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경'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0.08.19 김탁구를 제빵왕의 길로 인도하는 구마준 by 파비 정부권
  2. 2010.08.05 김탁구, 구마준의 KO패와 신유경의 잘못된 선택 by 파비 정부권 (9)
  3. 2010.07.31 김탁구, 아들 구마준을 파멸로 몰고가는 서인숙 by 파비 정부권 (7)
  4. 2010.07.16 김탁구, 가장 불쌍한 캐릭터는 구마준과 신유경 by 파비 정부권 (9)
  5. 2010.07.15 김탁구가 양미순에게 엄마 사진을 보여준 이유 by 파비 정부권 (10)
탁구의 가장 훌륭한 스승은? 다름 아닌 구마준!!

구마준이 탁구가 설빙초를 마시기 전에 제지하기를 바랐습니다만, 마준은 결국 막지 않았군요. 양미순이 약 숟가락을 탁구의 입으로 가져가는 걸 지켜보면서 마준은 그 짧은 순간에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건 내가 하는 일이 아니야. 어디까지나 이건 너의 운명일 뿐이야. 내가 아니어도 운명이 너에게 독약을 먹이고 있지 않니."
 
구마준은 가만 보면 핑계의 대가입니다. 그는 늘 나쁜 짓을 할 때마다 이럽니다. "이건 내 탓이 아니야. 다 네가 못난 탓이지. 너는 결국 누군가에게 이렇게 당하도록 되어 있어. 그걸 운명이라고 하지." 마치 성폭력 범죄자가 이렇게 말하는 거 하고 같습니다. "이게 어디 내 탓이야? 만약 네가 싫었다면 나는 할 수 없었다고."

사람을 개 패듯이 무차별 폭행을 해놓고도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에 모든 것은 다 상대가 있는 법이야. 손바닥도 마주 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지." 그런 견지에서 아마 얼마 전에 이명박 대통령과 아나운서를 꿈꾸는 젊은 여대생들을 빗대 성희롱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던 강모 의원도 굉장히 억울할 겁니다.

"아니 내가 한 말이 뭐 틀린 거 있어? 원래 다 그런 거 아니야? 자기들도 다 알면서, 괜히들 난리야."


이런 것은 성희롱당으로 놀림 받는 한나라당이나 보수파들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진보단체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이런 일이 비일비재로 일어납니다. 심지어 수배된 민주노총 위원장을 수행하던 민주노총의 한 간부가 전교조 여교사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사자는 징역 3년형인가를 선고 받았지만, 민주노총은 아직도 이에 대해 공식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무튼 구마준이 바로 이런 인간입니다. 자기가 일을 저질러놓고도 그것은 모두 너의 운명 탓이야 이러면서 철저하게 자기 합리화를 합니다. 이런 사람이 실로 무서운 겁니다. 온갖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마치 자기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자기도 매우 괴로운 무엇이 있다는 듯이 비련의 주인공처럼 행세합니다.

구마준이 바로 그런 인간인 것입니다. 차라리 무식하게 악행을 저지르는 야차 같은 인물이라면 동정의 여지도 없으니 우리가 그렇게까지 고민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이런 구마준의 악행 덕분에 김탁구가 제빵왕의 길로 들어선다는 것입니다.

<제빵왕 김탁구>. 제목이 말하듯이 누가 뭐래도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줄거리는 김탁구가 갖은 어려움을 겪고 마침내 제빵계의 큰별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억하시는 분은 하시겠지만, 김탁구는 빵 만드는 데는 영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는 오로지 어머니를 찾는 일만을 생각하며 삽니다.

그런 김탁구가 빵을 만들도록 만든 인물은 누구도 아닌 구마준이었습니다. 이들이 12년 만에 재회한 곳은 팔봉빵집입니다. 탁구가 팔봉빵집에 머물게 된 이유는 다만 바람개비를 찾기 위함이었습니다. 바람개비 문신을 한 남자. 조진구였습니다. 그를 찾으면 엄마를 만날 수 있으리란 기대가 탁구에겐 있었던 것입니다.

마준과 탁구 사이에서 갈등하는 신유경. 그러나 그녀는 결국 돈냄새를 따라 나서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그 기대는 조진구를 만난 순간 깨졌습니다. 이제 더 이상 탁구는 팔봉빵집에 머물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그런 탁구에게 빵을 만들 이유를 만들어준 것은 구마준이었습니다. 구마준은 탁구에게 경찰서에 잡혀간 신유경을 빼내 줄 터이니 앞으로 2년간 절대 신유경을 만나지 말 것을 강요합니다.

그리고 2년 후에 자기와 경합을 해야 한다고 조건을 겁니다. 물론 탁구는 이에 응했습니다. 신유경을 구하기 위해서. 탁구가 빵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해준 사람은 구마준만이 아니었습니다. 구마준의 생부. 한승재가 있습니다. 그는 팔봉빵집의 고재복을 매수해서 제빵실 폭발사고를 사주합니다.

당연히 김탁구를 죽이거나 불구로 만들 계획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김탁구는 실명만 한 채 살아남았습니다.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김탁구. 그때 김탁구는 자기가 얼마나 간절하게 빵을 만들길 원하는지 알았습니다. 딱 한 번 보았을 뿐인 아버지의 빵 만드는 모습이 너무나 또렷하게 기억 속에 살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입니다.

결국 한승재가 김탁구를 해치려고 한 계획이 탁구로 하여금 구일중이 걸어간 길을 걷도록 만드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구마준은 김탁구에게 팔봉선생의 경합에서 자기를 이기려면 수단방법 가리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충고합니다. 그리고 자기는 분명히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

역시 한승재의 사주를 받은 고재복이 경합자들의 밀가루 반죽에 소다를 뿌려 못쓰게 만드는 사고를 쳤습니다. 구마준은 이것이 김탁구의 짓이라고 모함을 하고 결국 김탁구는 다른 경합자들을에게 밀가루를 양보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고 맙니다. 1차 경합에서 김탁구는 탈락할 위기에 놓인 것입니다.

그러나 위기는 탁구에게 기회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탁구는 모자란 밀가루 대신에 옥수수와 보리를 이용해 보리밥빵이란 특별한 빵을 만들어냈습니다. 가장 배부른 빵. 탁구는 팔봉선생으로부터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반면에 구마준은 탈락시켜야겠지만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다는 팔봉선생의 말로 자존심을 구겼습니다.

구마준의 악마성을 알면서도 따라가는 신유경에 비해 양미순은 사람냄새가 나는 김탁구에 이끌린다. 역시 미각의 천재.


2차 경합. 갈등하던 마준은 결국 악마의 유혹을 삼키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이번엔 매우 중대한 범죄행위를 계획합니다. 김탁구에게 독을 먹이기로 한 것입니다. 설빙초. 이걸 먹으면 맛과 냄새를 느끼지 못합니다. 미각과 후각이 없이 빵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김탁구. 이번에도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습니다. 미각과 후각을 잃은 탁구는 제빵사로선 식물인간입니다. 그런 그는 오로지 손의 감각만으로 빵을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성공했습니다. 탁구는 실패한 빵들을 경합 시험대 위에 올려놓았지만, 그 실패의 경험이야말로 최고의 성공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성공은 오로지 손의 감각만으로 이룬 것입니다. 김탁구가 마신 독초의 양은 한 숟갈 정도였으므로 곧 다시 미각과 후각을 되찾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럼 이제 탁구에겐 미각, 후각 외에 또 하나의 무기가 더해지는 셈입니다. 바로 뛰어난 손의 감각. 이 삼박자가 김탁구를 제빵왕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탁구가 이런 비장의 무기들을 개발하도록 힘써준 사람은 누구일까요?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은 구마준입니다. 구마준이 호의로 그런 것은 물론 아닙니다. 그러나 아무튼 김탁구는 마치 무협지의 주인공처럼 낭떠러지로 떨어지면 꼭 비급 한 권을 얻어오거나, 기화요초를 얻어 임독양맥이 타동되는 기연을 얻습니다.

그리하여 삼화취정, 오기조원을 거쳐 등복조극에 이르고 마침내 입신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무협지의 주인공들은 대개 자기를 낭떠러지에 밀어 떨어뜨린 악인을 찾아내 기어이 복수를 합니다. 가끔 용서를 하는 경우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기억나는 것이 전혀 없으니 아마도 복수가 대체적인 결말인 듯싶습니다.

김탁구는 어떨 것 같습니까? 자기를 낭떠러지에 밀어 떨어뜨린 구마준, 그리하여 기연을 얻어 제빵왕의 길로 인도해준 구마준을 어떻게 대할 것 같습니가? 역시 늘 그렇게 기대하듯이 처절하게 복수할 것인가, 아니면 모든 것을 용서하고 화합의 길로 나아갈 것인가. 
                                                                                                      이블로그가 맘에 들면 구독+신청 Q
Posted by 파비 정부권

△ 늘 일그러진 표정의 구마준

















구마준, 참으로 불행한 인물입니다. 모두들 그렇게 느끼시겠지만, <제빵왕 김탁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저마다의 슬픔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팔봉빵집의 식구들만이 그런 슬픔으로부터 자유로운 것 같지만, 그들마저도 마음속 저 깊은 곳에 숨겨둔 진한 슬픔이 보입니다. 
 
선과 악이 혼재하며 갈등하는 인물 구마준

그러나 누가 뭐래도 누구보다 가장 슬픈 인물은 구마준입니다. 그는 악역입니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 자라고 있는 악마의 기운은 어쩐지 사람들로 하여금 연민의 정을 느끼게 합니다. 그는 본래부터 서인숙과 한승재의 악마적 본성을 이어받아 선한 인물이 되기는 그른 것으로 간주됐습니다.

열두 살의 김탁구를 만나기 전에도 구마준은 매우 신경질적이고 거만하며 이기적이었습니다. 정말 그는 서인숙의 못된 심성을 닮은 탓인지 빵 만드는 것조차 천한 일이라고 싫어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거성가를 일군 원동력이며 제가 부자로 풍족하게 사는 이유인데도 말입니다. 
 
그런 구마준에게도 인간적인 면모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구마준은 탁구를 돕기 위해 거성가를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고 청산까지 함께 동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엄마의 돈과 패물을 훔쳐 가출을 시도했던 구마준은 결국 김탁구를 배신하고 탁구를 도둑으로 몰았지만 말입니다. 구마준은 악과 선이 혼재하며 늘 갈등하는 인간입니다.

구마준의 내부에서 악한 기운이 선한 기운을 누르고 승리하게 되는 데는 중요한 사건이 있습니다. 바로 할머니 홍여사의 죽음. 구마준은 이때 제가 구일중의 아들이 아니라 한승재와 서인숙의 불륜 사이에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는 또한 김탁구가 거성가의 유일한 아들이란 말이기도 합니다. 

그의 마음속은 부끄러움, 수치심, 분노, 질투 이런 것들이 마구 교차하며 혼돈에 빠졌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한편 어머니 서인숙에 대한 걱정도 생겼을 것입니다. 이런 점은 역시 구마준에게도 인간적인 정서, 선한 기운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구마준은 쓰러져 의식이 없는 홍여사와 일방적인 계약(?)을 하고 구일중에게 위험 신호를 보냈습니다. 비밀리에. 

신유경과 구마준이 택한 길, 서인숙 탓만은 아니다

△ 신유경을 잃고 대신 아버지를 만난 탁구, 제빵왕이 되어 성공하고 말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될까?

왜 비밀리에, 은밀하게 할머니가 쓰러졌다는 사실을 알렸을까요? 그것은 구마준도 은연중에 한승재와 서인숙 그리고 자기는 공범이란 사실을 인식했던 것입니다. 12년이 지나 팔봉빵집에서 김탁구를 다시 만났을 때 그의 기분이 어땠을까요? 아마 징글징글 했을 것입니다. "아, 이 지독한 악연!" 하며 말입니다. 

그러나 서태조란 이름으로 김탁구와 지내면서 구마준은 서서히 인간의 정과 나눔에 대해 눈 뜨기 시작합니다. 철저하게 타인과 단절된 삶을 살아온 구마준에겐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아, 이렇게 사람들과 교감하며 산다는 게 행복이라는 것이구나!' 하고 느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탁구가 내민 손을 잡고 싶어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역시 운명은 선한 구마준의 편이 아니었습니다. 서인숙이 나타난 것입니다. 아들을 만나기 위해 팔봉빵집에 나타난 서인숙은 김탁구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김탁구와 서태조의 교감은 끝이 났습니다. 이제 구마준은 더 이상 서태조도 아니고 김탁구가 내민 손을 잡을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서인숙은 김탁구를 궁지에 몰아넣기 위해 음모를 꾸밀 것입니다. 구마준이 아무리 말려도 서인숙은 그것만이 아들을 위한 길이라는 신념으로 일을 도모할 게 분명합니다. 그런 점에선 한승재도 마찬가지죠. 결국 이 두 사람은 끊임없이 아들 구마준을 악의 수렁으로 밀어 넣는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그러나 구마준이 이 두 사람 때문에 악마의 길로 빠지게 된다고 말하면, 그건 구마준의 존재를 너무 헐한 것으로 무시하는 처사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 결론은 결국 구마준 스스로가 내리는 것입니다. 악마의 길을 택하든 천사의 길을 택하든 그 몫의 대부분은 역시 제가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신유경도 마찬가집니다. 

구마준의 완벽한 KO패, 다시 타오르는 질투심

신유경이 구마준과 엮이고 난 후에 김탁구를 곤란한 지경에 빠지도록 음모를 꾸미게 된다는 미래의 결과들은 서인숙으로부터 받은 모욕이나 복수심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 역시도 대부분의 몫은 신유경 자신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녀는 스스로 제 길을 간 것이지 누가 등을 떠밀어서 간 것은 아니란 말입니다.  

오늘 보니 1차 경합에서 구마준은 김탁구에게 판정패했습니다. 아니, KO패 했습니다. 구마준에게 팔봉선생은 한 번의 기회를 더 주겠다는 말로 사실상 탈락을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오늘의 경합에서 우승자는 김탁구였으며, 양미순이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구마준은 간신히 팔봉선생의 배려로 살아남은 것입니다.

△ 1차 경합은 김탁구의 KO승, 구마준의 인상은 일그러지고...


이때 구마준의 눈가에 불꽃이 튀었습니다. 다시금 구마준의 마음속에선 질투와 분노가 되살아났습니다. 김탁구와 살면서 얻었던 따스한 감정들이 이미 서인숙의 등장으로 바람처럼 사라진데다, 팔봉선생의 판정은 마침내 구마준의 가슴을 다시금 꽁꽁 얼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김탁구, 너는 정말 재수 없는 놈이야. 왜 네가 내 앞에 자꾸 나타나는 거지? 나는 네가 정말 싫어. 네가 이 세상에 없었으면 좋겠어.' 열두 살 어릴 적 구마준이 외쳤던 이 소리가 다시 구마준의 귓가에 쟁쟁거렸을 것입니다. 구마준의 결심했을 것입니다. '탁구, 너를 짓뭉개버릴 테다!'

이제 2차 경합이 시작될 것입니다. 과연 2차 경합에서도 1차 때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유지될 수 있을까요? 1차에서는 고재복이 암수를 썼었지만, 2차에서는 다시 악의 화신으로 돌아간 구마준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궁금해집니다. 그는 분명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김탁구에게 경고했던 바가 있습니다. 

신유경의 불행, 제대로 혹은 올바로 읽는 법을 배우지 못한 탓

정말 그게 궁금합니다.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구마준이 보여줄 비열한 수단. 김탁구가 또 어떻게 구마준의 해코지를 이겨내고 2차 경합에서도 최고의 판정을 받게 될지…, 그리고 3차 경합에서 마침내 팔봉선생으로부터 인정서를 받아들게 될지…. 한 달 안에 모든 것이 결판나겠지요.

그리고 때를 맞춰 거성식품도 주주총회와 이사회 소집이란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앞으로 한 달이 김탁구와 구마준, 두 사람의 운명에 중대한 기로가 될 듯싶습니다. 그나저나 신유경이 걱정이군요. <동이>에서도 그랬지만, 유상궁처럼 줄 잘못 서면 고생하는 것입니다.

△ 탁구를 버리고 구마준의 품에 안긴 신유경, 단지 복수가 목적?


아무래도 신유경은 줄을 잘못 선 것 같습니다. 판단은 머리로만 하는 게 아니고 가슴으로도 해야 하는데 신유경은 머리만 너무 똑똑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머리로 하는 공부만 잘 할 뿐 가슴으로 하는 공부는 제대로 못 배운 신유경, 눈에 보이는 것을 제대로 읽는 법을 배우지 못한 신유경, 그게 신유경이 불행하게 되는 이유 아닐까 합니다.

신유경은 한승재와 구마준이 벌인 일들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었지요. 그래서 오늘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김열규 선생의 말씀처럼 공부는 머리로 하는 것이지만, 가슴으로도 해야 한다, 발로도 해야 하고 손으로도 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대로 읽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하는 그렇게 별로 관련 없어 보이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이블로그가 맘에 들면 구독+신청 Q
Posted by 파비 정부권

지나친 모정과 삐뚤어진 모정의 차이가 뭘까?
"서인숙은 아들을 자기 뜻대로 만들고 싶어 한다"















서인숙의 모정은 남다릅니다. 어찌 보면 모정이라기보다는 집착으로 보일 정도로 집요합니다. 그 서인숙이 팔봉빵집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구마준을 찾아갔습니다. 지금 구마준은 2년간의 수련을 끝내고 마침내 팔봉선생으로부터 인정서를 받기 위해 경합에 나간 상태입니다. 

서인숙의 지나친 모성애, 자기 야심을 위한 집착?  

그런 구마준에게 서인숙은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오라고 설득할 참입니다. 팔봉선생의 인정서 따위는 필요 없다고 말입니다. 물론 구마준은 펄쩍 뜁니다. 그가 팔봉빵집에 들어간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팔봉선생의 인정서를 받아 구일중에게 인정받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봉빵의 비결을 알아내는 겁니다.  

아직 그 어느 하나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제 겨우 경합에 나가 1등을 하면 팔봉선생의 인정서를 받을 참입니다. 그리고 그 인정서를 받게 되면 봉빵의 비결까지 얻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나타나 느닷없이 집으로 돌아오랍니다. 구마준에겐 자존심이 걸린 문제를 포기하라고 합니다.

서인숙이 구마준을 집으로 돌아오라고 하는 데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습니다. 웬만하면 서인숙도 구마준이 하고 싶은 대로 놔두려고 했습니다. 빵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아들이 무척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서인숙은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위기가 닥친 것입니다.

▲ 자금회수 압박을 받고 열 내고 있는 서인숙과 이를 숨어서 은밀히 지켜보는 (스파이) 공주댁.


서인숙은 거성식품에서 구일중과 대등한 발언권을 얻기 위해 대규모 지분 매입을 시도했습니다. 그때 남 사장이란 사람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했습니다. 2년 전의 일입니다. 2년 전이라면 김미순이 닥터 윤과 함께 나타난 시기와 일치합니다. 남 사장이 빌려준 자금을 회수하겠다고 합니다.

서인숙이 무리수를 둔 이유, 김탁구

아마도 서인숙은 돌려줄 자금 여력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국 돈 대신 지분으로 차입금을 변제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한 달밖에 시간이 없다고 하는 걸로 보아 한 달 이내에 자금이 안 되면 지분으로 대신 갚겠다는 약속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서인숙은 그 한 달 내에 구마준을 거성식품의 후계자 자리에 앉히려는 겁니다.

서인숙은 그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마준이를 회사에 자리를 만들어 앉혀놓기만 하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다, 그러면 마준이가 구일중의 후계자가 되는 것은 당연하고 누구도 그 자리를 흔들지는 못할 것이다." 서인숙이 이토록 조금하게 일을 서두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김탁구 때문입니다. 

만약 김탁구란 존재가 없다면, 서인숙은 이렇게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그저 차분히 때가 되면 그녀의 아들이 구일중에 이어 회사를 맡게 되는 것은 하나의 이치와도 같습니다. 그러나 김탁구가 살아 있고, 김탁구는 구일중의 호적에 구영준이란 이름으로 장자의 자리에 올라 있습니다. 

그리하여 서인숙은 무리수를 둔 것입니다. 그런데 서인숙은 꿈에라도 알지 못한 사실이 있습니다. 서인숙에게 돈을 빌려준 사람이 다름 아닌 탁구 엄마 김미순이란 사실. 만약 서인숙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녀는 청천벽력이라도 맞은 듯 기절하고 말 것입니다. 

▲ 한승재와 전화하고 싶지만, 이미 그를 의심하고 있는 서인숙은 그러지도 못한다. 깨진 동맹은 비극의 시작.


구마준을 파멸로 이끄는 서인숙의 모정

서인숙이 구마준을 위하여 벌인 일들이(이게 진짜 아들을 위한 것인지, 자기 욕심을 채우려고 저지른 삐뚤어진 모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히려 서인숙과 구마준을 파멸의 길로 인도하고 있습니다. 서인숙은 결국 (김미순의 대리인) 남 사장에게 자기가 가진 거성식품의 지분을 넘기는 걸로 일이 일단 마무리 되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애초에 회사의 지분 따위는 생각지도 않았던 것이고, 단지 구마준의 지위를 확실하게 해두기 위해 필요했을 뿐입니다. 지분을 돌려주기 전에 거성식품에 구마준의 확고한 위치만 만들어주면 그것으로 된 겁니다. 그러나 이는 크나큰 실수였습니다. 아마도 김미순은 서인숙으로부터 받게 될 지분 외에도 많은 지분을 확보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김미순은 구일중보다도 많은 지분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구마준의 위치, 거성식품의 후계자? 김미순이 명실상부한 거성식품의 대주주가 되어 나타난다면 그 모든 것은 한낱 허망한 꿈에 불과합니다. 서인숙의 계략이 도리어 아들을 망친 것입니다.

서인숙은 경제적으로만 아들을 망가뜨리는 것은 아닙니다. 구마준은 팔봉빵집에서 김탁구에 의해 서서히 인간의 모습에 눈을 떠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구마준은 26년 인생을 통틀어 친구 하나 사귀지 못한 냉혈한입니다. 열두 살 어린 나이에 구일중이 자기 아버지가 아니란 사실을 알았을 때의 그 충격.

구마준은 생모(서인숙)와 생부(한승재)가 할머니를 죽음으로 내모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그의 마음속에 인간의 감정이 자리하기란 실로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런 그의 마음속에도 서서히 따뜻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그의 심장에 피가 돌기 시작한 것입니다. 

서서히 변하기 시작한 구마준, 그러나…

▲ 팔봉빵집에서 서서히 탁구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구마준

▲ 그러나 서인숙이 나타나 여기에 찬물을 끼얹는다(아래)


구마준이 김탁구를 이해하고 공감하기 시작하는 그때, 서인숙이 나타난 것입니다. 그리고 서인숙과 구마준이 나누는 대화를 김탁구가 듣고 말았습니다. 지금껏 구마준을 서태조로 알고 있었던 김탁구의 참담한 심정이란…. 그러나 문제는 김탁구가 아닙니다. 

이제 겨우 인간의 심장을 느끼기 시작한 구마준에게 다시 동토의 매서운 찬바람이 불어 닥친 것입니다. 서서히 빗장이 풀리던 그의 차가운 가슴은 다시금 문을 걸어 잠그게 될 겁니다. 김탁구에 대한 이해와 공감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예전의 질투와 분노로 뒤바뀔 것입니다. 

그리고 끝모를 파국의 길로 자기를 내몰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 일을 서인숙이 해낸 것입니다. 누구보다 구마준을 사랑하는 어머니 서인숙이. 어쩌면 서인숙은 구마준이 인간의 심장을 얻을 기회를 잃어버린 것에 대해 잘 된 일이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녀는 부르주아적 근성에 철저한 악녀입니다.  

서인숙이 신유경을 그토록 미워하는 이유는 오로지 신유경이 천한 계급에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신유경이 아무리 머리가 좋고 회사에 수석으로 입사한 인재라도 그녀의 눈에는 천박한 운동권 출신에 불과합니다. 막내딸 자림이가 신유경을 친구라고 데려왔을 때도 그녀는 "저런 천한 애들과는 어울리지 말라"고 충고를 했던 터였습니다.

서인숙이 파멸로 이끌 또 하나의 인물, 신유경

▲ 신유경. 그녀도 결국 파국으로 달리는 전차에 탑승할 것인가?

그런데 그런 신유경이 구마준과 엮이고 있다는 것은 도저히 두 눈 뜨고 볼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아무튼 서인숙은 자기 아들을 본의 아니게 파멸의 길로 몰아넣는 큰 실수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후자의 인간에 관한 문제는 그녀에겐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일일 수 있지만, 전자의 경영권에 관한 문제는 심각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위기에 몰린 서인숙이 신유경에게 손을 내밀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도 "천한 것들!" 하면서 멸시했던 신유경이지만, 비상하게 좋은 머리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서인숙은 구마준에 이어 신유경도 파국의 길로 인도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제빵왕 김탁구>에서 서인숙의 역할이 상당히 비중이 큽니다. 하하~

Posted by 파비 정부권
불행한 사람들끼리의 투쟁, <제빵왕 김탁구>















<제빵왕 김탁구>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 누가 가장 불쌍할까요? 그러면 누구라 할 것 없이 모두들 "당연히 김탁구가 제일 불쌍하지" 하고 말할 테지요. 사실 <김탁구>에 등장하는 인물들치고 불쌍하지 않은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등장하는 인물들 하나하나가 나름대로 아픈 사연 하나씩은 다 갖고 있습니다. 

우선 이 드라마에서 현재로선 가장 잘 나가는 구일중부터 아픔이 있습니다. 그는 사업을 위해 정략결혼을 한 듯이 보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어떤 과정을 거쳐 정략결혼을 했다는 것인지에 대해선 설명이 없었지만, 서인숙의 입을 통해 잠깐 언급이 있었습니다. 그는 사랑 없는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억지로…. 

그가 왜 그렇게 힘든 결혼을 물가에 끌려간 소가 억지로 물을 마시듯 하고 있는 것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거기에 대해서도 구일중은 아무 말이 없습니다. 이 사람은 대체로 말이 하기 싫은 사람입니다. 다만 그 엄숙하고 무거운 표정으로 우리에게 "아, 정말이지 나는 서인숙과의 결혼생활이 지긋지긋해" 하고 말해줄 뿐입니다. 

물론 서인숙도 불쌍하긴 마찬가집니다. 눈치로 보건대 그녀는 구일중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녀의 엽기적인 행각들도 구일중으로부터 얻을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절망감으로부터 나온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녀는 대단히 욕심이 많은 인물입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가지지 못할 때 그녀의 히스테리는 극에 달합니다. 


그녀는 철저하게 부르주아적 사고방식에 물들어 있습니다. 그녀의 눈에는 김탁구든 신유경이든 상대할 가치도 없는 하찮은 존재들입니다. 그녀의 둘째 딸 구자림.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같지만, 그런 그녀가 운동권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도 가만 보면 채워지지 않는 욕구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 아니었을까 하는 혐의가 짙습니다.
 
실제로 그녀는 붙들려간 경찰서에서 간단하게 가장 친한 친구요 동지인 신유경이 어디 숨어있는지 실토함으로써 허영심으로 시작했던 운동권 생활도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자림아, 운동권? 그런 건 힘 없고 돈 없는 애들이 세상을 바꾸겠다고 하는 거야. 너처럼 부족한 것 없는 애가 있을 자리가 아니야" 하고 말했을 때 아무 말도 못합니다. 

그녀 역시 불쌍한 존재였습니다. 그녀는 부족한 것이 하나도 없는 부잣집 딸이면서도 마음속은 늘 공허한 찬바람이 붑니다. 그녀의 언니 구자경은 이 집안의 장녑니다. 그녀는 장녀이면서도 왜 거성가를 이어받지 못하는가에 대해서 매우 불만이 큽니다. 여자는 왜 안 되냐는 거죠. 그녀 역시 서인숙을 닮아 차가운 성품을 지녔습니다. 

현재로선 그녀가 왜 불쌍한지에 대해선 따로 적을만한 게 없습니다. 자주 안 나오니까요. 그러나 앞으로 그녀도 충분히 불쌍하다는 증거들이 곳곳에서 드러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거성가의 비서실장 한승재. 그가 얼마나 불쌍한 존재인지에 대해선 여기서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그는 현대판 머슴입니다. 


거성식품의 비서실장으로서 막강한 파워를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회사를 벗어나면 그는 거성가의 일개 머슴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여자 서인숙도 자기 주인에게 빼앗겼습니다. 여기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지만 서인숙과 한승재 두 사람의 대화 속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를 가장 불행하게 하는 것은 그러나 따로 있습니다. 

야심, 바로 야심이 그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것입니다. 그 야심의 포로가 되는 순간 그가 가지고 있던 양심과 도덕 따위는 한낱 쓰레기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는 목표한 야심을 위해선 사람도 죽일 수 있고 이미 그걸 실행에 옮겼습니다. 탁구도 죽이려 했지만, 실패했지요. 한승재의 음모로 어디론가 실종돼 행방을 알 수 없는 김미순도 물론 불쌍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누구보다, 그 어떤 사람보다 불쌍한 것은 구마준이 아닐까 합니다. 구마준은 구일중의 친아들이 아닙니다. 그는 서인숙이 한승재와 간통하여 낳은 아들입니다. 그 점에 있어선 김탁구도 마찬가집니다. 그러나 구마준은 철저하게 계산된 음모 아래 만들어진 아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게다가 구마준은 그 음모의 대부분을 알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생부와 생모가 할머니를 죽게 만드는 과정을 다 지켜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떠나고 난 자리에 나타나 빗속에 쓰러진 할머니를 향해 거래를 제안합니다. "할머니, 내가 도와드릴 테니까 우리 엄마 용서한다고 약속하세요. 그러면 도와줄 수 있어요." 

그 짧은 순간에 그 아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몸 안에 있던 영혼이 빗줄기를 타고 형체도 없이 어디론가 사라지는 경험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가 자신이 단순한 불륜의 씨앗이 아니라 음모로 잉태된 존재란 사실까지 알게 된다면 그 기분이 어떨까요? 

구마준이 간직한 인생의 시계는 12년 전 시점에서 정지한 듯이 보입니다. 그는 전혀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신유경으로부터 12년 전에 들었던 똑같은 말을 들으며 수치심과 분노에 치를 떱니다. "너는 그때나 지금이나 전혀 달라진 게 없구나. 열등감으로 똘똘 뭉쳐진 너는 탁구를 절대 이길 수 없어." 

그러고 보니 구마준은 12년 전 열두 살이었을 때나 스물네 살 청년이 되어서나 달라진 게 없습니다. 열등감에 사로잡혀 탁구에게 누명을 씌우기 위해 밤중에 몰래 제빵실과 반죽을 작살내는 행동은 12년 전 거성가에 들어온 탁구를 도둑으로 몰던 행동과 아주 똑같습니다. 

그의 육체는 어른처럼 성장했지만 영혼은 발육부진으로 여전히 심술궂은 열두 살 어린 소년으로 남아있었던 것입니다. 앞으로도 초등학생이 교실에서나 부릴 법한 심술을 구마준으로부터 계속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가 가엽게만 느껴집니다. 아, 어쩌다 저렇게 망가졌을까? 열두 살 세계에 버려진 불쌍한 영혼.  

그러니 그가 불쌍한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불쌍한 사람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그런데 이 불쌍한 영혼과 엮이게 될 것 같은 또 하나의 불쌍한 영혼이 있습니다. 신유경. 구마준의 정체를 알면서도 탁구에게 입을 다물고 있는 그녀의 정신세계는 또 어떤 것일까요? 그녀의 내면 깊숙한 곳에 숨어있는 욕망의 정체를 이 침묵이 말하는 것 같아 불안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신유경은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의 편에 서서 세상을 바꾸기보다 차라리 자기가 변해 세상을 가지는 쪽을 선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녀를 취조하던 경찰이 그녀에게 그렇게 말했었지요. "너처럼 머리도 좋은 애가 왜 그런 일을 하는 거지? 세상 바꾸려 하지 말고 니가 바뀌면 되는 거야. 니가 가진 자가 되고 있는 자가 되면 그럼 세상도 자연히 너를 따라 바뀌게 돼 있어." 

저는 이 경찰의 말이 사실은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수많은 젊은 운동권들이 있었고 세상을 바꾸려 했지만, 그들은 결국 세상을 바꾸기보다 자기가 바뀌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그들 중엔 오늘날 여당의 실세 중 실세가 된 사람도 있고, 수도권 광역시도지사가 된 사람들도 있으며, 기업체로 간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마도 신유경도 이런 길을 선택할 것처럼 보입니다. 어제 그녀가 들었던 노래, 그게 샹송인지 깐소네인지도 모르겠고 가수 이름도 기억나지 않지만 대충 이런 뜻이었던 것 같습니다. "과거는 이제 필요 없어. 나는 모든 것을 잊을 테야. 나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거니까." 

그러나 그녀의 새로운 시작이 구마준과 함께 비참한 몰락의 함정으로 빠져들 것 같은 불안한 예감에 이젠 그녀가 가장 불쌍하단 생각이 드는군요.    

                                                                                           이블로그가 맘에 들면 구독+신청 Qook!
Posted by 파비 정부권
엄마와 양미순, 서로 이름이 같았네!
     양미순에게서 엄마를 발견한 김탁구
















김탁구, 이제 본격적으로 빵을 만들 모양이군요. 지난 12년 동안 탁구의 머릿속엔 오로지 엄마 외에는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빵만을 생각하겠다고 합니다. 물론 김탁구가 제 스스로 깨달아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닙니다.


탁구에게 빵을 만들도록 계몽한 사람이 구마준?

아이러니하게도 탁구를 계몽시킨 사람은 탁구와는 필연적으로 원수 같은 경쟁자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구마준이었습니다. 구마준이 갑자기 왜 탁구에게 그런 제안을 했던 것일까요? 이미 현명한 독자 여러분은 그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구마준의 열등감 때문입니다.


저는 구마준이 <제빵왕 김탁구>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 가장 불쌍한 캐릭터라고 생각되는데요. 불행한 것이 아니라 불쌍한 인물 말입니다. 그건 일단 다음에 이야기하기로 하고요. 오늘은 김탁구가 왜 양미순에게 뜬금없이 자기 엄마 사진을 보여줬을까 그걸 말하고 싶습니다.
 

유치장에서 나온 탁구에게 두부를 먹이던 양미순은 탁구와 엄마의 사진을 보게 된다.


왜 그랬을까요? 역시 현명한 독자 여러분은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탁구도 그 이유에 대해 말했습니다. 자기 엄마와 양미순의 이름이 같기 때문입니다. 탁구 엄마의 이름은 김미순. 아,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요? 팔봉빵집 손녀딸의 이름이 미순이었다는 사실, 탁구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될 여자의 이름이 미순이였다는 거.

탁구는 한 가지 이유를 더 말했습니다.

탁구 엄마와 팔봉빵집 양미순, 이름이 같았어!

"우리 엄마 이름도 미순이야. 김미순. 우리 엄마도 예전에 너랑 같은 말을 했었어. 주먹은 가장 마지막에 써야 하는 거라고. 그래야 진짜 사나이라고. 이제 두 번 다시 주먹 같은 거 안 쓸 거야. 우리 엄마 이름을 걸고 맹세해."

"설마 너 어젯밤에 이걸 가지러 나갔었던 거니, 그럼?"
"내가 이 사진 보여주지 않으면 니가 내 말 안 믿을 거 같아서. 주먹 같은 거 쓰지 않아도 이 집에서 살 수 있겠지?"
"그럼! 당연하지."

아, 그랬군요. 탁구는 양미순에게 엄마 사진을 보여주며 신유경의 거처를 마련해주면 앞으로 양미순의 말이라면 무슨 말이든 듣겠다는 약속을 증명해보이려 했던 것이군요. 그러나 양미순의 방에서 하룻밤을 보낸 신유경은 다음날 경찰에 잡혀갔습니다. 구마준의 누나 구자림이 고문 위협에 불었기 때문이지요.

(위)사나이는 주먹을 함부로 쓰면 안 된다고 말하는 두 미순 (아래)갈등하던 탁구, 결국 경찰을 때려눕히고.


신유경을 잡아가는 경찰을 향해 주먹을 날린 김탁구, 함께 끌려가 유치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팔봉선생이 거액의 합의금을 주고 김탁구를 빼왔고 지금 양미순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중입니다. 김탁구는 양미순이 준비한 두부를 입 안 가득 씹어 먹으며 양미순에게 다시금 맹세를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이다. 내가 아까 유경이 앞에서 휘두른 그 주먹, 그게 내 마지막 주먹이라구."

이 대화를 통해 양미순이 깨닫게 된 것이 있습니다. 김탁구가 매우 정직한 청년이란 사실을 말입니다. 그에 반해 서태조란 이름으로 행세하는 구마준은 매우 영악하며 비열한 인물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말입니다. 신유경이 팔봉빵집에서 묵던 그날밤, 팔봉빵집 제빵실이 난장판이 됐고 그 범인으로 김탁구가 지목 되었죠.

구마준, 아무리 탁구가 밉기로 애꿎은 제빵실은 왜 부수는 거니?

구마준이 김탁구가 전날 밤 오랜 시간 밖에 나갔다 왔다는 사실을 말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구마준의 의도였습니다. 제빵실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반죽을 못 쓰게 한 것은 구마준이었습니다. 김탁구가 나가는 것을 보고 재빨리 일을 치른 것입니다. 역시 그 부모에 그 자식입니다. 음모와 범죄를 행하는 것이 아주 몸에 익었습니다.


팔봉선생만이 이 사실을 알고 있을 뿐 이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데 양미순은 김탁구가 보여주는 엄마 사진을 통해 김탁구가 범인이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동시에 구마준의 비열한 행동에 대해서도 어렴풋이 깨닫게 됐습니다. 그리고 탁구에 대한 야릇한 모성애 같은 것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탁구가 본래 양미순에게 엄마 사진을 보여주려던 이유는 신유경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신유경이 이미 경찰에 체포되어 팔봉빵집을 떠난 지금 굳이 양미순에게 엄마 사진을 보여주며 앞으로는 절대로 주먹을 쓰지 않겠노라고 약속하는 이유는 뭘까요?

김탁구는 신유경을 재워주는 대가로 양미순에게 무슨 말이든 복종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신유경이 경찰에 연행될 때 김탁구가 주먹을 쓰려 하다가 양미순의 눈과 마주쳤지요. 그때 양미순이 고개를 저으며 탁구에게 주먹 쓰지 마라는 눈짓을 보냈습니다. 갈등하던 김탁구. 그러나 결국 주먹을 날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탁구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두 미순씨

지금 이 순간 탁구가 양미순에게 그때 경찰에게 날렸던 그 주먹이 마지막이라고 맹세를 하는 이유는 주먹을 쓰지 말라고 했는데 주먹을 날려 약속을 못 지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의미는 이런 것이지요. 앞으로도 계속 양미순의 말이라면 무슨 말이든 듣겠다고 한 계약은 유효하다, 그런 거 말입니다.


양미순은 오히려 자기의 말을 듣지 않고 주먹을 날린 김탁구의 행동을 통해 그가 얼마나 의기있는 사람인지, 정직한 사람인지, 따뜻한 사람인지를 알게 됐습니다. 감동과 함께 탁구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생기기 시작하는 순간입니다. 탁구 역시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그는 아직 알지 못하지만 이미 탁구의 마음속에 양미순이 서서히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경찰에 연행되는 신유경과 신유경을 빼달라고 빽을 쓰는 구마준


탁구의 인생은 엄마 그 자체입니다. 탁구에게 엄마는 인생입니다. 그 엄마가 했던 말을 양미순의 입에서 들었습니다. 게다가 양미순은 엄마와 이름도 똑같습니다. 양미순과 김미순. 이 얼마나 기막힌 우연입니까. 양미순은 엄마처럼 탁구를 가르치려드는 것도 닮았습니다. 앞으로 김탁구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두 사람은 양미순과 김미순이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김탁구와 양미순 사이에 다리를 놓아준 사람이 다름 아닌 신유경과 구마준이란 사실도 참 얄궂은 운명의 장난이로군요. 신유경은 구마준이 빽을 써서 경찰에서 풀려났습니다. 김탁구는 구마준에게 그 대가로 앞으로 2년 동안 신유경을 절대 만나지 않고 빵만 생각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제야 본격적으로 빵 만들기 대회가 시작 되려나 봅니다. 하하~
                                                                                              이블로그가 맘에 들면 구독+신청 Qook!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