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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12 스페인 우승, 실리축구에 대한 토탈사커의 승리 by 파비 정부권 (10)
  2. 2010.07.08 건재 과시한 펠레의 저주, 남아공월드컵서도 완성되다 by 파비 정부권 (3)
스페인 우승의 원동력, 강하고 빠른 토탈사커
"가장 아름다운 축구의 전형 보여줘!'
 







 
스페인이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스페인은 이번 월드컵 우승으로 그동안 무관의 제왕이란 칭찬 겸 비아냥을 일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관의 제왕. 이 말 속에는 한 번도 월드컵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스페인이야말로 세계 최강의 팀이며 영원한 우승후보란 뜻이 숨어 있습니다.

스페인은 유럽의 힘과 조직력에 남미의 기술을 겸비한 가장 이상적인 팀으로 평가 받습니다. 2002년 월드컵 때 8강전에서 한국이 스페인을 꺾고 4강에 등극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이날의 경기는 내용면에서 완패한 경기였습니다. 포르투갈과 이탈리아를 맞아 싸울 때와는 판이하게 다른 경기였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2002년, 스페인은 앞서 대결했던 다른 팀들과 확실히 달랐습니다. 포르투갈이나 이탈리아를 몰아붙이던 태극전사들은 스페인의 기술과 조직력, 속도 앞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그런 스페인에게 한 골도 내주지 않고 승부차기에서 결국 이겼다는 것은 당시 대한민국 팀이 얼마나 강인한 팀이었는지를 증명하는 것입니다.

2010년, 역시 스페인은 강했습니다. 화려해 보이기까지 하는 정교하고 빠른 패스로 그라운드를 장악하는 능력은 2002년에 보던 그것보다 더욱 진보했습니다. 마치 농구선수들이 패싱으로 공을 돌리며 상대를 주눅 들게 하듯 스페인 선수들의 몸놀림은 가벼웠습니다. 그러다가 순식간에 골문으로 치고 들어가 여지없이 날리는 슈팅.

물론 네덜란드도 강팀입니다. 그들은 스페인에게 패배하기까지 단 한 번도 지지 않았습니다. 만약 네덜란드가 우승했다면 전승 우승이란 금자탑도 쌓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네덜란드는 요한 크루이프 이래 토탈사커를 구사했고,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이 전술을 배웠습니다. 전원공격 전원수비의 이 압박축구는 현대축구의 대세가 됐습니다.   


덕분에 세계 축구는 엄청나게 빨라졌으며, 선수들의 간격은 좁아졌습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는 전통적인 스타일을 버리고 소위 실리축구란 것을 구사했습니다. 실리축구? 해설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지 않고 반드시 이기는 축구를 말한다고 합니다. 이보다 더 좋은 전술은 있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꼭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실리축구란 곧 공격보다 수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수비를 탄탄하게 하면서 실점을 피하다가 역습을 통해 승기를 잡는다, 뭐 이런 간단한 전술입니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실리축구를 선보인 나라들은 브라질, 파라과이, 네덜란드, 일본 등입니다.  

탄탄한 수비로 실점을 하지 않으면서 역습으로 허를 찔러 득점을 챙긴다는 이 매력적인 전술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는 듯했습니다. 일본도 실리축구로 16강에 진출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이 실리축구가 뛰어난 상대의 계속되는 공격 앞에선 무너질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음도 명확했습니다.  

아무리 맷집이 장사라도 계속 맞다보면 쓰러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네덜란드와 스페인의 대결이 그걸 잘 보여주었습니다. 스페인은 토탈사커의 원조 네덜란드보다 훨씬 발달한 토탈사커로 네덜란드를 압박했습니다. 미드필드를 완전히 장악한 스페인의 계속되는 공격에 네덜란드는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습니다.

물론 무서운 속도와 돌파력을 지닌 로벤의 활약으로 스페인도 몇 차례 위기를 넘기긴 했지만, 네덜란드를 응원하던(두 팀을 다 좋아하면서도 왜 네덜란드가 이기기를 바란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아마도 히딩크 때문인 듯) 제 오금이 계속 저렸던 것을 보면 스페인은 분명 무서운 팀이었습니다.  

결국 아무리 수비를 잘해도 뛰어난 팀의 매서운 공격 앞에선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스페인과 독일의 4강전,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결승전에서 확인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최선의 공격은 최고의 방어라는 진리를 확인시켜준 경기였습니다. 독일과 네덜란드의 공격은 무력했습니다.

실리축구를 구사한 네덜란드와 토탈사커(요즘은 또 점유율 축구라고도 하더군요)의 스페인, 최종 승자는 토탈사커의 원조 네덜란드보다 더 좋은 토탈사커로 상대 진영을 집요하게 압박한 스페인 축구의 승리였습니다. 그리고 관전자의 입장에서도 스페인 축구의 승리가 분명했습니다. 오히려 한 골밖에 먹지 않았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네덜란드 축구는 너무나 재미없는 축구였을 뿐만 아니라 실리도 챙기지 못했습니다. 이에 반해 스페인 축구는 보기에도 멋진 훌륭한 경기를 했습니다. 자 그럼 대한민국 축구는 어떤 축구를 배워야 할까요? 제가 보기엔 스페인 축구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아하니 스페인 선수들, 한국 선수들과 체격 조건도 비슷해 보였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비록 브라질에 패하긴 했지만(결코 브라질에 쉽게 질 팀이 아니었습니다) 멕시코가 매우 강한 팀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멕시코 선수들의 체격 조건도 우리 선수들에 비해 그렇게 나은 것이 없습니다. 이것은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인종적으로도 우리와 유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토탈사커를 위해서는 기초적인 개인기가 필수적이라고 하지만, 그래서 우리 선수들이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과거에 우리 선수들은 천부적으로 개인기와는 맞지 않으므로 유럽식의 단순한 힘 축구를 해야 한다고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이영표 같은 선수의 개인기를 보면서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스페인처럼 빠르고 정확한 패스로 상대 진영을 흔드는 토탈사커, 빠르게 공격과 수비가 포지션 이동을 벌이며 상대를 교란하는 전원공격 전원수비, 이거야말로 한국 축구가 가야 할 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역방어로 실점을 줄이겠다는 소극적인 전술은 재미도 없을 뿐 아니라 이기기도 힘들고 유능한 공격수들을 만나면 여지없이 깨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아, 마지막으로 하나만 덧붙이겠습니다. 요즘 우리 집 옆 대학교 운동장에 가끔 나가 학생들이 공차는 모습을 지켜보는데요. 와, 저 학생들 혹시 브라질에서 유학 온 친구들 아냐? 하고 감탄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정말 발전했더군요. 요즘은 동네 축구도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다 한국 축구가 급속하게 발전할 것이란 징조들이지요. 훌륭한 코칭스태프와 제대로 된 전술만 마련된다면, 한국 축구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16강이 아니라 4강, 아니 우승도 넘볼 수 있는 강한 팀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우루과이전에서 우리는 그것을 충분히 봤습니다.

다만 문제는 들쭉날쭉한 것인데, 그게 글쎄 왜 그런 건지 모르겠네요. 잘 하다가 갑자기 팍 스러지고… 말입니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이미지=뉴시스


















남아공 월드컵의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바로 징크스에 관한 것입니다. 월드컵에는 유독 깨지지 않았던 몇 가지의 징크스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징크스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대부분 깨졌습니다. 먼저 개최국은 반드시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한다는 징크스가 깨졌습니다. 남아공이 16강에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다음 유럽팀은 유럽 대륙 밖에서는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다는 징크스도 깨졌습니다. 우루과이가 준결승전에서 탈락함으로써 유럼팀만 남았으므로 이번 대회 우승팀은 어쨌든 유럽팀 중 하나가 되게 생겼습니다. 이제 남은 징크스는 오직 하나, 그러나 세상에 가장 많이 회자되는 징크스이기도 합니다. 

펠레의 저주!!!

각국 축구 대표팀 감독들에게는 그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저승사자 같은 존재입니다. 만약 펠레의 입에 자국팀이 우승후보로 거론되기라도 하는 날엔 그날로 바로 지옥행입니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펠레는 예의 그 저주(?)를 어김없이 쏟아냈는데요.  

처음에 이 저주에 걸린 팀은 늘 세계 최강의 전력을 가졌다고 인정받으면서도 단 한 차례도 월드컵을 들어본 일이 없는 스페인이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월드컵 예선 첫 경기에서 부진을 보이자 펠레는 스페인에게 걸었던 저주를 철회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팀들에게 이 저주를 옮겼습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 이 세 팀이 스페인 대신 저주에 걸린 것이었습니다.

과연 펠레의 저주는 건재할까? 세계의 호사가들의 이목이 이 세 팀에 집중됐음은 물론입니다. 메시와 카카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은 역대 최강의 팀으로 손색이 없었습니다. 그 어떤 팀도 이 무적의 팀을 무너뜨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처럼 보였습니다. 이번에야말로 펠레의 저주도 그 힘을 다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웬걸? 펠레의 저주는 건재했습니다. 브라질이 네덜란드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아르헨티나는 독일에 4:0이란 엄청난 스코어 차로 참패를 당했습니다. 그토록 화려하던 리오넬 메시, 이과인, 테베스의 삼각편대는 단 한 골도 넣지 못했습니다. 마치 진짜 펠레의 저주에 걸려 힘을 못쓰기라도 하듯 어이없이 무너졌습니다.

마지막으로 독일 역시 스페인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8강전에서 보여주었던 젊은 게르만들의 넘치는 패기도 펠레의 저주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던 것일까요? 70 노인이 된 펠레가 이 소식을 듣고 어떤 기분이 되었을까요? 아마 이랬을지도 모르겠군요.

“음, 아직 내 건강엔 별 문제가 없군. 앞으로 12년은 끄떡없을 거 같아!”


읔, 12년이면 혹시 성사될지도 모를 2022 한국월드컵까지! 아무튼 펠레의 저주에서 우여곡절 끝에 해방된 스페인과 처음부터 펠레의 저주는 받아보지도 못한 네덜란드가 결승에 맞붙게 되었습니다. 한 번도 월드컵을 안아보지 못한 두 팀, 과연 월드컵은 어느 팀의 품에 안기게 될 것인가.  

설마 펠레가 다시 이 두 팀 중 한 팀에 저주를 거는 그런 불상사를 만들지는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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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