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빈 최씨'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06.29 동이를 살리기 위해 숙종이 한 일은? by 파비 정부권 (6)
  2. 2010.06.16 동이, 장희빈의 중전 책봉은 숙종의 함정수사? by 파비 정부권 (8)
  3. 2010.04.27 '동이', 굴러온 복 차버린 장옥정의 최대 실수 by 파비 정부권 (3)
  4. 2010.04.06 동이가 장옥정을 찾는 진짜 숨은 이유 by 파비 정부권 (2)















"동이야, 이 임금이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해다오."

"전하, 그것이 대체 무엇이옵니까?"
"정녕 그걸 모르겠단 말이냐? 도처에 너를 죽이려는 자들이 득실거린다. 그러니 아무도 너를 해하지 못하도록 하려면 이 방법밖에는 없느니라."
"전하, 그 방법이란 것이 대체 무엇이옵니까?"
"음, 그것은 그러니까 너하고 내가……" 


오늘 드라마 <동이>는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숙종과 동이가 떨어져 있었던 탓인지 그만 이들의 해후가 마치 나의 일처럼 그렇게 느껴졌던 모양입니다. 거참, 드라마란 게 빠지면 이렇게도 되는가 봅니다. 아무튼 두 남녀의 오랜 헤어짐 끝에 만남은 마음속에 감춰져 있던 비밀스런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게 만들었습니다. 

오랜 이별 끝에 만남은 마음속에 감춰진 비밀의 문을 열게 하고  

대궐로 돌아가 임금에게 폐비사건의 전모를 밝혀줄 증험을 바쳐야 한다는 일념으로 동분서주하던 동이는 이제 자기 임무를 다하고 편안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긴장이 풀리면 병이 오는 법. 마침내 동이는 앓아 누웠습니다. 숙종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숙종은 어의에게 자기만 먹도록 되어 있는 홍삼을 동이에게 처방하라고 명합니다.  

놀란 어의가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파격도 이런 파격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일개 무수리에게 왕이 먹는 홍삼을 먹이라니요. 이런 왕의 태도를 보는 차천수의 마음은 놀라움과 착잡함이 교차합니다. 천수는 대체 동이를 무엇이라 여기는 것일까요? 천수의 동이에 대한 마음은 동이의 아비와 오라비에 대한 의리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했지만, 다른 무엇이 있는 모양입니다. 

아마도 천수는 동이를 연모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왕이 동이를 마음에 두고 있다면 그럴 수는 없는 일. 설령 왕의 마음이 동이에게 있지 않다고 해도 한 번 궁녀였던 여자는 평생 다른 남자를 가까이 할 수 없습니다. 이를 어기면 사형에 처하는 것이 국법입니다. 

왕의 속마음에 대해 서 종사관, 아니 이제 내금위장이로군요. 서용기 내금위장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습니다. 서용기는 수사기관에서 오래 근무한 경력만큼이나 눈치가 빠른 인물입니다. 그러나 역시 왕의 마음을 가장 잘 알고 이해하는 인물은 다름 아닌 상선입니다. 상선은 왕의 마음이 동이에 대한 사랑임을 알고 있습니다.

왕도 사랑을 했을까? 또는 사랑할 수 있을까? 이것이 사극을 볼 때마다 느끼는 저의 궁금증입니다만, <동이>에서 숙종은 사랑을 할 줄 아는 왕입니다. 그에겐 인간의 마음이 있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알고 있던 왕과는 너무나 다른 왕입니다. 그래서 그런 숙종이 더더욱 마음에 듭니다.

"내가 너를 위해 무언가를 하게 해다오"

오늘 마지막 장면에서 쓰러졌던 동이가 원기를 회복했습니다. 장희재는 서용기의 함정수사에 빠져 국문을 당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장희빈에게 최대 위기가 찾아온 셈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역사적 지식에 의하면 이 사건으로 장희빈이 완벽하게 몰락하지는 않습니다.

내금위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는 장희재


영민한 장옥정은 사태를 파악하고 재빨리 살아날 방도를 구하게 될 것입니다. 폐비 민씨의 혐의가 모함이었음이 밝혀지더라도 장옥정을 사사할 정도까지는 가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위기를 모면할지는 몰라도 중전의 자리에서 물러나 다시 장희빈으로 돌아가는 정도로 사태는 마무리되겠지요. 

아무튼, 예고편 마지막 장면에서 동이가 숙종에게 이렇게 말하는군요.

- 동이 : "전하, 이제 제가 전하를 위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정확한지는 자신 없음)

그러자 숙종이 동이에게 대답합니다.

- 숙종 : "그래, 그리하도록 하마. 대신 너도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다오. 내가 너를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도록 말이다."

중신들을 모아놓고 동이와 자신의 관계를 밝히는 숙종


저는 이 말을 듣는 순간, 어이쿠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무엇이 왔냐구요? 글쎄요, 모르시겠습니까? 숙종이 동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다시 예고편의 내용을 일부 보도록 하지요. 좌의정 오태석을 비롯한 남인파 중신들은 대전에서 숙종에게 동이를 내어줄 것을 요구합니다.

- 숙종 : "대체 그게 무슨 말이요? 그 증험을 인정할 수 없다니."
- 오태석 : "천가 동이란 나인 말입니다. 그 나인을 내어주십시오."

임금은 서용기를 불러 절대 동이를 내어줄 수 없다는 결심을 말하고, 좌의정 오태석은 의금부동지사(동지의금부사) 오윤에게 은밀히 "절대 실수가 없어야 한다. 반드시 목숨을 끊어야 해!" 하고 동이를 죽이라고 지시합니다. 절체절명의 순간 숙종이 동이를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짐작하건대 이미 숙종은 30부에서 동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 같습니다. 중신들이 도열한 대전에서 숙종은 이렇게 선언합니다. 

"동이는 이제 너희들이 함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경들이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소. 나인 천동이는 더 이상…" 물론 당연히 그 다음 말은 예고편도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드라마를 보고 알라는 소리겠지요. 그러나 눈치가 빠른 우리는 이미 그 다음 말을 알고 있습니다. 숙종은 동이에게 승은을 내렸습니다. 요즘 식으로 간단하게 말하자면 사랑을 나눈 것이지요. 임금이 승은을 내렸다는 것은 곧 결혼했다는 것과 같은 의미겠지요.  

동이. 이제 동이라고 부르면 안 되겠다. 그런데 역시 옷이 날개다.


그리하여 끊어진 임금의 말을 지레 짐작으로 이어보면 이렇게 되지 않겠습니까?

"경들이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소. 나인 천동이는 더 이상 그대들이 함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오. 그 아이는 내 여자요. 앞으로 내 여자에게 함부로 했다가는 도 못 추릴 줄 아시오!"

동이가 드디어 날개를 달았습니다. 바야흐로 본격적으로 장희빈과 동이의 한 판 승부가 벌어지겠군요. 결과는 이미 우리가 다 알고 있는 바와 같이 동이의 승리로 끝나게 되어 있습니다. 장희빈은 이제부터 죽음이라는 운명을 향해 달려가는 그림자의 처지가 되었습니다. 빛이 떠오르면 그림자는 사라지는 게 운명이니까요.

예언자인지 점쟁이 나부랭이인지는 모르겠지만 김환이란 자가 극 초반에 홀연히 나타나서 그랬지요. 동이는 빛이요, 장옥정은 그림자라고 말입니다. 그러므로 장옥정은 절대 빛인 동이를 넘어설 수 없다고 말입니다. 어쨌든 고운 후궁복색을 한 동이의 모습이 참 예쁩니다. 역시 옷이 날개란 말이 실로 거짓이 아닙니다. 

                                                                                                이블로그가 맘에 들면 구독+신청 Qook!
Posted by 파비 정부권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 동이와 숙종 그리고 서 종사관은 처음부터 한패였다?

참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있습니다. 가만 보면 동이와 숙종은 이미 오래전부터 한편입니다. 종사관 서용기는 이 두 사람 사이에서 이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입니다. 서 종사관은 본래 남인이지만, 같은 남인인 좌의정 오태석, 오윤과 대결하는 아이러니한 관계에 있습니다. 최근에는 거기에다 심운택까지 가세했습니다.

심운택은 참으로 오묘한 인물입니다. 양반이면서도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파격적인 인물입니다. "필요할 때는 여자의 도움도 받는다!" 는게 그의 소신입니다. 심운택이 역사 속의 김춘택이라는 의견들도 많이 보입니다. 김춘택은 당대에 매우 뛰어난 용모와 재주를 겸비했던 인물이라고 합니다.

장희재에게 잡힌 동이와 심운택, 죽기 일보직전이다.


심운택, 동이의 최대 후견인이 될 인물?

김춘택으로 말하자면, 구운몽을 쓴 김만중의 증손자요, 할아버지 만기는 숙종의 장인이니 권문세족의 자손입니다. 그는 후일 노론의 영수가 됐습니다. 그는 말년에 장희빈의 아들(세자, 후일 경종)을 모해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제주도에 위리안치 되었는데. 이런 정황을 빌미로 최숙빈(동이)과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소문이 돌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나의 좁은 소견으로는, 신라나 고려시대라면 몰라도 유교적 전통이 뿌리내린 조선에서 왕의 출생의 비밀을 논하는 것은 별로 신빙성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므로 18세기에 이런 소문이 저자에 돌았던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노론에게 정치적으로 밀린 소론과 남인들이 퍼뜨린 유언비어일 가능성이 더 많다는 게 나의 생각입니다.  

사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장희빈을 악녀로 만든 사씨남정기도 마찬가집니다. 정적을 무너뜨릴 목적의식을 가지고 저술된 이 책의 내용이야말로 확실한 유언비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의 내용들은 거의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인현왕후의 총애를 받는?) 최숙빈이 후일 왕이 될 아들을 낳는 것까지 말입니다.

아무튼 이런 민감한 문제들에 대해선 다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살펴보기로 하고 오늘은 동이와 숙종, 그리고 서 종사관이 어째서 처음부터 한패일까 하는 문제에 대해서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그 답은 뻔합니다. 그것은 이 드라마에서 동이와 숙종, 서 종사관은 정의의 편이며, 장희빈과 장희재는 악의 축이기 때문입니다. 

숙종이 서용기를 파직하고 밀명을 내린 이유는?

그러나 내가 제기하는 의문은 이것입니다. 숙종이 서 종사관을 파직할 때, 그는 사실상 장희빈의 음모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파직 당한 서용기에게는 발병부가 주어졌습니다. 그 발병부를 주면서 숙종이 내린 임무는 온 나라를 뒤져서라도 동이를 찾아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드라마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감상적인 이유는 이렇습니다. 동이를 너무 사랑해서 애타게 그리운 마음! 그러나 숙종은 왕입니다. 왕이 사사롭게 개인적 감정으로 일을 처리해서는 안 됩니다. 조선시대의 왕들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는 사실을 사극을 많이 보아온 독자들이라면 잘 알고 있습니다. 숙종도 마찬가집니다.

청나라 관원에게 군사기밀을 넘겨주는 장희재, 그러나 그건 가짜. 진짜는 심운택이 동이에게 주고 있다.


장희재는 숙종이 동이를 찾는 이유를 '폐비 윤씨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려는 의도로 파악합니다. 아마도 이게 숙종의 마음속을 올바로 읽어낸 판단이라 생각합니다. 숙종은 이미 폐비사건이 일어날 때부터 무언가 음모가 있다는 것을, 인현왕후는 그 음모의 희생자라는 것을 눈치챘습니다.

그러나 앞에 적은 것처럼, 왕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조선시대의 왕은 평소에는 절대 권위를 가지지만, 중요한 의결을 할 때에는 중신들의 뜻에 반하는 결정을 할 수가 없습니다. (나중에 태어날) 영조는 자기 어머니인 숙빈 최씨의 묘비조차도 마음대로 쓰지 못했습니다. (미안한 말이지만, 조선시대의 왕들은 김정일보다도 더 힘이 없었습니다.)

장희빈의 걱정은? 폐비보다 동이에 대한 숙종의 연애감정

동이를 찾는 숙종의 속마음에 대해 장희빈은 장희재가 염려하는 이상으로 걱정합니다. 장희빈은 숙종의 마음속에 든 의심보다 더 무서운 것은 동이에 대한 연애감정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녀는 여자의 본능으로 숙종이 동이에게 마음을 빼앗겼음을 알아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독백합니다. "전하를 절대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이것도 실은 매우 위험한 발언입니다. 아무리 왕후라고 하나 만인지상 임금에게 할 수 없는 말입니다. 생각조차 해서도 안 됩니다. 이는 아마도 이후 장희빈이 보여줄 패덕에 대한 암시일 것으로 짐작됩니다만, 장희빈은 임금과 국사를 논할 정도로 영민한 인물이었다고 하지요. 그런 그녀가 무모하게 대비와 왕후의 독살음모를 꾸몄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어디까지가 진실일까요? 
 

어떻든, 숙종이 동이를 찾는 이유를 공식적으로(감상적인 사연은 빼고) 따지자면 폐비사건의 전모를 밝히기 위함입니다. 서 종사관이 임금의 명을 받아 동이를 찾는 이유도 마찬가집니다. 한 나라의 종사관이 겨우 임금의 사랑을 이루어주기 위해 그토록 동분서주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차천수가 그토록 동이를 구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것은 물론 오로지 의리 때문이겠지만, 동이와 숙종, 서 종사관에겐 인현왕후 폐비 사건의 진상을 밝히겠다는 소명의식이 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니 이 세 사람은 하나의 사건을 두고 같은 생각을 가지고 움직이는 한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숙종의 의도는, 함정수사?

게다가 숙종은 속마음을 감추고 장희빈을 중전에 앉히고 그녀를 둘러싼 남인들에게 권력을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서 종사관을 시켜 은밀하게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요즘 식으로 말해 함정수사가 아닐는지요? 용의자(장희빈 일파)를 안심시키고 뒤를 캐는 그런 거 말입니다.

장희재와 동이의 행적에 대해 숙종에게 낱낱이 보고하는 서용기. 앞으로 장희재의 운명은?


한 나라의 왕이 왕후와 집권당을 선택하는 문제를 함정수사에 이용했다는 사실이 좀 깨름직하기는 하지만, 아무튼 그 함정수사가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아, 이미 상당부분 성공을 거두었군요. 서 종사관으로부터 장희재가 동이를 잡아 죽이려고 했다는 사실을 보고 받았고, 곧 동이는 결정적 증거물을 들고 나타날 것입니다.

장희빈 일파가 대비(숙종의 어머니)를 독살하려고 의원을 매수하기 위해 자금을 마련한 내역이 적힌 내수사(내시부 재정관장부서) 장부를 동이는 갖고 있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든 동이지만, 잘 보관하고 있겠지요. 동이는 여기에다 장희빈을 몰락시킬 결정적 증거를 하나 더 확보했습니다. 바로 등록유초(국경수비대 편성표)입니다.

심운택이 장희재가 청나라에 넘기려던 것을 빼돌려 동이에게 주었습니다. 장희빈의 아들을 세자로 책봉하기 위해 군사기밀까지 넘기려고 했다니…, 이 정도 혐의라면 역적 중에 역적으로 능지처참으로 다스릴 일입니다. 범행 당사자인 장희재는 물론이고, 장희빈과 세자까지 처벌을 모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범행의 원인이 장희빈과 세자에게 있으니까요.

숙종의 함정수사(?)의 끝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장희빈과 장희재는 또 어떤 수를 써서 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피해갈 것인가? 다음 주가 기대됩니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빛은 우리 눈을 밝히지만, 우리가 보는 것은 그 빛으로 드러나는 그림자다

동이란 이름을 사실 저는 처음 알았습니다, 이번 mbc드라마 동이를 통해. 아마 많은 분들도 그러하리라 생각합니다. 동이는 숙종의 후궁이었던 숙빈 최씨이며, 이분은 영조의 어머니요 사도세자의 할머니이며 정조의 증조할머니였습니다. 조선 후기의 왕들이 모두 영조와 동이의 후손들이니, 동이는 말하자면 왕들의 모후인 셈입니다.

동이


설에 의하면 원래 동이는 궐에 무수리로 들어왔다가 숙종의 승은을 입어 후궁이 되었다고도 하고, 숙종의 정비였던 인경왕후의 교전비로 궐에 들어왔다가 숙종을 만났다고도 합니다. 교전비란 혼례 때 신부가 데려가던 계집종을 말합니다. 즉, 동이는 계집종 신분이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인경왕후가 죽고 계비로 인현왕후가 들어온 뒤에도 중궁전과 계속 가까운 거리에서 관계를 가졌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 우리가 알고 있기로도 동이는 인현왕후 민씨와 친분이 두터웠으며 장옥정이 중전이 된 뒤에는 모진 박해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이런 관점에 서면 드라마 동이에서 동이가 처음에 장옥정을 만나 공을 세우고 숙종과 가까워지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설정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창작인 것입니다. 아무튼, 드라마 동이가 보여주는 장희빈과 동이의 만남은 매우 기발하고 재미있습니다.

우리는 극 초반에 신통력을 지닌 도인 김환의 점괘를 보았습니다. 그 점괘에 의하면 장옥정은 그림자요, 동이는 빛입니다. "마마님께서는 천을귀인의 상을 타고 나셨습니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실 겁니다. 그러나 한 분이 더 있습니다. 두 분은 빛과 그림자의 관계와 같습니다."
 
그리고 김환은 이렇게 덧붙였지요. "그림자는 빛을 넘어서지 못합니다." 장옥정이 그 빛은 누구이며 그림자는 누구냐고 묻자 김환은 "그림자는 마마님이십니다" 라고 대답해 장옥정을 긴장하게 만들었지만, 빛을 지녔다는 그 아이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으며 살아 돌아올지 어떨지도 모른다는 대답으로 안도하는 옥정을 우리는 보았습니다.
 

장옥정(장희빈), 장희재, 김환


그러나 저는 김환의 점괘를 거꾸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빛과 그림자는 원래 하나인데 그림자는 빛이 있어야만 그 존재가 드러나는 법이다, 따라서 빛이 살아오지 못한다면 그림자도 죽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옥정이 천을귀인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르려면 동이가 있어야 한다, 라고 말입니다.

김환은 "마마님은 절대 빛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라고 말했지만, 저는 그래서 반대로 "마마님은 빛을 통해서 최고가 되실 수 있을 겁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 더 옳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본래 점쟁이들이란 과정은 잘 모르고 결과만 놓고 이러쿵저러쿵 하는 법이 아니던가요?

역시 그 점에 있어선 김환도 마찬가지란 생각입니다. 장옥정의 오라비 장희재는 김환 못지않은 안목을 지닌 것으로 이 드라마에선 묘사되고 있습니다. 그가 비록 지금은 정신 나간 사람 취급을 받는 파락호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야심을 위한 것입니다, 마치 흥선대원군처럼.

어제 드디어 장희재가 나타났습니다. 그는 자신의 집에서 동이를 보았습니다. 이미 동이의 존재에 대해 들어 알고 있던 그는 동이의 관상을 이리저리 살폈겠지요. 그리고 장난기 어린 그의 얼굴엔 불안한 수심이 드러났습니다. 그도 김환처럼 동이의 얼굴에서 천을귀인의 상을 보았던 것일까요? 

장옥정을 만난 장희재는 동이를 가까이 두고 귀하게 써야겠다는 말에 반대의 뜻을 전합니다. 장옥정은 다른 사람들이 무어라하든 장희재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가 파락호로 지내는 것도 실은 이 두 오누이의 계략에 의한 것입니다. 비상할 때를 대비해 몸을 낮추어 이목을 피하자는 것이었지요.  

장옥정 오누이


"그 아이를 보니 마마님께서 왜 마음에 들어 하셨는지는 알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저 같으면 그 아이를 곁에 두지 않겠습니다, 마마님. 제가 이리 말씀드렸을 때 언제 특별한 이유가 있었습니까? 다만, 그 아이가 가진 것이 마마님과 너무 닮은 거 같아 그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예?"

"천한 출신이지만 남다른 재주와 비상한 머리를 가지신 것이 마마님이십니다. 그래서 이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구요. 그런 이는 세상에 마마님 단 한분이면 족합니다. 헌데 어째서 마마님을 닮은 아이에게 날개를 달아주려 하십니까?"

장옥정은 결국 장희재의 말을 들을 것입니다. 그녀에게 장희재는 하나밖에 없는 오라비이자 누구보다 믿은 수 있는 장자방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미 동이는 날개를 달고 만 듯이 보입니다. 숙종은 교지를 내려 동이를 천비에서 해방시키고 감찰궁녀로 임명했습니다.

바야흐로 동이의 시대가 도래 한 것입니다. 김환의 점괘를 빌어 말하자면 빛을 지닌 아이가 살아 돌아온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장희재가 장옥정에게 동이를 곁에 두지 말도록 충고한 것은 커다란 실수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말에 따라 동이를 배척하게 될 장옥정도 실수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만약 김환이 점괘를 말할 때 "원래 그림자는 빛으로부터 오는 것인데, 그림자가 자기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선 밝은 빛이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마마님은 그림자이니 빛을 지닌 그 아이를 통해 마마님의 존재는 더욱 선명해질 것이며 사람들은 천을귀인의 존재를 분명히 보게 될 것입니다" 하고 말했다면 장옥정은 장희재의 말에도 불구하고 동이를 곁에 두는 행운을 얻었을지도 모릅니다.

동이를 살피는 장희재, 그러나 그는 동이의 재능을 경계할 뿐 자기 것으로 만들 생각은 못한다.


네, 그것은 대단한 행운이라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또는 저는 이렇게도 생각해보았습니다. 만약 장옥정이 김환을 만나지 않았거나 장희재가 신통한 관상술을 지니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다면 복을 차버리는 불운한 짓은 하지 않았을 텐데, 하고 말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하나의 말장난에 불과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비일비재하게 겪는 것들입니다. 사람들은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을 보면 시기하거나 질투합니다. 특히 야망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단순히 시기와 질투를 넘어 배척과 핍박으로 상대를 몰아붙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싹이 자르기 전에 잘라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우리 주변에서 그런 사람들은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그 뛰어난 재주를 어여삐 보고 귀하게 여겨 곁에 두려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역사 속에서 영웅이란 이름으로 불립니다.

장옥정은 천을귀인의 상은 타고났을지 몰라도 영웅적 기상은 없었든가 봅니다. 김환은 뛰어난 신통력과 관상술은 지녔을지라도 우주의 섭리에는 어두웠든가 봅니다. 장희재 역시 사람 보는 눈이 밝고 재치에 능하지만 세상의 이치에는 다가서지 못했든가 봅니다. 그래서 그들은 큰 실수를 한 겁니다.

자신을 밝혀줄 빛을 거부했으니까요. 그리하여 빛이 없으면 아무것도 볼 수 없지만, 정작 빛을 통해 우리가 보는 것은 그 빛이 아니라 그림자란 사실을 깨닫지 못한 장옥정은 빛의 힘을 얻지 못하고 암흑의 힘만으로 야망을 달성해야 하는 최대의 불행을 맞게 된 것이 아닐까, 그리 생각하는 것입니다. 

점괘니 운명이니 하는 것들은 모두 사람이 만드는 것입니다. 장옥정은 원래 자기가 생각했던 그대로 했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운명은 그 운명을 타고난 자가 만들어가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굴러들어온 복까지 차버리려 하고 있으니…, 실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ps; 오늘 12부 보니 장옥정이 아직 완전히 동이를 버린 것은 아닌 듯 보이지만, 그래서 <장희재의 실수>로 고치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하지만, 결국은 옥정이 희재의 말대로 할 것이라 생각해서 그냥 놔두기로 하겠습니다. 아마도 감찰부 궁인으로 승격시키고 분란이 생기는 과정을 통해 동이와 인현왕후의 만남이 이루어질 모양이기도 하군요.
                                                                              제블로그가 맘에 들면 구독+신청 Qook!사이판 총기난사 피해자 박재형 씨에게 희망을 주세요. ☜클릭
Posted by 파비 정부권

동이가 장옥정을 찾는 이유는? 
암호 같은 손동작에 담긴 피살자의 유일한 증언 때문이지만...   


동이가 옥정을 찾는 이유? 제목을 이렇게 달려다 생각해 보니 좀 우습네요. 모두들 동이가 장옥정을 찾는 이유에 대해 이미 다 알고 계실 텐데 말입니다. 죽어가던 대사헌 영감이 동이에게 보여준 손동작을 옥정이 똑같이 보여주었기 때문이죠. 동이는 옥정을 만나면 아버지와 오라비의 누명을 벗길 단서를 찾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물론 동이는 옥정을 처음 만났을 때 물어보았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리 되면 드라마가 재미없어지겠죠. 그래서 그때는 경황이 없었다는 사정을 핑계로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잘 짜여 진 시나리오를 알면서도 우리는 그 상황 앞에서 속을 태웠겠죠. 에이 저런, 이럴 수가, 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어쨌든 동이는 기회를 놓쳤고 오래도록 옥정을 찾아 헤맸습니다. 대궐에서 나온 항아님이란 단서 하나 때문에 동이는 대궐까지 들어오게 됩니다. 옥정을 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장악원 노비가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도망자 신세인 동이에게 대궐이 가장 안전한 은신처란 판단도 있었지만, 역시 그녀의 목표는 살인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사헌이 죽어가면서 동이에게 보였던 손동작을 어째서 장옥정이 똑같이 재현했던 것일까요? 그 손동작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동이가 옥정을 만나더라도 그녀로부터 결코 사건의 진상을 알아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음모의 수렁 속으로 더 깊이 빨려 들어가게 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죠.


대사헌과 옥정이 보여준 손동작에 담긴 의미

아마도 어쩌면 그 손동작은 남인들끼리만 사용하는 은밀한 암호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장옥정이 그 손동작을 주고받은 다음에 오태석을 만난점으로 미루어보아 그 손동작은 남인의 소장파 우두머리 오태석을 염두에 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살인범을 지목하는 피살자의 유일한 증언인 셈입니다. 

그래도 의문은 남습니다. 왜 포청 종사관 서용기는 대사헌 영감의 손동작이 뜻하는 바를 알아보지 못했을까 하는 점입니다. 서용기 역시 오태석과 같은 당파가 아닙니까? 만약 서 종사관이 대사헌의 손동작을 알아보기만 했더라도 동이의 아버지와 오라비는 죽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하긴 뭐 그랬다면 드라마는 더 이상 계속 될 수 없었겠지요. 

그렇게 보면 그 손동작에는 단순히 남인의 소장파 우두머리인 오태석만을 지목하는 암호라고 보기엔 무언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습니다. 보다 깊은 사연이 숨어있는 듯합니다. 어쩌면 나중에 놀라운 반전을 몰고 우리 앞에 나타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늦긴 했지만 동이는 장옥정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앞날이 첩첩산중입니다. 장옥정은 동이를 도와줄 인물이 아니라 적이 될 운명을 타고났으니까요.


보아하니 이미 장옥정은 정치 소용돌이의 중심에 깊이 들어와 있군요. 오태석은 아마도 남인 소장파의 우두머리로서 서인 내부에서 소외당한 세력들을 함께 끌어 모아 소론을 형성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지만 동이는 노론의 지원을 받게 되겠지요. 그녀는 인현왕후의 충실한 여종으로서 끝까지 충성을 다할 겁니다.

동이가 옥정을 찾는 것은 운명의 그림자 때문

물론 결과는 역사책에 기록된 바와 같이 동이의 승립니다. 그리고 그녀의 승리는 바로 노론의 승리기도 하지요. 결과적으로는 동이가 진상을 밝혀주기를 바랐을, 그래서 억울한 죽음의 보상을 얻기를 바랐을 대사헌 영감의 소원은 이루어지지 아니한 꼴이 되었습니다. 그 대사헌 영감도 결국 남인이었으니까요. 어쨌거나 숙종의 부인들을 다룬 이야기는 언제나 재밌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재미가 더욱 독특하군요. 너무 자주 보아왔던 터라 식상할 수도 있는 소재임에도 이병훈 PD의 손길이 닿은 드라마는 처음 대하는 이성처럼 떨림으로 다가옵니다. 의원, 수라간 요리사, 장악원 악공 등 전문인들을 다루는 그의 솜씨가 이런 식상함을 새로운 떨림과 기대로 바꾸어놓은 것일까요? 아무튼 동이는 옥정을 찾았습니다.


그럼에도 그녀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겠지요. 아니 아니 사실은 그렇지 않군요. 동이는 옥정을 찾음으로써 그녀를 통해 얻게 될 궁극의 자리에 한 걸음 성큼 다가선 것이지요. 그러니까 동이가 옥정을 찾아 헤맸던 것은 결국 운명의 힘에 이끌려 자기를 찾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이런 말씀이로군요.

그러므로 동이가 옥정을 찾는 이유는? 사람의 미래를 아는 능력을 지닌 김환이 장옥정에게 준 힌트처럼 자기 그림자를 찾아 움직였던 것입니다. 동이의 운명을 뒤바꿀 힘은 임금에게 있는데, 임금이 그 그림자를 통해 빛 속에 든 동이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겠지요. 음, 그러고 보니 숙종 임금이 장옥정이란 그림자를 쫓다 동이란 빛을 발견하게 되는 날이 바로 내일인가 보군요.

옥정이란 그림자를 따라 동이를 찾아오게 될 임금

그리하여 알고 보니 검계의 몰락과 아버지와 오라비의 죽음은 장옥정을 통해 동이가 임금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수순이었네요. 연인을 쫓아왔다가 다른 연인을 만난다, 숙종의 운명도 참으로 기구합니다. 아니, 그래도 남자 팔자 치곤 상팔자라고요? 흐흐, 그런 소리 하다간 집에서 쫓겨난답니다. 그리고 그런 임금들, 대개 40을 못 넘겼다고 하던데요.

오늘 숙종의 말을 들어 보면, 장옥정을 후궁에 앉히려는 것도 다 정치적 속셈이 있는 모양인데, 그게 그렇게 늘어진 팔자만은 아니라 그런 말씀이지요. 
                                                                             제블로그가 맘에 들면 구독+신청 Qook!사이판 총기난사 피해자 박재형 씨에게 희망을 주세요. ☜클릭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