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경'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11.01 욕망의 불꽃, 최악의 악녀 윤나영에 연민을 느끼는 이유 by 파비 정부권 (6)
  2. 2010.10.04 욕망의 불꽃, 돌아온 카리스마 신은경 by 파비 정부권 (5)
욕망의 불꽃의 주인공은 단연 신은경이죠. 유승호와 서우도 있지만, 아직 신은경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당연하죠. 연륜이 있는데. 조민기 역시 발군의 연기자임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인데, 이 드라마에선 신은경을 빛나게 해주는 역에 머무르는 것 같네요. 뭐랄까, 신은경을 위한 배경이랄까요….

신은경, 아니 윤나영이라고 해야겠군요. 윤나영은 지독한 악녀지요. 세상에 저토록 사악한 여자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에다 악녀라고 불리는 것조차도 그녀에겐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녀의 악행을 하나하나 열거하자면 끝도 없습니다. 우선 자기 언니를 강간하도록 강준구를 충동질한 악행이 있지요.

결국 강준구는 언니를 강간했고, 대서양그룹의 셋째 아들 김영민(조민기)과 혼담이 오가던 언니 윤정숙의 인생은 망가지고 말았습니다. 강준구는 진심으로 윤정숙을 사랑했죠. 정숙을 보호하려던 강준구는 싸움에 휘말리며 살인죄를 저지르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 윤나영. 목적을 위해선 살인도 서슴지 않는다.


모든 것이 윤나영의 음모가 발단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나영의 아버지마저 뇌졸중으로 쓰러져 죽고 말았으니 천륜을 저버린 것이었지요. 나중에 나영은 직접 살인까지 저지르게 됩니다. 목숨처럼 아끼는 아들 민재의 생모 양인숙을 자동차로 치어 죽인 것이지요.

물론 그녀는 다시 살아났습니다. 그리고 대서양가 근처에서 찻집을 운영하며 몰래 민재를 만나고 있지요. 당연 민재는 그녀가 누군지 모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비극은 나영이 자기가 낳은 아이가 죽기를 바랐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낳자마자 죽었다는 소리에 안도하는 윤나영.

그녀라고 사람의 감정이 없지는 않겠죠. 죽었다고 하자 잠깐의 안도가 있은 뒤에 다시금 인간의 마음으로 돌아와 오열합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니 '아, 저이도 사람은 사람이구나' 하면서 측은한 마음이 들더군요. 그러나 아무래도 그녀에겐 인간의 본성보다 악마적 본능이 앞서는 것 같습니다.

어제 그랬죠. 정숙이 고아원에서 데려다 길렀다는 혜진이가 자기 딸이었다는 소리를 듣게 되자 그녀는 다시금 절망적인 상태에서 절규합니다. 그녀의 절규는 위기감과 낭패감 때문이었죠. 그러나 잠시 후 아이가 죽었다는 소리를 듣게 되자 다시금 잠깐의 안도에 뒤이어 인간적 슬픔이 그녀를 지배하는 모습.

그러더니 언니에게 악을 쓰며 "네가 그럴 수 있느냐"며 책임을 따집니다. 아, 그녀는 딸이 살아있었으며 10여 년을 살다가 다시 죽었다는 소리를 듣게 되는 그 상황에서도 모든 책임을 언니에게 떠넘기는 고도의 술수를 부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더불어 그 술수는 자기 마음의 짐을 덜어보려는 뜻도 들어있었을 테지요.  

그리고 나영은 정숙에게 선포합니다. "다시는 널 만나지 않을 테야. 이걸로 우리는 끝이야. 앞으로 절대 찾아오지도 마." 그러나 정숙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든 혜진을 찾아 나영에게 돌려주고 용서를 빌고 싶은 심정이지요. 아이를 찾아 여기저기 안 가본 곳이 없습니다.

마침내 정숙은 혜진이의 행방에 대해 실마리를 찾았나 봅니다. 나영의 저택 앞에 찾아간 정숙. 나영이 왜 찾아왔냐고 짜증을 내지만 혜진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며 희망에 찬 얼굴로 말하는데, 순간 나영은 안색이 확 변하면서 이렇게 소리치고야 마는군요. 

"아니 그 앨 찾아서 뭘 어쩌겠다는 거야."

그토록 조심해왔던, 자신의 이중적 면모를 들키지 않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건만 언니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순간적으로 실수를 한 것입니다. 그러나 역시 나영의 언니는 천사네요. 순간적으로 나영의 속마음을 알아챘을 법한데도 모른 척 넘어갑니다. 

▲ 뉴욕의 밤거리에서 술에 취한 양인숙을 자동차로 치어 살해하는 윤나영


윤나영, 이렇듯 가면을 쓰고 20년 넘게 대서양가에서 자신을 숨기며 살았습니다. 죽음보다 더 외롭고 지친 영혼을 안고 그렇게 살았던 것이지요. 밤마다 알콜을 친구 삼아 낮의 고통을 위로하며 말입니다. 모두들 잠든 밤이 되면 더 이상 가면을 쓸 필요가 없으니 그때야말로 그녀에겐 가장 편한 순간이겠지요. 

어쩌다 자신의 이중성이 들통나는 순간이 생기면 당황하는 순간은 찰나, 어느 틈엔가 평정을 찾고 임기응변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윤나영이었습니다. 그녀는 늘 현숙하고 친절하며 부지런하고 이해심 많은 대서양가의 며느리였습니다. 게다가 아무 욕심도 없고 아는 것도 별로 없는 '맹탕'입니다. 

그러니 위의 동서들도 그녀를 경계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주변을 속이면서 나영은 하나하나 대서양을 삼킬 계획을 꾸미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녀의 꿈은 부잣집 며느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그녀의 꿈은 남편을 대서양그룹의 총수로 만들어 아들 민재에게 물려주는 것입니다. 

욕망은 끝이 없는 것입니다. 그 끝없는 욕망을 위해 나영은 가면을 쓰고 속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노심초사해야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두들 잠든 밤이 되면 타는 목을 타고 넘는 술만이 그녀의 괴로움을 달래주는 유일한 친구가 되는 것이지요. 그녀는 정말 불행한 사람입니다.

그녀가 지독한 악녀임을 알면서도 그녀를 이해하고 응원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녀의 불행을, 그녀의 아픔을 우리가 잘 이해하고 자기 것으로 보듬기 때문일까요? 그것 때문만일까요? 정말 그렇습니다. 도무지 용서할 수 없는 악행을 수없이 저질렀음에도 쉽게 그녀를 비난하지 못하는 것은 진정 무엇 때문일까요?

알 수 없지만, 한가지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신은경이 윤나영의 이중적 면모를 유감없이 잘 연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실로 신은경이 아니라면 누가 윤나영이 가면을 썼다 벗었다 하며 경계를 넘나드는 모습을 연기할 수 있었을까요?

▲ 가면의 두 얼굴, 윤나영


그러므로 윤나영이 저지른 숱한 악행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이해하고 보듬게 되는 것은 모두 신은경의 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이제 양인숙(엄수정)도 등장했고, 양인숙의 기둥서방이며 비열한 건달 송진호(박찬환)도 등장했으며, 나영의 첫사랑 박덕성도 나타났으니 윤나영의 번민은 더욱 깊어지겠군요.  

그러나 버스회사 사장 아들 박덕성을 만난 자리에서도 천연덕스럽게 행동하는 걸 보니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네요. 오히려 박덕성의 존재에 대해 미리 알고 바로 위 동서 남애리(성현아)와의 관계를 모두 파악하고 있었던 것처럼 보이니 정말 섬뜩합니다.

아무튼 사상 최악의 악녀 윤나영에게 인간적인 면모를 부여하며 그녀를 쉽사리 비난하지 못하고 도리어 측은지심을 발동시키며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최고의 공신은 누가 뭐래도 신은경입니다. 그녀의 신들린 연기에 윤나영의 영혼까지 사로잡힌 듯합니다.

그러나 그녀의 불행은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한 듯 하니, 앞길이 구만 립니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신은경, 참 오랜만이군요. 신은경은 한때는 좋아하기도 하다가 또 한때는 싫어하기도 한 그런 연기자였습니다. 아니, 조폭마누라에서의 신은경은 제겐 별로였습니다만 나머지는 대체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조폭마누라에서가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신은경은 매우 특이한 캐릭터를 가진 연기자로 제게 기억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우선 생김새부터가 그렇죠. 어떨 땐 공주처럼 보이기도 하다가 또 어떨 댄 선머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매우 강렬한 카리스마를 풍기다가도 어떨 땐 아주 귀엽습니다. 

뭐 아무튼 오랜만에 만나니 반가운 건 사실이네요. 이거 뭐 잘 아는 지기도 아닌데 반가운 척 하려니 좀 거시기 하긴 합니다. 그러나 어쨌든 욕망의 불꽃에서 신은경이 보여줄 윤나영은 실로 신은경의 카리스마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하기 힘든 역이란 사실을 똑똑히 보여준 첫회였습니다. 


아이를 낳고 애가 죽었다는 소리에 눈을 부릅뜨고 눈물을 흘리는 두 눈은 붉게 충혈되었습니다. 윤나영(신은경)은, 그녀의 말에 의하면 '애비도 모르는 자식'을 임신했습니다. 애비도 모르다니? 저는 그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도 눈을 부릅뜨고 똑똑히 화면을 지켜보았지만, 그런 장면은 없었거든요. 

버스회사 사장 아들 이세창이 윤나영의 첫사랑 박덕성으로 나오는군요. 그러고 보니 이세창도 참 오랜만이네요. 그런데 왜 이렇게 늙었을까요? 왕년의 미소년 이세창은 눈 씻고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군요. 하긴 나하고 몇 살 차이도 아니니 그럴 만도 하지요. 저는 사실 거울 보면 더 심하거든요. 머리 환경도 엉망이고. 

암튼^^* 실례~ 

이 박덕성이란 친구가 윤나영의 애인인데요. 윤나영을 그냥 노리개감으로 데리고 놀았던 모양이네요. 떼낼려고 깡패들을 고용했나봅니다. 박덕성과 헤어진 윤나영이 집으로 가는 골목길을 가다가 이 깡패들을 만난거지요.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여러 명의 깡패들 앞에서 어쩌겠어요? 

발로 차고,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고, 배를 걷어차고, 난리도 아니었지요. 윤나영, 정말 독한 여자였습니다. 그 와중에도 깡패 한놈을 부여잡고 다리를 이빨로 물어뜯더군요. 휴~ 그러나 결국 깡패들의 구두발에 윤나영도 그로키가 될 수밖에 없었지요. 그 다음 깡패들은 쓰러진 그녀 위에다 돈 보따리를 풀었지요. 


"분수를 알아야지.니 주제에 어딜 사장님 아들을 넘봐. 이거는, 사장님께서 특별히 주시는 퇴직금이야. 너, 또 말썽 피우면 그땐 아주 작살을 내버릴 거야. 알았어!!" 

세상에, 나도 감쪽같이 속았지 뭡니까. 깡패들을 사주한 것이 박덕성의 아버지였다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아니었습니다. 그 일을 시킨 것은 버스회사의 사장이 아니라 그 사장의 아들인 박덕성 본인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세상에 있을 수 있을까요? 이런 인면수심이. 

그러나 더 놀라운 건 그 다음에 벌어졌습니다. 윤나영도 처음엔 박덕성의 아버지가 시킨 일로 알고 있었지만, 박덕성이 대화 중에 실수로 자기가 시킨 것이란 사실을 들키고 말았죠. 윤나영.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을까요? 그녀는 즉시 짐을 싸 고향 울산으로 내려갑니다. 

버스에서 내리는 그녀의 몸은 예사 몸이 아니었습니다. 다친 곳은 얼굴만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불룩한 배. 그녀는 임신을 했던 것입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녀가 박덕성의 애를 배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왜 그토록 독하디 독한 윤나영이 시골행을 택했을까?' 하고 의문을 품었지요.

물론 그녀의 말에 의하면 그녀가 그렇게 순순하게 물러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윤나영은 박덕성의 아버지를 찾아갔고, 문전박대를 당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렇게 쉽게 물러날 윤나영이 아닙니다.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윤나영의 필생의 꿈은 부자집 며느리가 되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오호, 통제라! 윤나영은 애비도 모르는 자식을 임신했던 것입니다. 윤나영이 절규하듯 그녀의 언니 앞에서 외칩니다. "어떻게 애비도 모르는 애를 낳을 수 있지? 이 애를 어떻게 죽일 수는 없을까? 언니는 간호원이잖아. 어떻게 해봐. 난 이 애를 낳으면 안 돼. 난 부자집에 시집가야 한단 말이야!"

(윤나영은 분명 깡패들에게 맞기만 했을 뿐 아무 짓도 당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윤나영이 박덕성에게도 분명히 말했지요. 그런데 그녀가 왜 그런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진짜 그때 동네 깡패들에게 당해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과거를 버리기 위해 일부러 그런 말을 하는 건지는. 여기서 중요한 문제는 아니니, 일단 패스^^)

그러나 이미 아이는 잉태된 지 6개월이 지났습니다. 결국 언니와 함께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 아이를 낳게 되는데 의사가 큰 병원으로 가야만 한다고 말합니다. 안 그러면 산모도 태아도 위험하답니다.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핏발 선 눈으로 절대 안 된다고 외치는 윤나영.

결국 죽음의 절벽 끝에서 윤나영은 아이를 낳았습니다. 정신을 잃었다 다시 정신을 차린 윤나영, 제일 먼저 아이는 어떻게 됐냐고 묻습니다. 마치 아이의 안위를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과 아이가 죽었으면 하고 바라는 야심가 윤나영의 욕망이 교차하는 얼굴 표정으로.


언니는 아이가 죽었다고 말합니다. 그 순간, 안도와 슬픔이 엇갈리는 윤나영. 그러나 곧 이어 절규합니다. 두 눈에 핏발이 곤두선 채로. 실로 섬뜩한 장면이었습니다. 소름이 오싹 끼칠 정도로 그녀의 연기는 리얼했습니다. 역시 신은경의 카리스마는 무서웠습니다.

신은경이 아니었다면 누가 이 역할을 대신할 수 있었을까요? 아무튼 언니는 거짓말을 한듯이 보입니다. 윤나영은 딸을 낳았고, 그 아이가 나중에 윤나영과 김영민(조민기 역)의 아들 유승호와 사랑에 빠질 운명인 모양입니다. 당연히 김영민은 윤나영의 소원처럼 부자집 아들이겠지요?
 
돈을 향한 인간의 끝없는 탐욕이 빚어낼 한 재벌가의 불행한 인간사를 어떻게 잘 그려낼 수 있을지, 정말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오랜만에 MBC가 좋은 드라마를 내놓았습니다. 100억원이나 들인 김수로는 정말 기대 이하였지요. 이번에 김수로가 구긴 체면을 살려줄 수 있을런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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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