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헌'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1.21 마프 보던 딸 "송승헌 쟤 바보 아냐? 미쳤나봐" by 파비 정부권 (8)
  2. 2008.12.31 MBC 연기대상, 김명민 치욕의 날 by 파비 정부권 (2)

그런데 말이에요. 마이 프린세스, 우리 가족 모두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거든요. 원래는 저 혼자 이 프로 좋아했는데, 전염이 됐는지 이제는 와이프에다 딸내미까지 서로 좋은 자리 차지하고 보려고 경쟁이 치열하군요. 이럴 수가… ㅠㅠ

방금 쓴 위 글을 몰래 제 등 뒤에서 읽어본 우리 딸, "아니야, 거짓말 하지 마. 엄마도 나도 벌써부터 보고 있었다고. 아빠 혼자만 재미있게 본 게 아니란 말이야. 우리도 토요일에 재방으로 다 봤거든!" "…… 아, 그랬어? 그렇지만 거짓말은 아니지. 나는 그런 사실 모르고 있었으니깐."


암튼^^ 우리집에선 마프가 얼마나 인기가 좋은지 실감들 나시지요? 요즘 같이 힘들고 어려운 세상에 마프처럼 아무 생각 없이 공주꿈이나 왕자꿈 꾸면서 잠시 환상에 빠지는 것도 그럴싸한 일 아니겠어요? 아, 우리 딸아이는 좀 거시기 하긴 하군요. 이제 열 살인데 벌써 연속극에다 그것도 환상열차에 태우기엔 좀, 그렇긴 하네요.  

그래도 아직 열 살이니 보고 싶은 드라마도 보고 그러는 것도 괜찮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물론 우리 아이 엄마는 반대죠. 테레비를 아주 없애버렸으면 좋겠다나요. 우리 주변에 그런 집 많거든요. 유해물질로 분류해 처단(!)해버린 아주 진보적인(?) 친구들이 많은 편이죠.

오늘의 주제는 테레비가 유해할까 유익할까 논쟁을 하자는 게 아니니까 이 정도로 하기로 하고요. 아, 하나만 더 하죠. 우리 딸내미는 역전의 여왕도 좋아하는데 이 드라마가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드라마 같지만 실은 매우 슬픈 드라마에요. 인생의 쓴맛 단맛 다 보여주는 드라마죠.

그래서 저는 미리 그런 거 봐두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뭐 대충 그리 자기 합리화를 하는 편이죠. 자, 진짜 여기까지만 하고요. 마프가 매우 재미있고, 특히 김태희와 송승헌의 활약과 매력이 돋보이는 드라마이긴 하지만 어제는 우리 딸내미와 애 엄마한테 딱 걸렸네요.

"아니, 저게 뭐하는 짓이야. 빨리 병원으로 데려가야지."
"그래, 내 말도 그 말이다. 왜 병원으로 안 데려가고 자기 집으로 데려가는 거야. 그러다 큰 사고 나면 어떻게 하려고."
"아, 미쳤나봐. 쟤 혹시 바보 아냐?"
"그러게. 이건 아니지. 작가가 바보 아닐까?"

뭐, 상황은 대충 이렇습니다. 대한민국 최고 재벌 대한그룹 박동재 회장님의 안배에 따라 꿈도 못 꾸어본 공주님이 되신 우리의 김태희. 대학에서 고고학을 가르치는 남정우(류수영) 교수님과 차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가 나고 말았습니다. 무엇 때문에 공주님이 웬 남자와 함께 차를 타게 되었냐고요?

그거야 다 박해영 때문이지요. 박동재의 하나뿐인 손자 박해영(송승헌), 그에게 공주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제 것을 탐하는 악당일 뿐이지요. 사라져야 할 존재, 혹은 없애버려야 할 존재 그게 바로 공주에요. 보아하니 그도 그렇게 악한 성격은 아니군요. 그냥 가급적 공주가 조용히 없어졌으면 하고 바라지요.

하지만 그게 뜻대로 안 되니 이리저리 방법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처지가 됐어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이설 즉 공주님에게 전화를 했군요. 무슨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한 것인지는 저도 기억이 잘 안 나네요. 공주와 자기가 무슨 스캔들, 아니 결혼을 하기로 했다고 발표한다 했었나요? … ?

이 무슨 황당한 소리. 화들짝 놀란 우리 공주님, 마침 궁에 방문한 교수님에게 부탁해 궁 밖으로 몰래 빠져나와 함께 차를 타고 가다 사고가 났던 것이에요. 여기까진 재미있었어요. 아, 물론 그 다음도 재미는 있었죠. 그런데 말이에요. 사고가 난 공주님 병원에 입원하셨잖아요?

▲ 쓰러진 공주를 보살피는 박해영


공주님이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는데, 열이 펄펄 끓는 아이를 안은 엄마가 제발 입원시켜 달라고 사정하지만 병실이 없다는 거예요. 사실 이것도 난센스지요. 아무리 그렇지만 당장 열이 나서 죽을지도 모르는 아이를 병실이 없다는 이유로 안 받아준다는 건 말이 안 되고 제가 알기로 그런 병원은 있지도 않아요.

우선 당장은 의사가 급히 와서 아이의 이마를 짚어보고 가슴에 청진기를 대고 진맥을 하는 등 응급처치를 하겠지요. 그런데 딴 데로 가서 알아보라는 거예요. 아, 이건 뭐, 아무리 오늘날 병원들이 인술은 제쳐두고 돈벌이에만 급급 한다고 하지만 아니다 싶었지요.

하기야 이렇게 만든 데는 다 작가님의 깊으신 의도가 있었던 것이에요. 열혈 드라마 팬으로서 그런 정도도 모를 멍청이가 사실 어디 있겠어요? 아무리 그래도 제가 아이큐 100은 무난히 넘어가거든요. 어떻게든 공주를 쫓아내려는 박해영에게 이설이 얼마나 착한 공주인지, 공주가 될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겠지요.

그리고 여기엔 또 하나의 중요한 의도가 있는 것이에요. 박해영의 가슴에 공주에 대한 연정이 싹틀 수 있는 토양을 만들도록 미리 거름을 뿌려두는 것이죠. 박해영의 흔들리는 눈빛은 이미 공주에 대한 마음이 연정으로 바뀌고 있음을 암시해주었지요. 틀림없이 그리 되겠지요. 안 그러면 극성팬들에게 혼날지도 모르겠죠?

다시 암튼^^ 우리의 공주님, 열이 펄펄 끓는 아이와 엄마를 위해 병실을 양보했어요. "아, 빈 병실 있어요. 내가 나갈게요. 나 하나도 안 아파요." 박해영, 이렇게 투덜거리는군요. "야, 너 미쳤어? 니가 왜 병실을 비켜 줘. 그러고, 너 꾀병이지? 어쩐지…."

하지만 병원을 나와 차를 타려던 공주, 비틀거리는군요. 박해영, "야, 까불지 말고 빨리 타. 니가 그러면 내가 속을 줄 아냐?" 대충 이런 정도로 공주가 꾀병을 피우고 있다고 생각한 박해영, 하지만 공주는 그 자리에 쓰러지자 당황하며 급히 공주를 차에 태워 출발하게 되죠.

자, 여기서 우리 딸, 첫 번째 불만을 터뜨리게 되는군요. "아니, 빨리 병원으로 다시 들어가야지. 뭐 하는 거야. 왜 차에다 태우는 거야. 바로 눈앞에 병원 문이 있잖아. 그리로 공주를 모시고 들어가야지." 아이 엄마도 맞장구를 칩니다. "맞아. 쟤 바보 아냐?"

▲ 갑자기 친절해진 박해영, "얘가 뭘 잘못 먹었나, 왜 이러는 거야?" 하는 표정의 김태희 공주


그런데 바보 같은 박해영, 우리 딸에게 욕먹을 짓 또 하네요. 병원에 병실이 없어 공주를 차에 태웠다고 쳐요. 그러면 빨리 인근의 다른 병원으로 가야죠. 박해영은 공주를 데리고 자기 집으로 갔어요. 낑낑거리면서 공주를 데려다 자기 침대에 눕힌 박해영, 힘들게 옷도 갈아입히고, 머리에 물수건도 대주고 고생이 많군요.

그러나 이게 과연 상식적인 행동일까요? 우리 딸 열 받았어요. "아니, 쟤 미쳤나봐. 빨리 병원부터 데려가야지." 아이 엄마도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네요. "그래, 집에 있다가 갑자기 무슨 일 생기면 어떻게 처리하려고. 그러고 저렇게 힘들게. 병원 응급실에 가면 훨씬 편하게 할 수 있는데."

공주는 감기몸살에 걸린 것이거나 잠깐 빈혈로 인한 현기증이 나서 쓰러졌거나 그런 것이 아니죠. 교통사고가 났던 것이에요. 나중에 보니 팔과 어깨 등에 심한 타박상까지 입었더군요. 팔을 들지 못해 밥을 먹지 못하니 박해영더러 먹여달라고 했던 것은 꾀병이 아니었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빨리 병원으로 모시고 갔어야 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하긴 뭐 작가님도 아무 생각없이 박해영이 공주님을 병원이 아닌 자기 집으로 모시고 가도록 만든 것은 아닐 거예요. 늘 제가 잘 인용하는 군대시절 하늘같은 말씀이지만, "고참이 반합에 똥을 눌 때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에요.

여기까진 어제(수요일) 이야기였고요. 오늘은 김태희가 본격적으로 공주님이 되기로 결심하신 모양이군요. 그 순간 강적이 나타났어요. 박해영보다 더 큰 강적이에요. 오윤주(박예진). 대한그룹을 송두리째 자기 것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이 가득한 여자지요. 그 방법은? 물론 박해영을 자기 것으로 만들면 되죠.

이미 박해영은 오윤주를 사랑하고 있어요. 현명한 시청자들이 보기엔 그저 그가 그렇다고 착각하고 있을 따름이지만. 황실재단 이사장이 돼 나타난 오윤주가 공주에게 슬쩍 폭탄발언을 했군요. "넌 곧 이 궁에서 쫓겨나게 될 거야!" 이어서 황실 공주 김태희와 황실재단 이사장 박예진의 얼굴이 클로즈업 대비되면서 끝.

그러자 우리 딸, "아악, 안 돼. 벌써 끝나다니. 이걸 어떡해. 어떻게 하냐고." 아들놈은 연속극 같은 거 잘 보지 않는데 이 딸내미는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아직 열 살이니 괜찮다고 하더라도 언제까지나 세 사람이 함께 테레비 앞에 앉아 "쟤 혹시 바보 아냐?" 하고 있을 수는 없을 텐데… 좀 걱정되긴 하네요.

제가 무슨 공주님도 아닌데, 설마 언제까지나 테레비만 보고 있진 않겠죠?

Posted by 파비 정부권

MBC가 나를 실망시켰다. 사실 내가 오늘 밤이 늦은 이 시간까지 MBC 연기대상을 시청한 이유는 단 하나다. 마지막 연기대상 수상자에 강마에가 호명되는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내 기대는 무너지고 말았다.

물론 강마에는 대상을 받았다. 그러나 전년도 수상자인 배용준이 대상 수상자 명단이 들어있는 밀봉 카드를 열어보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흘리는 순간 나는 ‘아차’ 하는 불안을 느꼈다.

결국 연기대상까지 나누어 주다니…
 
방금 전, 사회를 보던 신동엽이 누가 대상을 수상했으면 좋겠느냐고 물어보자 배용준이 “가장 절친한 후배 송승헌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던 것이 기억났던 것이다. 불안하게 흘리던 배용준의 미소는 결국 김명민과 송승헌이 공동으로 대상을 받는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그래, 둘이 받아도 좋겠지. 뭐, 상이라는 게 어차피 서로 나눠먹으려고 있는 거 아닌가?’ 이미 앞에서 수상한 우수상이며 최우수상들이 모두 복수로 상을 나누어가졌다. 대상이라고 해서 별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심사위원들도 고충이 많았을 것이다. 김명민이나 송승헌이나 나무랄 데 없이 뛰어난 배우들이다. 김명민은 카리스마의 연기자다. 송승헌의 카리스마도 그에 뒤지지 않는다. 더욱이 송승헌의 출중한 외모는 수많은 여성팬들을 브라운관으로 사로잡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에덴의 동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 피날레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가 있을 터이고, 그 기대를 부풀려야 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이런저런 고충들로 심사위원들도,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MBC 연기대상’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대상만큼은 저울에 달아 그 무게를 가렸어야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상만은 이러면 안 된다.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저울에 올려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경중을 가려야 마땅하다. 나는 저울로 달았다면 마땅히 강마에의 김명민이 대상이 되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실로 오늘 이 순간 김명민을 넘어설만한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은 그리 흔하지 않다. 그의 카리스마는 ‘불멸의 이순신’에서 빛났으며 ‘하얀 거탑’에서 확인되었고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실로 강마에를 통해 보여준 그의 ‘달란트’는 신이 내린 것이었다. 그가 대상이 되는 것은 너무나 마땅한 일이고 아무런 이의도 달아서는 안 되는 섭리와도 같은 것이라고 나는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내 확신은 배반당했다.

물론 송승헌이 대상에 한 점 모자람이 없는 훌륭한 연기자라는 걸 너무나 잘 안다. 김명민이 없었다면 송승헌이 대상을 받는 것에 무한한 박수를 치고 싶다. 그러나 이번만은 아니다. 김명민이 있는 것이다. 공동수상이란 그에겐 자랑도 아니고 그저 치욕일 뿐이다.

그나마 유일하게 MBC 총파업 지지발언 한 문소리가 위안

그나마 우수상을 받은 문소리의 소감 중 한 대목이 위안을 준다.

“…… 사실 이 상은 제가 아닌 다른 사람, 이지아 씨나 이다해 씨가 받아야 될 거 같은데요. 음~ 저에게 그러실 거여요. 영화나 잘 하지 뭐 하러 여기까지 와서 상까지 받아 가느냐고…… 그렇지만 저도 여기에 올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거든요. 어떤 곳인지 알고 싶기도 하고, 어떤 게 있나 보고 배우고 싶기도 하고.”

“그런데 사실 저는 오늘 이 자리보다 지금 바깥 추운 곳에서 언론악법에 반대하며 촛불을 들고 있는 MBC 노조원들이 있는 그곳에 있는 게 더 편할 거 같아서 사실은 거기로 가려고 했는데, 매니저님이 여기에 꼭 참석해야 된다고 해서 그래서 왔거든요…….”

문소리는 틀림없이 연기대상 행사가 끝난 후 촛불을 격려하러 갔을지 모른다. 아마 그랬으리라 생각한다. 그녀가 하는 말 속에서는 따뜻한 진정성이 느껴졌다. 그래도 방송 연예인 중에 이렇게 제대로 정신 박힌 사람이 있다는 것은 오늘의 실망에 대한 커다란 보상이다.

시상식은 보상식이 되어선 안돼

그러나 어찌되었든 나는 오늘 실망감이 대단히 크다. 앞으로는 제발 상을 골고루 나눠주는 이런 시상식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그런 시상식이라면 굳이 비싼 전파를 빌어쓸 필요까지 있겠나. 그냥 친목회 하듯 자기들끼리 모여서 하면 되는 일 아닌가. 이런 시상법이 초등학생들에겐 꼭 필요하고 바람직한 격려가 될지 몰라도, 이건 정말 아닌 것 같다.

시상식은 단순히 한해를 마무리하며 상을 주고 축하하는 자리만이 아니다. 거기엔 어제에 대한 반성과 내일에 대한 비전이 함께 들어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냉정한 평가와 시상으로 그 가치는 더욱 빛나게 되는 것이 아닐까. 

2008. 12. 30. 밤 자정을 넘기고,  파비

ps; 좀 쪽팔리긴 하지만 어쨌든 표 안내고 대상을 받으면서 김명민이 남긴 마지막 강마에 어록. 이명박은 귀가 있으면 좀 듣고 배우기 바란다. 공자님 말씀도 있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불협화음을 잘 조율해서 화음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지휘자의 역할”
   

Posted by 파비 정부권