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5.21 브레이브 하트는 아일랜드인 아닌 스코틀랜드인이 주인공 by 파비 정부권 (2)
  2. 2008.12.25 크리스마스, 단 하루를 위한 휴전 by 파비 정부권 (2)

이미지=다음영화

안녕하세요, 김태훈님.
<김태훈의 사생활과 공생활http://metablog.idomin.com/> 잘 보고 있습니다, 오늘 <경남블로거스> 추천글(민요의 변신은 무죄)에 올라온 아일랜드 민요도 잘 들었고요. 고맙습니다.  
댓글로 달 이야기를 이렇게 블로그에 올려 트랙백으로 보냅니다.
그냥 심심해서 실험적으로 해보는 거니까 너무 나무라지는 마시고요. 

사실은 이렇게 긴 댓글은 블로그에 적어 트랙백으로 보내는 게 더 좋지 않겠느냐고 저의 블로그 사수이신 김주완 기자님이 말씀하셨던 게 생각나서요.
제가 댓글이 대체로 길다보니 몇 번 그런 충고를 받았었거든요.
그래서 오늘 최초로 그 충고를 받아들여봅니다.
하랄 때는 안 하다가, 꼭 청개구리가 지 애미 무덤 냇가에 만들어놓고 비올 때마다 우는 짓을 따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아일랜드, 님의 말씀처럼 민족성이 우리하고 비슷하다고 하더군요.
저야 뭐 아일랜드 가본 적도 없고, 아일랜드 사람 본 적도 없지만.
아일랜드는 독실한 가톨릭계 나라라고 하지요.

천주교의 자율적인 조직 중 레지오라고 있는데 그 본부가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습니다.
레지오란 로마군단에서 따온 것이구요. 철저한 군대규율을 따른다고 하지만, 그렇게 군대적이지도 않습니다.
미국은 개신교의 나라인데 최초로 케네디가 아일랜드계 가톨릭으로 대통령이 되어 유명해지기도 했지요.

그런데 오늘 죄송합니다만, 제가 안티를 하나 걸어야 되겠네요. 감상 잘 하고 나서는... 흠~


멜 깁슨이 주연한 브레이브 하트의 무대는 아일랜드가 아니고 스코틀랜드랍니다.
독일의 앵글로와 작센지방에 살던 게르만족이
(이 작센이란 말이 변해 삭슨, 색슨으로 발음된다고 하던데요. 저는 그 이상은 잘 모릅니다)
켈트족이 살던 브리타니아로 쳐들어가서 초지(평지)가 많은 잉글랜드를 차지하고,
켈트족들은 모두 산악지방인 스코들랜와 웨일즈 지방으로 쫓아냈다고 하더군요.

나중에는 이 스코틀랜드마저 집어삼키자 저항이 일어났던 것이고,
그 저항군의 지도자 윌리엄의 일대기를 영화한 것이 브레이브 하트였죠.
이 영화에는 소피 마르소도 등장했었는데,
제가 어릴 때부터 영화를 좋아해서 이 소피 마르소도 꽤나 좋아했었답니다.
1980년 라붐이었지요? ㅎㅎ 다시 소시적으로 가는 느낌.
하여튼 죄송합니다만, 윌리엄은 스코틀랜드 인이고,
아마 잘은 몰라도 이 스코틀랜드인과 아일랜드인은 같은 켈트족으로 알고 있습니다. 

님의 블로그에서 말한 신교는 영국국교회(성공회)를 말하는 것일 텐데요.
이 신교란 것이 헨리8세가 자신의 이혼과 재혼을 정당화하기 위해
가톨릭으로부터 이탈해 교황의 지위에 영국국왕을 올려놓은 결과로 탄생한 것인데요.
(물론 표면적인 이유는 이혼문제지만, 그 속에는 국왕과 봉권귀족들간의 권력게임이 숨어있는 것이지만서도)
지금도 영국성공회의 수장은 엘리자베스 여왕이죠.
신부가 결혼한다는 것 말고 가톨릭과 차이가 하나도 없어보인답니다.

그러니 신구교간 갈등이라기보다는 오래된 민족간 갈등, 침략의 역사로부터
오늘의 문제를 진단하는 게 옳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가보지 않고 말하는 게 좀 그렇긴 합니다만… 대충 주워들은 풍월로는 그렇습니다.
여행 안내책에 보면 스코틀랜드에 가서 "유아 잉글리쉬?" 이러면 무척 화낸답니다.
"유아 스카치?"라고 해야 좋아한다는군요.


좋은 노래 잘 들었습니다.
역시 우리하고 민족성이 비슷하다더니 아리랑하고도 비슷한가요?
이것도 모르니 패스. 그냥 제 느낌이었습니다요.

앞으로도 자주 좋은 자료 많이 보여주세요. 고맙습니다.
제발 비는 안 와야 할 텐데…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크리스마스 이브! 그러나 오늘밤 나는 쓸쓸히 집을 보고 있다. 아이들과 아이 엄마는 성당에 갔다. 오늘 여덟 살짜리 우리 딸아이가 성탄전야 미사에서 천사로 등장한단다. 얼마나 예쁠까? 그러나 나는 따라가지 못했다. 10년 전 수술했던 허리가 어떻게 삐끗했던지 다시 아파오기 시작한 것이다. 화장실에도 걸어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그럼 혼자 집에서 무얼 할까? 막걸리나 한 잔 할까? 아니지. 그래도 오늘 같은 성스러운 날 그렇게 술이나 마시며 보낼 수야 없지 않은가. 이런저런 궁리를 하던 차에 ‘경남도민일보’에서 소개하는 크리스마스 특선영화 생각이 퍼뜩 스쳤다. 그래서 다시 읽어보니 재미있을 거 같다. 나름대로 감동도 있는 영화인 듯싶다. 게다가 EBS 영화라면 믿을만하다.   


그래! 오늘밤 크리스마스 이브는 영화 『메리 크리스마스 』와 함께 하는 거다. 메리 크리스마스!

이미지="DAUM 영화"


감동실화, “크리스마스, 단 하루를 위한 휴전”

전쟁은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숙명인가? 아니면 신이 내린 가혹한 형벌인가? 

우리에게도 전쟁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불과 수십 년 전에 동족 간에 총부리를 겨누고 상잔을 벌였던 쓰디쓴 기억이 아직 채 지워지지 않았다. 그 흔적들은 아직도 함양에서 산청에서 또 이름 모를 어느 곳에서 시커멓게 썩어버린 유골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상처를 자극한다.

우리는 어린 시절, 동무들과 어울려 놀 때도 ‘군기놀이’를 하며 놀았다. 미국, 북한, 소련, 한국, 이런 식으로 군기를 만들어 집어던지면 그걸 주워 편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마치 게릴라전을 하듯 이리저리 숨어 다니다가 마주치면 누구든 먼저 “꼼짝 마!” 하고 외친 다음 서로의 군기를 확인하는 것이다. 계급이 높은 쪽이 이기고 낮은 쪽은 적의 포로가 되는 것인데, 어느 편이든 군기가 그려진 병사를 포로로 잡으면 전쟁은 끝나게 되어있다. 

요즘 아이들은 무얼 하고 노는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어려서부터 이렇게 전쟁놀이를 하며 자랐다. 군기놀이가 아니면 산에 지천으로 널린 아카시아 나무를 잘라 칼을 만들어 편을 갈라 ‘칼싸움’을 벌였다. 전쟁만큼 신나는 놀이도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어른들이 벌이는 ‘진짜’ ‘전쟁’ 은 ‘장난’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에게 내려진 비할 데 없이 참혹한 ‘형벌’이다. 

숨 막히는 전장에 일어난 기적

1914년 제 1차 세계대전의 한복판 프랑스 북부 어느 전장도 마찬가지였다. 불과 100m도 안 되는 거리를 사이에 두고 숨 막히는 접전을 벌이고 있는 이곳에는 자욱한 포연과 죽어가는 동료의 신음만이 가득한 지옥이었다. 이들에게 내일은 없었다. 오로지 맹목적으로 적을 죽여야만 하는 현실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 죽음의 땅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하얗게 눈 덮인 전장. 적막을 깨고 스코틀랜드 병사의 백파이프 연주가 울려 퍼진다. 잠시나마 긴장을 늦추고자 하는 이 소리에 화답하여 독일군 진영에서도 노래가 흘러나온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주의 부모 앉아서 감사기도 드릴 때, 아기 잘도 잔다. 아기 잘도 잔다.”      

이미지="DAUM 영화" 메리 크리스마스의 한 장면


크리스마스 이브에 하얗게 눈 덮인 전장에서 듣는 백파이프 소리와 캐롤 송은 군인들에게 묘한 감동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이어서 독일군 진영에서 참호 위에 수십 개의 트리가 내걸렸다. 그리고 전쟁에 징집된 독일 오페라 스타 니콜라스(벤노 퓨어만)가 촛불로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를 들고 캐롤 송을 부르며 전장의 한복판으로 나온다. 하얀 전장에 비치는 촛불이 노래 소리와 어울려 춤춘다.

크리스마스 이브, 와인으로 축배를 들며 단 하루를 위한 휴전

프랑스와 스코틀랜드 연합군 진영에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수군거리기 시작한다. 당황한 양쪽 진영의 지휘관들은 그러나 평화의 힘에 이끌려 전장의 한 가운데에서 정상회담을 갖게 된다. 실로 기이한 기적 같은 정상회담은 크리스마스를 위한 단 하루의 휴전을 맺는다. 호츠메이어 대위가 먼저 말한다.

“하루 이틀 만에 끝날 전쟁도 아니고, 우리가 크리스마스에 하루 쉰다고 누가 나무랄 사람 있겠어요?”

독일군 장교의 제안에 프랑스군 장교도 동의한다. 그리고 그는 자기 막사에서 와인을 가져오게 해 축배를 나누어 마신다. 그리고 이어서 전장에 나가는 신도들을 외면하지 못하고 종군한 스코틀랜드 신부의 집전으로 성탄 미사가 열리고, 장중한 미사곡 대신 남편을 찾아 베를린에서 전장에 찾아온 안나가 아베 마리아를 부른다. 실로 다이앤 크루거의 노래 소리는 천상의 소리다. 

적과 아군이 서로 뒤엉켜 크리스마스 제단에 선 병사들의 지친 눈망울로 천상의 숨결이 스며든다. 아~ 크리스마스 이브, 어둠이 내린 전장의 적막을 타고 흐르는 아베 마리아의 선율은 신이 내린 소리가 틀림없었다. 검은 하늘과 하얀 대지, 그리고 그 사이에서 여인의 금빛 머리카락이 휘날렸다. 

그러나 전쟁은 우리를 가만 놔두지 않을 것이다  


“안녕히 주무세요.” 서로의 적들에게 인사를 남긴 이들은 각자의 참호로 돌아간다. 자기 진영으로 돌아온 프랑스군 지휘관 오데베르 중위는 본부에 어떻게 보고할지를 묻는 부관의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독일군 진영에서는 어떠한 적대행위도 없었음.”

그러나 결국 이 평화도 그렇게 오래 가진 못할 것이다. “저들은 불로 모여드는 나방처럼 모두 제단으로 모여 들었습니다. 종교를 가지지 않은 자들까지도…” 파머 신부가 말하는 불로 모여드는 나방이란 평화를 갈망하는 병사들의 지친 영혼이다. 그러나 곧이어 나오는 지친 영혼의 독백은 평화에 대한 기대가 결국은 허물어지고 말 것임을 예고한다.

“그러나 전쟁은 우리를 가만 놔두지 않을 걸세.”

이튿날 아침, 적대적 양 진영의 지휘관들이 만나 죽은 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의논하고 이들은 서로의 진영에서 상대편 시신을 수습해 넘겨주고 장례를 치르기로 합의한다. 총 대신 삽을 들고 서로 뒤엉켜서 땅을 파고 죽은 전우의 시신을 묻는다. 삽으로 동료의 시신을 묻으며 한 병사가 말한다.

“예수님이 태어나신 날에 장례를 치를 수 있다니 정말 좋군요.” 

"평화가 이토록 아름다운 것인지 몰랐다."

이 평화로운 장면. 그랬다. 수많은 병사들이 어울려 장례를 치르는 모습이 역설적이게도 너무나 평화롭고 행복해 보였다.
 

이미지="DAUM 영화" 메리 크리스마스의 한 장면


그리고 이어서 이들은 축구시합을 벌이며 즐거운 한때를 갖는다. 이제 더 이상 이들에게 적은 없다. 오로지 친구요 이웃이 있을 뿐이다. “전쟁이 끝나고 파리가 자유로워졌을 때 저희를 바뱅가로 초대해 와인을 함께 마셔 달라”고 부탁하는 호츠메이어와 “꼭 파리에서 다시 만나 와인을 마시자”고 다짐하는 오데베르가 다시 총을 들고 서로를 겨눌 수 있을까?

“평화가 이토록 아름다운 것인지 몰랐”던 이들은 이제 더 이상 이웃이요 친구인 적에게 총을 쏠수가 없게 되었다. 적에게 총을 쏘는 대신 이들은 자기편이 폭격을 할 때는 적군을 자기네 진지로 불러들여 그들을 보호하고 그 반대의 경우엔 눈  앞에 보이는 친근한 적들의 보호를 받았다. 꼭 총을 쏘아야 할 때는 하늘을 향해 공포를 날렸다. 

반역도로 몰리는 병사들

그러나 이 평온함은 그리 오래 가지는 못했다. 결국 상부에서 이 부적절한 전장의 실태를 알아챈 것이다. 그리고 양쪽에서 새로운 병사들을 데리고 새로운 지휘관들이 내려왔다. 적극적인 전투력을 상실한 이 부대원들은 보다 험한 곳으로 보내져 전장에서 적에게 평화를 선물한 데 대한 응분의 처벌을 받아야 했다. 

참전하는 신도들을 외면하지 못하고 전장까지 따라온 파머 신부도 영국에서 급파된 주교로부터 스코틀랜드 교구청으로 이송명령을 하달 받는다. 평화는 깨졌다. 전쟁이 그들을 가만 놔두지 않은 것이다. 주교는 새롭게 편성된 병사들을 모아놓고 전투에 나가 적을 섬멸하라고 독려한다.  

“주님의 검이 여러분 손에 쥐어졌습니다.”
“독일군은 우리와 다릅니다. 그들은 주님의 자녀가 아닙니다. 선하든 악하든 독일인을 모두 없애야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겁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승리하십시오. 아멘.”   

그러나 평화는 전쟁을 이기고 떠난다

호츠메이어와 독일 병사들은 혹독한 러시아 전선으로 보내지게 되었다. 이들은 러시아로 떠나는 화물열차 안에서 자신들을 사지로 내모는 상관을 조롱하듯 흥겹게 합창을 한다. 그리고 노래 소리를 기적처럼 울리며 기차가 하얗게 솟아있는 수림을 뚫고 달리는 엔딩 장면으로 영화는 끝난다. 

이 흥미로운 기적은 실화다. 이 이야기는  “영국의 신문
<더 데일리 스케치 Daily Sketch>, <더 데일리 미러The Daily Mirror>등의 기사 1면을 장식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이들 “병사들이 함께 찍은 사진이 세 나라의 군대기록보관실에 남아있다”고 한다. 

“2005년 11월 크리스마스를 한 달 앞두고 프랑스 전역 500여개 개봉관에서 상영된 이 영화는 박스 오피스 상위권을 휩쓸며 흥행에 성공했다. 크리스마스 휴전이란 감동적 실화가 프랑스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자신과 병사들을 적과 내통한 반역자로 몰아세우는 상관을 향해 외치는 오데베르의 외침이 아직도 귓전에 생생하다.

“칠면조 뜯으며 명령만 내리는 상관들 보다 독일 군인들이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오데베르의 외침은 바로 우리들 이야기

프랑스 장교의 이 외침, 남 이야기가 아니라 다름 아닌 바로 우리들 이야기가 아닌가?

2008. 12. 24일 밤,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