야도 아니고 별로 잘 알지도 못합니다."

요약하자면, '사람이 살만한' 사회는 학벌 없는 사회, 즉 교육평준화가 이루어져야 가능한 것이고, '학벌 없는 사회'는 핸재의 제도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또한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도개선은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답답하지만 현실에서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안티를 외치는 반대투쟁 일색인데, 결국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정치로부터 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선별하지 않는다

그가 강연 맨 마지막에 소개한 핀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의 교육제도는 참 꿈같은 이야기로만 들렸다. 독일만 해도 교육평준화가 100% 이루어진 나라라고 한다. 그런 나라들에선 입시경쟁이나 사교육비 문제 같은 것은 아예 존지해지도 않고 존재할 필요도 없다고 한다. 이만해도 우리에겐 꿈같은 이야기가 아닌가.  

"16세가 되기 전까지는 선별하지 않겠다."는 것이 바로 핀란드의 교육원칙이라고 한다. 이 나라에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아무 구별 없이 함께 학교에 다닌다. 그래서 어떤 학교에서는 청각장애인 한 명을 위해 특수교사를 따로 배치하고 나머지 학생들도 모두 수화를 배운다고 한다. 얼마나 아름다운 이야기인가?

그렇다면 이들 나라들의 국가경쟁력은 어떨까? 온통 고액과외와 특목고로 도배한 것도 모자라 특수신분의 자녀들만 다니는 학교까지 별도로 만들겠다는 우리나라와 경쟁력을 비교해보면 어떨지 모르겠다. 일제고사로 학생들을 서울에서 제주까지 줄을 세워 선별해보겠다는 우리나라의 경쟁력과 비교해보면 도대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는 인민의 집이어야 한다

그러나 애시당초 이들 선진 북구 나라들과 우리나라를 비교하려는 자체부터가 틀려먹었다. 이들 나라들은 보통 국민소득이 6만 불을 넘어가는 선진국에다 국가경쟁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들 나라들과 비교를 하겠다는 발상부터가 실례인 것이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국가 기본정책은 "국가는 인민의 집이어야 한다."는 슬로건에 잘 녹아있다. 이들 나라들은 1930년대 이후 사민당과 노동당 등 좌파정당이 정당지지율 1위 자리를 내어준 적이 단 한번도 없는 나라들이다. 스웨덴의 5대 정당을 들어보면 사민당, 보수당, 농민당, 공산당, 녹색당 순이다. 보수당을 제외하면 모두 좌파정당이다. 

스웨덴은 1932년 이래 사회민주노동당(Swedish Socisl Democratic Party, 사민당)이 70년 동안 집권했다. 세계에서 좌파정당이 가장 오래 집권한 나라다. 그리고 오랜 좌파정권의 결과 세계 최고의 평등도를 자랑하면서도 에릭슨, 볼보, SABB와 같은 세계적인 대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실로 우리가 눈여겨보아야할 대목이다.
 
그러면, 과연 우리에게도 국가는 인민의 집일까?

그 답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만 들여다봐도 금방 답이 나올 듯하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보면 선택권, 자율성 등 온갖 미사려구를 늘어놓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말하는 교육의 선택권, 자율성이란 다름 아니라 교육을 말살시키고 국가를 패망으로 몰아가는 길이라고 하재근은 자신 있게 말한다. 

대한민국 교육정책은 국가 패망의 길

그가 말하는 패망이란 우리나라가 남미의 제국들처럼 다수의 빈민과 소수의 부자들로 구성된 그런 나라가 되는 것을 말한다. 이명박의 교육정책이 성공을 거둔다면 우리나라는 남미의 여러 나라들처럼 2~30%의 국민만이 겨우 정상적인 소득을 얻어 생활하고 나머지는 기초적인 수입조차 어려운 그런 나라가 되고 말 거란 것이다.
 
우리나라는 헌법상 민주공화국이다. 민주공화국의 교육제도는 사교육의 몰수에 있다. 만인은 평등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이를 가능하게해주는 거의 유일한 수단은 누구에게나 평등한 교육이다. 그런데 지금 이명박 정부가 벌이는 교육정책이란 것들은 민주공화국의 거의 유일한 버팀목마저 잘라버리겠다고 도끼날을 갈고 있는 꼴과 하나 다르지 않다. 

하재근은 우리나라는 재벌과 자산가집단, 그리고 이들과 외국자본의 재산을 관리해주는 ('김앤장' 같은)로펌들로 구성된 '그랜드써클'이 지배하는 나라라고 한다. 그리고 이명박이 추진하는 교육정책은 '그랜드써클'의 지배를 더욱 공고히 하고 항구화하기 위한 작업이라는 것이다.
 
하재근은 잘라 말한다. "이것은 헌법을 파괴하고 국민을 상대로 한 전쟁이다."

국민과의 전쟁을 통해 만들려는 '이명박의 나라'

그러나 하재근은 그가 말하는 '이명박의 나라'(필자주; 이명박의 교육정책이 실현된 나라)는 이미 1993년 김영삼정권 이래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치며 꾸준히 진행돼왔다고 말한다. 1995년 발표된 정책(5·31교육정책)의 핵심인 '소비자주권'과 '자유화'의 이념은 김대중과 노무현 정부에서도 그대로 계승되었다고 한다.

'소비자주권'과 '자유화'란 이 그럴싸한 개념은 우리가 재래시장을 죽이고 대형마트를 선택해야하고, 값비싼 사교육비를 물어가며 일류고등학교를 선택해야하고, 교원평가를 통해 교사를 선택해야하는 모순에 가득차고 불행한 시대를 살아가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소위 자유와 주권이 거꾸로 자유를 속박하고 평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를 빼앗아가는 역설을 만든 것이다. 

이명박의 모든 정책의 종점은 미국에 있다. 우리나라를 미국처럼 만들겠다는 것이 이명박 정부 정책의 종착점이다. 산업경제모델을 포기하고 금융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하는 미국식 경제를 따라가겠다는 것이 또한 이 정부의 기본 노선이다. 그리고 교육정책도 바로 이런 미국식 추종마인드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번에 들끓는 논란 속에 치러지는 '일제고사'도 기실 미국에서 먼저 실시한 것이다. 신자유주의가 영국의 대처리즘과 미국의 레이거노믹스 순으로 진행되었던 것처럼 일제고사도 영국-미국 순으로 실시되었고, 이제 절대다수 여론의 반대 속에 이명박 정부가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우리가 본받을만한 나라인가? 대답은 "전혀 아니올시다"이다. 이미 오래전에 유명한 '쌍둥이 적자'만 남기고 미국의 신자유주의는 파산선고를 받았다. 빈부의 격차, 인종간 갈등, 고질적인 실업으로 병폐화된 나라가 또한 미국이다. '그랜드써클'의 원조는 사실 미국에 있다.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아이비리그'란 곳이 바로 '그랜드써클'의 자녀들이 차별적인 교육을 받고 다시 대를 이어 '그랜드써클'이 되는 가장 모범적인 케이스다. 물론 부시도 아이비리그 출신이다.  

이명박 교육정책, '아이비리그'식 백년지대계

지금 대한민국 교육은 완전 비상사태다. 박정희가 군사독재의 와중에서도 그나마 만들고 유지해왔던 교육평준화 정책을 이명박이 나서서 쓰레기통에 쳐박으려고 하고 있다. 유럽의 복지사회모델은 거들떠보지도 아니하고 미국의 신자유주의 모델만 고집한다. 그것은 바로 자신과 더불어 갖은 혼맥과 인맥으로 짜여진 거미줄, '그랜드써클'이 영원히 잘먹고 잘사는 그런 나라를 만들기 위한 백년지대계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동시에 민주공화국을 해체하고 전근대적 봉건사회로 나라를 되돌리려는 국민과의 전쟁이다. 조선시대에는 아무리 공부를 하고 싶어도 97% 평민과 천민의 자제들은 공부를 할 수가 없었다. 그에 비해 3%에 불과한 소수 양반계층, 그 중에서도 사대부 명문세가의 자제들은 독선생을 두고 우아하게 공부했음은 물론이다. 그런 점에서 교육평준화의 해체는 다름 아닌 신분제의 부활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재근은 말한다. 곧 과학고나 외국어고 같은 특목고가 문제가 아니라, '그랜드써클'만 다니는 특수학교가 생겨날 것이다. 그곳에서 이명박과 같은 '그랜드써클'의 자제들은 일반서민의 자제들처럼 '박 터지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끼리 '우아하게' 공부하는 것이다. 그리고 서울대 등 상위대학들은 이들 우아하게 공부한 학생들로만 채워지는 '그랜드써클' 양성소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교육에서 '소비자주권'과 '자유화'가 바로 이런 사회로 가기 위한 핵심 키워드다.  

바야흐로 '우아한 가족', 그랜드써클들만 사는 나라가 도래할지도 모를 일이다. 

2008. 10. 12.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나는 노무현을 찍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노무현이 당선됐을 때 감격해서 동이 트도록 오징어를 뜯으며 맥주를 마셨고, TV에서 흘러나오는 당선방송을 보고 또 보았다. 노무현도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노무현이 검사들과 대화를 한답시고 TV 앞에 앉았을 때, 나는 또다시 오징어를 뜯고 맥주를 마시며 분개했다. “어떻게 쥐어준 권력인데 그따위 허접한 검사들을 모아놓고 손수 칼을 쥐어준단 말이냐.”

봉하마을 주민이 된 노무현=경남도민일보


'잃어버린 10년', 그리고 '인터넷검열'을 보며 드는 단상(斷想)

그리고 대통령이 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조중동으로부터 온갖 수모를 다 당하고 마침내 별다른 이유도 없이 국회에서 탄핵되었을 때, “거봐라, 칼 쥐어주었더니 그 칼 내다버리고 잘하는 짓이다.”하면서 조롱했다. 어쩌면 허탈감과 배신감이 나를 사로잡았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노무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그가 김대중 정부에 이어 추진한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들이 서민경제 파탄의 주범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한미FTA는 그가 추진한 정책 중 최악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인해 수많은 농가가 타격을 입고 국민건강이 위협받는 것도 그 출발은 노무현 정부에 있었다.

한편, 반대로 노무현이 민주주의에 획기적인 기여를 한 대통령인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무엇보다 그가 대통령이 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드라마였고, 대중적 참여의 적나라한 모델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정치의 발달에도 한 몫 기여했을 것이다. 참여민주주의에 대한 새로운 실험은 바로 노무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역시 나는 여전히 노무현의 팬이 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민주당도 나의 대안이 될 수 없다. 그들이 한나라당으로부터 진보니 좌파니 하는 오해를 받든 말든 그건 상관없다. 그들이 민주주의를 통해 이루려고 하는 시장자유주의가 내가 생각하는 분배의 정의를 통한 선의 추구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고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후에 이들이 방송국을 장악하고 인터넷까지 검열하겠다며 달려드는 모습을 보며 격세지감을 느낀다. 한나라당에게 잃어버린 10년이란 것은 바로 이런 것이었을까? 그들은 그토록 민주주의가 불편했던 것이다. 국민들이 자유롭게 토론하고 비판하고 참여하는 것이 불편했던 것이다.

거짓 선동으로 여론을 호도하며 권력을 장악한 한나라당

지난 대선 내내 한나라당이 외쳤던 구호는 “잃어버린 10년”이었다. 그들이 잃어버렸다는 것은 정권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정권을 잃어버린 것이 마치 나라를 빼앗기고 독립투쟁이라도 하는 양 국민을 선동했다. 그것은 한나라당 외의 정치세력은 모두 악이라고 호도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BBK주가조작, 위장전입, 탈세의혹을 뚫고 이명박은 대통령이 됐다. 사진=오마이뉴스


이 어처구니없는 선동질은 주로 경상도 땅에서 주효했다. 이 선동질의 선두에서 나팔수 역할을 한 것은 물론 다름 아닌 조중동이다. 경상도 사람들은 마치 집단최면상태에 빠진 것처럼 분기탱천했고, 선거에서 “우리가 남이가!”를 연신 외치며 결전에 임했다. 그들은 바야흐로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전쟁터에 나가는 전사들 같았다.

그리고 그들은 승리했다. 지난 10년 동안, 특히 연이어 대선에 패배한 이후 지난 5년 동안, 그들이 얼마나 이를 갈고 복수심을 불태웠는지는 정권을 탈환(?)한 이후의 행보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정권을 잡자마자 이전 정권에서 진행해왔던 모든 정책들을 뒤집어버렸다. 신자유주의적 기조를 유지하며 진보세력과 대립했던 김대중-노무현 두 정권을 좌파정권으로 몰아 붙였다. 그나마 민생안정용으로 만들어놓았던 개혁적 제도들은 모두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판이고 일부는 이미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려질 운명에 처해있다.

전 세계가 산업화와 개발바람에 파괴된 자연을 회복하자는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이때, 거꾸로 나라의 젖줄인 한강과 낙동강을 파헤칠 대운하 구상을 하고 있다. 당장 저항에 주저하고 있긴 하지만, 이는 엄청난 개발이득을 노린 재벌과 집권세력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난관이 봉착해도 반드시 실현시키려고 할 것이란 점을 모르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또, 남북화해협력을 위한 모든 노력들도 ‘퍼주기’란 이름으로 폄하하고 양측의 정상이 약속하고 서명한 합의서까지 파기하는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미국에는 재협상 가능한 쇠고기협정조차 거부하는 이중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앞으로 어떤 나라가 이런 정부를 신뢰하고 조약을 맺고 교류를 하려고 하겠는가?

한순간, 촛불이란 장벽에 부닥치긴 했으나 이제 그들은 거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방송도 장악했고, 곧 가장 껄끄럽던 사이버공간마저도 함락이 눈앞에 보인다. 마침 벌어진 유명 연예인들의 연이은 자살은 그들에게 호재다. 이런 기회를 놓칠 그들이 아니다.

그들은 무엇보다 인터넷을 평정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정권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호시탐탐 인터넷을 장악할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기려고 했지만, 촛불이 그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촛불이 잦아들더니 기대하지 않았던 호재까지 겹쳤다.

여론을 장악하고 영구집권을 꿈꾸는 한나라당

그리고 드디어 그들은 ‘최진실법’이란 이름으로 포장한 ‘인터넷검열제’란 칼을 들었다. 그들이 이 새로운 전투에서 한 번 더 승리한다면 국민들의 입마저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다음에 그들은 괴벨스가 했던 것처럼 라디오를 하나씩 나누어주고 자기들 말만을 들으라고 할 것이다.

여론장악과 선동정치로 독재자로 군림한 히틀러


안타깝게도 이와 같이 지난 10년의 세월을 뒤로 하고 느끼는 격세지감은 단순한 감상의 수준을 넘어 시나브로 현실을 압박하고 고통을 강요하게 될 것이다. 칼을 함부로 내다버린 노무현을 조롱하던 그 순간도 어느덧 낡은 앨범 속의 추억으로나 기억하게 될 것이 분명할 듯보인다.

진보진영의 어느 인사는 이 격세지감의 시기를 히틀러의 파시즘을 연상시키는 것은 옳지 못하며 그리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 이유를 “히틀러가 살던 시대와 달리 한국 사회의 지배자인 대자본은 지금 방식으로도 충분히 지배 지속 가능하고 행복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일당독재’의 가능성이야 높지만, 그것은 파시즘이 아니라 한국판 자민당 시대의 개막이지 않을까?”(진보신당 이재영-레디앙) 라는 말로 설명하기도 한다.

글쎄,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히틀러도 처음부터 파시스트가 되려고 작정하고 그리 되었을까? 오스트리아 태생으로 화가를 꿈꾸었던 그가 희대의 독재자가 되리라고 처음부터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말이다.

히틀러가 죽고 난 후에 연합국 진영의 많은 정치가들도 그의 타고난 선동술과 대중장악력에 대해 연구했다는 걸 보면 시사 하는바가 크다. 전두환이나 이명박이 언론을 장악하는 기술도 알고 보면 원조는 바로 히틀러가 아니겠는가.

방송장악에 이어 인터넷검열제를 시도하는 이명박 정부를 바라보며 전운戰雲을 감지한다. 잃어버린 10년을 외치는 그들에게 국민은 이미 전투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2008. 10. 7.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오늘 경남도민일보 독자모임은 노회찬 전 국회의원에 이어 두 번째로 신학림 기자를 초청했다. 신학림 기자는 언론노조 위원장 출신이며 현재는 '미디어행동' 집행위원장과 '언론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또 '미디어스'라는 인터넷 언론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이분은 한마디로 자신을 신문을 위장한 범죄집단 족벌언론과의 싸움꾼이라고 소개했다. 강연 제목부터 “MB정권과 언론으로 위장한 범죄집단, 족벌권력은 어떻게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가?”였다. 이 제목 하나만으로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얼마나 대단한 싸움꾼인지 알 수 있었다.

신기자는 서두를 족벌언론과 재벌과 정치권력의 가계도를 그리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그가 그려대는 가계도는 한마디로 놀라움 그 자체였다. 재벌과 언론과 권력의 유착관계를 모르는 바는 아니었으나, 이건 상상 밖이다. 도대체 대한민국 안에 별개로 존재하는 씨족집단이 있다고 해도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 이대로라면 신기자의 설명처럼 경제5단체장과 대통령과 총리가 모여 회의를 열면 바로 ‘가족회의’요 ‘사돈회의’가 되는 것이었다.

대통령과 총리와 삼성, 엘지, 현대 등 재벌가와 조선, 중앙, 동아일보 등 언론이 거미줄처럼 엮여있었다. 특히 삼성의 창업주 이병철과 이건희의 장인이 된 홍진기의 관계를 설명하는 대목에선 참으로 언어도단의 역사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홍진기는 친일부역자로서 해방이 되자 처벌이 두려워 일본으로 도망을 갔다. 그런 그가 권력욕에 사로잡힌 이승만이 반민특위를 무력화시키고 정권을 잡자 귀국하여 법무장관과 내무장관으로 화려하게 재기하게 되었는데, 다시 3·15와 4·19혁명 당시 발포명령자로서 감옥에 가는 신세가 되었다. 4·19혁명 때 수도권에서만 무려 2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니 그가 지은 죄과는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씻기 어려울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를 이병철에게 소개한 사람이 바로 경북 칠곡 출신의 경북고 대부로 통하는 신현확이었다. 신현확은 전두환 일파가 12·12 쿠데타를 일으킬 당시 부총리였으며 최규하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도록 종용한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병철은 신현확의 조언에 따라 감옥에 있던 홍진기를 면회하면서 가까이 지내기 시작했으며, 결국 이 두 사람은 아들과 딸을 혼인시켜 사돈지간이 됐다. 조중동의 일원인 중앙일보가 삼성재벌의 신문이고, 홍진기의 아들이며 이건희의 처남이 사장이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신학림 기자는 말했다. 그럼 왜 조중동을 범죄집단이라고 하는가? 바로 탈세와 투기, 감금, 폭행, 성적 범죄까지, 우리가 입에 담을 수 있는 모든 추악한 범죄들이 이들과 똘똘 뭉쳐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원래 친일경제단체 대정실업친목회를 배경으로 창간된 조선일보를 금광으로 큰돈을 벌게 된 방응모가 조선총독부와 밀약을 통해 인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소위 문화정책을 펴던 총독부가 방응모의 친일서약에 조선일보를 넘겼음은 당연한 일일 터이다. 조선일보가 이후 해방될 때까지 내선일체와 황국신민을 부르짖었음을 모르는 이는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 조선일보는 해방 후에도 자유당정권, 다시 공화당정권으로 말을 갈아타가며 추악한 권력을 유지해 왔다. 방응모의 손자인 방일영은 ‘밤의 대통령’이란 별칭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서슬 퍼런 유신시절에 누가 감히 대통령을 사칭할 수 있었겠는가? 다름 아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붙여준 별호였던 것이다. 두 사람은 뻔질나게 요정에서 놀던 사이로 하루는 박정희가 그랬다는 것이다.

“임자, 낮에는 내가 대통령이지만 밤에는 임자가 대통령이야!”

물론 이런 이야기는 야사를 통해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것이 단순한 야사가 아니라 진실이란 사실도 모르는 이는 없다. 박정희의 밤의 행각에 관해서는 ‘배꼽 밑의 일에 대해선 논하지 말라’던 그의 호탕함만큼이나 인구에 회자되는 바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의 호탕한 방탕함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피눈물을 흘려야만 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방일영이 2003년에 사망하자 그의 세(네?)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 난 2녀1남이 친자확인소송에서 승소하고 재산분할청구소송에 들어갔다고 한다. 물론 현 조선일보 사장인 방상훈은 자기 집안의 추악한 그림자가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 배다른 동생들을 장례식장에도 발붙이지 못하게 했지만, 이제 모든 것이 백일하에 드러나게 될 것이며, 아마도 그 일은 자기가 맡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물론 나는 이들 조중동과 같은 족벌언론이 어떻게 권력과 재벌과 더불어 거미줄을 쳤으며, 어떻게 치부를 하고, 어떤 추악한 밤의 역사를 만들었는지 상상하고 싶지도 않고 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 그런 것을 하나씩 알게 될 때마다 심장에는 주름만 늘어날 것이고 건강만 버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 나 같은 시골 촌부가 별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무력감 탓도 있을 터이다.

이 정권만 생각하면 떠오르는 히틀러


그러나 서글픈 일은 이들 정권과 재벌과 언론의 수구반동복합체(이건 신기자가 만들어낸 말로써 미국에 군산복합체가 있다면 한국에는 수구반동복합체가 있다는 비유를 들었다)인 족벌권력이 이 정권을 통해 한국사회를 영구히 장악하고 지배하기 위한 방송장악 음모를 하나하나 착실히 실천에 옮기고 있다는 사실은, 모르고 싶다고 해서 또는 무력하다고 해서 우리를 가만 내버려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현 정권은 지상파TV와 종합편성PP(필자주; 종합편성프로그램공급채널), 보도전문채널에 대한 재벌의 진출을 합법화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임명한 것도 바로 그런 맥락일 것이다. 여기다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를 없애고 새로운 방송광고대행사(미디어랩, Media Rep)를 만들어 통제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것이 현 정권의 계략인 것이다.

원래 코박코(KOBACO)는 전두환 정권 때 언론 통제를 목표로 만들어진 것이었으나, 역설적이게도 87년 6월 항쟁을 거치면서 언론의 민주화와 독립성 쟁취에 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리고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아니 모두가 부러워하는 제도가 되었다. 그런데 그것을 이제 이명박 정부가 폐지하려고 하는 것이다.

나는 신학림 기자의 설명이 진행될 때마다 전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무시무시한 일이다. 이명박, 정녕 그는 스스로의 생각처럼 방송 빼고는 거칠 것이 없는 사람임이 분명해 보였다. 과거 건설사 사장 시절의 불도저식 저돌성으로 못 밀어붙일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그이지만, 역시 방송만큼은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여론을 장악하지 못하고선 그 무엇도 할 수 없다는 걸 그들은 뼈저리게 느낀 것이다. 또한 역으로 대운하, 민영화 등 난관에 봉착한 이 정권의 모든 친재벌 정책들도 방송만 장악하고 나면 일거에 해결된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신학림 기자의 설명을 들으면서 너무 어지러워 두뇌의 회로가 타버리는 것만 같았다. 정리도 안 되고 혼란스럽기가 그지없다. 지금은 21세기며 민주주의 시대이다. 19세기도 아니고 20세기 초 군국주의 시대도 아니다. 히틀러도 이미 죽었고 뭇솔리니도 없다. 그런데 왜 자꾸 히틀러가 생각나고 그의 충직한 선전장관이며 여론조작의 귀재 괴벨스가 생각나는 것일까?

오늘 포스팅은 내가 생각해도 너무 길고 정신없다. 죄송한 마음 뿐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어두운 과거를 지배해온 족벌권력을 제 정신으로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점을 이해하는 모든 분들의 이해가 있으리라 믿는다. 언제 꼼꼼히 정리한 강연노트를 시간 내어 깔끔하게 정리할 수만 있다면, 너무나 많은 내용이므로, 짧게 잘라서 시리즈 형식으로라도 다시금 포스트에 올리고픈 생각이다. 족벌권력 가계도도 그려 보이고 싶다. 정말 모두가 알아야하고 알았으면 하는 이야기들이다.

신기자는 조중동과 같은 추악한 집단과 싸우는데 두려워할 일이 없다고 했다. 도대체 부도덕한 집단을 무엇 때문에 두려워하느냐는 것이다. 싸우다가 부닥치면 자기 핑계를 대라고 했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다. 겁 없는 사람을 여럿 보아왔지만, 이런 사람도 그리 흔치 않으리라.

다음 신학림 기자의 말로 끝맺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중에 ‘이제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것이 노무현의 좌절감의 표시였든 재벌에 대한 대국민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목적이었든 재벌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자기고백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비주류에서 출발한 노무현이 큰 틀에서 보아 대부분의 정책이 신자유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태생이 다르고 출발부터가 다른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와는 비교할 바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지상과제는 방송장악이다. 운하사업도 한미FTA도 방송장악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오로지 방송장악이다. 지상파 방송만 장악하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방송통신위원장에 앉힌 최시중의 임무도 바로 지상과제인 방송장악이다.

한마디로 이 싸움에 한국 사회의 미래가 걸려있고 노동자, 서민 대중의 삶이 걸려있다. 이명박 정권은 방송을 장악하는 순간 지금까지 그나마 형식으로 취했던 국민을 섬기겠다, 소통하겠다는 자세가 180도 달라질 것이다.”

2008. 9. 25 경남도민일보 주최 <신학림 기자 초청강연회>에 다녀와서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이명박 정부가 또다시 감세정책을 발표했다. 이번엔 종합부동산세 인하다. 이번 감세안으로 종부세 과세대상의 약 60%에 달하는 가구가 혜택을 보게 됐다. 숫자로 보면 약 18만 가구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로 인해 향후 3년간 세수 감소규모가 2조 2300억 원에 달할 것이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지방재정의 악화를 재산세율을 인상함으로써 보충할 것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부자들에게는 세금을 깎아주고 그 부족분을 서민들에게서 더 거둬들이겠다는 것이다.

이 정부는 들어서자마자 줄곧 세금 깎는 일에 몰두해왔다. 마치 세금이 너무 비싸 나라 경제가 잘 안 돌아간다는 판단을 한 듯하다. 이명박 씨는 대통령 당선 이전에도 늘 “내가 경제는 좀 아는데...” 하는 말로 자신의 이력을 과시해왔고, 국민들도 그런 그가 경제를 살려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대통령으로 뽑아주었다. 그런 이명박 정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주로 하는 일이 부자들 세금 깎아주는 일인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래 국가경제지표는 내리막길 일변도로 달려왔으며 최근엔 미국 발 금융위기 여파로 국가부도설이 퍼지기도 했다. 죽었던 경제를 살린다더니 오히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기반마저 무너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속출하고 있다. 이제 이명박이 경제를 좀 안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별로 없다. 심지어 조선일보조차 대통령이 경제를 좀 안다고 자화자찬하는 태도에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이제 국민들은 747은 고사하고 337 박수를 칠 힘조차도 없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 계속 질러대는 코미디 같은 쇼를 들어줄 힘도 더 이상 없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법인세나 종합부동산세처럼 부자들에게만 깎아주는 정책을 내는 건 아니었다. 서민들을 위해서도 깎아줄 무엇을 준비했다. 바로 복지의 축소다. 그 첫 신호탄으로 장애인활동보조인 예산 150억을 삭감해 버렸다.
 
과거 70년대 말부터 불기 시작한 대처리즘이나 레이거노믹스로 대표되던 신자유주의의 핵심이 무엇이었던가? 바로 감세와 복지축소다. 
부자들에게 세금을 깎아주고도 나라를 유지하기 위해선 반드시 병행해야할 대차평균의 원리와 같은 조건이 있다. 서민들에게 나누어주던 복지를 함께 깎아야만 하는 것이다.

미국이 신자유주의 깃발을 들고 20여 년을 달려왔지만, 그들이 마침내 북유럽 수정자본주의(혹은 수정사회주의) 복지국가들을 제치고 더 잘 살게 됐다는 이야기를 나는 들어본 적이 없다. 오히려 '쌍둥이 적자'에다 취약한 내수기반마저 무너지고 경제가 더 어려워졌으며 그래서 그 낡은 깃발도 이제 내다버리려고 한다는 소식들만 들린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는 거꾸로 70년대로 돌아가고 있다. 무한한 경제적 자유를 누리며 부의 축적이 자유롭던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이제 이명박 정부는 촛불정국으로 떨어진 지지도를 다시 되찾을 생각을 포기한 듯하다. 국민다수로부터 지지받기보다 자기와 같은 계급적 운명을 가진 소수 부자들만을 위해 남은 임기를 바치기로 결심한 듯하다. 또한 종부세 감세정책의 가장 큰 수혜자가 바로 이명박 대통령 자신이라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것은 철저하게 자기 자신을 위한 노선이기도 하다.

그러나 부자들을 위한 세금 깎아주기의 그늘에는 쥐꼬리만 하던 복지마저도 박탈당해 고통 받는 장애인들이 있다. 지금 한나라당 국회 보건복지위 간사인 안홍준 의원 사무실 앞 난장에서는 열흘 가까이 장애인들의 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자료사진; 경남도민일보 우귀화 기자>

그들의 요구는 부자들에게 깎아준 수조 원대의 정부예산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다만 중증장애인들이 집밖으로 나와 움직일 수 있도록 활동보조인에게 지급되던 하루 5시간의 급여예산을 돌려달라는 것이다. 2조 수천억대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예산이 아니라 겨우 150억의 책정된 예산을 원상복구 시켜달라는 것이다. 중증장애인들에게 활동보조인 예산은 최소한의 필요조건이 아니라 생존권 그 자체로서 목숨에 관한 문제인 것이다.

그러나 열흘째 농성에도 정부와 여당은 묵묵부답이다.

“너희는 씨부려라. 우리는 우리 길을 간다.”

완전 똥배짱이다.


2008. 9. 25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